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 시절 대북 확성기 사업 비리에 연루된 혐의로 기소된 브로커와 업체 대표 등에게 징역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음향기기 제조업체 인터엠 대표 조모씨에게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에 대해 징역 3년의 실형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에 대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19도10857).
브로커인 차모씨에게는 징역 1년 6개월, 전직 시의원 임모씨에게는 징역 2년 6개월과 벌금 4000만원 등 이 사건에 연루된 10명에게는 각각 실형과 징역형의 집행유예 등이 확정됐다.
대북 확성기 사업은 2015년 8월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도발 이후 대북 심리전을 강화하기 위해 추진됐다. 사업자로 선정된 인터엠은 2016년 말 확성기 40대(고정형 24대·기동형 16대)를 공급했으나 성능이 떨어진다는 지적과 함께 입찰 비리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감사원의 요청을 받은 검찰은 수사 결과 브로커·업체·군 간의 유착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관련자들을 기소했다.
1,2심은 "대북 확성기 사업은 대규모 국방 예산이 투입되고 국가 안보에 관한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만큼 엄정한 경쟁을 통해 합리적인 가격과 좋은 품질의 제품을 공급받아 전략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어떤 예산보다도 공정하고 효율적으로 사용돼야 할 국방 예산이 피고인들의 범행으로 소홀히 집행됐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들은 브로커로부터 사업 정보를 미리 입수해 온전한 경쟁이 처음부터 불가능했고, 외산 제품을 직접 제조한 국산 제품이라고 속이기도 했다"며 "이런 비리는 종국적으로 국가 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할 것"이라며 징역형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피고인들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