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은 개·돼지"라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어 파면된 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국장)이 정부를 상대로 낸 파면취소소송에서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승소했다.
서울고법 행정11부(재판장 배기열 부장판사)는 22일 나 전 국장이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낸 파면처분취소소송(2017누78744)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승소 판결했다.
나 전 국장은 2016년 7월 경향신문 기자들과의 저녁자리에서 "민중은 개·돼지로 취급하면 된다", "신분제를 공고화해야 한다" 등의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나 전 국장은 당시 상황을 녹음한 음성파일 등을 제출해 소명했지만 인사혁신처 중앙징계위원회는 "공직사회 전반에 대한 국민 신뢰를 실추시키고 고위공직자가 지켜야 할 품위를 손상시켰다"며 징계 최고수위인 파면처분을 내렸다. 나 전 국장은 같은 해 8월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를 청구했다가 기각되자 소송을 냈다.
공무원이 파면되면 5년간 공무원에 재임용될 수 없고, 퇴직금이 절반으로 줄며 연금은 자신이 적립한 금액만 돌려받는다.
앞서 지난해 9월 1심은 "나 전 국장이 해당 발언을 한 사실이 인정된다"면서도 "가장 무거운 징계처분인 파면은 나 전 국장의 비위행위 정도에 비해 지나치게 과중해 위법하다"며 나 전 국장의 손을 들어줬다.
고위공무원으로서 기자들 앞에서 해서는 안 될 발언을 했고 발언이 기사화 되면서 (결과적으로) 공무원 전체에 대한 신뢰가 훼손됐지만 △술을 많이 마신 상태의 논쟁 과정에서 발언한 점 △기자들이 녹음을 시작한 시점부터 발언 자체를 철회하지는 않더라도 해당 기사와 같은 취지는 아니라고 해명한 점 △다음날 해당 기사의 수정 또는 삭제를 요청한 점 등을 감안할 때 나 전 국장의 발언과 부적절한 대처가 파면 기준인 '정도가 심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