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욕구를 만족시킬 목적으로 공중화장실이나 목욕탕 등 공공장소에 침입한 혐의(성적목적공공장소침입죄)로 기소돼 유죄 확정 판결을 받으면 10년 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에 취업할 수 없도록 한 것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A씨가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제56조 1항이 직업선택 자유를 침해해 헌법에 위반된다"며 낸 헌법소원사건(2014헌마709)에서 최근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이 조항은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 또는 성인대상 성범죄로 형 또는 치료감호를 선고받아 확정된 자는 그 형 또는 치료감호의 전부 또는 일부의 집행을 종료하거나 집행이 유예·면제된 날부터 10년 동안 가정을 방문하여 아동·청소년에게 직접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 업무에 종사할 수 없으며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을 운영하거나 취업 또는 사실상 노무를 제공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성적목적공공장소침입죄는 피해자가 존재하지 않거나,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이 침해되지 않는 경우에도 성립할 수 있다"며 "특히 그 법정형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경미한 범죄인 점 등을 고려하면 취업제한이라는 기본권의 제한을 가하기 위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법조항에 따르면 취업제한은 형의 집행이 종료된 때로부터 10년이 지나기 전에는 절대 소멸하지 않는데, 이는 성적목적공공장소침입죄 전력이 있지만 10년의 기간 안에 재범의 위험성이 해소될 수 있는 자들에 대해서까지 과도한 제한을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또 "이 조항은 각 행위의 죄질에 따른 상이한 제재의 필요성을 간과했을뿐만 아니라 범행의 정도가 가볍고, 재범의 위험성이 크지 않은 사람에게까지 일률적인 취업제한을 부과하고 있어 제한의 정도가 지나치다"고 했다.
헌재는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성범죄 전과자 취업제한에 대해 재범의 위험성의 존부와 정도에 관한 구체적인 심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씨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성적목적공공장소침입 혐의로 기소돼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아 아동·청소년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제56조 1항에 의해 취업제한 대상자가 됐고, 성폭력처벌법 제42조 1항에 따라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됐다. 이에 관련 조항이 자신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14년 8월 헌법소원을 냈다.
한편, 헌재는 A씨가 신상정보 등록대상자를 규정한 성폭력처벌법 제42조 1항에 대해 낸 헌법소원에 대해서는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며 재판관 4(합헌)대 5(위헌)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