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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평석
판결전문
형사일반
긴급체포시 임의제출 받은 휴대전화의 증거능력
2019. 5. 1.경 경찰은 피의자 甲을 2019. 4.경 마약제공 혐의로 긴급체포하였다. 경찰은 체포 과정에서 甲이 지니고 있던 휴대전화를 확보하였다. 경찰은 甲으로부터 휴대전화를 임의제출받은 후 2019. 5. 1.경 마약매매와 관련해 주고받은 甲의 휴대전화 메시지 등을 촬영하였다. 2019. 5. 3.경 경찰은 甲의 차량과 주거지 등에서 긴급 압수한 물건에 대해 사후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 받았지만, 甲의 휴대전화와 메시지 내용 등을 촬영한 영상물에 대해서는 별도의 압수·수색 영장을 받지 않았다. 甲은 경찰에서 혐의사실을 자백하였고, 검찰은‘甲의 휴대전화 전자정보 출력물 1권’에 대한 압수조서(임의제출)를 작성하고 甲으로부터 임의제출 동의 및 확인서를 받은 다음 甲을 기소하였다. 이 사건 재판부는“수사기관이 피고인으로부터 긴급체포 현장에서 임의제출받은 휴대전화 및 메시지 내용에 대해 사후 압수·수색 영장을 받지 아니하면 적법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에 해당하여 유죄의 증거로 삼을 수 없다.”고 판시하면서, 피고인이 긴급체포 현장에서 휴대전화를 임의로 제출한 것인지 등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고, 검찰 수사단계에서 피고인이 휴대전화내 전자정보 출력물을 임의 제출하는 것에 동의한다는‘임의제출 동의 및 확인서’를 제출하고‘압수조서(임의제출)’가 작성되었다고 하더라도 증거수집 과정의 하자가 치유된다고 볼 수 없다고 하였다. 한편, 재판부는 ‘휴대전화’ 자체와 ‘휴대전화 내 전자정보’를 구분하여 “설령 수사기관이 휴대전화에 대해 사후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았다고 하더라도 휴대전화내 전자정보의 탐색이 적법하게 되는 것도 아니다”고 하였다. 영장 없는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을 허용하게 되면 수사기관은 사실상 전자정보에 대한 포괄적이고 무제한적인 수색을 할 수 있게 되고, 이는 헌법이 정하고 있는 적법절차와 영장주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것이 그 근거다. 재판부는 수사기관이 영장 없이 압수한 휴대전화에 대하여 사후적으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야 하는 이상, 그 기회에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함께 청구해야한다고 하였다. 결국 재판부는 위와 같이 사후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지 아니한 임의제출 압수물인 휴대전화 전자정보 촬영물 및 이를 기초로 수집된 2차 증거의 증거능력을 모두 부정하여 피고인의 2019. 5. 1.경 마약매매의 점은 증명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고, 2019. 4.경 마약제공 범행 등 나머지 혐의에 대해서만 유죄를 선고하였다. 임의제출에 의한 압수를 폭넓게 인정할 경우 긴급체포에 따른 대물적 강제처분시 수사기관이 사후 압수·수색 영장을 받아야 하는 제약을 피할 수 있게 되어 헌법 및 형사소송법에서 긴급체포에 수반된 압수·수색에 관하여 조항을 둔 취지가 무력화될 위험이 있으므로, 사후 압수·수색 영장을 받지 아니하면 형사소송법 제308조의 2에서 정하는‘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에 해당하여 유죄의 증거로 삼을 수 없다. 특히 임의제출 압수물중 휴대전화 안에 있는 파일은 개인의 삶 전반에 걸쳐 내용이 다양할 뿐만 아니라 범죄 혐의와 무관한 정보가 혼재돼 있어 종전의 일반적인 물건에 대한 압수수색보다 대상 범위가 훨씬 광범위하고, 무제한적인 수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수사기관이 임의제출을 통해 휴대전화를 손쉽게 입수함으로써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무분별하게 침해하는 등 영향이 막대하다. 그러한 이유로 형사소송법 제216조, 217조는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피의자를 긴급체포하는 경우 체포 현장에서 압수·수색 또는 검증을 할 수 있고, 긴급체포 된 자가 소유·소지 또는 보관하는 물건에 대하여 24시간 이내에 한하여 영장 없이 압수·수색 또는 검증을 할 수 있으나, 어느 경우에도 물건을 계속 압수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48시간내에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해야 하고,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지 못한 때에는 압수한 물건을 즉시 반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형사소송법 제218조(영장에 의하지 아니한 압수)에 규정된 임의 제출물에 대한 압수를 폭넓게 인정할 경우, 수사기관은 사후적으로 압수수색영장을 받아야 하는 제약을 피할 수 있게 되어, 긴급 체포에 수반된 압수·수색 또는 검증에 관하여 위와 같은 조항을 둔 취지가 무력화될 위험성이 크다. 또한 수사 편의를 위해 수사기관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제출 형식이나 실질적으로 강제적인 압수가 행하여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므로, 대상 판결은 종전 대법원 판결(2009도14376, 2009도10092,2007도3061)의 취지에 따라, 휴대전화 및 휴대전화 내 전자정보의 특수성에 입각하여 객관적 진실 규명이 저해되거나 불가능하게 되더라도 실체적 진실의 발견은 기본적 인권 보장을 위하여 헌법이 정하는 적법절차의 테두리 내에서 추구되어야 할 가치임을 다시 한번 분명히 지적하였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본다. 향후 수사기관은 대상 판결의 취지에 부합하도록 긴급체포 현장에서 임의제출된 증거물에 대하여서는 피의자로부터 임의제출 동의서를 받아야함은 물론이고, 이에 추가하여 원칙적으로 법원으로부터 사후 압수·수색 영장을 반드시 발부받아 절차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관련 수사준칙을 마련하여 일선 수사실무에 적용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이태한 변호사 (법무법인 동인)
압수수색
긴급체포
휴대폰압수
증거능력
이태한 변호사 (법무법인 동인)
2020-01-20
군사·병역
형사일반
압수·수색영장 기재 혐의와 무관한 포괄적 압수물의 증거능력
국방부 조사본부는 방위사업청 소속 군인이 방위사업체 직원 甲, 乙로부터 뇌물을 수수하였다는 혐의로 압수·수색영장(제1영장)을 발부받아, 甲의 외장하드 및 乙의 업무서류철을 압수하였다. 한편, 기무사는 별도로 A회사 직원 丙이 Y사업 관련 군사기밀을 탐지·수집·누설하였다는 혐의로 압수·수색영장(제2영장)을 발부받아, Y사업 관련 군사기밀뿐 아니라 다른 방산물자 관련 자료를 다수 압수하였다. 기무사는 수사과정에서 제1영장에 의해 압수된 甲의 외장하드에 丙이 작성한 관련문서가 저장되어 있음을 알게 되었고, 조사본부에 요청하여 제1영장 압수물을 열람 후 丙에 대한 ‘군사기밀보호법위반’ 혐의로 제1영장 압수물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제3영장)을 발부받아, 제1영장 압수물 중 Y사업 관련 군사기밀이 담긴 전자정보 및 서류의 사본을 압수하였고, 이를 기초로 甲, 乙이 丙과 공모하여 Y사업 관련 군사기밀 탐지·수집·누설하였다는 범죄혐의까지 수사를 확대하였다. 기무사는 丙에 대해 발부된 제3영장으로 丙과 무관한 甲, 乙에 대한 자료들까지 압수한 것은 위법함을 인지하여 제3영장 압수물 중 丙과 관련된 자료를 제외한 나머지 압수물을 甲, 乙에게 환부한 후 곧바로 미리 발급한 압수·수색영장(제4영장)에 의해 다시 압수하였고, 甲, 乙, 丙을 군사기밀보호법위반으로 기소하였다. 이에 대해, 1심 및 서울고등법원은 위 4차례의 압수·수색영장의 집행은 모두 위법하고, 그 절차를 통해 수집된 압수물과 이를 기초로 수집된 관련자 진술 등 2차적 증거는 모두 위법수집증거로서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시하였다. 즉, 제1영장 집행의 경우 甲이 범죄혐의와 무관한 정보를 제외할 것을 요청했음에도, 수사관이 키워드 검색 등 유관정보를 선별하려는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은 채 외장하드 자체를 압수하여 반출한 점은 위법하고, 업무 서류철의 경우 각 서류의 표지만으로도 작성자가 乙이 아님을 쉽게 알 수 있는데도 이를 전혀 확인하지 아니하고, 업무철로 된 서류 전체를 압수하였으며, 압수 이후에도 압수된 서류와 뇌물수수 혐의 사이의 관련성을 전혀 조사하지 아니한 채 계속 보관한 점은 위법하고, 제2영장 집행의 경우 Y사업 관련 문건 외 다른 문건 다수를 압수한 것은 압수대상을 벗어난 압수로서 위법하고, 제3영장 집행의 경우 제1영장에 의해 위법하게 압수된 압수물의 추가 압수는 그 자체로 위법하며, 기무사 수사관이 국방부 조사본부에 찾아가 압수물을 열람한 행위는 수색에 해당하므로, 최초 피압수자인 甲, 乙의 동의 및 참여 없이 이를 열람하는 것은 위법한 수색이고, 제4영장 집행의 경우 제1, 3영장에 의한 위법한 압수물을 재압수하는 것은 그 자체로 위법하고, 위법한 압수물에 대하여 추가적인 제4영장을 미리 발부받아 놓은 다음, 압수물을 환부한 후 곧바로 재압수하는 것은 절차를 지킨 것처럼 외양을 갖춘 것에 불과하다고 판시하면서, 나머지 증거들만으로 해당정보들이 위법하게 수집·탐지·누설된 것인지 증명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甲, 乙, 丙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수사기관의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은 원칙적으로 영장 발부의 사유로 된 범죄 혐의사실과 관련된 부분만을 문서 출력물로 수집하거나 수사기관이 휴대한 저장매체에 해당 파일을 복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저장매체 자체를 직접 반출하거나 저장매체에 들어 있는 전자파일 전부를 하드카피나 이미징 등 형태로 수사기관 사무실 등 외부로 반출하는 방식으로 압수·수색하는 것은 현장의 사정이나 전자정보의 대량성으로 관련 정보 획득에 긴 시간이 소요되거나 전문 인력에 의한 기술적 조치가 필요한 경우 등 범위를 정하여 출력 또는 복제하는 방법이 불가능하거나 압수의 목적을 달성하기에 현저히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때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허용될 수 있을 뿐이다(대법원 2011모1839 전원합의체 결정). 이처럼 저장매체 자체 또는 적법하게 획득한 복제본을 탐색하여 혐의사실과 관련된 전자정보를 문서로 출력하거나 파일로 복제하는 일련의 과정 역시 전체적으로 하나의 영장에 기한 압수·수색의 일환에 해당하므로, 그러한 경우의 문서출력 또는 파일복제의 대상 역시 저장매체 소재지에서의 압수·수색과 마찬가지로 혐의사실과 관련된 부분으로 한정되어야 함은 헌법 제12조 제1항, 제3항과 형사소송법 제114조, 제215조의 적법절차 및 영장주의 원칙이나 비례의 원칙에 비추어 당연하다. 따라서 수사기관 사무실 등으로 반출된 저장매체 또는 복제본에서 혐의사실 관련성에 대한 구분 없이 임의로 저장된 전자정보를 문서로 출력하거나 파일로 복제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영장주의 원칙에 반하는 위법한 압수가 된다. 또한 서류에 대한 압수수색은 압수·수색영장에 기재한 혐의사실과 객관적 관련성이 있고 압수·수색영장 대상자와 피의자 사이에 인적 관련성이 있는 것에 한하여 압수수색할 수 있다(대법원 2016도13489 판결). 이 사건 판결은 수사기관이 수사목적 달성을 위해 압수·수색함에 있어, 수사상 편의로 수사대상 혐의와 무관한 컴퓨터 저장장치, 서류철까지 전부 압수 후 장기간 보관하면서, 이를 별건 수사에 활용하는 경우, 해당 증거들은 물론 그 증거들에 기초하여 수집된 2차 증거는 모두 위법수집증거로서 증거능력이 없다는 점을 명백히 하였다. 이 사건 판결은 향후 이러한 위법한 압수·수색 관행을 억제하게 함으로써 수사기관이 증거수집 과정에서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구현하고자 하는 적법절차와 영장주의의 정신에 충실히 따를 것을 요구하였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할 것이다. 이태한 변호사 (법무법인 동인)
증거능력
방위사업
압수
위법수집증거
군사기밀보호법
이태한 변호사 (법무법인 동인)
2019-09-25
형사일반
[판례해설] 사선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구속영장청구서에 사선변호인의 기재가 누락됨에 따라 국선변호인만 참여한 가운데 이루어진 피의자심문과 그에 따른 구속은 적법한가? - 서울고등법원 2018. 11. 27. 선고 2018노1617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 판결 - 1. 사건의 개요 가. 외국인인 피고인은 국제특급우편을 이용하여 필로폰을 수입하였다는 혐의로 체포영장에 의하여 체포되었다. 체포된 다음날 검사의 피의자신문이 있었는데, 피고인이 선임한 변호사(이하, 사선변호인)가 피의자신문 직전에 변호인선임계를 제출하고 피의자신문 절차에 참여하였다. 나. 검사는 피의자신문을 한 당일 구속영장청구서의 ‘변호인’ 란에 아무런 기재를 하지 아니한 채 피고인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였다. 다. 관할 지방법원 판사는 형사소송법 제201조의2 제8항에 따라 직권으로 국선변호인을 선정한 다음 그 국선변호인을 참여하게 하여 피의자심문 절차를 진행한 후 구속영장을 발부하여 피고인이 구속되었다. 2. 관계 법령 및 쟁점 헌법과 형사소송법 및 형사소송규칙에 의하면, 누구든지 체포 또는 구속을 당한 때에는 즉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가지고, 체포된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검사로서는 사선변호인이 있는 경우 구속영장청구서의 ‘변호인’란에 사선변호인의 성명을 기재하여야 하며, 구속영장 청구를 받은 관할 지방법원 판사로서는 사선변호인에게 피의자심문의 기일과 장소를 통지함으로써, 사선변호인이 피의자심문 기일에 출석하여 의견을 진술하거나 이를 위해 체포된 피의자를 사전에 접견하고 구속영장청구서 등의 서류를 열람할 권리를 보장하여야 한다. 사선변호인이 존재함에도 구속영장청구서에 그 기재가 누락된 결과, 판사가 직권으로 선정한 국선변호인만 구속영장 청구에 따른 피의자심문 절차에 참여한 경우 체포된 피의자의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실질적으로 침해되었다고 볼 것인지가 쟁점이다. 3. 대상판결의 내용 헌법이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와 관련하여 피고인 등에게 보장하는 것은, 스스로 변호인을 선임하여 그 조력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고, 피고인 등이 스스로 변호인을 구할 수 없을 때에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국가가 변호인을 선정하여 주는 것이므로, 헌법이 정하는 변호인 조력권의 본령은 사선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이다. 구속영장청구서에 사선변호인의 성명이 기재되지 않음으로써 체포된 피의자가 사선변호인의 조력을 받지 못한 채 피의자심문이 실시되었다면, 그와 같은 피의자심문 절차에는 체포된 피의자의 사선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핵심적·본질적으로 침해한 위법이 있다. 이 과정에서 체포된 피의자에게 국선변호인이 선정되어 그 국선변호인이 피의자심문에 참여하였더라도 위와 같은 기본권 침해가 정당화된다거나 그 절차의 하자가 치유된다고 볼 수 없다. 이와 같이 위법한 피의자심문 결과 이루어진 구속은 헌법상의 적법한 절차를 위반한 것으로서 위법하며, 위법한 구속을 토대로 하여 수집된 검사 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제2회 피의자신문조서는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가 정하는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에 해당하므로 증거로 쓸 수 없다. 4. 대상판결의 의의 체포·구금된 피의자 등이 사선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및 형사피고인이 국선변호인으로부터 조력을 받을 권리는 헌법상의 기본권(헌법 제12조 제4항)이다. 반면에, 형사피의자가 국선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는 체포, 구속된 경우에 한하여 인정되는 형사소송법상의 권리(형사소송법 제201조의2 제8항, 제214조의2 제10항)일 뿐 헌법에 의하여 당연히 보장·파생되는 헌법상 권리라고 볼 수 없다[헌법재판소는 국가가 형사피의자를 위한 국선변호인제도를 입법하여야 할 헌법적 의무가 없다고 하였다(헌법재판소 2008. 7. 1. 선고 2008헌마428 결정 참조)]. 대상판결의 원심은, 국선변호인이 참여한 가운데 피의자심문이 이루어졌으므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침해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대상판결은, ① 헌법상 보장되는 기본권인 사선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당한 체포된 피의자에게 형사소송법 차원에서 규정된 국선변호가 제공되었다고 하여 기본권 침해가 정당화될 수 없고, ② 이 사건의 경우가 형사소송법 제201조의2 제8항 국선변호인의 선정 요건인 ‘변호인이 없는 때’에 해당하지도 않아 피의자심문 절차가 적법하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③ 구속영장 청구에 따른 피의자심문 단계는 변호인의 법적 조력이 가장 절실하고 긴요한 때인데, 미리 선임된 사선변호인에 비해 나중에 선정된 국선변호인의 변호준비기간이 짧을 수밖에 없는 점에 근거하여, 체포된 피의자의 사선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헌법적 권리가 실질적으로 침해되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체포된 피의자에 대하여 구속영장을 청구받은 판사는 지체 없이 피의자를 심문하여야 하고, 이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구속영장이 청구된 날의 다음날까지 심문하여야 하는데(형사소송법 제201조의2 제1항), 구속영장 청구 이후 선정된 국선변호인이 위 시간적 제약 때문에 피의자심문 시작 직전에야 체포된 상태의 피의자와 그것도 비교적 짧은 시간 동안 접견을 하고 바로 피의자심문에 임하는 경우가 실무상 대부분이라고 알고 있다. 체포된 피의자의 사선변호인으로서 시간에 쫓긴 나머지 밤을 꼬박 세우다시피하여 피의자심문을 준비하고서도 결국 변호준비부족으로 인한 아쉬움을 절감하였던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대상판결의 판단에 공감하기 쉬울 것이다. 대상판결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헌법적 권리의 의미와 범위를 명확히 하고 그 실질적인 보장을 강조한 데에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윤태호 변호사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국선변호인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사선변호인
윤태호 변호사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2019-02-14
인터넷회선 감청(일명 패킷감청) 위헌확인 사건
헌법재판소는 2018. 8. 30. 중대한 범죄수사를 위해 통신제한조치의 하나로 패킷감청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패킷감청은 그 기술적 특성으로 수사시관이 허가받은 범위 이상의 매우 광범위한 범위의 통신 자료를 취득하게 됨에도, 현행법상 집행 과정이나 그 이후에 객관적인 감독·통제 수단이나 감청자료의 처리 등을 확인할 수 있는 법적 장치가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아니하므로, 이러한 상태에서 패킷감청을 허용하는 것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의 통신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한다고 판단하였다. ○ 사건의 개요 국가정보원장은 청구외 김○윤의 국가보안법위반 범죄수사를 위하여 위 김○윤이 사용하는 휴대폰, 인터넷회선 등 전기통신의 감청 등을 목적으로, 2008년경부터 2015년경까지 법원으로부터 총 35차례의 통신제한조치를 허가받아 집행하였다. 위 통신제한조치 중에는 ‘○○연구소’에서 청구인 명의로 가입된 주식회사 에스케이브로드밴드 인터넷회선(서비스번호: ○○○○, ID : ○○○)에 대한 2013. 10. 9.부터 2015. 4. 28.까지 사이에 6차례에 걸쳐 행해진 통신제한조치가 포함되어 있었다. 이는 인터넷 통신망에서 정보 전송을 위해 쪼개어진 단위인 전기신호 형태의 ‘패킷’(packet)을 수사기관이 중간에 확보하여 그 내용을 지득하는 이른바 ‘패킷감청’이었다. 이에 청구인은 청구인 명의로 가입된 위 인터넷회선의 감청을 목적으로 하는 6차례의 통신제한조치에 대한 법원의 허가, 이에 따른 피청구인 국가정보원장의 감청행위, 통신비밀보호법 제2조 제7호, 제5조 제2항, 제6조가 청구인의 통신의 비밀과 자유,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등 기본권을 침해하고, 헌법상 영장주의, 적법절차원칙 등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면서, 2016. 3. 29.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 결정 요지 가. 통신제한조치에 대한 법원의 허가는 통신비밀보호법에 근거한 소송절차 이외의 파생적 사항에 관한 법원의 공권적 법률판단으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서 헌법소원의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는 법원의 재판에 해당하므로, 이에 대한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나. 국가정보원장의 감청집행은 이미 종료하였으므로 주관적 권리보호이익은 소멸하였고,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해 본안판단을 하는 이상 감청집행 행위에 대해 별도로 심판청구의 이익을 인정할 실익도 없으므로, 이 사건 감청집행에 대한 심판청구도 부적법하다. 다. 인터넷회선감청은 인터넷회선을 통하여 흐르는 전기신호 형태의 ‘패킷’을 중간에 확보한 다음 재조합 기술을 거쳐 그 내용을 파악하는 이른바 ‘패킷감청’의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따라서 이를 통해 개인의 통신뿐만 아니라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가 제한된다. 오늘날 인터넷 사용이 일상화됨에 따라 국가 및 공공의 안전, 국민의 재산이나 생명·신체의 안전을 위협하는 범행의 저지나 이미 저질러진 범죄수사에 필요한 경우 인터넷 통신망을 이용하는 전기통신에 대한 감청을 허용할 필요가 있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입법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 인터넷회선 감청으로 수사기관은 타인 간 통신 및 개인의 내밀한 사생활의 영역에 해당하는 통신자료까지 취득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통신제한조치에 대한 법원의 허가 단계에서는 물론이고, 집행이나 집행 이후 단계에서도 수사기관의 권한 남용을 방지하고 관련 기본권 제한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입법적 조치가 제대로 마련되어 있어야 한다. 법은 “범죄를 계획 또는 실행하고 있거나 실행하였다고 의심할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는 경우” 보충적 수사 방법으로 통신제한조치가 활용하도록 요건을 정하고 있고, 법원의 허가 단계에서 특정 피의자 내지 피내사자의 범죄수사를 위해 그 대상자가 사용하는 특정 인터넷회선에 한하여 필요한 범위 내에서만 감청이 이루어지도록 제한이 되어 있다(법 제5조, 제6조). 그러나 ‘패킷감청’의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인터넷회선 감청은 수사기관이 실제 감청 집행을 하는 단계에서는 해당 인터넷회선을 통하여 흐르는 불특정 다수인의 모든 정보가 패킷 형태로 수집되어 일단 수사기관에 그대로 전송되므로, 다른 통신제한조치에 비하여 감청 집행을 통해 수사기관이 취득하는 자료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방대하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불특정 다수가 하나의 인터넷회선을 공유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실제 집행 단계에서는 법원이 허가한 범위를 넘어 피의자 내지 피내사자의 통신자료뿐만 아니라 동일한 인터넷회선을 이용하는 불특정 다수인의 통신자료까지 수사기관에 모두 수집·저장된다. 따라서 인터넷회선 감청을 통해 수사기관이 취득하는 개인의 통신자료의 양을 전화감청 등 다른 통신제한조치와 비교할 바는 아니다. 따라서 인터넷회선 감청은 집행 및 그 이후에 제3자의 정보나 범죄수사와 무관한 정보까지 수사기관에 의해 수집·보관되고 있지는 않는지, 수사기관이 원래 허가받은 목적, 범위 내에서 자료를 이용·처리하고 있는지 등을 감독 내지 통제할 법적 장치가 강하게 요구된다. 그런데 현행 법은 관련 공무원 등에게 비밀준수의무를 부과하고(법 제11조), 통신제한조치로 취득한 자료의 사용제한(법 제12조)을 규정하고 있는 것 외에 수사기관이 감청 집행으로 취득하는 막대한 양의 자료의 처리 절차에 대해서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현행법상 전기통신 가입자에게 집행 통지는 하게 되어 있으나 집행 사유는 알려주지 않아야 되고, 수사가 장기화되거나 기소중지 처리되는 경우에는 감청이 집행된 사실조차 알 수 있는 길이 없도록 되어 있어(법 제9조의2), 더욱 객관적이고 사후적인 통제가 어렵다. 또한 현행법상 감청 집행으로 인하여 취득된 전기통신의 내용은 법원으로부터 허가를 받은 범죄와 관련되는 범죄를 수사·소추하거나 그 범죄를 예방하기 위하여도 사용이 가능하므로(법 제12조 제1호) 특정인의 동향 파악이나 정보수집을 위한 목적으로 수사기관에 의해 남용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인터넷회선 감청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감청을 수사상 필요에 의해 허용하면서도, 관련 기본권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집행 이후에도 주기적으로 경과보고서를 법원에 제출하도록 하거나, 감청을 허가한 판사에게 감청 자료를 봉인하여 제출하도록 하거나, 감청자료의 보관 내지 파기 여부를 판사가 결정하도록 하는 등 수사기관이 감청 집행으로 취득한 자료에 대한 처리 등을 객관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고 있는 입법례가 상당수 있다. 이상을 종합하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인터넷회선 감청의 특성을 고려하여 그 집행 단계나 집행 이후에 수사기관의 권한 남용을 통제하고 관련 기본권의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제도적 조치가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범죄수사 목적을 이유로 인터넷회선 감청을 통신제한조치 허가 대상 중 하나로 정하고 있으므로 침해의 최소성 요건을 충족한다고 할 수 없다. 이러한 여건 하에서 인터넷회선의 감청을 허용하는 것은 개인의 통신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하게 되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인하여 달성하려는 공익과 제한되는 사익 사이의 법익 균형성도 인정되지 아니한다. 그러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하는 것으로 청구인의 통신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한다. 라. 이 사건 법률조항은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되지만, 단순위헌결정을 하면 수사기관이 인터넷회선 감청을 통한 수사를 행할 수 있는 법률적 근거가 사라져 범행의 실행 저지가 긴급히 요구되거나 국민의 생명·신체·재산의 안전을 위협하는 중대 범죄의 수사에 있어 법적 공백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한편, 이 사건 법률조항이 가지는 위헌성은 인터넷회선 감청의 특성에도 불구하고 수사기관이 인터넷회선 감청으로 취득하는 자료에 대해 사후적으로 감독 또는 통제할 수 있는 규정이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점에 있으므로 구체적 개선안을 어떤 기준과 요건에 따라 마련할 것인지는 입법자의 재량에 속한다. 이러한 이유로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해 단순위헌결정을 하는 대신 헌법불합치결정을 선고하되, 입법자가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성을 제거하고 합리적인 내용으로 개정할 때까지 일정 기간 이를 잠정적으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 ○ 해설 헌법재판소가 ‘인터넷회선을 통하여 송?수신하는 전기통신’에 대하여 감청을 허용하는 통신비밀보호법 제5조 제2항에 대하여 헌법불합치결정을 하였다. 그 동안 일명 패킷감청‘이라 불리는 인터넷감청이 사생활을 침해할 소지가 크다는 논란이 있었는데, 헌법재판소가 이와 관련하여 제동을 건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사건 외에 패킷감청과 관련하여 헌법재판소에 2011. 3. 29. 헌법소원심판이 청된 적이 있었다, 2011년 청구된 사건도 이 사건과 동일하게 법원의 허가와 국가정보원장의 집행행위 및 통신비밀보호법 등에 대하여 헌법소원을 청구하였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가 사건처리를 하지 않고 있다가 2015. 9. 28. 청구인이 사망하자 소송종료선언을 하였다(헌재 2016. 2. 25. 2011헌마165). 헌법소원심판이 청구된 지 4년이 지나 청구인이 사망하자 소송종료선언을 하여 많은 비판을 받았는데, 이번에는 청구된 지 2년 6개월도 되지 않아 선고를 한 것이다. 이번 결정은 각하와 헌법불합치 선고가 함께 된 것으로, 법원의 통신제한조치에 대한 허가는 법원의 재판에 해당하므로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안된다고 하여 각하를 하였고, 국가정보원장의 인터넷회선 감청행위는 주관적 권리보호이익이 소멸하였다고 보아 각하하였다. 헌법재판소는 통신비밀보호법 제5조 제2항 중 ‘인터넷회선을 통하여 송?수신하는 전기통신’에 대하여 감청을 허용하는 것에 대해서만 헌법불합치결정을 한 것이다. 통신비밀보호법 제5조 제2항은 “통신제한조치는 제1항의 요건에 해당하는 자가 발송·수취하거나 송·수신하는 특정한 우편물이나 전기통신 또는 그 해당자가 일정한 기간에 걸쳐 발송·수취하거나 송·수신하는 우편물이나 전기통신을 대상으로 허가될 수 있다.”라고 하여 우편물이나 인터넷회선을 통한 전기통신 또는 그 이외의 전기통신 등도 모두 통신제한조치의 대상이 된다. 즉 통신제한조치는 ‘우편물의 검열’이나 ‘전기통신의 감청’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 가운데 헌법재판소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한 것은 ‘인터넷회선을 통하여 송?수신하는 전기통신’에 대하여 감청을 허용하는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이 결정에서 통신제한조치의 필요성은 인정을 하고 있다. 즉 오늘날 인터넷 사용이 일상화됨에 따라 인터넷 통신망을 이용하여 의사 또는 정보를 송·수신하는 방법은 보편적으로 이용되는 통신수단이 되었고, 인터넷을 활용하는 범행 계획과 실행 또한 증가하고 있다. 이와 같이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정보통신환경에서, 범죄수사에 필요한 경우에 통신기술의 발전에 상응할 수 있도록 수사기관으로 하여금 일정한 요건을 갖추는 경우 인터넷 통신망을 이용하는 전기통신에 대한 감청을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인터넷 통신망을 이용하는 전기통신에 대하여 감청을 하는 경우 법원의 허가는 특정 피의자 내지 피내사자를 대상으로 하여 이들이 특정 인터넷회선을 이용하여 송·수신하는 전기통신 중 범죄 관련 정보로 제한된다 하더라도, 실제 집행 단계에서는 감청 허가서에 기재된 피의자 내지 피내사자의 통신자료뿐만 아니라 단순히 동일한 인터넷회선을 이용할 뿐인 불특정 다수인의 통신자료까지 수사기관에 모두 수집·저장되므로 수사기관이 인터넷회선 감청을 통해 취득하는 개인의 통신자료의 양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방대할 수 있다. 헌법재판소는 인터넷회선 감청은 감청대상자인 피의자 내지 피내사자와 통신을 주고받는 제3자 외에 해당 인터넷회선을 단순히 이용하는 불특정 다수인의 통신자료까지 수사기관에 취득되고, 오늘날 메신저, 이메일, 전화 등을 통한 의사소통뿐만 아니라 물품구매, 금융거래, 영상물 시청, 게시글 등록, 블로그 활동 등 생활의 대부분이 인터넷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인터넷회선 감청이 감청 범위의 포괄성 면에서 다른 전기통신 감청과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보았다. 따라서 인터넷회선 감청은 그 특성상 집행 단계에서 법원이 허가한 인적, 물적 범위를 넘어 감청으로 수사기관이 취득하는 자료의 범위가 무한히 확대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에, 수사기관의 권한 남용을 방지하고 이로 인한 관련 기본권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집행 과정에서나 집행이 종료된 이후에라도 제3자의 정보나 범죄수사 목적과 무관한 정보까지 수사기관에 의해 수집·보관되고 있지는 않는지, 감청 집행을 통해 수사기관에 광범위하게 취득된 자료를 수사기관이 원래 허가받은 목적, 범위 내에서 제대로 이용·처리하는지 등을 감독 내지 통제할 법적 장치가 강하게 요구된고 보았는데, 통신비밀보호법이 수사기관이 인터넷회선 감청 집행으로 취득하게 되는 막대한 양의 자료의 처리 절차에 대해서는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는 점이 문제라고 보았다. 우리 법은 법원의 허가 단계에서는 법이 정한 통신제한조치의 요건을 구비하여 피의자, 피내사자별로 통신제한조치의 종류, 목적, 대상, 범위, 집행 장소, 기간 등을 특정하여 허가하도록 정하고 있지만, 집행 단계부터는 공무원 등의 비밀준수의무 및 일정 목적 외 취득한 자료의 사용 제한을 정한 것 외에 객관적 통제 장치를 전혀 마련하고 있지 않다고 보았다. 제3자 정보에 대한 통제 장치의 미비는 수사시관이 피의자나 피내사자 이외의 범죄와 관련없는 사람의 자료까지 수집하게 되는 것에 대한 의문이 있을 수 있고, 이에 대한 관리 규정이 없으므로 제3자에 대한 정보를 특정인의 동향파악이나 개인정보수집 등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따라서 헌법재판소는 일명 패킷감청에 대하여 제3자 관련 정보의 처리와 관련하여 객관적인 통제 장치를 두고 있지 않은 것이 통신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한다고 본 것이다. 전학선 교수 (한국외대 로스쿨)
전학선 교수 (한국외대 로스쿨)
2018-11-08
형사일반
[판례해설] 체포영장에 의한 타인의 주거 등 수색
헌법재판소는 2018. 4. 26. 체포영장을 집행하는 경우 필요한 때에는 타인의 주거 등 내에서 피의자 수색을 할 수 있도록 한 형사소송법 제216조 제1항 제1호 중 제200조의2에 관한 부분이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하면서 잠정적용 헌법불합치 결정을 하였다. 사건의 개요 전국철도노동조합은 집행부의 주도로 2013. 12. 9.부터 ‘철도산업 발전방안 철회’를 요구하는 대정부 파업을 진행하였다. 이에 한국철도공사는 철도노조 집행부를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하였는데, 집행부 10여명이 경찰의 소환조사요구에 불응하자 2013. 12. 16. 이들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되었다. 경찰은 2013. 12. 22. 09:00경부터 11:00경까지 사이에 위 체포영장을 집행하기 위하여 경향신문사 건물 1층 로비 출입구와 민주노총 사무실 출입문을 부수고 수색하였으나, 이들을 발견하지 못하였다. 청구인(2015헌바370 사건)과 제청신청인(2016헌가7 사건)은 위와 같은 체포영장 집행을 위한 피의자 수색 과정에서 철도노조 소속 조합원 등 수백 명과 공모공동하여 다중의 위력을 보이고 위험한 물건을 휴대한 상태로 경찰관들을 폭행·협박하여 그들의 체포영장 집행에 관한 정당한 공무집행을 방해하였다는 혐의 등으로 기소되어 유죄 판결을 선고받았다. 청구인은 항소심 계속 중 위 체포영장 집행을 위한 피의자 수색의 근거가 된 형사소송법 제216조 제1항 제1호 중 제200조의2에 관한 부분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하였으나 그 신청이 기각되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고, 제청신청인은 항소심 계속 중 위 형사소송법 조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하였고 서울고등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이 사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하였다. 결정 요지 헌법재판소는 심판대상인 형사소송법 제216조 제1항 제1호 중 제200조의2에 관한 부분에 대하여 명확성 원칙 위배여부와 영장주의 위배여부에 대하여 판단하였다. 헌법재판소는 명확성 원칙과 관련하여 심판대상조항이 피의자를 체포하는 경우에 “필요한 때”는 ‘피의자가 소재할 개연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하였고, 수사기관이 피의자를 체포하기 위하여 필요한 때에는 영장 없이 타인의 주거 등에 들어가 피의자를 찾는 행위를 할 수 있다는 의미로서, ‘피의자 수사’는 ‘피의자 수색’을 의미함을 어렵지 않게 해석할 수 있다고 하면서 명확성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그러나 영장주의와 관련하여서는 헌법 제16조가 영장주의에 대한 예외를 명문화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 장소에 범죄혐의 등을 입증할 자료나 피의자가 존재할 개연성이 있고, 사전에 영장을 발부받기 어려운 긴급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제한적으로 영장주의의 예외를 허용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러나 심판대상 조항은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피의자를 체포하는 경우에 ‘필요한 때’에는 영장 없이 타인의 주거 등 내에서 피의자 수사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함으로써, 별도로 영장을 발부받기 어려운 긴급한 사정이 있는지 여부를 구별하지 아니하고 피의자가 소재할 개연성이 있으면 영장 없이 타인의 주거 등을 수색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고 보면서, 이는 체포영장이 발부된 피의자가 타인의 주거 등에 소재할 개연성은 인정되나, 수색에 앞서 영장을 발부받기 어려운 긴급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도 영장 없이 피의자 수색을 할 수 있다는 것이므로, 헌법 제16조의 영장주의 예외 요건을 벗어났다고 보았다. 해설 우리 헌법은 영장에 대하여 신체의 자유와 관련하여 제12조 제3항에서 체포·구속·압수 또는 수색을 할 때에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16조에서 주거의 자유와 관련하여 주거에 대한 압수나 수색을 할 때에는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영장주의와 관련하여 헌법 제12조 제3항은 현행범인인 경우와 장기 3년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범하고 도피 또는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을 때에는 사후에 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하여 사전영장주의에 대한 예외를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주거의 자유와 관련하여 헌법 제16조에서는 사전영장주의에 대한 예외를 규정하고 있지 않은데, 헌법재판소가 이번 결정에서 주거에 대한 압수나 수색에 있어서도 영장주의에 대한 예외를 인정할 수 있다고 하였다. 즉 현행범인 체포나 긴급체포 또는 체포영장에 의한 체포의 경우 타인의 주거 등에 소재할 개연성이 인정되고 수색영장을 발부받기 어려운 긴급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영장없이 타인의 주거 등에 대하여 수색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헌법 제16조 주거의 자유에 대해서는 영장주의에 대한 예외를 헌법에서 규정하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헌법재판소가 해석을 통하여 영장주의에 대한 예외를 인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형사소송법 제216조 제1항 제1호 중 제200조의2에 관한 부분은 체포영장이 발부된 피의자가 타인의 주거 등에 소재할 개연성은 소명되나, 수색에 앞서 영장을 발부받기 어려운 긴급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도 영장 없이 피의자 수색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므로 헌법 제16조의 영장주의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영장없이 타인의 주거 등 내에서 피의자 수색을 할 수 있기 위해서는 두 가지 요건이 모두 충족되어야 한다고 보았는데, 첫째 피의자가 그 장소에 소재할 개연성이 인정되어야 하고, 둘째 수색영장을 발부받기 어려운 긴급한 사정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헌법재판소는 이례적으로 헌법 조문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헌법개정의 필요성을 적시하였는데, 현행범인 체포, 긴급체포, 일정 요건 하에서의 체포영장에 의한 체포의 경우에도 헌법 제16조 영장주의의 예외를 허용하는 것으로 헌법조항이 개정될 필요가 있다고 하였다. 결국 헌법 제16조에 의하여 피의자 체포를 위하여 타인의 주거 등에 대한 수색에 있어서 사전영장주의가 적용되는데, 헌법 제16조에는 사전영장주의에 대한 예외가 규정되어 있지 않지만 해석을 통하여 인정될 수 있으나 심판대상 조문은 이러한 예외를 벗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전학선 교수 (한국외대 로스쿨)
형사소송법
체포
체포영장
영장
전학선 교수 (한국외대 로스쿨)
2018-05-04
형사일반
[판례해설] "마약 피의자가 제출한 모발·소변, 그 자리서 봉인 안했다면…"
- 대법원 2018. 2. 8. 선고 2017도14222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 - 1. 사건의 개요 가. 피고인은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죄로 징역 10월의 형을 복역하고 2015년에 만기 출소하였는데, 2016. 8.말 경 피고인의 소변·머리카락에 대한 압수수색검증영장이 발부되었다. 나. 피고인은 2016. 9. 26. 서울OO경찰서에 자진 출석하여 메트암페타민(필로폰)을 투약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였고, 경찰관으로부터 소변과 머리카락을 임의로 제출하라는 요구를 받고 이에 동의하였다. 다. 경찰관은 조사실에서 아퀴사인 시약으로 피고인이 받아 온 소변에 필로폰 성분이 있는지를 검사하였으나 결과는 음성이었다. 경찰관은 그 직후 소변을 증거물 병에 담고 봉인용 테이프로 붙이지 않은 채 조사실 밖으로 가지고 나갔고, 피고인의 머리카락도 뽑은 후 그 자리에서 별다른 봉인 조치를 하지 않고 조사실 밖으로 가지고 나갔다(경찰관은 조사실 책상 위에는 컴퓨터와 수사서류가 있는 등 공간이 협소하여 불편하였기 때문에 자신이 근무하는 사무실 책상에서 소변을 밀봉하고, 모발채집종이에 머리카락을 붙였다고 말했다). 라. 경찰관은 조사실 밖에서 봉인하여 가져온 소변·머리카락 봉합지에 피고인의 날인을 받았고, “직접 저의 소변과 모발을 채취하여 봉합지에 넣어 날인하였습니다.”라고 기재된 소변모발채취동의서에 피고인의 무인을 받았다. 마. 서울OO경찰서는 2016. 9. 27. 위 압수수색검증영장을 반환하고, 같은 날 소변·머리카락에 대한 마약성분 검출 여부 감정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하였는데, 필로폰 성분이 검출되었다는 감정결과가 회신되었다. 바. 피고인은 “2016. 9. 17.부터 같은 달 26.까지 사이 알 수 없는 시간에 서울, 인천 또는 천안시 동남구의 알 수 없는 장소에서 알 수 없는 양의 메트암페타민을 알 수 없는 방법으로 투약하였다.”는 공소사실로 기소되었는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위 감정결과가 필로폰 투약 사실에 대한 유일한 증거이다. 2. 하급심의 판단 ㉮ 서울OO경찰서가 소변·머리카락에 대한 감정을 의뢰할 무렵에는 다른 마약 관련 피의자의 시료가 없었고, ㉯ 서울OO경찰서가 2016. 9. 19.부터 같은 달 30.까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소변·머리카락의 감정을 의뢰한 내역은 1건만 있었던 사실을 인정한 다음, 경찰관이 봉인 조치를 하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의 소변·머리카락으로 바꿔치기를 하거나 감정을 의뢰하는 과정에서 소변·머리카락을 훼손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는 점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필로폰 투약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1심에서 징역 1년 6월이 선고되었고, 피고인이 사실오인을 주장하며 항소하였으나 항소기각 판결이 선고되었다). 3. 대상 판결의 내용 ① 피고인은 필로폰 투약혐의로 경찰서에 출석하여 조사를 받으면서 그 혐의를 부인하며 소변과 머리카락을 임의로 제출하였는데, 피고인이 받아 온 소변에 대한 아퀴사인 시약 검사 결과가 음성이었고, ② 피고인의 눈앞에서 소변과 머리카락이 봉인되지 않은 채 반출되었음에도, 그 후 조작·훼손·첨가를 막기 위하여 어떠한 조처가 행해졌고 누구의 손을 거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전달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기록은 증거로 제출되지 않았으며, ③ 감정물인 머리카락과 소변에 포함된 세포의 DNA 분석 등 감정물이 피고인의 것임을 과학적 검사로 확인한 자료가 증거로 제출되지 않았으므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물이 피고인으로부터 채취한 것과 동일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위 감정결과의 증명력은 피고인의 필로폰 투약 사실을 인정하기에 충분하지 않다(원심 파기). 4. 대상 판결의 의의 대법원은, 과학적 증거방법이 사실인정에 있어서 상당한 정도로 구속력을 가지려면, ㉠ 감정인이 전문적인 지식·기술·경험을 가지고 공인된 표준 검사기법으로 분석을 하였어야 할 뿐만 아니라, ㉡ 시료의 채취·보관·분석 등 모든 과정에서 시료의 동일성이 인정되고 인위적인 조작·훼손·첨가가 없었음이 담보되어야 하며, 각 단계에서 시료에 대한 정확한 인수·인계 절차를 확인할 수 있는 기록이 유지되어야 한다(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9도14772 판결 등 참조)고 판시하였다. 대상 판결의 원심은, 위 ㉮, ㉯의 사실 및 ㉰ 경찰관이 피고인의 소변과 머리카락을 건네받아 피고인이 없는 다른 장소에서 봉인하여 피고인에게 다시 가져왔음에도 피고인이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한 채 밀봉된 봉합지 위에 날인하였고, ㉱ 피고인이 위 감정결과를 알게 된 후 출석을 거부하다가 2016. 11. 25. 체포영장에 의하여 체포된 후 위 감정결과를 믿을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도 머리카락 임의제출 요구를 거부한 사실 등에 근거하여, 경찰관이 봉인 조치를 하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의 소변·머리카락으로 바꿔치기를 하거나 감정을 의뢰하는 과정에서 소변·머리카락을 훼손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으므로 시료의 동일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반하여 대상 판결은, 피고인이 받아 온 소변에 대한 아퀴사인 시약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나온 점 등에 비추어 위 ㉮∼㉱의 사정만으로는 시료의 동일성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보았다. 봉인 조치가 피고인의 눈앞에서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시료의 동일성을 의심하기에 충분한 사정인데, 검사가 그 의문점을 해소하는 증명을 제대로 하지 못하였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상 판결의 원심이 내세운 위 ㉮, ㉯의 사정만으로는 시료를 봉인하는 과정에서 바꿔치기나 조작·훼손·첨가가 없었음이 담보된다고 할 수 없는데, 대상 판결은 무죄추정의 원칙에 충실하게 검사의 이 부분 증명부족을 지적하면서, 감정의뢰 대상물인 소변·머리카락에 대한 봉인 조치가 피고인의 눈앞에서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의 시료의 동일성 인정 기준을 구체화한 것이다. 윤태호 변호사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증거
증거능력
훼손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윤태호 변호사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2018-03-09
헌법사건
형사일반
[판례해설] 신문 참여 변호인에 '피의자 뒤 착석' 요구는 위헌
헌재 2017. 11. 30. 2016헌마503 결정 1.사건개요 및 청구요지 청구인은 변호사로 2016. 4. 경 검찰청 수사과 신문실에서 피의자 신문에 피의자의 변호인으로 참여하였다. 당시 검찰 수사관인 피청구인은 청구인에게 피의자 옆이 아닌 피의자 후방에 앉으라고 요구하였다. 이에 따라 청구인은 검찰 수사관인 피청구인의 후방착석요구행위(이하 ‘이 사건 후방착석요구행위’)는 변호인인 청구인의 피의자에 대한 접견교통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헌법소원심판을 제기하였다. 2. 결정의 요지 다수의견은 이 사건 후방착석요구행위는 검찰 수사관인 피청구인이 자신의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청구인에게 일방적으로 강제한 것으로 권력적 사실행위로 현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행사라고 보았으며 앞으로 반복될 위험이 있고, 이 사건은 변호인의 피의자신문참여에 관한 권리에 대한 헌법적 성격과 그 범위를 확인하고 이를 제한하는 행위의 헌법적 한계를 확정짓는 것이므로 헌법적 해명이 필요한 문제로 권리보호이익은 소멸하였으나 심판이익은 인정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다수의견은 2000헌마474 사건에 이어 이번에도 피의자 및 피고인이 가지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실질적으로 확보되기 위해서 피의자 및 피고인에 대한 변호인의 조력할 권리의 핵심적인 부분(이하 ‘변호인의 변호권’)은 헌법상 기본권으로서 보호되어야 하며, 변호인의 조력이란 변호인의 충분한 조력을 의미한다고 판단하였다. 그리고 변호인의 피의자신문참여에 대한 권리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실현하는 수단이므로 이는 헌법상 기본권인 변호인의 변호권으로서 보호되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대한 제한은 기본권 제한의 일반적 법률유보조항인 헌법 제37조제2항에 따라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 즉 수사방해나 수사기밀의 유출 등 관련 사건의 수사에 현저한 지장 등과 같은 폐해가 초래될 우려가 현실화될 구체적 가능성이 있는 때에 한하여 허용될 수 있다고 하였다. 다수의견은 이 사건 후방착석요구행위로 인하여 변호인은 피의자에 대한 적극적인 조력활동을 하는데 구체적으로 제한을 받게 된 반면 이를 정당화할 수 있는 제한사유는 발견되지 않으므로 침해의 최소성 및 법익의 균형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다고 하면서 이 사건 후방착석요구행위는 청구인의 변호권을 침해한 것으로 위헌임을 확인하였다. 3. 별개의견 및 반대의견 별개의견에서 일부 재판관들은 이 사건 후방착석요구행위를 위헌으로 판단하였지만 이는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한 것으로 보았고 변호인의 변호권을 헌법상의 기본권으로 인정하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반대의견을 표시한 재판관은 이 사건 후방착석요구행위는 반드시 따라야 할 의무도 없으며 구체적 사실관계를 볼 때 청구인이 피청구인의 요구대로 후방에 착석하지도 않았으며 피의자를 조력하는 데에 어떠한 방해도 받지 않았다고 판단하였다. 다만 반대의견 역시 피의자신문에 있어 변호인이 피의자 옆에 앉도록 하여야 하며 이를 위해 형사소송법의 개정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4. 결정에 대하여 다수의견 뿐 아니라 반대의견까지 포함해 헌법재판소 재판관 전원이 변호인이 피의자 옆이 아닌 뒤에 앉도록 하는 조치는 문제가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다수의견을 통해 변호인의 변호권이 헌법상 기본권이라는 점이 다시 확인되었다. 따라서 피의자신문에 있어서 변호인의 권리는 강하게 보호되어야 한다. 하지만 실제 수사과정 중에 변호사가 동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변호인이 자리를 비운 틈을 타 개별적으로 피의자에게 자백을 종용하거나 변호인이 있음에도 그 자리에서 휴대폰 제출을 강요하는 경우가 있었다. 피의자신문시 변호인의 동행 자체를 불편하게 여기는 수사관을 경험한 적도 있다. 피의자 조사에 악영향을 미칠까 좋은 말로 항의하며 넘어가기는 하였지만 분명 부당하고 위법한 행위였다. 피의자신문에 참여해 본 변호사라면이런 경험 한두번은 있었을 것이다. 이번 결정을 통해 수사기관과 일선 수사관들은 피의자신문에 있어서 변호인의 조력권이 함부로 침해받을 수 있는 권리가 아님을 재차 인식하고 이를 존중하여야 할 것이다. 조성호 변호사 (법무법인 강남)
헌법
검찰수사관
변호인
피의자신문
신문변호권
조성호 변호사 (법무법인 강남)
2017-12-19
형사일반
[판례해설] 외국에서의 미결구금일수의 국내 선고형 산입 문제
대법원 2017. 8. 24. 선고 2017도5977 판결 1. 관련 사실관계 피고인은 2005. 10. 5. 06:00경 필리핀 라푸라푸시티에서 술에 취한 채 잠을 자고 있던 피해자를 깨운 뒤 금전문제로 심하게 말다툼을 하였고, 그 과정에서 화가 나 식칼로 피해자의 왼쪽 가슴 및 왼쪽 복부 부위를 1회씩 찌른 후 도주하였고, 피해자는 출동한 경찰에 의하여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병원에 도착하기 전 과다출혈로 사망하였다.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으로 2005. 10. 5. 필리핀 경찰에 체포되었고, 이후 피고인은 2005. 10. 20. 살인죄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다가 2010. 10. 21. 필리핀 라푸라푸시티 법원에서 증거불충분으로 공소기각판결을 선고받아 2010. 10. 26. 석방된 후 한국으로 추방되었다. 피고인은 한국 검찰에 의해 다시 기소되어 법원에서 1심에서 징역 10년의 형을 선고 받았고, 항소와 상고가 모두 기각되어 형이 확정되었다. 재판과정에서 피고인의 변호인은 개정된 형법 제7조와 기존의 형법 제57조 제1항을 유추적용하여 필리핀에서의 미결구금 기간인 약 5년 1개월을 형기에 산입해 줄 것을 주장하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 대법원 판결의 요지 가. 형법 제7조[외국에서 받은 형의 집행]의 적용 여부 형법 제7조는 “죄를 지어 외국에서 형의 전부 또는 일부가 집행된 사람에 대해서는 그 집행된 형의 전부 또는 일부를 선고하는 형에 산입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외국에서 형의 전부 또는 일부가 집행된 사람’이란 그 문언과 취지에 비추어 ‘외국 법원의 유죄판결에 의하여 자유형이나 벌금형 등 형의 전부 또는 일부가 실제로 집행된 사람’을 말한다고 해석하여야 하므로, 외국 법원에 기소되었다가 무죄판결을 받은 사람은, 설령 그가 상당기간 미결구금 되었더라도 그 미결구금 기간은 형법 제7조에 의한 산입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나. 형법 제57조 제1항[판결선고전 구금일수의 통산]의 적용 여부 미결구금은 공소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어쩔 수 없이 피고인 또는 피의자를 구금하는 강제처분이어서 신체의 자유를 박탈하는 점이 자유형과 유사하기 때문에, 형법 제57조 제1항은 미결구금일수의 전부를 본형에 산입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외국에서 무죄판결을 받고 석방되기까지의 미결구금은, 우리나라 형벌법규에 따른 공소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수불가결하게 이루어진 강제처분으로 볼 수 없으므로 그 미결구금 기간은 형법 제57조 제1항에 의한 산입의 대상이 될 수 없다. 3. 판결에 대한 평가 형법 제7조의 ‘외국에서 형의 전부 또는 일부가 집행된 사람’이라는 문구에 외국 법원에 기소되었다가 무죄판결을 받기까지의 미결구금이 된 사람이 포함된다고 볼 수 없다는 대법원의 판단은 법률해석의 대원칙인 문리해석 원칙에 비추어 볼 때 당연한 논리적 귀결이다. 마찬가지로 형법 제57조 제1항에서 규정한 ‘판결 선고 전 구금일수’에 외국에서 외국 법원의 판결 선고 전의 구금일수가 포함될 수 없다는 것 역시 문리해석 원칙에 따라 불가피한 결론이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 사건에서 적용범위가 문제되고 있는 형법 제7조와 형법 제57조 제1항은 모두 헌법재판소에서 헌법불합치 결정이 내려져 개정된 규정들이다. 개정전 형법 제7조는 “범죄에 의해 외국에서 형의 전부 또는 일부의 집행을 받은 자에 대하여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었으나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2016. 12. 20. “죄를 지어 외국에서 형의 전부 또는 일부가 집행된 사람에 대해서는 그 집행된 형의 전부 또는 일부를 선고하는 형에 산입한다.”로 개정되었고, 개정전 형법 제57조 제1항은 “판결선고전의 구금일수는 그 전부 또는 일부를 유기징역, 유기금고, 벌금이나 과료에 관한 유치 또는 구류에 산입한다.”고 규정되어 있었으나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2014. 12. 30. “판결선고전의 구금일수는 그 전부를 유기징역, 유기금고, 벌금이나 과료에 관한 유치 또는 구류에 산입한다.”로 개정되었다. 헌법재판소는 개정전 형법 규정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하면서 신체의 자유의 중요성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강조하고 있다. 형법 제57조 제1항이 문제되었던 헌법재판소의 2007헌바25 결정에서는, “신체의 안전이 보장되지 아니한 상황에서는 어떠한 자유와 권리도 무의미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신체의 자유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구현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최소한의 자유로서 모든 기본권 보장의 전제가 된다.”라고 하였고, 형법 제7조가 문제되었던 최근의 헌법재판소의 2013헌바129 결정에서는, “신체의 자유는 정신적 자유와 더불어 헌법이념의 핵심인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구현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자유로서 모든 기본권 보장의 전제조건이므로 최대한 보장되어야”한다고 판시하였던 것이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필리핀에서 약 5년 1개월 동안 구금되었는데, 피고인의 신체적 자유라는 기본권이 제한된 불이익의 정도는 ‘외국에서 받은 형의 집행’이나 ‘국내에서의 미결구금’에 못지않다고 할 것이다.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형법 제51조에서 규정한 양형에 관한 여러 사정들과 함께 외국에서의 미결구금의 원인과 기간, 해당 국가에서 이루어진 미결구금의 특수성 등을 고려하여 형법 제53조의 작량감경 규정을 적용하여 피고인의 미결구금에 따른 불이익을 해소할 수 있다고 하지만, ‘신체의 자유’에 관한 헌법재판소의 판시내용에 비추어 ‘신체의 자유’의 보장 정도에 분명히 의문이 있다. 즉, 형을 선고할 때 ‘외국에서의 미결구금 일수’를 작량감경 사유로 법원의 재량에만 일임하는 것은 양형에 관하여 구체적 타당성을 확보할 수 없어 신체의 자유라는 기본권이 충분히 보장되지 못할 우려가 있다. ‘외국에서의 미결구금 기간’을 본 형에 산입하는 문제에 대해, 법원의 재량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입법적으로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외국에서의 미결구금 기간이 법원의 재량에 의하여 전혀 고려되지 않을 수 있는 상황을 방지하고, 형을 필요적으로 감면하도록 하거나 외국에서의 미결구금 기간의 전부 또는 일부를 필요적으로 산입하도록 하여 국가형벌권의 실현과 국민의 신체의 자유라는 기본권의 보장의 조화를 꾀하여야 할 것이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필리핀에서 약 5년 1개월이라는 상당히 장기간 미결상태로 구금되었는데, 필리핀 법제에서는 법원의 구속기간의 제한이 없기에 가능했다. 영국·미국 역시 공판절차가 개시된 이후에는 구속기간에 제한이 없고, 독일도 공판이 시작되면 구속기간의 진행이 정지되어 미결구속기간의 제한을 받지 않으며, 일본의 경우에도 법원이 언제든지 구속기간의 갱신이 가능하므로 구속기간의 제한이 없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우리나라는 미결구금 일수는 예측 가능할 정도로 한정되어 있으나, 필리핀 등 각국의 다양한 입법례에 따르면 미결구금일수는 예측 불가능할 정도로 상당히 장기간일 수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외국에서의 미결구금일수를 작량감경 사유로서 법원의 재량에만 일임하는 것보다 입법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국민의 신체의 자유’라는 기본권을 최대한 보장한다는 점에서 훨씬 타당해 보인다. 이태한 변호사 (법무법인 동인)
형사보상제도
형의산입
미결구금
재판
외국
이태한 변호사 (법무법인 동인)
2017-09-19
행정사건
[판례해설] 형사보상금에 대한 지연이자
-대상 판결 : 대법원 2017. 5. 30. 선고 2015다223411 지연이자청구 - 1. 사안의 개요 원고들은 간첩단 사건, 긴급조치위반 사건에 연루되어 유죄판결을 받았다가 이후 재심절차를 통해 무죄의 확정판결을 받았다. 원고들은 형사보상 및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이하 ‘형사보상법’)이 정한 형사보상청구를 하여 각급 법원으로부터 형사보상을 인용하는 결정을 받았고, 각 보상결정은 확정되었다. 원고들이 피고(대한민국)에게 형사보상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지급청구를 하였음에도 피고는 예산 등의 이유로 보상금의 지급을 지연하다가 지급청구를 받은 날로부터 몇 개월이 지난 후에야 보상금을 지급하였고, 원고들은 지연이자를 청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2. 쟁점 확정된 형사보상금의 지급을 지체한 경우 지연이자를 가산하여 지급하여야 하는 지가 쟁점이다. 3. 대상판결의 요지 형사보상청구권은 형사보상법에 따라 그 구체적 내용을 형성하는 공법상 권리로서 그 보상의 범위도 형사보상법에 규정된 내용에 따라 결정되는데, 청구인이 형사보상청구권을 행사함으로써 보상결정이 확정되면, 비로소 국가에 대해 확정된 형사보상금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 즉 형사보상금지급청구권이 발생한다. 형사보상금지급청구권은 확정된 보상결정의 내용에 따라 청구인이 국가에 대해 확정된 금액을 지급해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이므로, 그 성질이 국가에 대한 일반 금전채권과 다르지 않다. 형사보상금지급청구권은 국가에 대한 일반 금전채권과 유사하므로 민법 제397조의 금전채무불이행에 대한 특칙이 그대로 적용되고, 형사보상법이나 보상결정에서 형사보상금지급청구권의 이행 기한을 정하지 않고 있으므로, 국가는 청구인에게 미지급 보상금에 대한 지급청구일 다음날부터 민법 제397조에 따라 지연이자를 가산하여 지급하여야 한다. 4. 대상 판결의 의의 가. 형사보상청구권 헌법 제28조는 “형사피의자 또는 형사피고인으로서 구금되었던 자가 법률이 정하는 불기소처분을 받거나 무죄판결을 받은 때에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가에 정당한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여, 형사보상청구권을 국민의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고, 형사보상청구권의 구체적 실현을 위해서 형사보상법이 제정되어 형사보상 등의 방법과 절차 등을 규정하고 있다. 형사보상의 법적 성질에 관하여는 공법상 무과실 손해배상이라는 견해(법률의무설)와 공법상의 손실보상에 가깝다는 견해(공평설)가 있다. 나. 형사보상금지급청구 절차 형사보상금을 지급받기 위해서는 먼저 무죄판결을 선고한 법원으로부터 보상결정을 받아야 한다. 보상결정의 주문은 “국가는 청구인에게 ***원을 지급한다.”이다. 보상결정에 대하여는 1주일 이내에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 보상결정이 확정되면 무죄판결을 선고한 법원에 대응하는 검찰청에 법원의 보상결정서를 첨부하여 보상금 지급청구서를 제출하여야 한다. 보상결정이 송달된 후 2년 이내에 보상금 지급청구를 하지 아니할 때에는 권리를 상실한다. 이 기간은 제척기간이다. 다. 형사보상금지급청구권 형사보상법은 제23조에서 “보상청구권은 양도하거나 압류할 수 없다. 보상금지급청구권도 또한 같다”라고 규정하여 형사보상청구권과 형사보상금지급청구권을 명시적으로 구별하고 있다. 형사보상금지급청구권은 ‘확정된 보상결정의 내용에 따라 국가에 대해 확정된 금액을 지급해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인데, 형사보상법에는 형사보상금지급청구권의 이행 기한을 정하지 않고 있고, 형사보상금의 지급을 지체한 경우 지연이자를 가산하여 지급하여야 하는 지에 관하여 명문의 규정이 없다. 라. 대상판결의 의의 대상판결은, 형사보상금지급청구권이 보상결정의 확정으로 발생하고 그 이행기는 보상금 지급청구일이라는 점을 명확히 하였다. 또한 대상판결은 형사보상금지급청구권의 성질이 국가에 대한 일반 금전채권과 유사하다고 보고, 민법의 이행지체 규정, 그 중에서도 민법 제397조의 금전채무불이행에 대한 특칙이 그대로 적용된다고 보았다. 헌법 및 형사보상법의 규정과 정신에 부합하는 옳은 판단이라 할 것이다. 대상판결은 “국가가 확정된 보상결정에 따라 청구인에게 형사보상금을 지급할 의무를 지는데도 이를 지체한 경우 국가로서는 형사보상금에 관한 예산이 부족함을 들어 그 지체를 정당화할 수 없다. 이는 금전채무자가 자력이 부족하다고 하면서 금전채무의 이행지체를 정당화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이다.”라고 판시하여, 예산 등의 이유로 형사보상금지급을 지체하면서 그 지체에 따른 손해배상마저 외면하려는 정부의 행태를 준엄하게 꾸짖었다.
형사보상금
지연이자
윤태호 변호사 (법무법인 태평양)
2017-07-04
형사일반
판례해설 - 주위적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고 예비적 공소사실을 유죄로 선고한 경우가 형사보상법 제2조 제1항이 정한 ‘무죄재판을 받은 경우’에 해당하는지
- 대상 결정 : 대법원 2016. 3. 11.자 2014모2521 형사보상 기각결정에 대한 재항고 - 1. 사안의 개요 甲은 편의점 종업원으로 일하던 중 손님이 놓고 간 가방을 가지고 가 절취하였다는 공소사실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절도)죄로 기소되어 1심에서 징역 1년 6월을 선고받고 항소하였다. 항소심에서는 甲이 손님이 떨어뜨리고 간 가방을 자신이 가질 생각으로 들고 가 점유이탈물을 횡령하였다는 내용의 예비적 공소사실을 추가하는 공소장변경이 이루어졌는데, 항소심은 예비적 공소사실을 점유이탈물횡령죄의 유죄로 인정하여 甲에게 벌금 300만 원을 선고하면서 주위적 공소사실인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절도)의 점에 대하여는 판결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하였다. 위 항소심판결이 확정되자, 甲이 형사보상을 청구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주위적 공소사실을 판결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하고 예비적 공소사실을 유죄로 선고한 경우는 형사보상 및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이하, '형사보상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항이 정한 '무죄재판을 받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형사보상청구를 기각하였다. 3. 대상 결정의 요지 헌법 제28조는 "형사피의자 또는 형사피고인으로서 구금되었던 자가 법률이 정하는 불기소처분을 받거나 무죄판결을 받은 때에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가에 정당한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형사보상법 제2조 제1항은 "형사소송법에 따른 일반 절차 또는 재심이나 비상상고 절차에서 무죄재판을 받아 확정된 사건의 피고인이 미결구금을 당하였을 때에는 이 법에 따라 국가에 대하여 그 구금에 대한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형사보상법 조항은 그 입법취지와 목적 및 내용 등에 비추어 재판에 의하여 무죄의 판단을 받은 자가 그 재판에 이르기까지 억울하게 미결구금을 당한 경우 보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므로, 판결 주문에서 무죄가 선고된 경우뿐만 아니라 판결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된 경우에도 미결구금 가운데 무죄로 판단된 부분의 수사와 심리에 필요하였다고 인정된 부분에 관하여는 보상을 청구할 수 있고, 다만 형사보상법 제4조 제3호를 유추적용하여 법원의 재량으로 보상청구의 전부 또는 일부를 기각할 수 있다. 3. 대상 결정의 의의 경합범 관계에 있는 공소사실 중 일부에 대하여 무죄가 선고된 경우에도 형사보상의 대상이 되는 것이고, 다만 법원은 무죄로 판단된 부분의 수사와 심리에 필요한 미결구금이 있었는지를 판단하여 보상청구의 전부 또는 일부를 기각할 수 있음은 형사보상법 제2조 제1항, 제4조 제3호의 해석상 명백하다. 여기서 더 나아가, 판결 주문이 아닌 판결 이유에서 무죄가 선고된 경우에도 형사보상을 인정할 수 있는지가 문제되는데, 대상 결정이 이를 긍정한 대법원의 첫 결정이다. 그동안 하급심에서는 판결 이유에서 무죄가 선고된 경우에 형사보상을 인정한 사례가 있었는데, 대표적인 것이 서울고등법원 2007. 3. 22.자 2006코17 결정[각공2007.5.10.(45), 1101], 서울고등법원 1999. 9. 29.자 99코14 결정[하집1999-2, 926]이며, 모두 이 사건 사안과 같이 예비적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된 경우에 관한 것이다. 형사보상의 기본이념이 재판에 의하여 무죄의 판단을 받은 자가 그 재판에 이르기까지 억울하게 미결구금을 당한 경우 보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므로, 판결 이유에서만 무죄로 판단된 경우에도 무죄로 판단된 부분의 수사와 심리에 필요하였다고 볼 수 있는 구금일수가 있을 때에는 그 미결구금에 대하여 판결 주문에서 무죄가 선고된 경우와 마찬가지로 형사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당연한 논리적 귀결이라 할 것이다. 한편,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헌법재판소 2009. 6. 25. 선고 2007헌바25) 이후 미결구금일수가 전부 본형 등에 산입되므로(실제 이 사건에서 149일에 달하는 판결선고 전 구금일수 전부가 위 벌금 300만 원에 관한 노역장유치기간에 자동적으로 산입됨), 주문 무죄인지 이유 무죄인지를 불문하고 전부 무죄판결을 받은 경우가 아닌 이상에는 형사보상법 제4조 제3호의 직접 또는 유추적용을 통하여 보상청구의 전부 또는 일부가 기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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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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