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미국대사관저에 기습 침입해 한·미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인 혐의로 기소된 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회원들에게 항소심에서도 1심과 같은 징역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2부(송혜영·조중래·김재영 부장판사)는 24일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대진연 회원 김모씨 등 4명에게 1심과 같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120~200시간 씩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2020노1403).
김씨 등은 2019년 10월 서울 중구 정동에 있는 주한 미국대사관저 담을 넘어 기습 시위를 벌인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당시 '미군 지원금 5배 증액을 요구한 해리스(해리 해리스 전 주한미국대사)는 이 땅을 떠나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한·미 방위비 분담금을 인상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 일본 미쓰비시 한국지사 사무실을 찾아가 퇴거요청에 불응한 채 일본 전범기업들의 과거사 배상을 요구해 업무를 방해한 혐의도 받는다.
이들은 재판과정에서 "업무방해의 고의가 없었고, 헌법상 보장된 집회의 자유를 행사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재판부는 "헌법상 보장된 집회의 자유와 저항권 행사라고 하더라도 그 수단과 방법 등에 비춰 실정법상 금지 규정에 저촉된다면 죄책을 피할 수 없다"며 "인쇄물과 현수막을 준비해 범행에 사용하고, 범행 시각이 피해자의 업무시간이었던 점 등에 비춰 보면 고의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