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서의 세무조사결정도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으로 볼 수 있다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특별1부(주심 이홍훈 대법관)는 세무조사결정에 반발해 변호사 김모(46)씨가 서대전세무서를 상대로 낸 세무조사결정처분취소소송 상고심(☞2009두23617)에서 소를 각하한 원심을 깨고 최근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세법에서 세무공무원에게 납세의무자 등에 대해 직무수행상 필요한 경우 질문을 하고 장부, 서류 기타 물건을 조사하거나 제출을 명할 수 있는 권한을 인정하고 있고 조세범처벌법에 의하면 세법의 질문조사권 규정에 따른 세무공무원의 질문에 대해 거짓으로 진술하거나 그 직무집행을 거부 또는 기피한 자는 과태료에 처해지게 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이처럼 부과처분을 위한 과세관청의 질문조사권이 행해지는 세무조사결정이 있는 경우 납세의무자는 세무공무원의 과세자료수집을 위한 질문에 대답하고 검사를 수인해야 할 법적의무를 부담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따라서 "납세의무자에게 개개의 과태료처분에 대해 불복하거나 조사종료 후의 과세처분에 대해서만 다툴 수 있도록 하는 것보다는 그에 앞서 세무조사결정에 대해 다툼으로써 분쟁을 조기에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점 등을 보면 세무조사결정은 납세의무자의 권리·의무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공권력의 행사에 따른 행정작용으로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된다"고 판단했다.
대전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는 김씨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사무장으로 근무했던 이모씨가 세무서에 "김씨가 세금을 탈루했다"는 제보를 해 세무서로부터 세무조사를 받았다. 세무서는 조사를 바탕으로 2000년부터 2004년까지의 종합소득세 등을 부과했고 김씨는 세금을 추가납부했다.
그러나 이후 이씨가 다시 세무서에 김씨가 사건의 성공보수금 등을 누락했다고 제보하자 세무서는 김씨에게 추가조사를 실시하겠다고 통지했다. 김씨는 "이미 세무조사를 해 과세처분까지 했고 다시 탈세혐의를 인정할 만한 명백한 자료가 없는데도 재조사를 하는것은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다. 1·2심은 "세무조사결정 자체는 상대방 또는 관계자들의 법률상 지위에 직접적으로 법률적 변동을 일으키지 않는 행위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김씨의 소를 각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