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소규모 임대주택 사업을 보금자리 주택으로 용도변경 했더라도 정부 정책에 의한 것이라면 지방세를 추징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특별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LH(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청률)가 부산 사하구청장을 상대로 낸 지방세 부과처분 취소소송(2016두37867)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LH는 2005년 소규모 국민임대아파트 1400세대를 건설하기로 하고 건설교통부장관으로부터 사업 승인을 받았다. 부산 신평지구에서 건설을 시작한 LH는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취득세와 등록세를 면제받았다. 구 지방세법 제269조는 1항은 '토지주택공사가 임대를 목적으로 취득하여 소유하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소규모 공동주택용 부동산에 대하여는 취득세와 등록세를 면제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2년 12월 국토해양부장관은 "정부정책에 의해 주택 공급유형이 '국민임대'에서 '공공분양'으로 변경됐으니 계속적인 사업시행이 불가능하게 됐다"며 '사정변경'을 이유로 임대주택 건설사업을 취소하고 보금자리 주택건설사업을 승인해줬다. 그러자 부산시는 LH가 취득한 택지를 소규모 임대주택 사업이 아닌 다른 용도에 사용했다며 당초 면제했던 취득세 6억4200만원과 등록세 5억6300만원, 지방교육세 1억420만원을 추징했다. '제1항의 토지를 취득한 후 대통령령이 정하는 기간 내에 소규모 공동주택의 건축을 착공하지 않거나 소규모 공동주택이 아닌 용도에 사용하는 경우 그 해당 부분에 대하여는 감면된 취득세와 등록세를 추징한다'고 규정한 구 지방세법 제269조 3항에 근거한 것이었다. LH는 이에 반발해 소송을 냈다.
대법원은 "정부 정책에 의한 사정변경으로 종전의 국민임대주택 건설사업 승인이 취소되고 공공분양사업으로 변경됨으로써 LH가 부동산을 소규모 임대주택에 사용할 것을 기대할 수 없게 된 것"이라며 "LH가 당초부터 공공분양사업을 목적으로 토지를 취득했거나 사정변경 후 같은 목적으로 토지를 취득했더라면 세금을 면제 받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LH가 부동산을 소규모 임대주택에 사용하지 않은데 정당한 사유가 있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앞서 1, 2심도 LH의 손을 들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