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체가 오토마우스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게임 이용자에게 20년간 계정 이용정지 제재를 가한 것은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게임업체가 100만원의 위자료까지 물도록 했다.
오토마우스는 다중 이용자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MMORPG, Massive Multiplayer Online Role Playing Game)에서 많이 사용된다. 롤플레잉 게임에서는 이용자가 자신의 캐릭터의 레벨과 경험치를 높이기 위해 몬스터 사냥이나 전투, 특정 지역 방문 등 게임상의 미션을 반복적으로 수행해야 하는데, 오토마우스는 게임 이용자가 자리를 비우더라도 게임 내 캐릭터가 사망하지 않도록 체력을 유지하는 아이템을 먹고 다른 아이템들을 획득하는 등 번거로움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8부(재판장 이원 부장판사)는 최모씨(소송대리인 이인환 변호사)가 MM0RPG인 '카발온라인'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스트게임즈를 상대로 낸 계정정지해제 및 손해배상청구소송(2017가합516716)에서 "이스트게임즈는 최씨의 계정에 대한 20년의 이용정지 조치를 해제하고 최씨에게 100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이스트게임즈는 게임 이용자들이 불법프로그램 사용·유포 등 '비(非) 매너행위'를 하는 것을 막기 위해 운영정책 제8조 13호에 오토마우스 사용 및 유포 운영자로 확인되면 20년, 같은 조 14호에 오토마우스 사용 클라이언트로 확인되면 3일의 계정 이용정지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스트게임즈는 지난해 1월 최씨에게 "오토마우스 사용이 확인됐다"며 20년간 계정 이용정지 조치를 취했다.
그러자 최씨는 "오토마우스를 사용하기만 했을 뿐 유포한 이용자가 아니다"며 "이스트게임즈는 20년의 계정 이용정지 조치를 해제하고 위자료 1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이스트게임즈는 "오토마우스의 사용 또는 유포 행위 중 어느 하나라도 이를 운영자가 확인한 경우에는 운영정책 제8조 13호를 적용할 수 있다"고 맞섰다.
법원은 최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고객보호의 측면에서 약관 내용이 명백하지 못하거나 의심스러울 때에는 고객에게 유리하게, 약관 작성자에게 불리하게 제한해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운영정책 제8조 13호는 오토마우스를 사용하고 유포까지 한 경우를, 14호는 오토마우스를 단순히 사용하기만 한 경우를 제재하기 위한 규정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옳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씨가 오토마우스를 사용하기만 했을 뿐 이를 유포하지는 않았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며 "이스트게임즈는 최씨에게 14호에 따라 3일의 이용정지 조치만 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