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공짜주식' 특혜를 받고 처남의 청소용역업체에 한진그룹이 100억원대의 일감을 몰아주도록 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진경준(49·사법연수원21기) 전 검사장에게 징역 4년이 선고됐다. 하지만 법원은 진 전 검사장이 김정주(48) NXC 대표로부터 받은 넥슨 주식은 직무관련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항소할 뜻을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김진동 부장판사)는 13일 제3자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진 전 검사장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2016고합734). 진 전 검사장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함께 기소된 김 대표에게는 무죄, 서용원(67) 한진그룹 사장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진 전 검사장이 한진그룹 내사사건을 종결하면서 자신의 처남이 운영하는 회사가 대한항공으로부터 청소용역을 따낼 수 있도록 한 혐의(제3자 뇌물수수)를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검사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직접 처리한 조양호(67) 한진그룹 회장 내사가 종결된 직후 서 사장을 만난 자리에서 용역 수주를 부탁한 것은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이 사건으로 검사의 공정한 직무 집행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훼손됐고 검찰도 커다란 상처를 입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진 전 검사장이 김 대표로부터 공짜 주식과 차량 등을 받았다는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진 전 검사장이 김 대표로부터 받은 이익이 검사로서의 직무와 관련돼 있다고 증명할 사정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김 대표의 사업이 불법성이 있거나 수사에 연루될 가능성이 특별히 높다고 볼 수 없을뿐만 아니라 실제로도 금품이 오간 10년 동안 진 전 검사장의 직무와 연관된 현안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중요 쟁점에 관해 수사팀과 법원이 서로 견해차를 보였다"며 "판결문을 면밀히 분석해 항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진 검사장은 2005년 넥슨 창업주인 김 대표로부터 비상장주식 1만주를 사실상 무상으로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진 검사장은 지난해 주식을 처분해 120억원대의 시세차익을 올렸다. 또 넥슨 측으로부터 고급 승용차인 제네시스를 처남 강모(48)씨 명의로 넘겨 받아 사용하고, 한진그룹에 대한 수사를 무마해주는 대가로 강씨 명의의 청소용역업체가 한진그룹 계열사로부터 일감을 몰아 받도록 해준 혐의도 받고 있다.
법무부는 지난 8월 진 전 검사장을 해임하고 1015만원의 징계부가금을 의결했다. 현직 검사장이 비리 혐의로 해임된 것은 진 전 검사장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