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재판장 성낙송 부장판사)는 지난달 31일 여성 의류업체인 발렌시아사(대리인 법무법인 양헌)가 "발렌시아(VALENCIA) 상표 사용을 중단하라"며 온라인 의류판매사인 F사를 상대로 낸 부정경쟁행위금지 가처분신청사건(2012카합94)에서 "여성 의류 영업과 관련해 사용해서는 안 된다"며 일부인용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발렌시아사는 15년 동안 여성용 의류에 발렌시아라는 상표를 사용하면서 소비자와 패션업계 종사자들의 인지도와 선호도를 취득했다"며 "F사가 사용하는 발렌시아 표장은 기존업체 상표와 외관과 호칭이 유사해 혼동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어 "F사가 발렌시아라는 용어는 '오렌지 맛 칵테일'이라는 뜻의 보통명칭 혹은 '스페인의 지명'이기 때문에 상표로서 식별력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국내 널리 알려진 의류상표의 인지도에 편승해 이익을 얻으려고 상표법을 남용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판부는 "발렌시아라는 상표는 여성용 의류제품에 대해서만 식별력과 주지력을 취득했기 때문에 여성의류 이외의 제품에 대해서도 사용을 금지를 신청한 발렌시아사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기각했다.
발렌시아사는 1999년부터 상표를 사용해온 의류업체로, F사가 지난해부터 비슷한 상표를 부착한 여성의류를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하자 "유사 상표 사용은 상품혼동행위에 해당한다"며 지난 1월 가처분 신청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