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비스 설립 당시 출자지분인수와 계열사 부당지원 등을 둘러싼 현대자동차 소액주주와 정몽구 현대차 회장간의 법적 분쟁이 종결됐다.
서울중앙지법은 경제개혁연대 등 현대차 소액주주 15명이 정 회장과 김동진 현대모비스 부회장을 상대로 낸 주주대표소송(2008가합47881)에서 "정 회장 등은 현대차에 826억여원을 배상하라"고 선고한 1심 원고 일부승소 판결이 원·피고 쌍방의 항소포기로 22일 확정됐다고 밝혔다.
앞서 1심 재판부였던 이 법원 민사21부는 지난달 25일 "현대차가 그룹의 계열회사에 자금을 지원해 줄 필요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투자금 또는 대여금의 형태가 아닌 단가인상을 통해 무상으로 자금을 지원한 것은 부당지원행위에 해당한다"며 "이는 정 회장이 현대차 대표이사로서 회사에 대한 충실의무 및 선관주의의무를 위반한 것에 해당해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지원금 중 상당액이 통합물류시스템 구축 등에 대한 투자비용으로 사용돼 현대차에 일부 이익으로 귀속됐고 정 회장 등이 현대차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손해배상책임을 일부 제한했다. 재판부는 또 글로비스 설립과정에서 정 회장이 자신과 자신의 아들 의선씨만 지분을 인수하고 현대차는 글로비스의 지분을 인수하지 못하도록 해 사업기회를 박탈함으로써 현대차에 1조원대의 손해를 끼쳤다는 주주들의 '사업기회유용'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정 회장은 1심 판결선고 후 1주일만인 지난 4일 글로비스주식 63만6,784주(866억원 상당)를 패소 배상액으로 현대차에 전액 양도했다. 정 회장이 1심 판결에 따라 현대차에 지급해야할 손해배상금과 지연이자 등을 모두 더한 금액이었다.
원고로 소송에 참여했던 경제개혁연대는 "정 회장이 보유한 글로비스지분을 합리적인 기간내에 처분함으로써 미래의 이해상충 소지를 해소하고 시장과 국민의 기대에 부응한 노력을 계속할 것을 약속함에 따라 항소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1심 판결에서 재판부가 회사사업기회유용 부분을 인정하지 않은 것에 대해 많은 아쉬움을 갖고 있지만 최근 상법개정을 통해 회사사업기회유용 금지의무가 성문화됐고 당사자간 합의를 통해 모범사례를 축적하는 것의 의미를 높이 평가해 관련 소송을 종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