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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정당한 사유"… 첫 판결
[판결] '비종교적 신념'도 진실·확고하다면 양심적 병역거부 해당
종교적 신념이 아닌 윤리적·도덕적·철학적 신념도 확고하고 진실하다면 이는 양심적 병역거부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첫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25일 병역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19도18442). A씨는 2016년 3월~2018년 4월 16회에 걸쳐 예비군훈련과 병력동원훈련 소집 통지서를 받고도 훈련에 불참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폭력적인 아버지 슬하에서 성장해 어렸을 때부터 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게 됐고, 미군이 헬기에서 기관총을 난사해 민간인을 학살하는 동영상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아 살인을 거부하는 신념을 가지게 됐다"며 "입대전 어머니와 친지들의 간곡한 설득과 전과자가 되어 불효하는 것이 이기적인 행동일수 있다는 생각에 입대했지만 이후 반성하며 양심을 속이지 않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1심은 "A씨가 신념을 형성하게 된 과정, 입대 및 군사훈련을 거부하게 된 과정에 대해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경제적 손실과 형벌의 위험 등을 감수하고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일관해 주장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A씨의 훈련 거부는 절박하고 구체적인 양심에 따른 것이라고 볼 수 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2심도 "A씨가 병역거부 중 가장 부담이 큰 현역 복무를 이미 마쳤는데도 예비군 훈련만을 거부하기 위해 수년간의 불이익을 모두 감수하고 있는 점, 유죄로 판단될 경우 예비군 훈련을 면할 수 있도록 중한 징역형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는 점 등을 보면 A씨의 양심이 깊고 확고하며 진실하다는 사실이 결과적으로 소명된다고 인정할 수 있다"며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도 "예비군법은 병역법과 마찬가지로 국민의 국방의 의무를 구체화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고, 예비군 훈련과 병력동원 훈련도 집총이나 군사훈련을 수반하는 병역의무의 이행이라는 점에서 병역법에서 정한 '정당한 사유'에 관한 전원합의체 판결의 법리에 따라 예비군법과 병역법에서 정한 '정당한 사유'를 해석함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종교적 신념이 아닌 윤리적·도덕적·철학적 신념 등에 의한 경우라도 그것이 진정한 양심에 따른 예비군 훈련과 병력동원 훈련 거부에 해당한다면 예비군법과 병역법에서 정한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봐야 한다"며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한편 대법원은 이날 비종교적 신념에 따른 양심적 병역거부를 주장하더라도 그 양심이 진정한 신념이라고 보기 어려운 경우에는 처벌 대상이라는 판단도 함께 내놨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와 형사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이날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B씨와 C씨에게 각각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19도15120, 2019도7578). B씨와 C씨는 종교가 아닌 신념을 이유로 현역병 입대를 거부한 혐의로 기소됐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들의 신념은 확고하거나 진실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했다. B씨는 전쟁을 위해 총을 들수 없다는 비폭력·평화주의 양심을 주장하며 입영을 거부했다. 이에 재판부는 "B씨가 주장하는 병역거부가 비폭력·평화주의보다는 주로 권위주의적 군대문화에 대한 반감 등에 기초하고 있다"며 "그는 군대 내 인권침해 및 부조리 등을 병역거부의 한 사유로 삼고 있는데, 이는 집총 등 군사훈련과 본질적인 관련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복무하는 부대 및 시기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어 양심적 병역거부의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C씨 역시 폭력을 확대·재생산하는 군대에 입영할 수 없다는 개인적·정치적 양심을 주장하며 현역병 입영을 거부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정당한 사유'로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C씨는 모든 전쟁이나 물리력 행사에 반대하는 입장이 아니라 목적, 동기, 상황이나 조건에 따라 전쟁이나 물리력의 행사도 정당화될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C씨 스스로도 이에 가담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그는 집회에 참가하여 질서유지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경찰관을 가방으로 내리쳐 폭행한 사실로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C씨가 병역거부의 주된 이유 중의 하나로 들고 있고 군내 내의 비리나 후진적인 군문화는 그 자체로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예비군훈련
양심적병역거부
비종교적신념
병역법
손현수 기자
2021-02-25
가사·상속
민사일반
부담부 증여에 해당해 해제 가능
[판결] 대법원 "효도각서 불이행… 받은 재산 돌려줘라"
'부모님을 잘 모시겠다'는 각서를 쓰고 부동산을 물려받은 아들이 약속을 저버리고 막말에 불효를 저질렀다면 재산을 다시 돌려줘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2003년 12월 유모씨는 아들에게 서울 종로구 가회동 한옥촌의 시가 20억원 상당의 2층 단독주택을 물려주며 '효도 각서'를 받았다. 같은 집에 살며 부모를 잘 봉양하고 제대로 모시지 않으면 재산을 모두 되돌려 받겠다는 내용이었다. 유씨는 집 외에도 아들의 빚을 갚아주고 아들 회사를 위해 자신의 부동산을 내놓는 등 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재산을 물려받은 아들의 태도는 돌변했다. 유씨 부부와 함께 살기는 했지만 함께 식사도 하지 않았다. 허리디스크를 앓는 모친의 간병도 따로 사는 누나와 가사도우미에게 맡겼다. 2013년 11월께 모친이 스스로 거동할 수 없게 되자 아들은 "요양원에 가시는 게 어떻겠느냐"고 권유했다. 불효의 절정은 7개월 뒤 찾아왔다. 아들에게 크게 실망한 유씨가 따로 나가 살겠다며 집을 팔아 남은 돈으로 자신들이 살 새 아파트를 마련하겠다며 등기를 다시 이전해 달라고 요구하자, 아들은 "천년만년 살 것도 아닌데 아파트가 왜 필요하냐, 맘대로 한번 해 보시지"라며 막말을 퍼부었다. 결국 유씨는 딸의 집으로 이사한 뒤 아들을 상대로 부동산 소유권을 돌려 달라는 소송을 냈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유씨가 아들을 상대로 낸 소유권이전등기말소청구소송(2015다236141)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재판부는 "유씨가 부동산을 넘긴 행위는 단순 증여가 아니라 (효도라는) 의무 이행을 전제로 한 '부담부 증여'로 조건을 불이행하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법원 관계자는 "유씨의 아들이 쓴 각서에 '충실히 부양한다'는 문구가 들어있는데, 이는 부모자식간의 일반적 수준의 부양을 넘어선 의무가 계약상 내용으로 정해졌다는 것"이라며 "재산을 증여받은 자녀가 그와 같은 충실한 부양의무를 다하지 못하면 부모가 증여계약을 해제하고 증여한 부동산을 다시 찾아올 수 있다는 취지의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유씨처럼 별도의 부양의무를 특정해두지 않으면 불효자로 돌변한 자녀에게 소송을 건다고 해서 전부 재산을 돌려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현행 민법 제556조는 증여를 받은 수증자가 증여자에 대한 부양의무를 이행하지 않거나 증여자에 대한 범죄를 저지른 때에는 증여계약을 해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같은 법 제558조는 이미 증여가 이뤄진 재산에 대해서는 해제의 효력이 미치지 않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자식에게 재산 증여를 마친 부모는 유씨처럼 별도의 각서를 통해 효도 등의 조건을 명시해놓지 않으면 자식이 패륜행위를 하더라도 재산을 되찾을 길이 없고 부양료지급 청구소송 정도만 제기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현재 국회에는 자녀가 재산을 물려받은 뒤 부모를 부양하지 않거나 부모를 상대로 패륜범죄를 저질러 증여계약을 해제하는 경우 이미 증여가 끝난 재산에 대해서도 해제의 효력이 미치도록 하는 내용의 '불효자 방지법(민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유럽 국가들은 우리보다 앞서 이 제도를 도입했다. 독일 민법 제530조는 '증여자에게 중대한 배은행위를 저질러 비난을 받을 경우 증여를 철회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프랑스 민법 제953조도 '수증자가 학대·모욕 범죄를 저지르거나 부양을 거절하는 경우 증여 철회가 가능하다'고 하고 있다. 부모가 자식을 상대로 낸 부양료 청구소송은 지난해 262건으로 10년 전인 2004년 135건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 한해 발생한 노인 학대 사건은 5772건에 달한다.
효도각서
불이행
부양의무
증여계약
증여
증여계약해제
불효
수증자
증여자
민법
패륜
부양료청구
노인학대
홍세미 기자
2015-12-28
가사·상속
"술 취해 망령된 말을 하면 깬 뒤에 후회"<br> "부모에 효도 않으면 돌아가신 뒤에 후회"<br> 서울서부지법, 존속상해범에 집행유예 선고
법정에 선 패륜자식 질타한 '朱子의 교훈'
"피고인은 주자의 교훈을 새겨들으세요." 지난 19일 서울서부지법 이성철 부장판사(55·사법연수원 16기)는 술에 취해 부모에게 욕설하고 얼굴을 주먹으로 때려 코와 광대뼈를 다치게 한 혐의(존속상해)로 구속기소된 이모씨(49)에 대한 항소심(2012노1012) 선고 공판에서 주자(朱子)의 교훈을 낭독했다. 패륜을 저지른 자식을 용서해 달라고 탄원서를 낸 이씨의 부모님에 대한 안타까움 때문이었다. 1심에서 징역 10월을 선고받았던 이씨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풀려났다. 변호사로 활동하다 경력법관으로 들어온 50대 중반의 부장판사는 고개를 숙이고 피고인석에 앉아 있던 이씨를 잠시 바라보다 "피고인은 자식으로서 차마 할 수 없는 일을 저질렀고 지난 2007년에도 존속상해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적이 있어 엄히 처벌받아야 함이 마땅하다"고 꾸짖었다. 이 부장판사는 "그러나 부모가 오직 자식의 앞날을 걱정하며 처벌을 원치 않고 피고인의 동생도 선처를 탄원하고 있어 고심 끝에 형을 다시 정한다"며 "다만 앞으로 재범의 위험을 방지하고 피고인의 가정이 평안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주자의 열 가지 교훈 중 세 가지를 인용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부장판사가 "불효부모 사후회(不孝父母 死後悔,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으면 돌아가신 뒤에 후회한다), 불친종족 소후회(不親宗族疎後悔, 가족에게 친하게 대하지 않으면 멀어진 뒤에 후회한다), 취중망언 성후회(醉中妄言 醒後悔, 술에 취해 망령된 말을 하면 깬 뒤에 후회한다)"를 낭독하고 뜻을 풀이해주자 고개를 떨군 이씨의 어깨가 흔들렸다. 방청석에 있던 이씨의 가족에게선 탄식이 흘러나왔다. 이씨는 사건 당시 술에 많이 취해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며 원심의 형이 무겁다고 주장했다. 이번 재판에는 전국에서 항소심에서는 처음으로 모의배심원이 참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정문경 서울서부지법 기획법관은 "이번 항소심은 사실관계가 복잡하지 않아 일반상식으로도 충분히 파악할 수 있어 전국 처음으로 모의배심원을 초대했다"며 "배심원들의 모의양형이 재판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가정에서 일어난 폭력사건에 대한 일반인의 법감정을 알 좋은 기회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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