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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70명에게 총 164억여 원 배상 판결<br> "국가·부산시, 피해자들에게 정신적 손해 배상 책임있다"
[판결] '형제복지원 피해자' 국가배상 부산서도 인정 …70명에게 164억원
2021년 5월 20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들에게 국가와 지자체가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부산지법 민사11부(재판장 전우석 부장판사)는 7일 형제복지원 피해자 70명이 국가와 부산광역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6건에서 국가와 부산시가 원고들에게 총 164억여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2022가합48062). 합계 청구액 283억여 원 중 약 58%가 인정됐다. 재판부는 과거 정부와 부산시가 형제복지원 운영과 부랑인 단속 및 수용의 근거로 삼은 내무부 훈령인 '부랑인 신고, 단속, 수용, 보호와 귀향 및 사후관리에 관한 업무처리지침'은 위헌·위법해 무효라고 전제했다. 이어 "훈령의 발령으로 인한 국민의 기본권 침해는 영장에 의하지 않은 부랑인 단속 및 형제복지원과의 위탁계약을 통한 강제수용 등을 통해 현실화된 것으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훈령 발령과 적용·집행에 이르는 일련의 국가작용 및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위법행위를 묵인한 부작위는 전체적으로 보아 피고들 소속 공무원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객관적 주의의무를 소홀히 해 그 직무행위가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원고들이 적법한 법령에 근거하지 않고 형제복지원에 수용됐던 사실이 증거에 의해 증명됐으므로 피고들은 원고들에게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원고별 수용기간 1년당 약 8000만 원을 기초로 위자료를 일단 산정하되, 원고별로 최초 입소가 미성년자에 이뤄져 정상적인 정서적 발달의 기회 및 적절한 교육을 받을 기회를 박탈당한 경우 나이와 기간을 고려해 1억 원을 한도로 적절한 금액을 가산했다"며 "형제복지원 수용으로 인해 야기됐을 가능성이 엿보이는 신체, 정신장애 유무 및 현재 경제적 상황, 수용 경위 등 사정을 고려해 필요할 경우 1억 원의 한도에서 적절한 금액을 가산하는 방식으로 위자료 산정기준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형제복지원 사건은 경찰 등 공권력이 1975년부터 1987년까지 부랑인을 선도한다는 명목으로 길거리 등에서 발견된 무연고자, 장애인, 고아 등을 민간 사회복지법인이 운영하는 부산 형제복지원에 강제수용한 사건이다. 당시 입소자들을 대상으로 강제노역, 폭행, 가혹행위 등의 각종 인권침해가 발생했다. 2022년 8월 제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당시 형제복지원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해당 사건을 ‘국가에 의한 총체적 인권침해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앞서 지난해 12월과 지난달에도 법원은 다른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1심에서 국가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과거사정리위원회
강제수용
형제복지원
국가배상
홍윤지 기자
2024-02-07
국가배상
형사일반
지난해 12월 첫 국가배상 책임 인정 이어 두번째<br> "수용기간 1년당 8000만원 배상하되 각각 후유증 고려"
[판결] 법원, 형제복지원 피해자들 국가배상 두번째 인정…"총 45억원 지급하라"
2021년 5월 20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법원이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들에 대한 국가의 배상 책임을 또 인정했다. 지난해 12월 법원이 국가의 배상 책임을 처음으로 인정하고 피해자들에게 총 145억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한 데 이어 두 번째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4부(재판장 서보민 부장판사)는 31일 형제복지원 피해자 김모 씨 등 16명이 국가를 상대로 총 108억 3000만 원을 지급하라며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7500만~4억 원씩 총 45억3500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2021가합1402, 21가합563146). 재판부는 "원고들은 형제복지원에 수용됨으로서 신체의 자유와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침해당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그로 인한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며 "원고별 수용기간 1년당 약 8000만 원을 기준으로 하되 원고들 각각의 후유증 여부 등을 고려해 위자료를 산정했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원고들이 강제수용으로 극심한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들 중 상당수가 강제수용 당시 어린 아동이었던 점, 공권력의 적극적 개입 또는 묵인 하에 장기간 이루어진 중대한 인권침해 사안으로 위법성이 중대한 점, 약 35년 이상의 장기간 배상이 지연된 점, 원고들에 대한 명예회복이 장기간 이루어지지 않았고, 현재까지 어떠한 피해회복도 이루어지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형제복지원 사건은 경찰 등 공권력이 1975년부터 1987년까지 부랑인을 선도한다는 명목으로 길거리 등에서 발견된 무연고자, 장애인, 고아 등을 민간 사회복지법인이 운영하는 부산 형제복지원에 강제수용한 사건이다. 당시 입소자들을 대상으로 강제노역, 폭행, 가혹행위 등의 각종 인권침해가 발생했다. 2022년 8월 제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당시 형제복지원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해당 사건을 ‘국가에 의한 총체적 인권침해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형제복지원 입소자는 부산시와 부랑인 수용 보호 위탁계약을 체결한 1975년부터 1986년까지 총 3만8000여 명으로 집계됐다. 진실화해위는 1975~1988년 수용자 중 657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 21일 법원은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들에 대한 국가 배상 책임을 처음 인정했다. 피해자들이 2021년 5월 첫 소송을 제기한 지 2년 반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9부(재판장 한정석 부장판사)는 피해자 26명이 국가를 상대로 총 203억여 원을 지급하라고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수용 기간 1년당 80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에 불복한 정부는 항소했다.
과거사정리위원회
강제수용
국가배상
형제복지원
홍윤지 기자
2024-01-31
형사일반
[판결] '2215억 횡령 혐의' 오스템임플란트 前 재무팀장, 2심도 징역 35년
회삿돈 2215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오스템임플란트 전 재무팀장에게 2심에서도 중형이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4-3부(김복형·장석조·배광국 부장판사)는 10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이모 씨에게 1심과 같은 징역 35년과 벌금 3000만 원을 선고했다(2023노305). 다만 1심의 1151억여 원의 추징 명령은 917억여 원으로 낮췄다.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함께 기소된 이 씨의 아내 박모 씨에게는 1심과 같은 징역 3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1심은 합리적 범위 내에서 양형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 회사가 피해회복에 대한 합의서를 작성한 점 등은 인정되지만, 형을 새로 정할 사정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범죄 피해자가 피해재산에 대해 현실적으로 회복받지 못했더라도 회복 받을 구체적 권리를 확보했다면 피해 회복이 심히 곤란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어 해당 부분은 몰수 추징액에서 제외했다"고 추징금 감액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같은 혐의로 기소된 이 씨의 처제와 여동생에게는 "원심이 지나치게 가볍다"며 1심보다 형량을 높여 각각 징역 2년과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이들은 당초 1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처제는 이 씨의 범행을 알면서도 명의를 제공하고 범죄 수익이 25억여 원에 달하는 등 죄질이 가볍지 않다. 일부 범행은 여전히 증여받은 것이라고 주장한다"며 "여동생은 금괴 10kg을 은닉했음에도 은닉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여전히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씨는 2020년 11월~2021년 10월 15차례에 걸쳐 오스템임플란트 회사 계좌에서 본인 명의의 증권 계좌로 총 2215억 원을 이체한 뒤 주식 투자와 부동산 매입 등에 쓴 혐의를 받는다. 앞서 1심은 지난해 1월 "이 씨는 재무 업무를 총괄하고 있음을 기화로 총 2215억 원이라는 거액을 횡령했는데, 그 범행이 장기간에 걸쳐 대범하게 이뤄진 점에서 죄질이 나쁘다"며 "범죄수익을 은닉하고자 리조트 회원권, 오피스텔, 아파트, 채권, 현금 등 다양한 형태로 범죄수익을 은닉·보관했고, 이로 인해 피해자의 피해 회복이 심히 곤란해졌을 뿐만 아니라 정당한 국가 형벌권 행사에도 상당한 장애와 비용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판결로 몰수돼 부패재산몰수법 제6조에 따라 피해자에게 환부될 금액과 이미 반환된 금액을 제외하고도 아직 피해가 회복되지 않아 추징을 선고하는 액수가 1150억여 원에 달하고, 일부 추징 보전된 금액을 감안하더라도 피해 잔액이 전부 회복될 수 있을지 미지수"라며 "오스템임플란트는 이 씨의 횡령으로 인해 한국거래소에 의해 코스닥시장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지정됐고, 간신히 주식 매매거래가 재개됐지만 주가가 폭락해 회사와 주주 등의 손해가 막심하다"고 했다. 또 "오스템임플란트가 제대로 된 내부통제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는지 여부나 오스템임플란트의 최대주주이자 회장이 회사 자금을 이용한 주식 투자를 종용·묵인했는지는 이 씨의 죄책을 결정적으로 감경할 만한 사유가 되기 어렵다"며 "이 씨가 도피 중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메모 증거에 따르면, 수사 개시 후 잠적 상태에서 실종 선고를 받는 방안과 수사기관에 자진 출석하는 방안 등을 놓고 저울질하면서 각 경우에 경제적 이익을 보유할 수 있을지 따져보는 내용 등이 있고, 이 씨는 장기 징역형의 선고를 감수하면서도 스스로 또는 가족들이 횡령에 따른 경제적 이익을 계속 보유할 길을 모색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특히 "법원은 어느 정도 장기로 복역하게 해야 이 씨가 당초 계획한 '출소 후 이익 향유'를 막을 수 있을 것인지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 제1항은 이득액이 50억 원 이상일 때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양형 기준에 따르면 횡령·배임액이 300억 원 이상인 경우 기본 구간은 5~8년, 가중 구간은 7~11년을 권고형으로 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 씨의 범행은 이 같은 법률 규정이나 양형 기준을 무색하게 할 만큼 거액"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법 질서가 당초 예상한 규모를 훨씬 뛰어넘는 거액을 횡령했다는 점에서 죄질을 무겁게 볼 수밖에 없고, '출소 후의 이익 향유' 기회를 박탈할 필요성, 횡령으로 인한 회사 및 주주 등 이해관계자, 자본시장 등에 끼친 해악 등을 고려하면 장기형의 선고가 불가피하다"며 "범죄수익 등 가장·은닉 행위도 결코 가볍지 않아 몰수·추징 외 벌금형을 병과해 재산상 불이익도 가하는 것이 타당하므로 대법원 양형위가 정한 양형 기준의 상한을 초과해 징역형 기간을 정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오스템임플란트
횡령
몰수
이용경 기자
2024-01-10
공정거래
형사일반
1심 실형 전·현직 임원 일부 집행유예로 감형
[판결] '6조 원대 철근 담합' 7대 제강사, 항소심도 억대 벌금형
조달청 관급 입찰 사상 최대 규모인 6조8400억 원 규모의 담합 혐의로 기소된 7대 제강사 법인들에게 2심에서도 억대의 벌금형이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6-1부(원종찬·박원철·이의영 부장판사)는 6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현대제철에 대한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은 법정 최고형인 벌금 2억 원을 선고했다(2023노2030). 함께 기소된 동국홀딩스(옛 동국제강)에는 벌금 1억5000만 원, 대한제강·한국철강·야마토코리아홀딩스(옛 YK스틸)·환영철강공업·한국제강 등 5곳에도 1심과 같은 벌금 1억 원을 각각 선고했다. 다만 담합에 가담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된 전·현직 임직원들 가운데 일부는 형량이 줄었다. 김영환·함영철 전 현대제철 영업본부장, 최원찬 전 동국제강 봉강사업본부장은 각각 징역 6~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1000만~2000만 원의 벌금형이 선고됐다. 강학서 전 현대제철 대표이사를 포함한 나머지 가담자 19명에게는 1심과 같은 징역형의 집행유예나 500만~3000만 원의 벌금형이 선고됐다. 앞서 검찰은 2022년 12월 담합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7대 제강사 법인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이들은 2012년 8월~2018년 3월 조달청이 발주한 철근 연간 단가계약 입찰에서 업체별 낙찰 물량과 투찰 가격을 합의하는 수법으로 경쟁을 제한한 혐의를 받는다. 담합 규모는 6조8400여억 원으로, 역대 조달청 관급 입찰 사상 최대 규모였다. 국고 손실액은 약 6732억 원으로 조사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7대 제강사의 조달청 입찰 담합 행위를 적발하고, 2022년 8월 제강사 법인과 전·현직 직원 9명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추가 수사를 거쳐 공정위 고발에 포함되지 않은 윗선이 개입한 정황을 포착하고 대표이사 등 고위 임원 13명에 대해 공정위에 1~2차에 걸쳐 고발요청을 한 뒤 일부를 구속하는 등 직접수사를 윗선으로 확대했다. 개인에 대해서는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 외에 입찰방해 혐의도 적용했다. 이날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7대 제강사와 임직원들의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임직원들에 대해서는 "피고인들은 승진과 인사 발령으로 담합에 참여하게 됐으며 개인적 이익이 있다 하더라도 담합에 개입하지 않으면 징계나 퇴사 등의 불이익을 당할 수 있었다"며 "회사의 손실을 회피하기 위해 담합한 모든 책임을 피고인들에게 부담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인들에 대해서도 "담합이 지속된 데에는 조달청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업체들에 불리한 제도를 운영한 탓도 있다"며 "국가와 지자체, 공공기관이 각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는데, 업체들에 부과된 과징금과 배상액을 더하면 국고 손실액이 상당 부분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1심도 지난 6월 이들의 담합 행위로 인해 관수 철근시장의 경쟁제한과 국고손실이 초래됐다고 판단하고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판단했다. 당시 재판부는 "이들은 낙찰 가능 단가의 상한선인 예정가격을 높이기 위해 민수 철근의 실거래 가격자료를 요청한 조달청에 실제 민수 실거래 가격보다 높은 기준가격을 적용한 자료를 제출하기로 합의했다"며 "이 합의로 인해 입찰담합 기간 동안 관수철근 단가가 민수철근보다 높게 형성되기도 하는 등 관수철근 낙찰단가가 상승했고, 이 때문에 조달청이 관수철근 구매대금을 더 많이 지출하게 돼 국고손실이 초래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7대 철강사의 장기간에 걸친 조직적 담합 관행과 이를 지시·승인한 강학서 대표이사 등의 고위급 임원들의 행위도 지적됐다. 당시 재판부는 "철강업계 담합은 오랜 기간 관행으로 정착됐고, 민수 철근 판매 및 철스크랩 구매 관련 담합 행위에 대해 행정제재와 형사제재가 거듭되는 와중에도 관수철근에 관한 입찰담합을 중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관수철근 입찰담합은 회사별로 고위급 임원이 지시 내지 묵인부터 담당 임원 또는 간부급 직원들의 구체적인 실행 지시, 실무 담당 직원의 담합 실행의 방식으로 장기간에 걸쳐 조직적으로 이뤄졌다"며 "기업 활동은 의사결정권한과 업무지시권한이 있는 임원들의 지시 내지 승인에 따라 직원들의 실무를 추진하므로, 실무담당 직원들이 입찰담합의 구체적인 실행행위를 대부분 수행했더라도 지시·승인한 임원들의 책임이 더 무겁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저가납품동의제 등 관수철근 입찰제도의 행정 편의적 운영과 조달청이 민수 실거래 가격 조사 과정에서 피고인 회사들의 제출 자료를 확인해 보려는 충분한 노력 없이 입찰업무를 진행해 온 점 등이 이 사건 입찰담합이 장기간 지속되는 데에 암묵적으로 기여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제강사
입찰담합
공정거래
이용경 기자
2023-12-06
공정거래
형사일반
KT 법인은 5000만 원 깎인 벌금 1억5000만 원
[판결] '전용회선 입찰 담합' KT 전 임원 항소심서 무죄
공공분야 전용회선 사업 입찰에서 다른 업체들과 담합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KT 전 임원이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4-1부(재판장 양지정, 이태우, 이훈재 부장판사)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KT 전직 본부장 한모 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한 1심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2022노1095). 양벌규정에 따라 함께 기소된 KT 법인에 대해서도 일부 무죄로 판단해 1심 벌금인 2억 원보다 5000만 원 감액된 벌금 1억500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다른 직원들이 피고인에게 담합행위를 보고했다는 내용이 모호하고 진술이 번복된 점을 고려하면 자신들의 형사처벌을 피하기 위해 책임을 전가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피고인이 담합을 인식하고 묵인해 범행에 가담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이 회선 입찰 관련 문서를 결재하고 주간 회의를 했다 해서 곧바로 담합행위를 인식하긴 어렵다는 등의 진술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사건 관련 보고를 받았다 해도 범행에 공모했다고 인정하기는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KT 법인에 대해서는 "이미 비슷한 범행으로 처벌받았는데도 다시 동일한 범행에 이른 점은 좋지 않다"면서도 일부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해 벌금 액수를 줄였다. 그러면서 "임직원 윤리준법 교육을 실시하는 등 나름대로 노력을 기울인 것은 인정되나 위반행위가 반복된 것을 고려하면 실효성이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전용회선은 전용계약에 따라 가입자가 원하는 특정지점을 연결하고, 그 가입자만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통신회선이다. KT 등 통신 3사는 2015년 4월부터 2017년 6월까지 공공기관들이 발주한 12건의 전용회선 사업 입찰 과정에서 특정업체를 돌아가며 밀어주는 방식으로 담합한 혐의로 2020년 기소됐다.
KT
전용회선
입찰
담합
안재명 기자
2023-09-07
기업법무
형사일반
서울남부지법, 벌금 3000만 원·1151억 원 추징 명령도
[판결] '2215억 횡령 혐의' 오스템임플란트 前 재무팀장, 1심서 징역 35년
회삿돈 2215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오스템임플란스의 전 재무관리팀장에게 1심에서 중형이 선고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4부(재판장 김동현 부장판사)는 11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35년과 벌금 3000만 원을 선고하고 1151억여 원의 추징을 명령했다(2022고합37).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의 아내 B 씨에게는 징역 3년이, 같은 혐의로 기소된 A 씨의 처제와 여동생에게도 각각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다. 다만 재판부는 B 씨에 대해서 자녀들이 어리고 시어머니를 부양해야 하는 가족관계 등을 고려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앞서 A 씨는 2020년 11월~2021년 10월 15차례에 걸쳐 오스템임플란트 회사 계좌에서 본인 명의의 증권 계좌로 총 2215억 원을 이체한 뒤 주식 투자와 부동산 매입 등에 쓴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A 씨는 재무 업무를 총괄하고 있음을 기화로 총 2215억 원이라는 거액을 횡령했는데, 그 범행이 장기간에 걸쳐 대범하게 이뤄진 점에서 죄질이 나쁘다"며 "범죄수익을 은닉하고자 리조트 회원권, 오피스텔, 아파트, 채권, 현금 등 다양한 형태로 범죄수익을 은닉·보관했고, 이로 인해 피해자의 피해 회복이 심히 곤란해졌을 뿐만 아니라 정당한 국가 형벌권 행사에도 상당한 장애와 비용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번 판결로 몰수돼 부패재산몰수법 제6조에 따라 피해자에게 환부될 금액과 이미 반환된 금액을 제외하고도 아직 피해가 회복되지 않아 추징을 선고하는 액수가 1150억여 원에 달하고, 일부 추징 보전된 금액을 감안하더라도 피해 잔액이 전부 회복될 수 있을지 미지수"라며 "오스템임플란트는 A 씨의 횡령으로 인해 한국거래소에 의해 코스닥시장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지정됐고, 간신히 주식 매매거래가 재개됐지만 주가가 폭락해 회사와 주주 등의 손해가 막심하다"고 했다. 이어 "오스템임플란트가 제대로 된 내부통제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는지 여부나 오스템임플란트의 최대주주이자 회장이 회사 자금을 이용한 주식 투자를 종용·묵인했는지는 A 씨의 죄책을 결정적으로 감경할 만한 사유가 되기 어렵다"며 "A 씨가 도피 중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메모 증거에 따르면, 수사 개시 후 잠적 상태에서 실종 선고를 받는 방안과 수사기관에 자진 출석하는 방안 등을 놓고 저울질하면서 각 경우에 경제적 이익을 보유할 수 있을지 따져보는 내용 등이 있고, A 씨는 장기 징역형의 선고를 감수하면서도 스스로 또는 가족들이 횡령에 따른 경제적 이익을 계속 보유할 길을 모색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특히 "법원은 어느 정도 장기로 복역하게 해야 A 씨가 당초 계획한 '출소 후 이익 향유'를 막을 수 있을 것인지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 제1항은 이득액이 50억 원 이상일 때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양형 기준에 따르면 횡령·배임액이 300억 원 이상인 경우 기본 구간은 5~8년, 가중 구간은 7~11년을 권고형으로 정하고 있다. 하지만 A 씨의 범행은 이 같은 법률 규정이나 양형 기준을 무색하게 할 만큼 거액"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법 질서가 당초 예상한 규모를 훨씬 뛰어넘는 거액을 횡령했다는 점에서 죄질을 무겁게 볼 수밖에 없고, '출소 후의 이익 향유' 기회를 박탈할 필요성, 횡령으로 인한 회사 및 주주 등 이해관계자, 자본시장 등에 끼친 해악 등을 고려하면 장기형의 선고가 불가피하다"며 "범죄수익 등 가장·은닉 행위도 결코 가볍지 않아 몰수·추징 외 벌금형을 병과해 재산상 불이익도 가하는 것이 타당하므로 대법원 양형위가 정한 양형 기준의 상한을 초과해 징역형 기간을 정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오스템임플란트
횡령
추징
이용경 기자
2023-01-11
전문직직무
행정사건
간호조무사에게 의료행위 하게 한 혐의도 받아<BR> 서울행정법원 "의사면허 3개월 15일 정지 정당"
[판결] '비발치 교정법'으로 돌출입 교정가능하다며 진료한 치과의사
학문적으로 인정되지 않은 의료행위를 하고 간호조무사로 하여금 의료행위를 하게 한 치과의사에게 3개월 15일 동안 의사면허자격 정지 처분을 내린 것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재판장 이주영 부장판사)는 지난달 8일 A 씨가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낸 의사면허자격 정지처분 취소소송(2021구합57193)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서울에서 치과의원을 운영하는 A 씨는 "비발치 교정법으로 아무리 심한 돌출입 등이어도 충분히 교정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등 학문적으로 인정되지 않은 진료행위를 하고, 치위생사 및 간호조무사로 하여금 의료행위를 하게 한 혐의로 보건복지부로부터 3개월 15일의 의사면허자격 정지처분을 받았다. 의료법 시행령 제32조 제1항 제1호는 의료인의 품위 손상 행위 가운데 하나로 '학문적으로 인정되지 아니하는 진료행위'를 규정하고 있다. A 씨는 "내가 쓴 책에 4차원 비발치 교정법 등에 관한 내용이 있고, 그에 기해 개발한 교정장치를 특허출원한 사실이 있지만 이를 특정 환자에게 사용한 적은 없다"며 "진료상황에 따라 인력이 부족해 부득이 간호조무사에게 치아 본을 뜨는 인상채득을 하도록 하는 등 일부 의료행위를 하게 한 사실은 있으나, 의사면허자격 정지처분은 위반행위의 정도 및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에 비해 지나치게 가혹하다"면서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고도의 전문지식을 갖추고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다루는 의사의 사회적 지위, 의료행위가 국민 건강과 공중의 위해에 미치는 영향의 중요성에 비춰 의료행위와 관련해 의사에게는 높은 수준의 주의의무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이어 "의사가 학문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의료행위를 하는 것, 의료인이 아닌 자로 하여금 환자에 대한 의료행위를 하도록 지시하거나 이를 묵인하는 것은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고 의료질서를 훼손할 우려가 큰 행위로서 이를 엄격히 제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 씨의 각 위반행위가 발생한 경위와 내용, 의료법의 입법취지 등에 비춰 보더라도 그 위반 정도나 A 씨에 대한 비난가능성이 결코 가볍다고 평가할 수 없다"며 "보건복지부의 처분은 재량권 행사 및 범위의 한계를 규정한 처분기준에 따른 것으로 정당하고,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다"고 판시했다.
의사면허
비발치교정
치과
자격정지
한수현 기자
2022-08-14
금융·보험
민사일반
예금채권 시효소멸…직원 불법행위와 인과관계 있다
[판결] 병원직원이 신협 직원과 결탁해 병원장 예금 무단 인출
병원 직원이 금융기관 직원과 짜고 병원장의 예금을 무단 인출하는 바람에 예금에 이자가 지급되지 않아 예금채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됐다면 금융기관은 직원의 불법행위로 인해 발생한 병원장의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최근 A씨가 B신용협동조합을 상대로 낸 예탁금지급청구소송(2020다268265)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 가운데 사용자책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인 예비적 청구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B신협을 상대로 예금반환을 청구한 주위적 청구에 대한 상고는 기각했다. 병원장의 손해 신용협동조합이 배상해야 병원을 운영하는 A씨의 직원인 C씨는 2011년 1월 A씨의 위임을 받아 B신협에 A씨 명의의 예탁금계좌를 개설했다. C씨는 그해 1~4월 B신협 전무 등 직원의 묵인·동조 아래 임의로 통장을 재발급 받는 수법으로 A씨 계좌에 있던 57억여원 중 47억여원을 무단 인출하거나 다른 계좌로 이체했다. 이 일로 C씨는 사기죄로, B신협 직원은 사기방조죄로 유죄가 확정됐다. 이후 A씨는 2018년 4월 B신협을 상대로 예금이 그대로 존속함을 전제로 이자가 포함된 예금 반환을 청구하면서, 예비적으로 B신협 직원의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사용자책임을 구하는 소송을 냈다. B신협은 예금반환 청구에 대해서는 5년의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고, 사용자책임 청구에 대해서는 A씨가 예금반환채권을 상실하는 손해를 입게 된 것은 자기 자신이 소멸시효 저지를 위한 적절한 중단조치를 취하지 않은 결과에 기인한 것일 뿐 신협 직원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가 아니라고 맞섰다. 재판부는 "A씨의 예금채권은 C씨와 B신협 직원들의 위법한 예금 무단 인출 뒤 예금 잔고에 따라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이자가 지급되지 않아 이자 지급에 따른 채무승인에 따른 시효중단 효과가 발생하지 않게 됐고 그 사이 A씨도 권리를 행사하지 않아 예금채권에 대한 소멸시효가 완성된 것"이라고 밝혔다. 사용자 책임 불인정 원심파기 이어 "A씨가 예금 무단 인출 사실을 몰랐다면 그의 권리행사 시점, 조합의 이자 지급약정 내용, 통상적으로 예금에 대해 이자가 발생할 개연성과 사회 일반의 신뢰, C씨의 편취 방법과 이에 대한 신협 직원들의 방조 정도와 내용 등을 종합할 때 C씨와 B신협 직원들에 대한 예금 무단 인출행위가 없었다면 A씨의 예금채권에 대한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신협 직원들은 C씨에게 통장을 재발급하고 예금을 무단 인출·이체해 줄 당시 결과를 예견할 수 있었다고 보여, B신협 직원들의 사기방조 등의 불법행위와 A씨의 예금채권에 대한 소멸시효 완성으로 인한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설령 A씨에게 예금채권에 대한 권리행사를 태만히 한 과실이 인정되더라도 이는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함에 있어 과실상계의 사유로 참작되어야 할 뿐이고 상당인과관계를 부정할 사유는 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앞서 1,2심은 예금반환청구에 대해서는 시효 완성을 인정하고 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일부 이자 부분에 대한 청구만 인용했다. 사용자책임과 관련해서는 "예금채권의 소멸시효 완성은 예금채권자 본인이 시효기간 내 권리행사를 않은 것으로 인한 결과일 뿐, B신협 직원의 불법행위로 인한 것이 아니다"라고 판단해 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았다.
사용자책임
예금
무단인출
박수연 기자
2022-05-16
금융·보험
형사일반
[판결] '라임 로비·횡령' 이강세 前 스타모빌리티 대표, 징역 5년 확정
대규모 환매중단 사태로 파장을 일으켰던 라임자산운용(라임) 사건과 관련해 정·관계 로비 명목으로 거액을 챙기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이강세 전 스타모빌리티 대표에게 실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 및 변호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고 추징금 7000만원을 명령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21도15379). 이씨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과 공모해 회사 자금 192억원을 회사 업무와 무관하게 재향군인회 상조회 인수대금으로 사용하고 검찰 압수수색 과정에서 직원에게 관련 증거를 숨기게 한 혐의를 받는다. 이씨는 또 김 전 회장으로부터 2019년 7월 라임에 대한 금융감독원 검사 무마를 위해 강기정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청탁하겠다며 5000만원을 챙기고, 김 전 회장이 사기죄로 고소당하자 검찰수사관에게 청탁한다는 명목으로 20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1심은 증거은닉교사 혐의를 제외한 대부분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이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2심도 "192억원이 다른 용도로 사용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대표이사 인감을 사용하도록 묵인하고 직무를 저버리는 방식으로 횡령 범행에 가담했으며 그로 인해 회사 존폐에 큰 영향을 끼치고 많은 투자자가 손해를 입게 했다"며 "다만 횡령 범행을 주도한 사람은 김 전 회장이고 범행 과정에서 이씨의 역할과 가담 정도가 상대적으로 경미한 것으로 보이는 점, 횡령 범행으로 개인적으로 취득한 이익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대법원도 원심을 확정했다.
라임
횡령
이강세
박수연 기자
2022-05-02
민사일반
경실련 등 패소 판결
[판결] 2020년 총선 때 ‘비례대표 선거’ 무효 아니다
정당의 설립 목적이나 조직과 활동 또는 후보자 추천 목적 등을 이유로 중앙선관위가 정당의 후보자등록 수리를 거부하거나 후보자등록을 무효로 할 수는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정당법에 규정된 등록 요건을 구비한 이상 선관위로서는 그것이 비례용 위성정당이라고 하더라도 이들 정당의 등록을 거부하거나 이들 정당이 추천한 비례대표 후보자들의 등록을 거부할 수 없으므로, 비례용 위성정당들이 선거에 추천되고 이들이 당선됐다고 선거무효로 볼 수 없다는 취지다. 대법원 특별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이 "비례용 위성정당들이 참여한 제21대 비례대표전국선거구 국회의원 선거는 공직선거법에 위반돼 무효"라며 2020년 4월 1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상대로 낸 선거무효소송(2020수5011)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선거무효소송은 선거절차의 흠을 이유로 선거 자체의 불법성을 문제 삼아 선거의 전부 또는 일부의 효력을 다투는 소송을 말하는데, 대법원 단심제로 운영된다. 2020년 4월 15일 치러진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는 제20대 국회 원내 제1,2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에 참여하지 않고 대신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미래한국당을 내세워 비례대표 선거에 참여했다. 선거 결과 더불어민주당의 비례용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은 17석, 미래통합당의 비례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은 19석의 비례대표 의원을 확보했다. 정당법에 규정된 등록요건을 구비한 이상 비례용 위성정당이라도 등록 거부할 수 없어 경실련 등은 △더불어시민당과 미래한국당은 헌법이 요구하는 정당의 개념 표지를 갖추지 못한 정당에 불과함에도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왜곡할 목적으로 창당돼 선거에 참여했고 모(母) 정당과 별개의 정당으로 취급되면서 정당 간의 기회균등과 공정성이 훼손됐으며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를 추천하려면 정당이 민주적 심사 절차를 거쳐 대의원·당원 등으로 구성된 선거인단의 민주적 투표절차를 따라야 한다는 공직선거법 제47조 2항을 위반했을 뿐만 아니라 중앙선관위는 해당 정당의 후보자등록을 무효로 하지 않은 선거사무 집행상의 위법과 하자가 있으며 △각 정당은 모(母) 정당인 더불어민주당, 미래통합당과 함께 공동 출정식, 선거유세, 홍보물 제작 등을 해 공직선거법 제88조, 제89조 1항에서 금지하는 타 후보를 위한 선거운동이나 유사기관을 설립하는 등의 불법선거운동을 했음에도 중앙선관위가 적극적으로 시정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묵인하고 방치했다고 주장하면서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정당법과 공직선거법의 정당등록, 정당의 후보자 추천과 후보자 등록에 관한 각 규정의 문언과 취지에 비춰보면, 중앙선관위로서는 더불어시민당과 미래한국당이 정당법에 규정된 정당등록 요건을 구비해 등록을 신청한 이상 이를 수리해야 하고 정당의 설립 목적, 조직과 활동, 정치적 성격 등을 이유로 정당등록을 거부할 수 없으며, 정당법에 규정된 요건을 갖추어 정당등록을 마친 각 정당은 공직선거법에 따라 선거에 후보자를 추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중앙선관위로서는 각 정당이 후보자등록에 필요한 서류를 갖춰 등록을 신청한 이상 정당의 설립 목적, 조직과 활동, 정치적 성격 등을 이유로 후보자 등록 수리를 거부할 수 없다"며 "원고 측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중앙선관위가 각 정당의 후보자등록을 거부하거나 후보자등록을 무효로 하여야 할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고 측이 제출한 증거 등만으로는 더불어시민당과 미래한국당이 구 공직선거법 제47조 2항 1호에 규정된 민주적 심사·투표 절차 등도 갖추지 못했다거나, 이에 관한 당헌·당규를 위반했다는 등 비례대표국회의원 후보자 추천 절차에 관한 구 공직선거법 규정을 위반한 잘못이 있다거나 중앙선관위가 구 공직선거법 제49조 제8항, 제52조 제4항을 위반했다고 인정하기도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한편 2020년 총선 이후인 2020년 12월 29일 공직선거법 규정이 다시 개정되면서 비례대표국회위원 후보자 추천 절차에 관해 특별히 규정하고 있던 각 규정(제47조 2항, 제49조 8항, 제52조 4항)은 모두 삭제됐다.
선거
정당
총선
비례대표
박수연 기자
2022-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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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받은 판결큐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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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사법경찰관 위법 없다면 영장발부나 체포·구속 자체는 위법 아니다”
판결기사
2024-04-07 10:10
태그 클라우드
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사기노동
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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