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복무 시절 동료를 손도끼로 협박해 금품을 뜯어내다 극단적 선택에 이르게 한 이른바 '서산 손도끼 사건' 피고인들에게 징역 8~11년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23일 특수강도, 강도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11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2도12795). 같은 날 대법원 형사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도 같은 혐의로 기소된 B 씨에게 징역 10년을, C 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2도13281).
A 씨 등은 2021년 8월 군 복무를 함께한 피해자 D 씨를 충남 서산에 있는 한 아파트 옥상으로 데려가 손도끼를 휴대한 상태로 폭행하고 돈을 강취한 혐의를 받았다. 이들은 함께 D 씨를 폭행·협박한 뒤 35만 원을 뺏고 다음 날에도 D 씨를 만나 추가로 965만 원을 강취하기로 한 것으로 조사됐다. D 씨는 A 씨 등으로부터 폭행과 협박을 당한 당일 오후 아파트 옥상에서 투신해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에 대한 강도치사죄 부분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강도치사죄의 성립 및 공동정범, 결과적 가중범의 인과관계 및 예견가능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원심을 확정했다.
앞서 1심과 2심은 이들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2심은 "피고인들의 공모·가담행위가 인정된다"며 "피고인들은 평소 친분이 있던 피해자가 평균적인 일반인보다 소심한 성격임을 인지하고 있었고, 사망 추정 시각 직전까지 협박 행위가 계속됐으며, 피해자가 사망한 후 피해자의 자살 가능성을 예상한 것으로 보이는 대화를 하는 등 피해자에 대한 특수강도 범행으로 인해 피해자가 자살할 수 있음을 예견할 수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B 씨와 C 씨는 1심에서 각각 징역 10년과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2심에서도 이들의 형량은 유지됐다. 다만 범행 당시 현역 군인이었던 A 씨는 1심 군사법원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으나, 민간 법원에서 열린 2심에선 1심 형량보다 가중된 징역 11년이 선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