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 졸업에 유학파 기업 인수·합병(M&A) 전문가, 100억원대 자산가라는 말에 결혼식을 올리고 딸을 낳았지만 다 거짓으로 밝혀졌다. 아직도 이런 황당한 일이 있다. A(37·여)씨 이야기다.
그는 2010년 10월 B(36)씨와 교제를 시작했다. B씨는 서울의 한 명문 사립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일본의 유명대학 경영전문대학원(MBA) 과정을 마친 기업 인수합병 전문가라고 스스로 소개했다. 또 중견기업 주식 등 100억원이 넘는 자산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B씨에게 마음이 끌린 A씨는 2012년 4월 결혼식을 올렸다. 신혼살림은 우선 A씨 집에서 시작했다. 같은해 7월 딸도 낳았다.
하지만 신혼집을 구하기로 한 B씨가 시간이 지나도 집을 구하지 못하자 A씨는 차츰 의심을 갖게 됐고 결국 그해 10월 B씨의 학력과 재력이 모두 거짓말이란 게 들통났다. 충격에 빠진 A씨는 "B씨의 거짓말 때문에 사실혼 관계가 파탄났으므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로 3000만원을 달라"며 소송을 냈다.
A씨가 낸 사실혼 파기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심리한 서울가정법원 가사6단독 박성만 판사는 최근 "B씨는 2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박 판사는 판결문에서 "B씨가 학력, 재력, 경력 등을 속여 두 사람의 사실혼 관계가 파탄에 이르렀고 이로 인해 A씨가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입었으므로 B씨는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B씨는 재판과정에서 "장모인 A씨의 어머니가 나와 내 부모에게 수시로 욕설 문자메시지를 보내 협박하고 갈라서기를 종용해 파탄에 이르렀다"고 주장했지만, 박 판사는 "A씨의 어머니가 그 같은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여러 차례 보낸 사실은 인정되지만 이는 B씨의 거짓말로 사실혼이 파탄난 이후에 벌어진 일"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