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민사3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24일 한국철도공사가 "불법파업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라"며 전국철도노동조합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2009다29366)에서 "노조는 69억9천만원과 이자를 배상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 같은 배상 규모는 파업 관련 소송에서 확정된 손해배상 금액으로는 역대 최고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위원장이 이 사건 중재회부 결정이 적법하므로 그로부터 15일간 피고의 쟁의행위가 금지됨에도 피고가 이를 위반해 위법하게 파업을 함으로써 원고의 여객운수 및 화물수송 업무에 지장을 초래했으므로 피고는 그로 인해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이후 필수공익사업에 관한 중노위 위원장의 직권 중재회부 제도가 폐지됐다고 하더라도 법률 개정 전에 발생한 파업으로 인해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이 소멸한다고 볼 수는 없다"며 다만, "제반 사정을 고려해 피고의 책임을 파업으로 인한 원고의 손해 중 60%로 제한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원고와 피고는 파업이 철회된 후에, 피고는 업무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원고는 파업 관련 징계 및 민·형사상 책임의 최소화를 위해 노력하기도 한 사실을 알 수 있어 이 사건 소가 원고의 신의성실의 원칙에 어긋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는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한국철도공사는 2006년 3월 노사 단체교섭 협상 결렬 직후 중앙노동위원회가 중재 회부 결정을 내렸는데도 철도노조가 총파업을 강행하자 KTX 열차운행 중단 등으로 재산 피해를 봤다며 소송을 냈다. 1,2심은 노조 파업의 위법성을 인정해 1심에서 51억7,000만원을, 2심에서는 손해를 추가로 인정해 70여억원 가량을 한국철도공사에 배상하라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