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가 잘 안 되는 가게를 비싼 값에 팔기 위해 허위로 매출을 부풀려온 업주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대구지법 형사5단독 이창열 부장판사는 가게 매도를 앞두고 가짜 주문서를 발행하는 방법으로 매출을 속이고 고액의 권리금을 챙긴 혐의(사기)로 기소된 구모(59)씨에게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다(2017고단3000).
대구 시내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던 구씨는 장사가 잘 되지 않자 가게를 내놓기로 결심했다. 구씨는 2016년 2월께 점포 매물 광고를 보고 찾아온 한모씨에게 "비수기에는 월 2500만원 정도, 성수기에는 월 3000만원 정도 매출이 나오고, 현금 매출 비중이 높아 세금 신고 때는 축소해 신고할 정도로 장사가 잘 된다"고 말했다.
구씨는 그 증거로 전산입력판매시스템(POS·포스 단말기)에 찍힌 매출 데이터를 한씨에게 보여줬다. 하지만 이는 엉터리 실적이었다. 실제로는 점포 임대료만 수개월치가 밀려 있었으며, 종업원 급여와 가스·전기 등 공과금도 체납한 상태였다. 구씨는 영업이 잘되는 것처럼 꾸미기 위해 혼자 포스 단말기에 허위로 주문을 입력하고 출력된 주문서는 버리는 방식으로 매출액을 부풀려 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사실을 모르던 한씨는 가게를 인수하기로 결심하고 계약금 및 보증금으로 3000만원, 권리금으로 1억5500만원을 구씨에게 송금했다. 하지만 가게 영업이 실제로는 매우 어렵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구씨의 범행이 발각됐다.
이 부장판사는 "구씨는 매장을 내놓을 무렵인 2015년 11월께부터 집중적으로 매일 수십만원이 넘는 고액의 허위 매출을 포스기에 입력하는 등 매출을 적극적으로 조작했다"며 "구씨는 마감시간에 외상매출 등을 정리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이 무렵부터 현금매출 비율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했고, 카드로 결제된 고액의 매출내역이 실제 카드사의 매출 자료에 전혀 나타나지 않은 점 등을 볼 때 범행을 저지른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가 찾아온 날도 매장을 방문하겠다는 연락을 받자 곧바로 40여만원가량의 현금매출을 허위로 입력한 사정이 있다"며 "구씨의 이러한 기망행위와 피해자의 양수계약·권리금 지급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범행 사실이 인정되는데에도 구씨는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며 피해 회복을 위한 아무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실형 선고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