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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임차인이 “갱신요구권 행사 안해” 했다가 잔금 지급일 직전 행사… 대법원 “매매계약에 사정변경이 생겼다고 봐야”
아파트 매매계약을 체결한 상황에서 임차인이 갱신요구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잔금 지급일 직전 갱신요구권을 행사했다면, 매매계약에 사정변경이 생겼다고 볼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지난 12월 7일 A 씨가 B 씨를 상대로 제기한 소유권이전등기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3다269139). A 씨는 2021년 1월 B 씨로부터 인천 연수구의 아파트를 11억 원에 매수하기로 하는 가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으로 1억1000만 원을 지급했다. 이후 A 씨와 B 씨는 본계약을 체결했는데, 계약 체결 무렵 아파트에는 임차인인 C 씨가 같은 해 10월까지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거주 중이었다. 이때 A 씨와 B 씨의 매매계약 체결을 중개한 공인중개사는 C 씨와 통화해 C 씨가 임대차계약기간 만료 후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하지 않고 아파트를 인도할 것임을 확인받았다. 이에 따라 매매계약 특약사항에는 C 씨의 임대차보증금 5억 원은 A 씨에게 승계 조건이라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그런데 잔금 지급일 직전 C 씨는 갑자기 갱신요구권을 행사해 아파트에 2년 더 거주하겠다고 통보했다. 그러자 이 아파트에 실거주할 목적으로 계약을 체결했던 A 씨는 B 씨에게 잔금 지급을 하지 않았고, B 씨는 이를 이유로 계약 해제 의사를 표시했다. 이에 대해 A 씨는 “B 씨는 C 씨의 의사를 전달했을 뿐 C 씨의 임대차계약을 종료시켜 아파트를 인도할 의무를 이행제공하지 않아 잔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이므로 매매계약에 따른 채무를 불이행한 것이 아니다”라며 “매매계약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 절차를 이행하라”는 취지의 소송을 제기했다. B 씨는 “A 씨는 C 씨의 계약갱신요구권 행사를 빌미삼아 잔금지급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서 임차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를 제공받더라도 잔금을 지급할 의사가 없다는 의사를 명백히 했다”고 맞섰다. 1심은 A 씨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B 씨가 A 씨로부터 잔금 1억9000만 원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A 씨에게 소유권이전등기 절차를 이행하라”고 했다. 1심은 C 씨의 계약갱신요구권이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보호되는 임차인의 권리로서 임대인이 이를 거부할 수 없다거나 그 행사 여부가 오로지 C 씨의 의사에 달린 것이라고 하더라도, B 씨의 아파트에 대한 인도의무가 면제된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2심에서는 이 판단이 뒤집혔다. 2심은 “A 씨와 B 씨 간 매매계약의 특약사항으로 ‘임대차보증금은 A 씨에게 승계 조건이며 임대 만기는 2021년 10월, 실제 명도는 2021년 12월로 한다’는 내용을 기재했다고 해서 아파트 인도의무가 2021년 12월로 유예되고 A 씨의 잔금지급의무가 선이행의무가 된다고 볼 수 없다”며 “이 같은 방법으로 목적물 인도의무를 이행한 B 씨에게 2021년 12월까지 C 씨와의 임대차계약을 종료시켜 아파트를 A 씨에게 현실인도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이 사건 매매계약에는 ‘매도인은 매매대금의 잔금 수령과 동시에 매수인에게 소유권 이전등기에 필요한 모든 서류를 교부하고 등기절차에 협력한다’는 내용과 특약사항으로 ‘실제 명도는 2021년 12월로 한다’고 정하고 있다. 매매계약 문언 해석상 쌍방이 B 씨의 현실인도의무 이행일은 2021년 12월로 하되 임차인에 대한 아파트 반환청구권 양도에 의한 간접점유 이전의무는 그보다 앞서 잔금 지급, 소유권 이전등기 의무의 이행과 함께 이행하기로 합의했다고 볼 수 있다”며 “이러한 해석은 완전한 권리의 이전을 목적으로 하는 매매계약의 성격이나 이 사건 매매계약 체결 당시 당사자 쌍방의 동기, 목적, 계약체결 경위 등의 통념에 부합한다”고 했다. 이어 “매매계약 체결 당시 갱신요구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한 C 씨가 잔금 지급일 직전 갱신요구권을 행사했고, 이에 따라 B 씨의 현실인도의무의 이행이 곤란할 현저한 사정변경이 생겼다고 볼 수 있다”며 “당초 계약 내용에 따른 A 씨의 선이행의무를 이행하게 하는 것이 공평과 신의칙에 반하게 됐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사정변경은 B 씨의 해제권 행사시까지 해소되지 않아 A 씨의 잔금 지급의무의 이행거절이 정당한 것은 아닌지, 그 결과 A 씨의 의무 불이행을 이유로 한 B 씨의 해제권 행사에 문제는 없는지 심리할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선이행의무
임차인
갱신요구권
아파트매매
한수현 기자
2024-01-01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횡령죄로 형사처벌할 순 없지만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은 져야<br> 명의신탁자의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 침해… 민사상 불법행위 해당<br> 대법원,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 파기환송
[판결] 명의수탁자가 실소유주 허락없이 부동산 처분했다면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자인 실소유주의 허락 없이 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했다면 횡령죄로 처벌할 수는 없지만 실소유주에 대한 민사상 책임은 져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지난 9일 토지 실소유주인 A씨가 명의상 소유주인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0다208997)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2011년 10월 A씨는 C씨로부터 토지를 매수하면서 등기는 B씨 명의로 하기로 약정했다. 약정에 따라 C씨가 B씨 앞으로 소유권 이전등기를 하면서 3자간 등기명의신탁이 이뤄졌다. 그런데 2014년 4월 B씨가 D씨에게 이 토지를 매도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14억원에 토지를 매도하면서 매매대금 중 9억8000만원은 D씨가 토지의 근저당권부채무를 인수하기로 하고, D씨에게 소유권 이전등기를 했는데 이를 A씨의 동의 없이 진행한 것이다. 이에 A씨는 "내 동의를 받지 않고 토지를 처분한 것은 불법행위에 해당하거나 법률상 원인 없이 부당한 이익을 얻은 것"이라며 "B씨는 손해배상 또는 부당이득반환으로 4억2000만원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냈다. 1심은 "B씨는 명의신탁 받은 토지를 매도해 법률상 원인 없이 매매대금 상당의 이익을 얻었고, A씨는 소유권 이전등기 청구권이 상실되는 손해를 입었다"며 이익 중 일부를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다만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은 부정하면서 2억6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2심은 "A씨와 B씨 사이에 보호할 만한 가치가 있는 신임관계가 있다거나 B씨가 A씨에게 각 토지를 상당한 가격으로 처분해 그 매매대금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 없다"며 "3자간 등기명의신탁에서는 부동산의 매수대금이 아니라, 처분대금이 부당이득으로 문제될 여지가 있을 뿐"이라며 B씨의 행위가 민사상 불법행위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배상책임도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3자간 등기명의신탁에서 명의수탁자의 임의처분 등을 원인으로 제3자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제3자는 유효하게 소유권을 취득한다"며 "그 결과 매도인의 명의신탁자에 대한 소유권 이전등기의무는 이행불능이 되어 명의신탁자로서는 부동산 소유권을 이전받을 수 없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자의 채권인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침해한다는 사정을 알면서도 명의신탁 받은 부동산을 자기 마음대로 처분했다면, 이는 사회통념상 사회질서나 경제질서를 위반하는 위법한 행위로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제3자의 채권침해에 따른 불법행위책임이 성립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등기명의신탁을 한 경우 명의수탁자가 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해도 횡령죄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전원합의체 판결(2014도6992)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1,2심에서는 불법행위 성립 여부에 관해 이 대법원 판결을 이유로 들었다. 재판부는 "민사책임과 형사책임은 지도이념, 증명책임의 부담과 그 증명의 정도 등에서 서로 다른 원리가 적용되고, 범죄를 구성하지 않는 침해행위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민사상 불법행위를 구성하는지는 형사책임과 별개의 관점에서 검토해야 한다"며 "해당 판결은 횡령죄의 본질이 신임관계에 기초해 위탁된 타인의 물건을 위법하게 영득하는 데 있고,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의 관계는 형법상 보호할 만한 가치가 있는 신임관계가 아니므로 명의수탁자의 임의처분에 대해 횡령죄를 인정할 수 없다고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명의신탁관계에서 명의신탁자의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보호할 수 없다는 취지는 아니다"라며 "명의수탁자의 임의처분으로 명의신탁자의 채권이 침해된 이상, 형법상 횡령죄의 성립 여부와 관계없이 명의수탁자는 명의신탁자에 대해 민사상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3자간 등기명의신탁의 명의수탁자가 부동산을 임의 처분한 경우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2014도6992) 선고 이전까지 이를 횡령죄로 처벌하고 있었으므로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자에 대해 불법행위 책임을 지는 것에 대해선 특별한 의문이 없었다"며 "그러나 해당 판결로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자에 대해 민사상 불법행위 책임도 지지 않는 것인지에 대해 논란이 발생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판결에선 명의수탁자의 임의 처분행위가 형사상 횡령죄로 처벌되지 않더라도, 명의신탁자의 채권인 소유권 이전등기청구권을 침해하는 행위로서 민법 제750조에 따라 불법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시적으로 설시함으로써 앞선 전원합의체 판결 선고 이후 제기된 논란을 명확하게 정리했다"고 밝혔다.
명의신탁
임의처분
불법행위
한수현 기자
2022-06-29
민사일반
유류분 산정위한 기초 재산에서 제외돼야
[판결] 유류분 제도 생기기 전 소유권 이전등기 마친 증여재산은
유류분 제도가 생기기 전에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마친 증여재산은 유류분 산정을 위한 기초재산에서 제외돼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사망한 A씨의 자녀 B씨 등이 A씨의 장남 C씨 등을 상대로 낸 유류분 소송(2021다237497)에서 원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16년 11월 사망했다. A씨는 앞서 1962년 장남 C씨에게 부동산을 증여했는데, B씨 등은 유류분 반환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유류분 제도가 생기기 전 피상속인이 상속인이나 제3자에게 재산을 증여하고 이행을 완료해 소유권이 수증자에게 이전된 때에는 피상속인이 1977년 12월 31일 개정된 민법 시행 이후 사망해 상속이 개시되더라도 소급해 증여재산이 유류분 제도에 의한 반환청구의 대상이 되지 않고, 따라서 유류분 산정을 위한 기초재산에 포함될 수 없다"며 "C씨가 A씨로부터 증여받아 1962년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마친 부동산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개정 민법 시행 전에 이행이 완료된 증여재산에 해당하므로 유류분 산정을 위한 기초재산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밝혔다. 대법원,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 파기 이어 "해당 부동산을 유류분 산정을 위한 기초재산에 포함된다고 보아 이를 산입해 기초재산 가액을 산정한 원심 판단에는 유류분 산정을 위한 기초재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C씨가 A씨로부터 증여받은 부동산이 유류분 산정을 위한 기초재산에 포함됨으로써 피고들 전부에 대한 유류분 반환의무의 범위에 영향을 미치게 되어 이를 다시 산정할 필요가 있으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 부분은 전부 파기될 수밖에 없다"고 판시했다. 앞서 항소심은 A씨가 1962년 C씨에게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마쳐 2003년 현재와 같이 분할된 부동산에 대해 원고들과 공동상속인인 C씨가 A씨로부터 증여받은 재산이므로 유류분 산정을 위한 기초재산에 포함된다고 보고 이를 산입해 산정한 기초재산 가액을 기초로 유류분 반환의무의 존부와 반환범위 등을 판단했다.
유류분
소유권
증여재산
기초재산
박수연 기자
2021-11-04
헌법사건
헌법재판소, 재판관 전원일치 결정
'보증서로 소유권이전등기' 부동산특별조치법 합헌
과거 부동산을 사실상 양수한 사람이나 대리인이 등기원인 증명서류 없이 보증서를 바탕으로 발급받은 확인서만으로도 소유권이전등기를 할 수 있도록 한 옛 부동산소유권 이전등기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A씨가 "옛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법 제7조 등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9헌바41)에서 최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이 조항은 '부동산을 사실상 양수한 사람 또는 그 대리인이 등기원인을 증명하는 서면 없이 보증서를 바탕으로 발급받은 확인서로써 단독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신청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B단체는 1981년 옛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법에 따라 A씨의 아버지인 C씨 소유의 부동산에 대해 '1965년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했다. 이에 A씨는 B단체를 상대로 "1981년 이뤄진 소유권이전등기는 아버지가 사망한 이후의 매매를 원인으로 했기 때문에 허위"라며 소유권말소등기소송을 냈다. C씨는 1948년 사망했다. 그러나 1심 법원은 "B단체의 소유권이전등기는 실체적 권리관계에 부합하는 등기로 추정된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이에 반발한 A씨는 항소했고, 재판 중 옛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법 제7조 등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으나 기각되자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한국전쟁으로 인한 등기부와 지적공부 등의 멸실, 등기제도에 대한 인식의 부족, 부동산을 매수한 사실에 관한 증명서류의 소실 등으로 1970년대에도 부동산의 양수인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지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며 "부동산의 사실상 양수인이 소유권취득의 원인사실을 증명하기 곤란한 상황에서 등기제도의 정착과 완비를 위해서는 등기가 실체관계와 부합하도록 할 필요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조항에 따른 등기는 실체적 권리관계에도 부합하는 것으로 추정되기는 하나, 보증서나 확인서의 내용이 허위임을 증명함으로써 그 추정력을 깨뜨릴 수 있다"며 "따라서 참칭소유자에 의해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져 진정한 소유자의 권리행사에 사실적 장애가 발생해도 민사소송 등을 통해 바로잡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조항은 재산권의 내용과 한계를 구체적으로 형성함에 있어 그 입법형성권의 한계를 벗어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A씨의 재산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했다.
부동산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법
부동산소유권 이전등기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
소유권
보증서
손현수 기자
2021-01-06
민사일반
[판결] 국가, 친일파 이해승 땅 소송 사실상 패소...1평만 환수
국가가 친일파 이해승(1890∼1958)의 후손을 상대로 낸 토지 환수 소송에서 사실상 패소했다. 서울고법 민사13부(재판장 김용빈 부장판사)는 26일 국가가 이해승의 손자 이모씨를 상대로 낸 소유권 이전등기 소송 항소심(2018나2025746)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1심을 뒤집고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하지만 국가가 돌려받을 수 있는 토지는 이씨가 물려받은 토지 138필지 중 1필지로 면적이 4㎡에 불과해 국가가 사실상 패소한 것이다. 이해승은 철종의 아버지인 전계대원군의 5대손으로, 한일강제병합 직후인 1910년 10월 일제로부터 조선 귀족 중 최고 지위인 후작 작위를 받았고, 자발적 황국신민화 운동을 벌이고자 결성된 조선임전보국단 발기인으로 활동했다.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는 2007년 이해승을 친일재산귀속법이 규정한 '한일합병의 공으로 작위를 받은 자'로 보고 친일반민족행위자로 지목했다. 이에 따라 이해승의 손자가 상속받은 재산 일부인 땅 192필지를 국가에 귀속하기로 했다. 이 땅의 가치는 당시 시가로 300억 원대에 달했다. 이해승의 손자는 국가귀속 처분을 취소하라며 위원회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냈고, 친일재산귀속법의 허점을 파고들어 2010년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다. 친일재산귀속법은 재산 귀속 대상을 '한일합병의 공으로 작위를 받거나 이를 계승한 자'라고 규정했는데, 이해승의 손자는 "후작 작위는 한일합병의 공이 아니라 왕족이라는 이유로 받은 것이므로 재산 귀속 대상이 아니다"라는 논리를 폈다. 비난 여론이 일자 국회는 2011년 친일재산귀속법에서 '한일합병의 공으로'라는 부분을 삭제했다. 아울러 개정법을 소급 적용할 수 있다는 부칙도 신설했다. 국가는 대법원의 2010년 판결이 절차상 잘못됐다며 재심을 청구하는 한편 이해승 손자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냈다. 그러나 대법원은 국가가 재심 청구 기간(사유 발생일로부터 30일)을 넘겨 이의를 제기했다며 2016년 12월 청구를 각하했다. 민사소송을 담당한 1심 재판부도 개정법 부칙에 담긴 단서 조항을 근거로 지난해 4월 국가의 청구를 기각했다. 이 부칙은 '위원회가 개정 전 친일재산귀속법에 따라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결정한 경우 개정된 규정에 따라서 결정한 것으로 본다. 다만, 확정판결에 따라 이 법의 적용대상이 아닌 것으로 확정된 경우에는 그러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이씨가 확정판결을 받은 토지에 대해선 개정법을 소급해 적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가 환수 결정을 내린 1필지는 당초 국가귀속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충북 괴산군 땅이다. 재판부는 이씨가 이미 처분한 부동산의 매각대금 중 3억5천여만원도 국가에 환수하라고 판결했는데 이 역시 국가가 부당이득이라고 주장한 전체 28필지 중 8필지의 매각대금에 불과하다. 부당 이득 환수 대상이 된 토지는 이씨 측이 반민족규명법과 친일재산귀속법이 발의·제정된 2004년 4월∼2005년 1월 집중 처분한 땅이다. 재판부는 "관련 판결이 확정된 경우에는 법적 안정성을 위해 개정 규정을 적용하지 않도록 정해진 것으로 해석함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처분대금 3억5000여만원은 시효가 지나 낼 수 없다'는 이 회장의 주장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어긋나는 권리 남용"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친일재산 귀속법의 목적은 헌법적으로 부여된 당위"라며 "친일재산을 국가에 귀속시켜야 할 공익상의 필요가 피고가 입을 불이익을 정당화하는 것 이상으로 압도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친일반민족행위자인 이해승이 친일재산을 보유하고 대대로 부귀를 누리는 것이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고, 그 손자인 피고도 일제강점기하 이해승의 행적과 재산을 취득한 경위, 경과를 잘 알고 있다"며 반환하는 것이 맞는다고 지적했다. 이번 소송에서 정부 측 보조참가인으로 참여한 광복회의 소송대리인 정철승 변호사는 재판이 끝난 뒤 "1심에 이어 2심까지 친일파 후손의 손을 들어준 오늘 판결은 거물친일파는 단죄되지 않는다는 70여년전 반민특위의 실패를 떠올리게 하는 참담한 판결"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친일재산귀속법과 그 개정법률의 취지가 친일파 후손들에게 면죄부를 주겠다는 것이 아닐 것"이라며 "최종심인 대법원이 국가, 사회의 역사적 정의를 바로 세워주길 간곡히 호소한다"고 밝혔다.
이해승
친일파
토지환수
박수연
2019-06-27
민사일반
대법원, 원심 파기환송
[판결](단독) 땅 소유주 불명확하면 호적부로 판단해야
땅 소유자가 누구인지를 둘러싸고 벌어진 소송이 호적부에 따라 판가름나게 됐다. 대법원은 호적부에 기재된 사항은 진실에 부합하는 것이라는 추정을 받기 때문에 이를 뒤집으려면 추정을 번복할 만한 명백한 증거가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A씨는 2007년 12월 강원도의 한 임야를 자기 명의로 소유권보존 등기를 했다. 임야대장에는 이 땅이 1932년부터 B씨 명의로 되어 있었지만, A씨는 보증인 3명으로부터 'A씨가 1990년 3월 이 토지를 매입해 현재 사실상 소유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증서를 받아 당시 시행중이던 구 임야소유권 이전등기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따라 소유권보존 등기를 한 것이다. 그런데 이후 문제가 생겼다. C씨 등 삼남매가 "B씨는 우리 아버지"라며 이 땅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한 것이다. C씨 등은 "A씨가 낸 보증서는 허위"라며 "A씨가 소유권보존등기를 한 땅은 원래 우리 아버지 땅이므로 상속인인 우리에게 상속돼야 한다"면서 소송을 냈다. 이에 A씨는 "토지 소유자였던 B씨가 C씨의 아버지라는 증거가 없다"면서 "토지 소유자였던 B씨와 C씨의 아버지는 동명이인일 뿐"이라고 맞섰다. 임야대장 상에 소유자로 기록된 B씨와 C씨 삼남매가 아버지라고 주장하는 사람의 이름이 동일하긴 하지만 임야대장 상의 B씨 주소와 C씨 삼남매의 호적부에 기록된 이들 남매의 아버지의 주소가 다르다는 점을 근거로 한 것이었다. 특히 임야대장에는 B씨의 나이가 기록돼 있지 않았는데, C씨 삼남매의 아버지가 B씨라면 이 땅의 소유권을 12세에 취득한 것이 돼 B씨를 이들 남매의 아버지로 볼 수 없다는 것이었다. 기재사항은 진실에 부합하는 것이라는 추정 받아 1,2심은 C씨 삼남매의 손을 들어줬다. 임야대장에 기록된 B씨의 주소지에서 50여년간 살았던 이웃이 '근방에 동명이인이 없었다'고 증언한 데다 토지 매매계약서의 내용을 모두 A씨가 작성했고 인감증명서도 첨부된 사실이 없어 매도인의 인장의 진정 성립을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1,2심은 C씨 삼남매의 아버지가 임야대장에 기록된 B씨라면 12세에 토지를 받은 셈이 된다는 A씨의 주장에 대해서도 과거에는 출생 후 수년이 지난 후에야 출생신고가 이뤄지는 일이 빈번했으므로 나이가 일치하지 않았을 개연성이 높다고 판단해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C씨 삼남매가 A씨를 상대로 낸 소유권확인소송(2018다240950)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춘천지법으로 돌려보냈다. 기재에 반하는 증거 있어야 추정번복 할 수 있어 재판부는 "호적부의 기재 사항은 진실에 부합하는 것이라는 추정을 받고, 그 기재에 반하는 증거가 있거나 그 기재가 진실이 아니라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때라야 그 추정을 번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C씨의 아버지가 임야대장의 B씨와 동일인이라면 이 사건 임야를 C씨의 아버지가 만 12세도 되지 않은 미성년자로서 취득한 것이 되는데 이를 통상적이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임야대장에 기재된 소유자인 B씨의 주소지에서 C씨의 아버지가 거주했다고 볼 만한 기록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C씨의 아버지와 이 사건 임야의 소유명의자는 성명만 동일할 뿐 동일인이라고 쉽사리 인정할 수 없다"면서 "호적부 기재를 뒤집을 만한 사유가 주장·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호적부
추정번복
상속
이세현 기자
2019-04-11
민사일반
대법원, 대여금청구소송 원고일부승소 원심 확정
[판결] 유증 포기는 사해행위 취소 대상 안 된다
채무자가 유증을 포기하더라도 이를 채권자에 대한 사해행위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장모씨가 조모씨 등 2명을 상대로 낸 대여금 청구소송(2018다260855)에서 "조씨 등은 연대해 장씨에게 2억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재판부는 "유증을 받을 자는 유언자의 사망 후에 언제든지 유증을 승인 또는 포기할 수 있고, 그 효력은 유언자가 사망한 때에 소급해 발생하므로 채무초과 상태에 있는 채무자라도 자유롭게 유증을 받을 것을 포기할 수 있다"며 "또한 채무자의 유증 포기가 직접적으로 채무자의 일반재산을 감소시켜 채무자의 재산을 유증 이전의 상태보다 악화시킨다고 볼 수도 없다"고 밝혔다. 유증의 효력은 유언자 사망한 때에 소급해 발생 이어 "따라서 유증을 받을 자가 이를 포기하는 것은 사해행위 취소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옳으므로, 원심이 유증의 포기는 사해행위 취소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유증 포기의 취소 및 원상회복을 구하는 장씨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장씨는 2006년 4월 조씨에게 2억원을 빌려주면서 변제기는 2006년 7월로 정하고 원금변제를 지체할 경우 지연손해금을 지급하기로 약정했다. 채무초과 상태의 채무자라도 자유롭게 포기 가능 조씨의 아버지는 1998년 자신 소유의 아파트를 조씨에게 유증하겠다는 내용의 공정증서를 작성했다. 조씨의 아버지가 2015년 4월 사망하자 조씨는 유증을 포기했고, 조씨의 다른 채권자인 A씨는 대여금 확정판결을 원인으로 삼아 그 아파트를 조씨와 형제들 명의로 각 4분의 1 공유지분씩 상속 이전하는 내용의 지분이전등기를 했다. 장씨는 대여금 반환 청구소송을 내면서 이 같은 지분이전등기는 사해행위라며 조씨의 유증포기가 취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1,2심은 조씨가 장씨에게 대여한 2억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이전등기 취소에 대해서는 "조씨가 유증을 포기할 무렵 채무초과상태에 있었던 점은 인정되지만, 유증은 그 자체가 완결된 법률행위이고 계약이 아니므로 수증자의 의사에 반해서까지 권리취득을 강제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유증의 승인·포기에 대한 자유의사는 수증자가 채무초과인 경우에도 존중될 필요가 있다"며 인정하지 않았다.
채무초과
유증포기
대여금청구소송
이세현 기자
2019-01-23
국가배상
원고일부승소 원심 확정
[판결] 50여년만에… 대법원 "국가, '구로공단 농지강탈' 피해자에 배상"
1960년대 초 구로공단 조성 과정에서 정부에 강제로 농지를 빼앗기고 소송사기범으로까지 몰렸던 농민들의 유족이 50여년만에 국가배상을 받게 됐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29일 이른바 '구로 분배농지 소송사기 조작의혹 사건'에 연루됐던 피해 농민들의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소유권이전등기 및 손해배상청구소송 4건(2013다41769 등)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모두 확정했다. 유족들의 소유권이전등기 청구는 등기부취득시효완성 등을 이유로 기각했지만, 손해배상청구는 대폭 받아들인 것이다. 이날 대법원 확정 판결로 고 이영복씨 등 피해농민 4명의 유족 331명은 총 1165억원과 1999년 1월 이후 법정이자를 국가로부터 배상받게 됐다. '구로 분배농지 소송사기 조작의혹 사건'은 1961년 9월 정부가 구로수출산업공업단지(구로공단)를 조성한다는 명목으로 서울 구로동 일대에 약 30만평의 땅을 강제수용하면서 시작됐다. 정부는 이 땅이 서류상 군용지였다는 점을 사유로 내세워 농사를 짓던 농민들을 내쫓았다. 농민들은 "1950년 4월 농지개혁법에 따라 서울시로부터 적법하게 분배받은 땅"이라며 반발했지만, 정부는 토지수용을 강행했다. 농지를 뺏긴 이씨는 다른 피해자 46명과 함께 1967년 국가를 상대로 땅을 되찾기 위한 소송을 냈다. 1심에서 농민들이 승소하자 구로공단 조성에 차질을 우려한 당시 박정희 정권은 권력기관을 동원했다. 검찰이 1968년부터 농민들과 관련 공무원에게 소송 사기 혐의를 적용해 수사에 착수한 것이다. 수사결과 농지분배 서류가 조작됐다며 농민들뿐만 아니라 농림부 등 각급 기관의 농지 담당 공무원들까지 사법처리됐다. 이어진 2심은 1969년 "농지분배 절차에 하자가 있다"면서 이씨 등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대법원은 "1970년 농지분배는 적법했다"며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하지만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좀처럼 결론을 내지 않았고, 이씨를 제외한 다른 농민들 대다수가 소송을 취하했다. 이씨는 비슷한 소송을 진행 중이던 다른 일부 농민들과 함께 소송사기 혐의로 형사재판에 넘겨졌다. 1979년 이씨는 대법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됐다. 설상가상으로 땅 소송을 심리하던 파기환송심은 이 같은 형사판결을 이유로 이씨에게 패소 판결했다. 이씨는 상고를 포기했고, 1983년 사망했다. 그렇게 억울함을 안은 채 숨을 거둔 농민은 이씨만이 아니었다. 그러다 2008년 7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결정이 나오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과거사정리위는 이 사건을 "국가의 공권력 남용으로 벌어진 일"이라며 진실규명 결정을 내렸다. 유죄 판결을 받았던 농민 등 26명 가운데 23명이 형사재판 재심을 청구해 무죄를 확정받았다. 이들은 무죄 판결을 근거로 1970년대 말~1980년대 초 정부가 승소했던 민사소송 재심을 다시 심리해달라며 다시 재심을 청구했다. 이씨 유족들도 2011년 12월 무죄 확정판결을 받은 뒤 2012년 1월 민사소송 재심을 다시 청구했다. 서울고법은 이씨의 유족 5명이 낸 재심 사건에서 "1979년 판결에서 인용된 서류 조작의 증거들은 모두 형사재심의 무죄 판결 확정으로 근거를 잃어 인정되지 않는다"며 재심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소유권 이전등기 청구에 대해선 "1996년 시행된 옛 농지법이 3년 안에 농지 대가의 상환을 완료하도록 하고 있는데, 그러지 못한 채 시한을 넘겨 상환 완료를 이유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는 불가능하게 됐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신 국가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서울고법은 "정부의 불법행위가 없었더라면 이씨는 분배농지를 취득했을 것"이라며 "무죄 판결이 확정된 2011년 12월까지는 손해배상청구 등의 권리 행사가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특별한 사정이 있었던 만큼, 국가가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항변하는 것은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또 "농지 대가 상환을 통해 농지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는 기한이었던 1998년 12월 31일의 시가에 상당하는 손해액과 법정이율에 따른 이자 등 모두 32억여원을 이씨의 유족들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대법원도 이 판결을 지지해 그대로 확정했다. 대법원은 또 이씨 외에 이 사건 피해자들의 유족이 제기한 3건의 사건도 같은 취지로 국가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 관계자는 "구로동 농지분배와 관련한 다수의 사건이 하급심에서 진행 중"이라며 "손해배상액의 산정기준에 관한 원심의 판단을 수긍함으로써 관련 사건들에 참고가 될 수 있는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농지법
과거사정리위원회
농지분배
구로분배농지소송사기조작의혹
이세현 기자
2017-11-29
가사·상속
민사일반
서울고법 "망은행위"… 패소 판결
[판결] 치매 모친에 "땅 달라" 소송낸 의사 아들에 법원…
미국 명문대 의학교수가 약속했던 땅을 물려주지 않자 치매 노모를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법원은 아들이 어머니를 잘 돌보지 않는 등 망은행위를 했기 때문에 증여계약의 효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서울고법 민사32부(재판장 박형남 부장판사)는 A(62)씨가 어머니 B(92)씨를 상대로 낸 소유권 이전등기 청구소송(2015나2011258)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1심을 깨고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1980년 유학을 떠난 A씨는 1992년 미국의 유명 대학교의 의과대학 조교수로 임명된 뒤 미국에서 생활했다. 결혼도 해 부인과 슬하에 자녀 2명을 뒀다. A씨의 어머니 B씨는 1992년 서울 용산구의 땅과 3층짜리 건물을 아들 가족에게 증여하겠다는 내용증명서를 써줬다. 단 B씨가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는 관리하기로 단서를 달았다. B씨는 같은해 4월 우선 건물을 아들 가족에게 넘겨줬다. 건물 임대로 얻은 수익의 4분의 3은 B씨가, 나머지는 A씨가 갖기로 공동사업계약도 맺었다. 그런데 B씨가 2004년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고 2008년 5월 용산구의 땅을 A씨를 비롯한 자녀 4명과 사후 산소 관리자에게 준다는 자필 유언장을 썼다. 이에 A씨는 "어머니가 1990년부터 땅과 건물을 자신에게 주겠다고 의사표시를 했고, 소유권이전등기도 마쳐줬다"며 2012년 11월 땅을 달라며 소송을 냈다. 1심은 B씨가 치매에 걸린 이후 작성한 유언장은 효력장이 없다고 판단해 원고승소 판결했다. 하지만 2심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A씨와 B씨가 맺은 증여계약은 A씨의 망은행위로 적법하게 해제됐다"고 판단했다. 민법은 증여를 받는 사람이 증여하는 사람이나 배우자, 직계혈족에 대해 범죄를 저지른 경우 증여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또 "A씨는 성공한 의사이자 교수로 자리를 잡은 이후에도 어머니를 부양하기 위한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고, 심지어 어머니 허락 없이 동업계약을 해지하기 위해 계약서를 위조해 서로간의 신뢰를 깨뜨렸다"며 "B씨는 A씨에게 땅을 줄 의무가 없다"고 판시했다.
망은행위
증여계약
소유권이전등기청구소송
민법
증여계약해지
이장호
2016-12-21
부동산·건축
객관적 구분행위 있으면 구분소유권 성립
[판결] 다가구 주택이 다세대주택으로 변경등기 되기 전이라도…
다가구 주택이 다세대 주택으로 변경 등기되기 전이라도 객관적으로 외부에 표시되는 구분행위가 있었다면 구분소유권이 성립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다가구 주택과 다세대 주택은 건물 외형만으로는 구분이 어렵지만, 다세대 주택은 집합건물로 구분소유가 가능해 세대별로 등기할 수 있는 반면 다가구 주택은 세대별로 구분등기가 되지 않기 때문에 지분을 등기해 공동소유할 수 밖에 없다. 서울 중림동 토지를 공동소유하고 있던 A씨 등 4명은 1994년 지하 1층, 지상 3층짜리 주택을 지어 1개층씩 나눠 사용했다. A씨 등은 신축 당시 단독주택의 한 형태인 다가구 주택으로 등기했지만 2000년 집합건축물 대장에는 다세대 주택으로 등록했다. 그리고 지난 2012년 다세대 주택으로 변경등기를 마쳤다. B씨는 2003년 이 건물 지하층 1,2호의 지분을 경매로 취득해 지분 이전등기를 마쳤다. C씨는 2009년 건물이 아닌 이 건물의 토지 부분에 국한한 지분을 경매로 취득한 뒤 B씨에게 "토지사용료 2600만원을 달라"고 소송을 냈다. B씨는 "건축물대장에 다가구주택에서 집합건물인 다세대주택으로 전환 등록된 2000년 당시 이미 구분소유가 성립됐기 때문에 건물에 대지사용권이 있다"고 맞섰다.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0조 제2항은 '구분소유자는 그가 가지는 전유(專有)부분과 분리하여 대지사용권을 처분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 건물을 다세대 주택으로 보면 B씨가 지하 1호와 2호를 취득할 때 대지사용권도 갖는 것으로 봐야하지만, 다가구 주택으로 보면 C씨에게 B씨가 토지 사용료를 내야 해 이 문제가 쟁점이 됐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은 C씨가 B씨를 상대로 낸 토지사용료 청구소송(2013다70569)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재판부는 "다가구 주택이 다세대 주택으로 변경등기되기 전이라도, 구분된 건물부분이 구조상·이용상 독립성을 갖추고 객관적으로 외부에 표시되는 구분행위가 있으면 구분소유권이 성립한다"며 "집합건축물 대장에 다세대 주택으로 전환 등록한 시점에 구분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B씨는 구분소유권이 성립한 이후에 지하 1,2호를 취득했고,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지분은 대지사용권으로서 전유부분과 분리하여 처분할 수 없으므로 C씨의 지분 이전등기 역시 무효이므로 토지사용료를 요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1심은 "이 사건 공유자들 사이에 그 위치와 면적을 특정해 구분소유하기로 하는 약정이 있었다고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구분소유적 공유관계가 아닌 단순 공유관계에 있다고 할 것"이라며 C씨의 손을 들어줬지만, 2심은 이를 뒤집었다.
다가구주택
구분소유권
다세대주택
공동소유
집합건축물
변경등기
이전등기
대지사용권
신지민 기자
2016-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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