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서 만나는 자연 그대로의 숲, 대체 불가능한 숲과 집의 가치 - 르엘 어퍼하우스
logo
2024년 4월 19일(금)
지면보기
구독
한국법조인대관
판결 큐레이션
매일 쏟아지는 판결정보, 법률신문이 엄선된 양질의 정보를 골라 드립니다.
전체
이행불능
검색한 결과
11
판결기사
판결요지
판례해설
판례평석
판결전문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채무자의 채무불이행 시점 관계없이 원상회복청구권 행사할 수 없다<br> 대법원 첫 판단… 원심 파기 환송
[판결] 시효 완성 전까지 해제권 행사 않은 채권자는
[ 대법원 판결 ] 채무불이행에 따른 해제의 의사표시가 효력을 발생하기 전에 이미 채무불이행의 대상이 되는 본래 채권의 시효가 완성돼 소멸됐다면, 시효완성 전까지 해제권을 행사하지 않은 채권자는 채무자의 채무불이행 시점(해제권 발생 시점)이 본래 채권의 시효 완성 전인지 후인지 관계 없이 해제권과 이에 기한 원상회복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대법원 첫 판단. 대법원 민사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 2019다204593 (9월 29일 판결) [ 판결 결과 ] A 씨가 B 씨를 상대로 낸 추심금 소송(2019다204593)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울산지법으로 파기환송. [ 쟁 점 ] 매도인이 소유권이전등기의무를 불이행해 매수인에게 법정해제권이 성립했으나 매수인이 법정해제권을 행사하지 않는 사이에 매수인의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된 경우 매수인이 법정해제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 = 매도인이 법정해제권을 행사하는 매수인에게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소멸시효 항변으로 대항할 수 있는지. [ 사실관계와 1, 2심 ] C 사는 2007년 1월 B 씨와 한 부동산을 3억 원에 매수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이틀 뒤 매매대금 중 계약금 3000만 원을 지급했다. 이 계약에 따르면 C 사는 2007년 2월 말에 중도금으로 6000만 원을, C 사가 해당 부동산 일대에서 추진하던 공동주택건설사업의 사업계획승인 후 10일 이내에 잔금 2억1000만 원을 지급하고, B 씨는 잔금 수령과 동시에 소유권이전등기의무를 이행해야 했다. 하지만 C 사는 중도금과 잔금을 지급하지 않았고 2012년 2월까지도 사업계획승인을 얻지 못했다. 이에 B 씨는 2012년 2월 D 씨에게 해당 부동산을 매도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했다. 한편 A 씨는 C사에 대해 약정금 13억7030만 원과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하는 지급명령을 받아 2016년 8월 확정됐다. A 씨는 2017년 1월 지급명령에 기한 채권을 집행채권으로, C 사를 채무자, B 씨를 제3채무자로 하여 B 씨의 채무불이행에 따른 계약의 해제로 인해 C 사가 B 씨에 대해 갖는 계약금 등 반환채권에 대한 압류·추심명령을 받았고, 이는 다음달 B 씨에게 송달됐다. B 씨는 A 씨의 압류·추심명령에 기한 추심금 청구에 대해 이미 시효로 인해 소멸한 채권에 기한 청구라고 맞섰다. 1심은 원고패소, 2심은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 대법원 판단(요지) ] "이행불능 또는 이행지체를 이유로 한 법정해제권은 채무자의 채무불이행에 대한 구제수단으로 인정되는 권리이므로, 채무자가 이행해야 할 본래 채무가 이행불능이라는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려면 그 이행불능의 대상이 되는 채무자의 본래 채무가 유효하게 존속하고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민법에 따르면 소멸시효는 그 기산일에 소급해 효력이 생긴다고 정하고 있기에 본래 채권이 시효로 소멸했다면 그 채권은 그 기산일에 소급해 더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 되어 채권자는 당초 그 권리의 이행을 구할 수 없는 것이고, 이처럼 본래 채무가 유효하게 존속하지 않는 이상 본래 채무의 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할 수 없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채무불이행에 따른 해제의 의사표시 당시에 이미 채무불이행의 대상이 되는 본래 채권이 시효가 완성돼 소멸됐다면 그 채무자가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해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채무불이행 시점이 본래 채권의 시효 완성 전인지 후인지를 불문하고 그 해제권 및 이에 기한 원상회복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 대법원 관계자 ] "이 판결은, 채무불이행에 따른 해제의 의사표시가 효력을 발생하기 전에 이미 채무불이행의 대상이 되는 본래 채권이 시효가 완성되어 소멸되었다면 특별한 사정(채무자가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는 등)이 없는 한 채무자는 채권자의 해제권 행사 이후에도 소멸시효항변으로 대항할 수 있고, 결국 시효완성 전까지 해제권을 행사하지 않은 채권자는 채무자의 채무불이행 시점(해제권 발생 시점)이 본래 채권의 시효 완성 전인지 후인지를 불문하고 그 해제권 및 이에 기한 원상회복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점을 최초로 명시적으로 설시함으로써 향후 하급심 판단의 기초가 되는 법리를 제시하였다는데 의의가 있다."
소멸시효
해제권
원상회복청구권
채무불이행
박수연 기자
2022-11-03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채무자의 채무불이행 시점 관계없이 원상회복청구권 행사할 수 없다<br> 대법원 첫 판단… 원심 파기 환송
[판결] 시효 완성 전까지 해제권 행사 않은 채권자는
채무불이행에 따른 해제의 의사표시가 효력을 발생하기 전에 이미 채무불이행의 대상이 되는 본래 채권의 시효가 완성돼 소멸됐다면, 시효완성 전까지 해제권을 행사하지 않은 채권자는 채무자의 채무불이행 시점(해제권 발생 시점)이 본래 채권의 시효 완성 전인지 후인지 관계 없이 해제권과 이에 기한 원상회복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대법원 첫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지난 9월 29일 A 씨가 B 씨를 상대로 낸 추심금 소송(2019다204593)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울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 C 사는 2007년 1월 B 씨와 한 부동산을 3억 원에 매수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이틀 뒤 매매대금 중 계약금 3000만 원을 지급했다. 이 계약에 따르면 C 사는 2007년 2월 말에 중도금으로 6000만 원을, C 사가 해당 부동산 일대에서 추진하던 공동주택건설사업의 사업계획승인 후 10일 이내에 잔금 2억1000만 원을 지급하고, B 씨는 잔금 수령과 동시에 소유권이전등기의무를 이행해야 했다. 하지만 C 사는 중도금과 잔금을 지급하지 않았고 2012년 2월까지도 사업계획승인을 얻지 못했다. 이에 B 씨는 2012년 2월 D 씨에게 해당 부동산을 매도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줬다. 한편 A 씨는 C사에 대해 약정금 13억7030만 원과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하는 지급명령을 받아 2016년 8월 확정됐다. A 씨는 2017년 1월 지급명령에 기한 채권을 집행채권으로, C 사를 채무자, B 씨를 제3채무자로 하여 B 씨의 채무불이행에 따른 계약의 해제로 인해 C 사가 B 씨에 대해 갖는 계약금 등 반환채권에 대한 압류·추심명령을 받았고, 이는 다음달 B 씨에게 송달됐다. B 씨는 A 씨의 압류·추심명령에 기한 추심금 청구에 대해 이미 시효로 인해 소멸한 채권에 기한 청구라고 맞섰다. 이 사건에서는 매도인이 소유권이전등기의무를 불이행해 매수인에게 법정해제권이 성립했으나 매수인이 법정해제권을 행사하지 않는 사이에 매수인의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된 경우 매수인이 법정해제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 즉, '매도인이 법정해제권을 행사하는 매수인에게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소멸시효 항변으로 대항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었다. 재판부는 "이행불능 또는 이행지체를 이유로 한 법정해제권은 채무자의 채무불이행에 대한 구제수단으로 인정되는 권리이므로, 채무자가 이행해야 할 본래 채무가 이행불능이라는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려면 그 이행불능의 대상이 되는 채무자의 본래 채무가 유효하게 존속하고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민법에 따르면 소멸시효는 그 기산일에 소급해 효력이 생긴다고 정하고 있기에 본래 채권이 시효로 소멸했다면 그 채권은 그 기산일에 소급해 더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 되어 채권자는 당초 그 권리의 이행을 구할 수 없는 것이고, 이처럼 본래 채무가 유효하게 존속하지 않는 이상 본래 채무의 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할 수 없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채무불이행에 따른 해제의 의사표시 당시에 이미 채무불이행의 대상이 되는 본래 채권이 시효가 완성돼 소멸됐다면 그 채무자가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해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채무불이행 시점이 본래 채권의 시효 완성 전인지 후인지를 불문하고 그 해제권 및 이에 기한 원상회복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원고패소, 2심은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소멸시효
해제권
원상회복청구권
채무불이행
박수연
2022-11-01
국가배상
부동산·건축
서울중앙지법, “국가의 처분이 위법행위로 볼 수 없어”
[판결](단독) 국가가 무주(無主)부동산에 소유권보존등기 후 절차 따라 처분은 적법
국가가 지적공부에 소유자 기재가 없는 부동산을 관계 법령에 따라 무주(無主) 부동산으로 보고 소유권보존등기를 한 후 10년 뒤 이를 매각한 것은 적법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뒤늦게 이 땅에 주인이 있다는 사실이 확인돼 땅을 산 매수인이 소유권을 잃는 손해를 입었어도 국가에 배상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취지다. 서울중앙지법 민사71단독 김영수 판사는 A씨 등 4명이 국가와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0가단5014973)에서 최근 "B씨는 A씨 등에게 각각 14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씨 등은 2013년 8월 B씨로부터 경기도의 한 토지를 4000여만원에 매수하고 4분의 1 지분씩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이 토지는 앞서 B씨가 2010년 2000만원에 매수한 국유토지였다. 그런데 이 토지의 사정명의인의 후손인 C씨는 2019년 국가와 A씨 등을 상대로, 이듬해에는 A씨 등과 B씨를 상대로 각각 등기말소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말소등기 절차를 이행하라"며 A씨 등에게 패소 판결을 선고했다. 이후 A씨 등은 국가와 B씨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뒤늦게 주인 확인돼 매수인이 입은 손해 국가 배상책임 없다 김 판사는 "매매의 목적이 된 권리가 타인에게 속한 경우에 매도인이 그 권리를 취득해 매수인에게 이전할 수 없는 때에는 선의의 매수인은 매도인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며 "민법 제569조 소정의 타인의 권리매매라 함은 매매당시 타인에게 소유권 등기가 있는 경우 뿐 아니라 매매당시 등기부상 매도인의 소유로 등재돼 매수인에게 이전등기가 된 후에 매도인에게 실질적 권리가 없어 그 소유권등기 및 매수인에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말소된 경우도 포함한다"고 밝혔다. 이어 "A씨 등이 B씨로부터 토지를 매수해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넘겨받았지만 진정한 소유자인 C씨가 제기한 등기말소청구소송에서 A씨 등과 B씨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명한 판결이 확정돼 이 매매계약은 이행불능 상태에 빠졌다"며 "B씨는 민법 제570조에 따라 A씨 등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민법 제569조는 '매매의 목적이 된 권리가 타인에게 속한 경우에는 매도인은 그 권리를 취득하여 매수인에게 이전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같은 법 제570조는 '전조(前條)의 경우에 매도인이 그 권리를 취득하여 매수인에게 이전할 수 없는 때에는 매수인은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그러나 매수인이 계약당시 그 권리가 매도인에게 속하지 아니함을 안 때에는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김 판사는 국가의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 김 판사는 "국가는 당시 시행되고 있던 옛 국유재산법 제8조에서 정한 무주부동산의 처리절차에 따라 지적공부에 소유자 기재가 없는 이 토지에 관한 소유권보존등기 절차를 마쳤고, 10년이 경과한 후 B씨에게 처분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 과정에서 토지의 진정한 소유자가 따로 있음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를 경료했다거나 이를 처분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을 발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실관계가 이와 같은 이상 국가가 소유권보존등기를 하는 권리보전 조치를 취하거나 처분한 행위를 위법한 행위라고 볼 수 없으므로 A씨 등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판시했다.
무주부동산
토지
국유재산
이용경 기자
2022-05-12
민사일반
서울서부지법 "관습상 의무 존재"… 원고승소 판결
[판결] 부모님 장례식 방명록, 다른 형제들도 열람·등사할 수 있도록 해야
부모님 장례식에 찾아온 조문객들의 방명록을 보관·관리하고 있는 자녀는 다른 형제들의 요구가 있을 때 이 방명록을 열람·등사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할 관습상 의무가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서부지법 민사12부(재판장 성지호 부장판사)는 지난 1일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동생 2명이 정 부회장을 상대로 낸 방명록 인도 등 청구소송(2021가합32517)에서 "정 부회장은 동생들에게 모친의 장례식장에서 작성된 방명록과 화환발송명부, 부친의 장례식장에서 작성된 화환발송명부에 대해 열람·등사하게 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정 부회장의 모친 조모씨와 부친 정경진 종로학원 회장은 지난 2019년 2월과 2020년 11월 별세했다. 당시 정 부회장의 동생들은 장례 절차가 끝난 뒤 정 부회장에게 "장례식 방명록을 보여 달라"고 요구했지만, 정 부회장은 방명록 전체를 공개하지 않고, 동생들과의 친분으로 장례식장을 찾은 것으로 판단한 일부 조문객 명단만 건넸다. 이에 동생들은 2020년 12월과 2021년 1월 두 차례에 걸쳐 다시 장례식 방명록 사본을 요청했다. 하지만 정 부회장은 "동생들과 관련이 없는 문상객들의 명단까지 모두 제공하는 것은 나와 나를 찾은 문상객들의 개인정보 보호 차원에서도 문제이고, 나를 찾아온 문상객들에 대한 심각한 결례가 될 수도 있다"며 거절했다. 이에 동생들은 2021년 2월 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정 부회장 측은 "방명록에 기재된 조문객 명단은 단순한 정보에 불과한 것으로 원·피고의 공유물로 볼 수 없고, 관습법과 조리 등에 의하더라도 동생들에게 정보공개청구권이 인정될 수 없다"며 "문상객은 자신이 의도한 특정의 상주에게만 자신의 개인정보를 제공하고, 그에게 수집·이용을 허락한다는 의도를 갖고 기록을 남기는 것이므로 동생들의 청구는 개인정보주체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부당한 청구"라고 맞섰다. 또 "방명록과 화환발송명부는 현재 남아있지 않아 이행불능 상태"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방명록과 화환발송명부의 열람 및 등사에 관해 법률에 아무런 규정이 없으므로, 민법의 일반원리와 장례식이 가지는 전례적, 사회· 문화적 의미, 장례식장에 비치된 방명록과 화환발송명부의 성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관습 및 조리에 의해 판단해야 한다"며 "우리나라 장례식 관습과 예절, 방명록 등의 성격과 중요성을 고려할 때,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방명록은 망인의 자녀들이 모두 열람·등사 가능한 상태에 있어야 하고, 이를 보관·관리하는 자는 망인의 다른 자녀들이 열람·등사할 수 있도록 할 관습상·조리상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또 "일반적으로 장례식장에는 각 상주·상제별로 별도의 방명록이 비치되지 않고, 문상객들도 각 상주·상제별로 방명록이 구분돼 있다고 기대하지 않는다"며 "문상객 중에는 상주·상제와 상관없이 망인 본인에게 애도를 표하기 위해 문상을 하는 경우도 많은 점 등을 고려할 때 동생들이 방명록과 화환발송명부를 열람·등사한다고 해서 문상객들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방명록
장례
열람등사
이용경 기자
2022-04-05
민사일반
계약 이행불능 상태 등 별도 무효사유 없는 한<br> 실시계약이 유효한 동안의 실시료는 지급해야
[판결](단독) 특허이용 계약 후 ‘발명 무효’… 그간 사용료는 내야
특허발명 이용에 관한 계약을 맺은 후 해당 특허가 무효로 확정됐더라도, 무효 확정 전까지 이용에 대한 실시료는 청구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A사가 B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2018다287362)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특허권자인 A사는 2011년 B사와 발명에 관한 통상실시권 계약을 맺었다. B사는 그해 7월 A사가 발명한 금형(金型)을 넘겨받아 제품을 생산·판매했고, 그 대가로 2014년 3월까지 33개월간 A사에 매달 650만원을 지급했다. 이후 A사는 2014년 5월 B사에 "2014년 3월분 이후 실시료를 지급하지 않으므로 발명에 관한 통상실시권 허락 계약을 해지한다"고 통지했다. 한편 B사는 2015년 12월 A사를 상대로 특허심판원에 특허등록무효심판을 청구했으나 기각당하자 법원에 소송을 냈다. 법원은 2018년 8월 "A사의 특허권은 진보성이 부정돼 무효"라고 판결했다. 이에 A사는 B사에 "2014년 3월부터 5월까지 미지급실시료와 지연손해금과 부정경쟁행위 및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금 등을 달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특허가 무효로 확정되면 특허권은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간주된다"면서도 "그러나 특허발명 실시계약이 체결된 이후에 계약대상인 특허권이 무효로 확정된 경우, 계약 체결 시부터 (특허권이) 무효로 되는지는 별개로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법원, 원고승소 원심확정 그러면서 "계약의 목적이 된 특허발명의 실시가 불가능한 경우가 아니라면 체결된 계약이 원시적으로 이행불능 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 없다"며 "특허 무효가 확정된 때로부터 특허발명 실시계약은 이행불능 상태에 빠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따라서 특허발명 실시계약 체결 이후 특허가 무효로 확정됐더라도 계약이 원시적 이행불능 상태 등 별도의 무효사유가 없는 한 특허권자는 원칙적으로 특허발명 실시계약이 유효한 기간 동안 실시료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2심은 "B사는 2달 20일여치 미지급 실시료 17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특허법
사용료
특허계약
발명무표
손현수 기자
2019-07-04
민사소송·집행
강현중 변호사 (법무법인 에이펙스 고문)
(14) 기판력의 시적한계와 선결적 법률관계
- 대법원 2016. 8. 30. 선고 2016다222149 판결 - 1. 사실 및 쟁점 가. 1) 갑은 을 주식회사와 갑 소유의 토지 위에 아파트를 신축하되 일부 세대를 공사대금 명목으로 을 회사에 대물변제하기로 약정하였다. 갑은 을 회사로부터 아파트를 분양받아 점유하고 있는 병을 상대로 소유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로서 건물인도를 구하는 소(‘제1차 인도소송’)를 제기하였으나, 병이 분양에 관한 처분권한을 가진 을 회사와 매매계약을 체결하여 아파트를 매수하였으므로 이를 점유할 정당한 권원이 있다는 이유로 패소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되었다. 2) 그 후 을 회사가 병을 상대로 매매계약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매매계약이 을 회사를 대리할 정당한 권한이 있는 사람에 의하여 체결되었다는 증거가 없어 무효라는 취지의 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되자, 다시 갑은 병을 상대로 공유물에 대한 보존행위로서 건물인도를 구하는 소(‘제2차 인도소송’)를 제기하였다. 나. 갑의 제2차 인도소송은 허용될 수 있는가. 2. 대법원판결이유의 요지 가. 확정판결의 기판력은 전소의 변론종결 전에 당사자가 주장하였거나 주장할 수 있었던 모든 공격방어방법에 미치고, 다만 변론종결 후에 새로 발생한 사유가 있어 전소 판결과 모순되는 사정 변경이 있는 경우에는 기판력의 효력이 차단된다. 여기에서 변론종결 후에 발생한 새로운 사유란 새로운 사실관계를 말하는 것일 뿐 기존의 사실관계에 대한 새로운 증거자료가 있다거나 새로운 법적 평가 또는 그와 같은 법적 평가가 담긴 다른 판결이 존재한다는 등의 사정은 포함되지 아니한다. 나. 제1차 인도소송과 제2차 인도소송의 소송목적은 모두 소유권에 기한 방해배제를 구하는 건물인도 청구권으로 동일하고, 매매계약이 정당한 권한이 있는 사람에 의하여 체결되어 병이 아파트를 점유할 정당한 권원이 있는지는 제1차 인도소송의 변론종결 전에 존재하던 사유로써 갑이 제1차 인도소송에서 공격방어방법으로 주장할 수 있었던 사유에 불과하다. 비록 그에 대한 법적 평가가 담긴 무효 확인 소송의 확정판결이 제1차 인도소송의 변론종결 후에 있었더라도 그 판결이 법적 평가에 관한 것인 이상 이를 변론종결 후에 발생한 새로운 사유로 볼 수 없다. 따라서 제2차 인도소송은 제1차 인도소송의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되어 허용될 수 없다 3. 논점의 전개 1) 시적범위의 뜻 민사판결서에는 변론을 종결한 날짜를 적어야 한다(제208조1항5호 참조). 그러나 형사판결에서는 변론을 종결한 날짜를 적지 아니한다. 민사판결이나 형사판결 모두 법적 3단 논법의 적용결과인 점은 같다. 다만 형사판결은 과거의 어떤 범죄사실(법적 3단논법의 소전제)의 유·무죄를 대상으로 하는데 대하여 민사판결은 어떤 사실의 존부에 관한 법률효과(법적 3단 논법의 결론)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위에서와 같은 판결서 기재에 차이가 생긴 것이다. 2) 표준시 기판력의 시적 범위를 정하는 기준 시점을 표준시라고 한다. 즉, 표준시는 기판력이 확정하는 권리 또는 법률관계의 존부 시점을 말한다. 민사판결에서의 표준시는 사실심의 변론종결일인데 다만 무변론 판결의 경우에는 판결의 선고일이다(제208조1항5호). 재심대상판결의 변론종결이후에 생긴 사유를 들어 재심을 청구한 사건의 경우에는 재심대상판결의 변론종결일이 아니라 재심판결의 변론종결일이 표준시이다(대판 2003.5.13. 2002다64148). 화해권고결정은 그 확정시가 표준시이다(대판 2012.5.10. 2010다2558). 3) 차단효 가) 뜻 그 후 소법원이 표준시에서 기판력 있는 판단에 반하거나 모순되는 판결을 할 수 없는 구속력을 차단효라고 한다. 나) 차단효의 작동 범위 차단효는 법적3단 논법의 소전제인 사실에 관한 재판자료(사실에 관한 주장 및 증거자료의 제출)를 제출하는 시기의 제한과 결론인 법률효과(사법상의 권리 또는 법률관계)가 미치는 범위로 나타나므로 그 작동범위는 이 두 가지 측면에서 고찰할 수 있다. a) 사실에 관한 주장 및 증거자료의 제출 시기 사실에 관한 주장 및 증거자료(즉, 공격방어의 방법)의 제출은 원칙적으로 표준시인 사실심의 변론종결일까지 제출할 수 있고 그 이후의 제출은 차단된다. 예를 들어 토지거래허가지역이 해제되어 토지거래를 받을 필요가 없는데도 법원이 토지거래를 받아야한다는 이유로 소유권이전등기청구를 기각하여 그 판결이 확정되었는데도 후소에서 토지거래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그 주장을 전소에서 할 수 있었던 이상 후소에서는 허용할 수 없다(대판 2014.3.27. 2011다79968 참조). b) 권리 또는 법률관계의 범위 i) 표준시에서의 법률관계 - 기판력이 확정하는 권리 또는 법률관계는 표준시인 사실심의 변론종결일에 한정하여 구속력이 생긴다. ii) 표준시이전의 법률관계 - 표준시 이전의 법률관계에는 차단효가 생기지 않는다. iii) 표준시 이후의 법률관계 - 표준시 이후의 법률관계에 관하여는 차단효가 생기지 아니하므로 당사자는 후소에서 이에 관한 주장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표준시에서 대여금채무가 확정되더라도 그 이후 채무의 변제 또는 면제 등이 있었다면 당사자는 청구에 관한 이의의 소(민집 제44조)를 제기하여 확정판결의 집행력을 배제할 수 있다. 판례는 표준시 이후의 법률관계를 넓게 보아 실체법상의 법률관계는 물론 소송상의 권리관계 또는 등기관계도 포함한다. 예를 들어 갑이 을을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말소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가 위 등기에 앞선 병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의 원인이 된 제소전 화해가 유효하게 존속중이라는 이유로 패소판결을 선고받고 그 판결이 확정되자, 위 제소전 화해에 대한 준재심의 소를 제기하여 제소전 화해를 취소 시켰다면 제소전 화해의 취소는 표준시 이후의 법률관계라는 것이고(대판 1988.9.27. 88다3116), 갑의 을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가 병에게 이전되어(즉, 이행불능)패소 확정되었는데 그 뒤에 병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말소되었다면 병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말소는 표준시 이후의 법률관계라는 것이다(대판 1995.9.29. 94다46817). 하지만 다른 사건의 판결 이유에서 전소 판결의 기초가 된 사실관계를 달리 인정하였다는 것은 변론종결 이후에 새로이 발생한 사유가 아니다(대판 2012.7.12. 2010다42259). 4.결론- 대상판결의 취지-기판력의 시적한계와 선결적 법률관계 가. 대상판결은, 변론종결 후에 발생한 새로운 사유란 새로운 사실관계를 말하는 것일 뿐 기존의 사실관계에 대한 새로운 증거자료가 있다거나 새로운 법적 평가 또는 그와 같은 법적 평가가 담긴 다른 판결이 존재한다는 등의 사정은 포함되지 아니한다고 판시한다. 나아가 을 회사가 병을 상대로 매매계약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매매계약이 을 회사를 대리할 정당한 권한이 있는 사람에 의하여 체결되었다는 증거가 없어 무효라는 취지의 판결도 법적 평가에 불과하다고 한다. 나. 대상판결을 의아하게 생각할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갑의 제1차인도소송의 패소이유인 ‘병에게 아파트 점유권원이 있다는 것’이 을과 병 사이의 매매계약 무효확인소송에서 ‘병에게 아파트 점유권원이 없다’ 고 판명되었음에도 갑이 제2차 인도소송에서도 패소하였기 때문이다. 특히 소송상 권리관계도 표준시 이후의 법률관계로 보는 대판 1988.9.27. 88다3116에 비추어 그러하다. 그러나 만약 갑의 제1차 인도소송이후에 새로운 계약무효 확인사실이 표준시 이후에 발생되어 이를 기초로 계약무효 확인판결이 확정되었더라면 이는 표준시 이후의 새로운 법률관계로서 갑은 제2차 인도소송에서 승소하였을 것이다. 앞의 대법원 판결 88다3116은 바로 표준시 이후에 발생한 권리관계인 것이다. 다. 그렇지 않더라도 만약 ‘매매계약무효판결’이 을과 병 사이에서가 아니라 갑과 병 사이에서 이루어졌다면 이 판결은 ‘제2차 인도소송’의 선결적 법률관계에 관한 판결로서 구속력이 있다. 그런데 ‘매매계약무효판결’이 제2차 인도소송의 당사자가 아닌 을과 병 사이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갑과 병사이의 제2차 인도소송에서는 단순히 법적 평가에 불과하게 되어 패소한 것이다. 따라서 만약 갑이 을에게 어떤 청구권이 존재하여 이를 보전하기 위한 채권자대위권의 행사로서 을을 대위하여 병을 상대로 2차 인도소송을 제기하였더라면 2차인도소송의 선결적 법률관계가 바로 ‘을 병 사이의 매매계약 무효’이었으므로 이 부분이 을 병사이의 소송에서 을이 승소확정 됨으로써 갑은 기판력의 ‘선결적 법률관계의 구속력’에 의해서 병에 대하여 승소하였을 것이다. 라. 대상판결은 복잡한 사실관계에서 좀처럼 풀기 어려운 ‘기판력의 선결적 법률관계’와 ‘사실의 법적 평가’, ‘기판력의 시적한계’문제를 명확하게 가려주었다는데 의의가 있다. 아마도 2016년도 민사소송법 분야의 판결 중에서 하급심에서나 변호사들이 실무상 꼭 참고해야 할 판례라고 할 수 있다.
건물인도소송
확정판결의기판력
표준시
차단효
기판력의시적한계
2017-01-12
민사일반
대상청구권 행사 범위는 화재보험금의 전부
[판결] 매매 목적물이 화재로 소실되었다면
매매 목적물이 화재로 소실된 경우 매수인은 화재사고로 매도인이 지급받게 될 보험금이나 공제금 '전부'에 대해 대상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상청구권이란 채무자에게 이행불능이 발생한 것과 동일한 원인에 의해 채무자가 이행의 목적물에 갈음하는 이익을 얻었을 경우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그 이익의 상환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냉동육류 유통회사인 A사가 농업협동중앙회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3다7769)에서 원심이 원고패소 판결한 부분을 파기해 최근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농협은 매년 정부를 대신해 농축산물을 사들여 이를 대량으로 중간 도매상에게 판매해왔다. A사는 2008년 8월 농협에서 1㎏당 1400원에 냉동 닭고기 309만1331㎏을 사기로 했다. 그런데 그해 12월 이 닭고기들이 보관된 농협 창고에서 화재가 나 이 가운데 12만633㎏이 타버렸다. 농협은 화제공재에 가입이 돼 있어 타버린 닭고기에 대해 1㎏당 2405원씩 총 2억9000여만원의 화재보험금을 받았다. 그런데 농협은 A사에 타버린 냉동 닭고기 6만㎏에 대해서는 1㎏당 2050원으로 계산한 보상금 1억2000만원을 지급하고 나머지 6만633㎏에 대해서는 아무런 보상금도 지급하지 않았다. 이에 A사는 화재공제금 전부에 대한 대상청구권을 주장하며 농협이 받은 화제공제금 2억9000만원에서 자신들이 이미 받은 보상금 1억2000만원을 뺀 나머지 1억7000만원을 달라며 소송을 냈다. 자신들이 농협에서 냉동 닭고기를 1㎏당 1400원을 주고 샀어도 농협이 1㎏당 2405원씩 보상받은 금액 전부에 대해 대상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대법원은 A사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매매의 목적물이 화재로 소실됨으로써 채무자인 매도인의 매매목적물에 대한 인도의무가 이행불능이 되었다면, 채권자인 매수인은 화재사고로 매도인이 지급받게 되는 화재보험금, 화재공제금에 대해 대상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손해보험은 본래 보험사고로 생길 피보험자의 재산상 손해의 보상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상법 제665조), 보험자가 보상할 손해액은 당사자 간에 다른 약정이 없는 이상 그 손해가 발생한 때와 곳의 가액에 의해 산정하는 것이고(상법 제676조 1항), 이 같은 점은 손해공제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화재보험금, 화재공제금에 대해 매수인의 대상청구권이 인정되는 이상, 매수인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목적물에 대해 지급되는 화재보험금, 화재공제금 전부에 대해 대상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며 "인도의무의 이행불능 당시 매수인이 지급했거나 지급하기로 약정한 매매대금 상당액의 한도 내로 그 범위가 제한된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1심은 A사의 대상청구권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원고패소 판결했다. 2심은 대상청구권 자체는 인정했지만 "A사가 농협에 매매대금으로 1㎏당 1400원을 지급했으므로 대상청구권의 범위도 매매대금 상당액으로 제한된다"며 "농협은 8751만원을 A사에 지급하라"고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대상청구권
매매목적물
화재
화재보험금
화재공제금
이행불능
매수인
매도인
농협
신지민
2016-11-17
민사일반
[판결] 부동산 매매 실질적 매수인 역할 사실혼 배우자에게…
부동산 매수인이 중도금을 지급하지 않자 매도인이 매수인의 사실혼 배우자에게 이행 최고(催告)를 한 경우 그 배우자가 평소 매도인과 교섭해왔다면 실질적 당사자와 다름 없으므로 이행최고는 유효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5단독 한대균 판사는 박모씨가 윤모씨 부부를 상대로 "7450만원을 지급하라"며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4가단5296835)에서 14일 원고패소 판결했다. 박씨는 사실혼 관계에 있던 남자친구 이모씨와 신혼집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4월 윤씨 부부로부터 서울 서초구의 한 빌라를 6억4500만원에 사기로 하고 계약금으로 6450만원을 줬다. 계약서상 매수인은 박씨로 표기하고 '양당사자가 계약사항을 불이행할 경우 상대방은 불이행한 자에 대해 서면으로 최고하고 해제할 수 있다'는 문구도 넣었다. 그런데 박씨와 이씨는 약속한 날짜에 중도금을 치르지 못했다. 윤씨 부부는 이씨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지급기일을 연장해 줬지만 그것마저도 지키지 못했다. 이씨는 윤씨 부부에게 한번만 더 날짜를 연장해 달라고 부탁하면서 이번에도 지키지 못하면 계약파기 등 윤씨 부부 말에 따르겠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역시 중도금을 지급하지 못했고, 윤씨 부부는 박씨에게 내용증명을 보내 매매계약을 해제하고 계약금을 위약금으로 갖겠다고 통보했다. 그러자 박씨는 "계약을 해제하려면 상당기간을 정해 서면으로 계약서상 당사자에게 이행을 최고해야 하는데 윤씨 부부가 곧바로 내용증명을 통해 해제 의사표시를 통지했다"며 "적법하게 계약이 해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윤씨 부부가 빌라를 다른 사람에게 넘겨 이행불능 상태가 됐기 때문에 이미 지급한 계약금과 이행불능에 따른 손해를 배상하라"고 소송을 냈다. 한 판사는 판결문에서 "윤씨 부부가 해제권을 행사할 당시 원고인 박씨는 사실혼 관계인 이씨와 신혼집을 마련하려 했고, 이씨가 계약 체결부터 내내 윤씨 부부와 연락을 주고받으며 중도급 지급기한을 연장받는 등 교섭했다"며 "사실혼 관계에서도 일상가사대리권이 인정되는데, 이씨는 빌라 매매계약에 있어 실질적 당사자나 다름없어 계약상 매수인인 박씨의 대리인으로 볼 수 있으므로 윤씨 부부가 이씨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이행을 최고한 것은 적법하다"고 밝혔다. 이어 "계약 취지에 비춰볼 때 문자메시지를 통한 이행최고를 서면에 의한 이행최고와 동일시 할 수 있고, 박씨 측이 여러 차례 중도금 지급기일 연기를 요청하면서 새로 약속한 날짜까지는 계약을 이행하고 불이행시 해제를 감수하겠다는 의사표시를 했기 때문에 윤씨 부부가 서면으로 이행최고를 하지 않았더라도 윤씨 부부에게 해제권이 발생했다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문자이행최고
사실혼
일상가사대리권
사실혼배우자
이행의최고
안대용 기자
2015-07-20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계약해제 되면 그 효력은 소급적 소멸<br> 실행된 급부는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br> 대법원, 원고일부승소 파기
계약 해제 후 원상회복에 과실상계 안돼
매수인이 매매계약 이행불능에 일부 책임이 있어 매매계약을 해제 했더라도 매도인의 원상회복책임에 매수인의 과실을 상계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양창수 대법관)은 지난 13일 차모씨가 장모씨를 상대로 낸 매매대금 반환소송 상고심(2013다34143)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계약이 해제되면 그 효력이 소급적으로 소멸하고, 계약상 의무에 기하여 실행된 급부는 받은 이익 전부를 원상회복을 위해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한다"며 "과실상계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에 인정되는 것이고, 매매계약이 해제돼 소급적으로 효력을 잃어 원상회복의무 이행으로 반환하는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계약의 해제로 인한 원상회복청구권에서 해제자가 그 해제의 원인이 된 채무불이행에 원인의 일부를 제공하였다는 등의 사유를 내세워 신의칙 또는 공평의 원칙에 따라 손해배상에 있어서의 과실상계에 준해 그 권리의 내용이 제한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허용돼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장씨는 2004년 A씨의 중개로 택지분양권을 차씨에게 1억4500만원에 매도하되, 차씨가 분양권을 제3자에게 전매해도 장씨가 인정하고 필요한 서류를 제공하기로 하는 내용의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매매대금을 받았다. 장씨는 2005년 차씨로부터 분양권 전매를 위임받았다고 주장하는 A씨의 요청으로 B씨에게 인감증명서와 주민등록등본을 건네고 분양권을 B씨에게 매도한다는 계약서에 인감도장을 날인했다. 차씨는 장씨가 매매계약을 맺고 대금을 받았음에도 제3자에게 이중으로 분양권을 매도해 매매계약이 이행불능 됐다며 매매대금 1억4500만원을 원상회복하라며 소송을 냈다. 항소심은 "차씨가 분양권확보에 필요한 서류를 스스로 잘 관리하지 않고 A씨에게 맡겨두는 바람에 장씨가 A씨에게 분양권 전매의 권한이 있는 것으로 믿고 B씨 앞으로 명의변경 절차를 마쳐준 사정을 감안해 장씨의 원상회복 책임을 매매대금의 40%인 5800만원으로 제한한다"고 판결했다.
매매계약
이행불능
원상회복
과실상계
분양권
명의변경
매매대금
신소영 기자
2014-03-25
국가배상
부동산·건축
취득시효 완성으로 소유권 상실… 청구권 자체 없어져<BR> 대법원, 판례변경… 원고 일부승소 원심 파기
등기말소 이행불능 이유 전보배상 청구 못해
부동산의 진정한 소유자가 허위의 등기를 말소해달라고 청구했으나 취득시효 완성 등으로 등기말소가 이행불능이 됐다면 등기말소 의무자에게 전보배상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등기말소 의무자에게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하는 손해배상책임을 묻는 것과는 별개로 취득시효 완성 등을 이유로 물권인 소유권을 상실하면 청구권 자체가 없어져 이행불능을 이유로 하는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취지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양창수 대법관)는 17일 A(63)씨가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 상고심(☞2010다28604)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내린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번 판결은 "물권적 청구권인 말소등기청구권의 이행불능을 이유로 전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한 종전 대법원 판결(2008다53638)을 변경한 것이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소유자가 실체관계에 부합하지 않는 등기의 명의인을 상대로 그 등기말소나 진정명의 회복 등을 청구하는 경우 그 권리는 물권적 청구권으로써의 방해배제청구권의 성질을 가진다"며 "등기말소청구권 등의 물권적 청구권은 그 권리자인 소유자가 소유권을 상실하면 그 발생이 기반이 아예 없게 돼 더 이상 그 존재 자체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A씨가 이미 B씨의 등기부취득시효 완성으로 토지에 관한 소유권을 상실한 사실에는 변함이 없으므로, A씨가 불법행위를 이유로 소유권 상실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애초 A씨의 등기말소의무의 이행불능으로 인한 채무불이행책임을 논할 여지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양승태 대법원장과 이상훈·김용덕 대법관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전보배상책임은 귀책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을 이행의무자가 부담하고 10년의 소멸시효 기간이 적용되는 반면,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사람이 귀책사유 증명책임을 지고 3년의 단기소멸시효가 적용된다"며 "채권의 효력으로서도 인정되는 전보배상책임을 더 강력한 권리인 물권적 청구권에서 부정한다면 물권에 대한 보호를 채권보다 소홀히 하는 셈이 돼 부당하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국가는 국가 명의로 소유권 보존등기가 마쳐진 경기도 화성군 일대의 임야를 1998년 1월 B씨에게 팔았다. 이 토지의 진정한 소유자라고 주장하는 A씨는 2009년 국가와 B씨를 상대로 소유권보존등기 말소청구와 이전등기 말소청구 소송을 제기해 국가를 상대로 승소했으나, B씨를 상대로는 2008년 1월 등기부취득시효가 완성됐다는 이유로 패소했다. A씨는 "국가의 말소등기절차 이행 의무가 불능이 됐으니 손해를 배상하라"며 소송을 제기했고, 1·2심은 이를 받아들여 "국가는 A씨에게 토지 시가 상당액을 지급하되, A씨에게도 소유권 귀속여부 확인을 게을리한 과실이 30%로 인정된다"며 원고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부동산
부동산등기말소
전보배상책임
말소등기청구권
방해배제청구권
등기부취득시효
좌영길 기자
2012-05-22
1
2
banner
주목 받은 판결큐레이션
1
헌재 "사실혼 배우자에게 숨진 배우자 재산 상속 권리 부여 않은 민법 조항 합헌"
판결기사
2024-04-01 09:30
태그 클라우드
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사기노동
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footer-logo
1950년 창간 법조 유일의 정론지
논단·칼럼
지면보기
굿모닝LAW747
LawTop
법신서점
footer-logo
법인명
(주)법률신문사
대표
이수형
사업자등록번호
214-81-99775
등록번호
서울 아00027
등록연월일
2005년 8월 24일
제호
법률신문
발행인
이수형
편집인
차병직 , 이수형
편집국장
신동진
발행소(주소)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대로 396, 14층
발행일자
1999년 12월 1일
전화번호
02-3472-0601
청소년보호책임자
김순신
개인정보보호책임자
김순신
인터넷 법률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 인터넷 법률신문은 인터넷신문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