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매입업무를 하는 사람이 휴대폰 대리점장으로부터 산 중고 휴대폰이 장물이라고 해서 곧바로 업무상과실장물취득죄를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휴대폰을 살 때 이동통신사에 서비스 정상적 해지 여부 등의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가능한지 등을 심리한 다음 유무죄를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업무상과실장물취득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16도21178).
휴대폰 매입업무를 하는 A씨는 2015년 3월 휴대폰 대리점장 B씨가 절취한 시가 90여만원 상당의 아이폰 6+를 사들이는 등 약 9개월간 B씨로부터 휴대폰 34대를 2190만원에 매수해 업무상과실장물취득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A씨는 휴대폰 고유 식별번호로 도난 또는 분실 등록된 휴대폰이 아님을 확인했고, B씨로부터 판매 가능한 정상 휴대폰이라는 취지가 적힌 매매계약서를 작성 받았다"며 "휴대폰의 개통 여부, 등록상 명의자, 정상적 해지 여부 등은 이동통신사가 보유하는 정보"라고 밝혔다.
“이통사 보유정보 확인해야”
이어 "원심은 A씨처럼 중고 휴대폰 매입업무 종사자가 이동통신사가 보유하는 정보를 확인할 방법이 있는지, 또 이동통신사로부터 조회 권한을 부여받은 휴대전화 판매점 직원을 통해 정보를 확인하는 경우 개인정보보호법이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위반될 여지는 없는지 심리했어야 한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A씨가 핸드폰이 장물임을 알면서도 취득했다고 판단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2심은 A씨가 핸드폰이 장물임을 알고 사들인 것으로 볼 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A씨는 휴대폰 판매자의 인적사항과 매입하는 가개통 휴대폰이 분실 또는 도난 신고된 것인지 여부, 가개통 휴대폰의 등록상 명의자를 확인하고 또 만일 판매자가 등록상 명의자가 아니라면 판매자가 가개통 휴대폰을 판매할 정당한 권한이 있는지, 가개통 휴대폰이 정상적으로 해지되어 문제없이 유통 가능한지 여부 등을 확인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다"면서 "A씨에게 휴대폰 개통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권한이나 방법은 없더라도 대리점장인 B씨로부터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었음에도 그러지 않았다"며 업무상과실장물취득 혐의는 인정해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