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테마주로 주가를 조작해 4억원을 번 '슈퍼 개미(대규모 자금을 굴리는 일반 개인 투자자)'가 이익 전부를 날리고 10억원의 벌금까지 물게 됐다.
김민아 서울중앙지법 형사26단독 판사는 최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약식기소 됐다가 정식재판을 청구한 개인 투자자 이모(49)씨에게 벌금 10억원과 추징금 4억5000여만원을 선고했다고 9일 밝혔다(2012고정6485).
김 판사는 판결문에서 "이씨가 25년여간 전업 투자가로 주식거래를 하면서 얻은 상당한 자본력을 이용해 주가를 왜곡하고 증권시장을 교란하는 시세조종 행위를 함으로써 자본시장의 공정성을 침해했다"고 밝혔다.
지난 1987년부터 전업으로 주식매매를 해 큰 돈을 벌어 업계에서는 '슈퍼개미'로 통하는 이씨는 2011년께 직원 1명을 고용해 매달 400만원을 주고 증권 계좌 6개를 통해 주식을 대신 사고 팔도록 지시했다.
특정 주식을 반복해 사고 팔아 인위적으로 주가를 띄워 상한가를 유지시킨 다음 이튿날 다른 투자자들이 추격 매수를 하면 사들인 주식을 팔아치우는 수법이다.
그러다 같은 해 9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같은 수법으로 '문재인 테마주'로 알려진 S&T모터스 등 8개 회사 주식 2987만여주를 매수하고 1871만여주를 매도해 총 4억5000여만원의 시세 차익을 올렸다.
이씨는 김 판사의 판결이 내려진 직후 항소장을 제출했다가 곧바로 이를 취하해 형이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