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OJ 심슨사건으로 관심을 끌었던 치과의사 모녀 살해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됐던 이도행씨에 대해 대법원이 무죄를 선고한 2심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 제1부(주심 서성·徐晟 대법관)는 지난달 25일 살인 및 현주건조물방화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씨에 대한 상고심(☞20001도1314)에서 검사의 상고를 받아들이지 않고,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의 공소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직접 증거가 없고, 공소사실을 뒷받침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간접증거인 피해자들의 사망시각에 관한 증거의 증명력이 환송 뒤 원심에서 새로 조사된 스위스 법의학자의 증언이나 화재재현 실험결과 등에 의해 크게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이씨는 지난 95년6월 서울불광동 아파트에서 아내 최모씨와 딸을 살해하고 사체를 욕조에 옮겨놓은 뒤 이를 숨기기 위해 아파트에 불을 지른 혐의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사형이 선고됐으나 98년 2심에서 무죄, 같은해 대법원에서 유죄취지로 파기환송되는 반전을 거듭하다 재작년 2월 서울고법에서 다시 무죄를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