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령이 정한 건물 증축 허가 요건을 갖췄음에도 주민들의 집단 민원 등을 이유로 건물 증축을 허가하지 않은 것은 위법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대구지법 행정부(재판장 이기광 부장판사)는 12일 호텔업자 김모(55)씨가 자신이 운영하는 호텔 내부에 나이트 클럽을 증축하려다 불허되자 허가권자인 구청을 상대로 낸 건축허가신청반려처분취소 소송(2006구합2741)에서 원고 승소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건축허가권자는 건축허가신청이 건축법 및 기타 관계법령에서 정하는 어떠한 제한에 배치되지 않는 이상 건축허가를 해야 하고 주민들의 민원이나 시설편중의 부작용, 균형적인 도시발전에 지장을 초래한다거나 교통과밀화가 우려된다거나 행정의 형평성이나 신뢰성에 어긋난다는 등의 사유는 건축불허가사유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호텔 신축 당시 김씨가 '나이트클럽을 운영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해당관청에 제출했지만 당시 대규모 국제행사를 앞두고 숙박예약까지 받아 놓는 등 호텔의 개관을 미룰 수 없는 상황인 점을 고려할 때 구청 측의 부당한 강요에 의해 이루어진 것으로서 위법해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김씨는 2002년 호텔 신축허가 당시 구청의 요구에 따라 '나이트클럽 영업을 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제출하고 호텔신축허가를 받은 뒤 지난해 나이트클럽 영업을 위해 건물 증축 신청을 냈지만 반려되자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