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잠수함 도입 업무를 담당하며 잠수함 건조업체에 먼저 요구해 '전역 후 취업'을 약속받은 예비역 장교들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0부(재판장 심담 부장판사)는 29일 예비역 해군 대령 임모(57)씨와 예비역 공군 소령 성모(45)씨에게 뇌물수수죄(뇌물약속)를 인정해 각각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2015고합455).
재판부는 "해군 9전단 및 전력분석시험평가단 소속 인수평가대장이던 임씨와 방위사업청 소속 현장관리요원이던 성씨가 현대중공업에 취업하면서 통상적인 특별경력채용과 달리 입사지원서를 내지 않았고, 회사 측에 먼저 취업을 요청했다"며 "임씨 등에 대한 취업 약속과 직무가 대가관계에 있음을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임씨 등의 행위는 직무에 관한 공정성과 불가매수성, 국민 신뢰를 훼손했을 뿐 아니라 자신들이 담당하던 방위사업이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망각한 행위"라며 "그런데도 취업 경위에 대해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는 등 반성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다만 임씨 등이 잠수함 도입 과정에서 잠수함의 결함을 묵인하거나 일부 시운전을 면제해주는 식으로 일 처리를 해 국가에 300억원대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에 대해서는 "범죄 증명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임씨 등은 2007~2010년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214급 잠수함 3척(손원일함·정지함·안중근함 )의 시운전 평가 관련 업무를 담당하면서 현대중공업에 편의를 봐주고 대신 전역 후 취업을 약속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실제 현대중공업은 잠수함을 군에 넘긴 뒤 이들을 부장 등으로 채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임씨 등 해당 잠수함 시운전 평가 결과를 현대중공업에 유리하도록 조작한 혐의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