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마시고 불가마에 들어갔다 숨졌다면 심장병변이 발견됐어도 ‘우발적인 외래의 사고’에 해당해 보험회사는 재해사망보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김영란 재판관)는 술취한 상태로 불가마에 들어갔다가 죽은 최모씨의 전처 김모씨 등 3명이 “보험계약에서 정한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하라”며 낸 보험금등 청구소송 삼고심(2006다72734)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5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음주 후 불가마에 방치될 경우 심혈관질환이 없는 사람의 경우에도 급사가능성이 있는 사실, 최씨에게 ‘심근내 주행이상’이라는 질환이 발견되기는 했지만 치명적인 정도는 아닌 점 등을 고려해 볼 때 최씨가 주취상태 및 불가마실 내부의 고온으로 인해 혈관이 과도하게 확장된 끝에 저혈압 또는 부정맥으로 급사했다고 추단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또 재판부는 “심근내 주행이상이 사망에 기여했다 하더라도 직접적인 사망원인은 주취상태에서 폐쇄된 불가마실에서 잠을 잤다는 외부적 요인”이라며 “이러한 사정이 의학적으로는 사인(死因)이 아닌 유인(誘因)에 불과하다고 해서 달리 볼 수는 없다”며 파기환송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