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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휴일근로 통상적으로 안해온 사업장… 준법투쟁으로 거부했어도 기업 운영 방해로 못봐<br> 대법원, 노조원들에게 징역형 등 선고 원심 파기환송
[판결] "방산업체 근로자 연장·휴일근로 거부… 노동조합법 위반 아니다"
연장근로와 휴일근로를 통상적 혹은 관행적으로 하지 않았던 사업장에서 노동자들이 노조 지침에 따라 연장근로와 휴일근로를 거부하는 '준법투쟁'을 실시했더라도 이를 기업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한 행위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첫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 등으로 기소된 전국금속노조 현대로템지회 소속 임원이었던 A씨 등에게 각각 징역 6개월의 집행유예 1년, 200~5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창원지법에 돌려보냈다(2016도11744). 철도와 플랜트 관련 업체인 현대로템은 방위사업법에 의해 지정된 주요방위산업체로서 단체행동권에 제한을 받는 곳이다. 그런데 2013년 사측과의 임금 등에 관한 단체협상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자 현대로템지회 쟁의대책위원회에서는 부분파업을 진행했다. 기본급 인상과 성과급 지급,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의 노조 요구가 단체협상 과정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노조는 방산부서 소속 조합원 350여명을 포함해 파업을 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들은 41회에 걸친 부분파업과 연장근로거부, 특근거부 등의 방법으로 근로제공을 거부, 공장장에게 확약서 작성 강요 등을 통해 방산물자를 생산하는 업무에 종사하는 자의 쟁의행위를 금지하는 노조법 제41조 제2항 등을 위반, 업무방해, 공동강요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A씨 등이 쟁의행위 금지 규정을 위반했다고 판단해 A씨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나머지 임원들에게는 벌금 400~80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2심은 1심 판단을 유지하면서 양형부당에 대한 주장을 받아들여 A씨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나머지 임원들에게는 벌금 200~50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A씨 등의 연장근로거부 등이 쟁의행위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쟁의행위에 대한 엄정한 규율 체계와 헌법 제33조 제1항이 노동3권을 기본권으로 보장한 취지 등을 고려하면, 연장근로·휴일근로의 집단적 거부와 같이 사용자의 업무를 저해함과 동시에 근로자들의 권리행사로서의 성격을 함께 가지는 행위가 노조법상 쟁의행위에 해당하는지는 해당 사업장의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의 내용, 연장근로를 할 것인지에 대한 근로자들의 동의 방식 등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관행과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엄격하게 제한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로템지회와 사측이 체결한 단체협약에는 연장근로·휴일근로는 현대로템지회의 사전 동의를 얻어 실시하되, 그에 대한 소정의 가산임금을 지급하고, 연장근로·휴일근로를 하지 않은 이유로 불이익 처우를 하지 못한다고 정하고 있다"며 "현대로템 창원공장에선 일정한 날을 연장근로일 또는 휴일근로일로 미리 지정하는 방식이 아니라, 필요할 때마다 신청자를 모집하는 방식으로 실시해 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러한 사실 등에 비춰 현대로템은 일정한 날에 연장근로·휴일근로를 통상적 혹은 관행적으로 해왔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이 사건 단체협상 기간에 연장근로·휴일근로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통상적인 연장근로·휴일근로를 집단적으로 거부함으로써 쟁의행위를 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쟁의행위에 대한 엄정한 규율 체계 및 헌법 제33조 제1항이 노동3권을 기본권으로 보장한 취지 등을 고려해 준법투쟁이 쟁의행위인지에 관해 '엄격하게 제한적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판단기준을 제시하면서, '일정한 날에 연장근로·휴일근로를 통상적 혹은 관행적으로 해오지 않았던 사업장'에서 근로자들이 연장근로나 휴일근로를 거부했다면 노조 지침에 따른 것이라도 기업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을 선언한 최초 판단"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 판결이 모든 형태의 준법투쟁이 노조법상 쟁의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린 것은 아니다"라며 "이 판결에서 제시한 기준에 따라 준법투쟁이 노조법상 쟁의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엄격히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업
방산업체
쟁의행위
한수현 기자
2022-06-10
노동·근로
헌법사건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 파업' 사건 접수 10년만에 결론<br> 헌법재판소, 재판관 4대 5 결정
'단순 파업도 위력 업무방해죄로 처벌 가능'… 가까스로 합헌
노동자의 쟁의행위인 파업을 업무방해죄로 형사처벌하는 현행 형법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심리 10년 만에 나왔다. 헌재는 2012년 2월 사건 접수 후 고심을 거듭해왔다. 결국 헌법재판관 9명 가운데 5명이 일부위헌 의견을 냈지만 위헌 결정 정족수(6명 이상)에 1명이 모자라 합헌으로 결론 났다. 헌재는 26일 A씨 등이 "형법 제314조 1항 중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 부분이 노동자의 단체행동권 등을 침해한다"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2헌바66)에서 재판관 4(합헌)대 5(일부 위헌)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이 조항은 '제313조(신용훼손)의 방법 또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내용이다. 헌재는 이 조항이 노동자들의 단체행동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와 관련해 "단체행동권은 집단적 실력 행사로서 위력의 요소를 가지고 있으므로 단체행동권 행사라는 이유로 무조건 형사책임이나 민사책임이 면제된다고 보기 어렵고 사용자의 재산권이나 직업의 자유, 경제활동의 자유를 현저히 침해하고 거래 질서나 국가 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일정한 단체행동권에 대한 제한은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심판 대상 조항은 사용자가 예측하지 못한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뤄져 사용자의 사업 운영에 심대한 혼란이나 막대한 손해를 초래해 사용자의 사업 계속에 관한 자유의사를 제압·혼란시켰다고 평가할 수 있는 집단적 노무 제공 거부에 한해 형사처벌 대상으로 삼고 있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돼 단체행동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유남석 소장과 이석태·김기영·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은 심판대상조항 중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쟁의행위 가운데 집단적 노무제공 거부행위인 단순 파업에 관한 부분은 단체행동권을 침해한다는 일부위헌 의견(반대의견)을 냈다. 이들 재판관은 "단순 파업 그 자체를 형사처벌 대상으로 하는 것은 사실상 근로자의 노무제공의무를 형벌 위협으로 강제하는 것"이라며 "노사관계에 있어 근로자 측의 대등한 협상력을 무너뜨려 단체행동권의 헌법상 보장을 형해화할 위험도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어 "단순파업은 본질에 있어 근로계약상 채무불이행의 문제이므로 이로 인한 손해 등은 형사처벌에 의존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음에도 제재 수단으로 형벌을 택한 것은 형벌의 보충성 및 최후수단성 원칙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현대차 전주공장은 2010년 3월 협력업체 직원들 중 18명의 비정규직 직원들을 정리해고한다고 통보했다. 이에 비정규직 노조는 3회에 걸쳐 휴무일 노동(특근)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파업을 진행했는데, 간부 A씨 등은 자동차 생산업무를 방해했다는 혐의(업무방해죄)로 기소됐다. 이들은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항소심 중 형법 제314조 제1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지만 기각됐다. 한편 2011년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파업에 관한 업무방해죄 해석을 더욱 엄격하게 한 판단을 내놓았다.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파업이 이뤄져 사업 운영에 심대한 혼란이나 손해를 초래하는 때에만 위력 업무방해죄가 성립하므로 전후 사정을 따지라는 것이다. 업무방해죄에 해당될 수 있지만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후 A씨 등은 이듬해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이후 상고심은 A씨 등에게 유죄 확정 판결을 내렸다. 이 사건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과도 연관돼 있다. 헌재가 대법원 전원합의체와 다른 결정을 내릴 것이 우려돼 파견 법관 등을 통해 헌재 내부 정보를 보고하도록 했다는 혐의 등이 공소사실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헌재는 이날 "대법원은 2011년 전원합의체 판결(2007도482)에서 심판 대상 조항에 대한 확립된 해석을 제시하고 있으므로 헌법재판소는 이를 존중해 그 조항의 위헌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며 대법원의 판례와 입장을 같이 했다.
파업
업무방해죄
단체행동권
박수연 기자
2022-05-26
형사일반
업무방해·퇴거불응죄로 처벌 못 한다
[판결] 하청업체 근로자들이 원청업체 사업장서 쟁의
원청 사업장에서 일하는 하청업체 근로자들이 원청에서 소속 하청업체를 상대로 쟁의행위를 했더라도 업무방해나 퇴거불응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업무방해 및 퇴거불응 혐의로 기소된 A씨 등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15도1927). 한국수자원공사는 1998년부터 시설관리 용역업체인 B사 등과 용역위탁계약을 맺고 청소미화업무 등을 맡겼다. A씨 등은 B사 등 수급업체 직원이자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대전지부 수자원공사지회 조합원으로서, 2012년 6월 임금인상 등 단체교섭이 결렬되자 파업에 돌입했다. A씨 등은 B사와 협상에서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실제 일터인 한국수자원공사 사업장 내 본관 건물 등을 점거해 농성을 벌였다. 이에 검찰은 A씨 등을 한국수자원공사에 대한 업무방해 및 퇴거불응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근로조건 향상 목적 달성 위해 평화적 의사 표시 재판에서는 A씨 등의 쟁의행위가 정당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재판부는 "A씨 등이 벌인 파업은 한국수자원공사지회 조합원들의 근로조건 및 경제적 지위의 향상이라는 정당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들은 집회나 시위에서 통상 이용할 수 있는 수단을 사용해 집단적인 의사를 표시했고, 이는 비교적 길지 않은 총 3일간 평화로운 방식으로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원청업체 업무 실질적 지장 초래했다고도 못 봐 이어 "폭력이나 시설물 파괴를 수반한 것도 아니어서 A씨 등의 단체행동으로 한국수자원공사 직원들이 수질분석 등의 업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하는 데 실질적으로 지장이 초래됐다고 단정하기도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근로자 무죄' 원심 확정 그러면서 "A씨 등의 헌법상 단체행동권을 실효적으로 보장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근로제공이 현실적으로 이루어지는 장소인 한국수자원공사 사업장에서 쟁의행위가 이루어져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며 "조합원들이 수급업체들의 사업장에서 단체행동권을 실효적으로 행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측면이 있었으므로 A씨 등의 쟁의행위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A씨 등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벌금 150만~300만원씩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A씨 등의 쟁의행위는 정당행위에 해당해 위법성이 조각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업무방해
하청업체
퇴거불응
쟁의행위
손현수 기자
2020-09-21
민사일반
부산지법 "기사들, 대리운전업체로부터 임금 받고 지휘·감독 받아"
[판결] "대리운전기사도 근로자" 첫 판결… 노조·단체교섭 길 열리나
대리운전업체에 소속돼 일하는 대리운전기사들도 단결권(노조 결성)과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파업) 등 '노동 3권'을 갖는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첫 판결이 나왔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민사1부(재판장 서정현 부장판사는) 손오공과 친구넷 등 대리운전업체 2곳이 최모씨 등 부산 대리운전산업노조 소속 조합원 3명을 상대로 낸 근로자지위 부존재 확인소송(2019가합100867)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대리운전기사 일을 하는 최씨 등은 2017년 9~10월 손오공, 친구넷과 각각 동업계약을 맺고 대리운전 일을 해왔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최씨는 '부산 대리운전 산업노동조합'이라는 이름으로 지역단위노동조합을 조직했고, 노조 대표자로서 노조 설립 신고를 했다. 올해 1~2월 노조는 손오공, 친구넷에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을 두 차례 요구했으나, 업체는 "최씨 등은 노동조합법상의 근로자가 아니므로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노동조합법상 근로자는 타인과 사용종속관계 하에서 노무에 종사하고 그 대가로 임금 기타 수입을 받아 생활하는 자를 말하며, 이에 해당하는지는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며 "노동조합법은 근로자의 노동 3권을 보장하기 위해 제정된 것으로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노동 3권을 보장할 필요성이 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고, 반드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대리운전 업무 내용, 대리운전이 주로 이뤄지는 시간 등을 봤을 때 최씨 등이 겸업을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이고 실제로 최씨 등은 업체에 소속돼 대리운전 업무만 수행하고 있어 대리운전비가 주된 소득원이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동업계약서에 주로 대리운전 기사들의 의무사항을 정하면서 수수료 변경 권한은 업체에만 있는 점, 업체가 시행하는 정책이나 규칙 등을 대리운전 기사들이 따르도록 한 점, 특정 시간 동안 일정 횟수 이상의 대리운전을 의무적으로 수행하도록 한 점 등 어느 정도 업체가 운전기사들을 지휘·감독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씨 등과 업체 사이의 노무제공관계의 실질과 업무 수행 방식, 보수 수수 방식 등을 볼 업체 사업에 필수적인 노무를 제공하면서 업체와 경제적·조직적 종속관계를 이루고 있는 최씨 등을 노동조합법상 근로자로 인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시했다.
대리운전
노조
노동3권
노동조합법상
남가언 기자
2019-11-20
노동·근로
민사일반
대법원, 유성기업 노동자 2차 해고도 '위법' 판단
[판결] "적법한 쟁의기간 중 해고는 '쟁의 중 신분보장' 단체협약 위반 무효"
정당한 쟁의행위 기간 중 그 쟁의행위 이전에 발생한 징계사유를 들어 사측이 근로자를 징계하는 것은 단체협약상 '쟁의 중 신분보장' 규정을 위반해 징계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므로 무효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4일 이모씨 등 해고된 유성기업 노동자 11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해고무효확인소송(2016다242884)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쟁의 중 신분보장'이라는 단체협약 규정은 (노조의) 단체행동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므로, 정당한 쟁의행위 기간 중에 이루어진 징계에 대해서는 엄격한 기준으로 적법성 여부를 따져 보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근로자들의 쟁의행위가 정당한 이상 이같은 해고는 노조의 단체행동권을 저해할 우려가 있으므로, 사측이 그 쟁의기간 중 근로자들을 해고한 것은 단체협약상 '쟁의 중 신분보장'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징계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존재한다"면서 "또 당초 사측이 해당 근로자들을 해고했다가 취소한 경위와 당시 사측이 처해 있던 내외부적 상황, 재해고의 경위와 사유 및 징계양정표 기준 등에 비추어 볼 때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경우에도 해당하므로 해고는 모두 무효"라고 판시했다.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는 2011년 3월 주간 연속 2교대제 도입을 요구하다 사측과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여러번 쟁의를 했다. 그러자 사측은 직장폐쇄와 기업노조 설립 등 여러 방법을 동원해 이를 방해했고, 그 해 10월 이씨 등 노동자 27명을 해고했다. 이후 노조와 벌어진 소송전에서 절차상 문제로 해고가 무효라는 판결이 내려지자 사측은 이들을 복직시켰지만 2013년 10월 다시 징계위원회를 열어 이씨를 포함해 노동자 11명을 재해고(2차 해고)했다. 당시는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2012년 3월부터 시작된 쟁의가 이어지던 때였다. 재판에서는 쟁의 기간에 이뤄진 2차 해고가 '쟁의기간 중 징계 등 인사조치를 할 수 없다'는 단체협약을 위반한 것인지가 쟁점이 됐다. 1심은 "쟁의행위가 1년 이상 계속된 무렵에는 정당한 쟁의라고 보기 어려워 회사가 징계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봐야 한다"며 사측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2심은 이를 뒤집었다. 2심은 "2012년 조합원들이 다시 쟁의행위를 개시한 것은 주된 목적이 임금협상을 위한 것이었고, 쟁의행위를 개시하기 위한 절차적 요건도 적법하게 갖추었다고 볼 수 있어 쟁의행위의 정당성이 인정된다"며 "당시 쟁의가 적법하게 개시되었음에도 종전 쟁의행위 기간 중에 이루어진 사유를 들어 이씨 등을 해고한 것은 단체협약상 '쟁의 중 신분보장'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며 이씨 등에게 승소 판결을 내렸다. 유성기업 노조는 이날 대법원에서 승소 판결이 확정된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해고는 노동자의 생계수단을 박탈할 뿐 아니라 인격을 파괴한다"며 "늦었지만 대법원의 판단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징계사유
근로자
해고무효확인소송
유성기업
신분보장
이세현 기자
2018-10-04
"노무제공관계의 실질에 비추어 노동3권 보장 필요"<br> 근기법·노동조합법상 근로자 판단기준 구체적 제시<br> 대법원, 원고패소 원심 파기
[판결] "학습지 교사도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는 해당"
학습지 교사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상의 근로자에는 해당한다는 대법원 첫 판결이 나왔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이 인정되지 않는 근로자라도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 등 노동3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으면 노동조합법상 근로자로 볼 수 있다는 취지다. 대법원 특별3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15일 재능교육 학습지 교사 9명(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여는)이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재심판정 취소소송(2014두12598)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자가 실질적으로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며 "학습지 교사들은 위탁계약에 따른 최소한의 지시만 받을 뿐 업무 과정에서 회사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지 않기 때문에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노동조합법 제2조는 제1호에서 '근로자라 함은 직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임금·급료 기타 이에 준하는 수입에 의하여 생활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노동조합법은 개별적 근로관계를 규율하기 위해 제정된 근로기준법과 달리, 헌법에 의한 근로자의 노동3권 보장을 통해 근로조건의 유지·개선과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 향상 등을 목적으로 제정됐는데 이같은 노동조합법의 입법 목적과 근로자에 대한 정의 규정 등을 고려하면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노무제공관계의 실질에 비추어 노동3권을 보장할 필요성이 있는지의 관점에서 판단해야 하므로, 반드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한정된다고 할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성 판단기준은 경제적·조직적 종속성을 징표하는 표지를 주된 판단요소로 삼아야 한다"면서 "△노무제공자의 소득이 특정 사업자에게 주로 의존하고 있는지 △노무를 제공 받는 특정 사업자가 보수를 비롯해 노무제공자와 체결하는 계약 내용을 일방적으로 결정하는지 △노무제공자가 특정 사업자에게 그 사업 수행에 필수적인 노무를 제공함으로써 특정 사업자의 사업을 통해서 시장에 접근하는지 △노무제공자와 특정 사업자의 법률관계가 상당한 정도로 지속적·전속적인지 △사용자와 노무제공자 사이에 어느 정도 지휘·감독관계가 존재하는지 △노무제공자가 특정 사업자로부터 받는 임금?급료 등 수입이 노무 제공의 대가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사측의 해고는 일부 원고 학습지 교사들에 대해서는 부당노동행위가 성립하는데도 원심은 이를 제대로 살펴보지 않았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2007년 임금삭감에 반발하며 파업했다 해고된 재능교육 노조원들은 중노위에 구제신청을 했지만 '학습지 교사는 근로자가 아니다'는 이유로 거부되자 소송을 냈다. 1심은 학급지 교사들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을 부정했지만, 단체행동권이 보장되는 노동조합법상 노동자에는 해당된다고 판단해 "재능교육의 계약해지는 노조를 와해시키려는 목적에서 이뤄진 부당노동행위"고 판단했다. 그러나2심은 "학습지 교사가 사측으로부터 받는 수수료는 노무제공 자체의 대가로 보기 어렵고, 겸직 제한 등이 없어 사측과 사용종속관계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노동조합법상 근로자로도 인정하지 않아 해고가 적법하다면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성 인정범위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 인정범위보다 넓음을 분명히 하고,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 판단기준과 다른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성 판단기준을 구체적으로 판시했다는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며 "이번 판결을 계기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받지 못했던 노무종사자들도 일정한 경우 노동조합법상 근로자로 인정받아 헌법상 노동3권을 적법하게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근로자
근로기준법
노동조합법
헌법
이세현 기자
2018-06-15
노동·근로
대법원, "단체행동권 제한 대상 근로자 범위는 엄격하게 해석해야"
[판결] "방산업체 하청노동자는 '파업금지' 적용대상 아냐"
방위산업체 하도급근로자는 노동조합법이 파업을 금지하는 '방위산업체 노동자'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방위산업 관련 업무를 하는 근로자여도 협력업체 소속이라면 파업 등 단체행동권의 제한을 받지 않는다는 취지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주요 방위산업체 사업장에서 근무하며 총 32차례에 걸쳐 파업을 한 혐의(노동조합법 위반 등)로 기소된 김모(50)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16도3185). 재판부는 "국가 안전보장을 위해 주요 방위산업체 종사자의 단체행동권 제약은 불가피하다"면서도 "기본권인 단체행동권이 중대하게 제한되는 경우 대상 근로자의 범위는 엄격하게 제한해석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쟁의행위 금지 적용대상을 규정한 노동조합법 제41조 2항 등은 그 범위를 구체적으로 한정하고 있다"며 "관련 법의 내용과 목적을 고려할 때 주요 방위산업체로 지정된 회사가 사업 일부를 사내하도급 방식으로 다른 업체에 맡겨 방산물자를 생산하는 경우 하수급업체에 소속된 근로자는 쟁의행위 금지 대상인 '주요방위산업체에 종사하는 근로자'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주요 방위산업체로 지정된 업체의 사업장과 동일한 장소에 근무하면서 주요 방산물자를 생산하는 업무에 노무를 제공한다는 이유만으로 하청노동자가 방산업체에 종사한다고 보는 것은 형벌규정을 피고인에게 지나치게 불리하게 확장 해석하는 것"이라고 판시했다. 주요 방위산업체인 현대중공업 특수선 사업장에서 하도급노동자로 도장 업무를 맡았던 김씨는 2014년 11월부터 2015년 1월까지 총 32차례에 거쳐 파업해 국가안전보장에 위험을 초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김씨가 방위산업체 근로자라고 판단해 기소했다. 헌법 제33조는 근로자의 근로 3권을 기본적 권리로 명시하면서도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주요 방위산업체에 종사하는 근로자 등의 단체행동권을 제한하거나 인정하지 않을 수 있다고 하고 있다. 방위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자주국방의 기반을 마련할 목적으로 제정된 방위산업법 제35조 등은 항공기·함정·총포류 등을 생산하는 주요 방산업체를 그 외 방산물자를 취급하는 일반 방산업체와 구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41조와 제88조는 방위사업법에 따른 주요 방위산업체에서 방산물자 생산업무에 종사하는 사람 등의 쟁의행위를 금지하며, 이를 위반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1, 2심은 "국방과 국민경제의 발전 및 국민 생활의 안정이 방산업체에 종사하는 노동자의 일방적인 희생 위에 이뤄질 수는 없다"며 김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방위산업체
노동조합
노동조합법
현대중공업
근로자
강한 기자
2017-07-28
노동·근로
행정사건
대법원 전원합의체 "불법체류 외국인 근로자도 노동조합법상 근로자"<br> 합법적 체류까지 인정하는 것은 아냐… 단속 및 추방은 계속될 듯
[판결]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에게도 노동3권 보장
합법적인 체류 비자가 없는 미등록 외국인(이주)노동자들도 노동3권(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인정받아야 한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25일 내려졌다. 이 판결은 2005년 6월 이주노동자들이 소송을 제기한 지 10년 만이고, 2007년 2월 항소심 판결 뒤 8년 4개월 만에 확립된 최초의 판례다. 이로써 불법 체류 신분인 외국인 노동자들도 합법적인 노동조합을 통해 임금 체불, 부당 해고, 산업재해 등에 대해 단체교섭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이날 판결이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의 취업 자격이나 국내 체류 자체를 합법으로 인정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불시 단속과 추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서울·경기·인천이주노동자노동조합이 "헌법이 보장한 노동3권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노법)에 따라 이주노동자들의 노조 설립을 인정하라"며 서울지방노동청장을 상대로 낸 노동조합설립신고서반려처분취소 소송 상고심(2007두4995)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장과 대법관 12명 가운데 민일영 대법관만 유일하게 반대 의견을 냈다. 재판부는 "출입국관리법이 취업자격 없는 외국인의 고용행위를 금지하고 있어도 이미 제공한 근로에 따른 권리나 근로자로서의 신분에 따른 노동관계법상 제반 권리까지 금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취업자격을 갖고 있는지와 관계 없이 타인에게 근로를 제공하고 대가로 임금을 받아 생활하는 사람은 모두 노동조합법에 따른 근로자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출입국관리법에 따른 강제 퇴거 및 처벌은 취업자격이 없는 외국인을 고용하는 행위 자체를 금지하려는 것일 뿐, 취업자격 없는 외국인의 근로에 따른 권리나 노동관계법상 제반 권리까지 금지하려는 취지로 보기 어렵기 때문에 이들이 노조를 결성하거나 가입할 수 없다는 전제에 따라 노조 설립신고서를 반려한 노동청의 처분은 위법하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다만 "노조 결성이 허용된다고 해서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에게) 취업 자격을 주거나 국내 체류를 합법적으로 인정해 주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상고심 선고가 8년 4개월 간 미뤄진 데 대해서는 "외국인의 체류나 고용을 둘러싼 분쟁의 증감, 외국인 근로자의 범죄율, 국민의 인식 변화 등에 주목했고 시대적 변화에 맞춰, 취업자격이 없는 외국인 근로자의 노조법상 근로자 지위를 인정하고 노조 설립을 허용해도 부작용을 극복할 만한 여건과 국가적 저력을 갖춘 상황에 이르렀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지난해 대법원 스스로 '최장기 미제 사건'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민일영 대법관은 "취업자격이 없는 외국인은 장차 근로조건의 향상을 기대할 만한 법률상 이익을 인정하기 어려워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의 개념에 포함할 수 없고, 불법체류하는 외국인의 고용을 제한하고 강제퇴거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하는 국가가 노조 활동을 보장하는 것은 모순이 된다"며 반대의견을 냈다. 이번 사건은 2003~2004년 100여명의 이주노동자들이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380일간 농성을 벌이면서 시작됐다. 이들은 2005년 4월 이주노조를 창립하고 다음 달 노동청에 노조 설립신고를 냈지만 한 달 만에 반려돼 이에 대한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2006년 2월 서울행정법원은 "불법 체류자에게 노동3권을 인정할 수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2007년 2월 서울고법은 항소심에서 "미등록 이주노동자들도 노동3권을 인정받아 노조를 설립할 수 있다"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고 노동청은 상고했다. 이날 판결 뒤 우다야라이 이주노조위원장과 섹알마문 수석부위원장 등 이주노조관계자들은 서울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판결 덕분에 이주노동자들의 노조 가입이 활발해질 것으로 생각한다. 이주노동자들이 합법적인 처우와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이주노조를 중심으로 당당하게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불법체류외국인근로자
노동3권
근로자인정
이주노동자
노조설립
홍세미 기자
2015-06-26
노동·근로
헌법사건
[판결] 헌재, "국가비상상태에서 근로기본권 제한한 옛 특별조치법 위헌"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된 상황에서 근로자의 단체교섭권과 단체행동권을 제한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처벌하도록 규정한 옛 '국가보위에 관한 특별조치법' 조항은 근로자의 권리를 부정하는 것이어서 헌법에 위반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서울고법이 "옛 국가보위에 관한 특별조치법 11조 2항 중 9조 1항은 위헌"이라며 제청한 위헌법률심판사건(2014헌가5)에서 26일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옛 특별조치법은 비상사태에서 근로자가 단체교섭권과 단체행동권을 행사할 때 미리 주무 관청에 조정을 신청해 따라야 하고, 이를 위반하면 1년 이상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 행사의 허용유 주무관청의 조정결정에 위임하고 이에 위반했을때 처벌하도록 한 것은 모든 근로자의 단체교섭권과 단체행동권 행사를 전면적으로 제한해 근로3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국가긴급권은 평상시의 헌법질서에 따른 권력 행사만으로는 대처할 수 없는 위기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비상수단인데, 국가비상사태의 선포를 규정한 특별조치법 2조 제정 당시의 국내외 상황은 이를 정당화할 극단적 위기상황이라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1980년 5~9월 한 회사의 노조지부장이었던 배모씨는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된 상황에서 주무관청에 대한 조정신청 없이 단체교섭권과 단체행동권을 행사했다는 혐의로 기소돼 서울고법에서 징역 1년6월을 선고 받고 1982년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다. 배씨는 2012년 10월 서울고법에 재심을 청구하고 위헌심판제청을 신청했고 법원은 일를 받아들여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국가보위에관한특별조치법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
위헌법률심판
근로3권침해
신소영 기자
2015-03-26
노동·근로
헌법사건
"노조 독립성 확보, 노사분쟁 예방·해결에 도움"<br> 헌법재판소, 재판관 전원일치 합헌 결정
"노조전임자 급여제한 '타임오프제' 합헌"
노동조합 전임자가 사용자로부터 급여를 받는 것을 금지하고 근로시간 면제 한도 내에서 노조 업무를 보장하는 근로시간 면제제도(타임오프제도)는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9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과 김모씨 등 노조전임자 8명이 타임오프제도를 규정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4조2·4·5항과 같은 법 시행령 제11조의2는 근로3권을 침해한다며 낸 헌법소원사건(2010헌마606)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노동조합법 제24조2항은 노동조합 업무에만 종사하는 전임자는 원칙적으로 급여를 지급받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같은법 4·5항은 노조가 이를 위반해 급여지급을 요구하는 쟁의행위를 못하게 하고 있다. 같은 법 시행령 제11조의2는 근로시간면제 심의위원회가 사업장 전체 조합원 수와 업무 범위 등을 고려해 급여를 지급할 수 있는 노조전임자를 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재판부는 "노조전임자에 대한 비용을 원칙적으로 노조 스스로 부담하도록 함으로써 노동조합의 자주성 및 독립성 확보에 기여하고, 사업장 내에서의 노조 활동을 일정 수준 계속 보호·지원함으로써 합리적이고 안정적인 노사관계를 구축하고 나아가 경영의 효율성을 제고하고자 함에 목적이 있다"며 "이러한 입법적 조치를 통해 관련 노사 분쟁을 미리 예방·해결해 산업평화의 유지에도 이바지할 수 있으므로 그 입법목적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또 "이를 위해 관련 문제의 해결을 전적으로 노사자치에 맡기지 않고, 노조가 노조전임자에 대한 급여 요구나 근로시간 면제 한도를 초과하는 요구를 하고 이를 관철할 목적의 쟁의행위를 금지하는 것은 적절한 수단"이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심의위원회의 근로시간 면제 한도 심의·의결은 근로시간 면제 한도를 정하기 위한 행정기관 내부의 절차에 불과하고 그 자체로 청구인들의 법적 지위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으므로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 행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1997년 3월 노동조합법 개정으로 노조전임자에 대한 급여 지급을 금지하는 규정이 도입됐지만, 노사간 의견 차이로 13년 동안 시행이 유예됐다. 타협안으로 2010년 1월 노동조합법 개정으로 타임오프제가 도입됐다. 재판부는 "노조전임자의 급여를 사용자가 부담해온 오랜 관행을 시정하기 위한 절충안으로 근로시간 면제 제도를 도입하게 된 우리나라의 노사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 면제의 한도의 결정을 노사자율에 맡기는 것은 입법취지를 무색케 하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며 "청구인들의 경우 근로시간 면제 한도를 초과하는 노조 활동에 대한 유급 처리에 한해서만 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의 행사가 제한되는 것에 불과한 반면, 노조전임자 급여를 둘러싼 기존의 일부 불합리한 관행을 시정함과 동시에 근로시간 면제 한도 내에서 노동조합의 활동을 계속 보장함으로써 달성할 수 있는 노조의 자주성 확보, 안정적인 노사관계의 유지와 산업 평화라는 공익은 상당히 중대하므로, 법익의 균형성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조전임자
타임오프제도
근로시간면제제도
노동조합법
급여지급금지
신소영 기자
2014-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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