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신병훈련을 받다가 긴급조치 위반으로 불법 연행돼 고문을 받은 피해자들에게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강모(64)씨 등 고문 피해자 3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 상고심(2014다219163)에서 "4억24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지난 12일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강씨 등이 구속영장 없이 불법 체포돼 감금되고 구타, 고문 등 가혹행위를 당했기 때문에 국가에 배상책임이 있다고 판결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강씨 등은 1976년 6월 방위병으로 신병훈련을 받던 중 반공법과 대통령긴급조치 9호 위반 혐의로 군 헌병과 503보안부대 수사관에 연행돼 구속되고 고문을 당했다. 이들은 유죄가 확정돼 400일이 넘도록 복역했다. 강씨 등은 재심을 청구해 2013년 3월 무죄 확정판결을 받고 다음 달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1심은 국가의 불법행위를 인정해 강씨 등에게 3억80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항소심은 강씨가 민주화운동관련자로 보상을 받았다는 이유로 일부 손해배상액을 감액하고 나머지 2명의 손해배상액을 증액해 4억25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