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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전문
노동·근로
민사일반
“조무원 등 파견근로자 직접고용 근로조건 유사 업무 근로자 없으면 법원이 선택 가능”
사용사업주에게 직접고용간주되거나 직접고용의무가 발생해 직접고용해야 하는데, 비슷한 업무 근로자가 없을 경우 법원이 적절한 근로조건을 선택해 적용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12일 596명이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낸 임금소송 상고심(2019다223303, 2019다223310)에서 원고일부승소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한국도로공사는 2007년경 정부의 비정규직 정책에 따라 일부 직종의 기간제근로자를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했다. 이때 기간제 통행료 수납원들과 기간제 상황실 보조원들은 전환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후 도로공사는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근로자들에게 적용하기 위한 ‘현장직원관리예규’를 제정했고 2014년 1월부터 현장직에게도 동일한 기본급표를 적용했다. 도로공사의 인사규정상 조무원은 현장직에 포함되는 직종의 하나인데 위 예규상 경비원과 청소원, 식당조리원 등이 조무원에 속했다. 그러나 조무원은 2014년 1월 현장직의 임금수준이 동일해지기 이전까지 도로공사의 무기계약직 근로자들 중 가장 낮은 수준의 임금을 받았다. 고속도로 통행료 수납업무 용역계약을 맺고 외주사업체 소속으로 통행료 수납업무를 수행한 A 씨 등은 도로공사와 용역계약을 맺은 외주사업체에 소속돼 도로공사의 통행료 수납업무를 수행했는데, 2019년 8월 파견법상 도로공사에게 직접고용간주된 근로자이거나 도로공사에게 직접고용의무가 있다는 대법원 판단을 받았다. 이에 따라 A 씨 등은 도로공사를 상대로 “조무원의 임금 등에 관한 규정이 적용돼야 한다”며 임금 등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1심과 2심은 A 씨 등의 청구를 일부 받아들였다. 특히 2심은 도로공사에게 근로 제공이 이뤄지지 않은 기간에 대해서도 A 씨 등의 청구를 인정하면서 도로공사가 총 215억 원을 A 씨 등에게 지급하라며 1심에서 인용한 금액보다 확대했다. 대법원은 파견근로자와 동종·유사 업무를 수행한 사업주의 근로자가 없는 경우에도 법원이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가 합리적으로 정하는 근로조건을 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도로공사의 현장직 예규를 A 씨 등에게 적용해 임금 등을 산정해야 한다고 봤다.
파견근로자
비정규직
한국도로공사
무기계약직
임금
한수현 기자
2024-03-12
노동·근로
헌법사건
장시간 노동 문제 해결 위해 필요
헌재, "'주52시간제'는 합헌"
주당 최대 노동시간을 52시간으로 제한하는 근로기준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사용자와 근로자가 주 52시간 상한제로 인해 계약의 자유와 직업의 자유에 제한을 받기는 하지만, 오랜 시간 누적된 장시간 노동의 문제를 해결해야 할 필요성은 더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헌재는 2월 28일 사업주와 근로자들인 A 씨 등이 "근로기준법 제53조 제1항 등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9헌마500)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각 결정했다. 헌재는 "주 52시간 상한제는 사용자와 근로자가 근로 시간에 관해 자유롭게 계약할 수 있는 자유를 제한하고 사용자의 직업의 자유를 제한한다"면서도 "하지만 주 52시간 상한제조항은 실근로시간을 단축시키고 휴일근로를 억제 근로자에게 휴식시간을 실질적으로 보장함으로써 근로자의 건강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그 입법목적은 정당하고 입법목적에 적합한 수단"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한국의 장시간 노동 문제는 세계적으로 심각한 수준으로 알려져 있고, 입법자는 장시간 노동 문제가 구조화됐다고 보고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합의로 주 52시간 상한을 초과할 수 없다고 판단했는데 이러한 입법자의 판단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여했다고 볼 수 없다"며 "이 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사용자와 근로자의 계약의 자유와 사용자의 직업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헌재는 고용노동부 장관이 최저임금위원회의 안에 따라 최저임금을 결정하도록 한 최저임금법 제8조 제1항 등과 관련해 A 씨 등이 청구한 나머지 심판청구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각하했다. 헌재는 "최저임금법령조항은 그 자체로 청구인들의 기본권에 불리한 영향을 미치지 않거나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직접 침해하지 않으므로 이 부분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고 밝혔다. 각하란 소송 요건을 제대로 갖추지 않으면 본안을 판단하지 않고 재판 절차를 끝내는 것을 뜻한다.
근로기준법제53조제1항
주52시간
근로시간상한제
박수연 기자
2024-03-04
산재·연금
행정사건
유지·관리 일부 부담했더라도 임금 목적으로 근로 제공했다면
[판결] 대법 “문서파쇄 지입차주도 근로자”
문서파쇄와 운송을 담당하던 지입차주도 근로자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까? 대법원은 지입차주로서 화물자동차를 실질적으로 소유하고 그 유지·관리를 위한 비용도 일부 부담했다고 하더라도, 그 지입차주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운수회사에 근로를 제공했다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특별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1월 25일 A 씨(소송대리인 김진영 변호사)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급여불승인처분취소 청구소송(2020두54869)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 씨는 2012년 6월 B 운수와 적재량 8톤의 화물차량을 지입하는 내용의 화물자동차 위수탁관리운영계약을 체결하고, 그 무렵부터 B 운수가 C 사로부터 위탁받은 문서파쇄·운송업무를 수행했다. A 씨는 2017년 7월 서울 강남구에서 문서파쇄 업무를 하던 중 파쇄기에 손이 빨려 들어가는 사고를 당했다. A 씨는 C사 소속 근로자로서 업무를 수행하던 중 사고가 발생했으므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단 이유로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했다. 그러나 근로복지공단은 2018년 2월 “A 씨가 임금을 목적으로 사용·종속적인 관계에서 C 사에 노무를 제공하는 근로자로 볼 수 없다”며 요양불승인 처분을 하자, A 씨는 불복해 소송을 냈다. A 씨 등 지입차주와 C 사에 소속된 직영기사의 담당 업무 내용에는 지방출장을 주로 지입차주들이 담당했던 외에는 차이가 없던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주 5일을 원칙으로 매일 오전 8시 20분에 출근해 오후 6시 30분에 퇴근했다. 출퇴근 시간은 회사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었고, 휴무일은 회사가 지정하는 날짜에 실시됐다. A 씨는 매일 퇴근 전 회사 담당 직원으로부터 다음날 업무 내용을 배정받고 그 장소에서 업무를 한 뒤 퇴근 전에 차량을 회사 차고지에 입고했다. 또 차량에 설치된 파쇄장비는 회사 소유여서 위탁계약이 종료되면 반환해야 했다. 1,2심은 원고 패소 판결했지만, 대법원은 판단을 뒤집고 “A 씨가 C 사에 근로를 제공하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며 A 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보다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이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며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해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가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문서파쇄 업무에 필수적 설비인 파쇄장비는 회사 소유였고 파쇄장비를 파쇄현장으로 이동시키는 이 사건 차량만 A 씨의 소유였던 점, A 씨는 회사가 배정한 업무만을 수행하고 회사로부터 매월 고정된 대가를 직접 지급받았으며, 회사는 A 씨가 지출하는 비용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유대금을 스스로 부담했을 뿐 아니라 해당 차량은 C 사 문서파쇄 업무를 위해서만 사용될 수 있었고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계약상으로도 금지되었던 점 등에 비춰 A 씨는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독립해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했다기보다는 회사에 전속해 노무제공의 대가만을 지급받았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A 씨가 회사와 직접 계약을 체결하지는 않았고, 사업자등록을 하는 등 사업주로서의 외관을 갖춘 채 부가가치세를 납부했지만, 이러한 사정들은 노무제공의 실질에 부합하지 않는 사항이므로 A 씨의 근로자성을 부정하는 유력한 징표로 보기에는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지입차주
화물자동차
산업재해
근로자
박수연 기자
2024-02-22
노동·근로
민사일반
[판결] '회생절차 돌입' 위니아전자 직원들, 회사 상대 임금 청구 소송 내 1심 승소…사측 무변론으로 선고
회생절차에 들어간 가전업체 위니아전자를 상대로 임직원들이 체불된 임금을 달라며 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8단독 장원정 판사는 20일 위니아전자 직원 A 씨 등 4명이 위니아전자를 상대로 낸 임금 등 청구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2023가단5431517). 위니아전자 측에서 재판부의 석명준비명령 등에 응하지 않으면서 무변론으로 인한 원고승소 판결이 이뤄졌다. 위니아전자 등 대우위니아그룹은 경영 상황 악화와 임금 체불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주요 계열사에 대한 회생 절차가 진행 중이다. 위니아전자를 비롯해 위니아전자매뉴팩처링, 위니아, 대유플러스 등이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한편, 300억 원대 임금 및 퇴직금 체불 혐의를 받는 박영우 대유위니아 그룹 회장은 19일 구속됐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남인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근로기준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박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뒤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남 부장판사는 "증거 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고 구속 사유를 밝혔다. 박 회장은 2021년 1월부터 작년 9월까지 위니아전자 및 위니아 근로자 649명의 임금과 퇴직금 347억 원가량을 체불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지난해 박현철 위니아전자 대표이사를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대유위니아 그룹과 박 회장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 등을 진행했다. 검찰은 박 회장이 위니아전자 등 회사 경영에 직접 관여한 것으로 판단해 13일 박 회장을 소환조사하고, 15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회생
위니어전자
임금체불
한수현 기자
2024-02-20
노동·근로
민사일반
서울고법, 1심에 이어 2심도 이마트 측 승소 판결<br> 의무휴업일이 근로자 법정휴일인지 여부 최초 판단
[판결]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은 근로자 법정휴일 아냐"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은 근로자의 법정휴일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최초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15부(윤강열·정현경·송영복 부장판사)는 지난 2일 이마트 근로자 A 씨 등 1117명이 주식회사 이마트를 상대로 낸 임금소송(2023나2035761)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원고패소 판결했다. 2013년 1월 유통산업발전법이 개정돼 매달 이틀의 의무휴업일 지정이 의무화됐다. 이마트는 2012년부터 매년 전사 근로자대표와 이마트 근로자들의 유급휴일과 의무 휴업일을 대체하는 내용의 '휴일대체 합의'를 해왔다. 즉, 이마트 근로자들은 근로계약과 취업규칙에 따라 1주일에 5일을 근로하는 데, 쉬는 이틀 중 하루를 근로일로 정하면 당초 근로일인 의무휴업일을 휴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후 2018년 휴일대체에 관한 근로기준법 개정이 이뤄졌다. 개정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1주에 평균 1회 이상의 유급휴일을 보장해야 한다. 다만, 근로자대표와 서면으로 합의한 경우에는 특정한 근로일로 대체할 수 있다. A 씨 등 이마트 근로자들은 2020년 7월 휴일대체 합의가 무효임을 전제로 휴일근로수당 청구했다. 이들은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른 의무휴업일은 근로일이 아닌 '휴일'이므로 휴일을 '대체 휴일'로 정한 '휴일대체 합의'는 위법 무효"라며 "이마트는 공휴일 근로에 대한 휴일근로수당 미지급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마트와 휴일대체 합의를 한 전사 근로자대표는 근로기준법 제55조 제2항 단서에서 정한 '근로자대표'가 아니"라고 부연했다. 하지만 1심은 지난해 6월 근로자들의 청구를 기각하고 원고패소 판결했다. 당시 재판부는 "근로자들이 휴일대체 합의를 예상할 수 있었고, 휴일대체 부적법 사유를 찾기 어렵다"며 "전사 근로자대표의 대표성도 부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2심도 근로자들의 항소를 기각하고 이마트 측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의무휴업일은 고객에 대한 영업을 금지함으로써 근로자의 건강권 보호에 기여하는 효과가 있기는 하지만,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서 근로자들의 근로 의무를 해제하는 휴일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이어 "의무휴업일은 약정휴일과 법정휴일 어느 것에도 해당되지 않고, 유통산업발전법 제12조의2 법문과 개정 이유에 근로자의 건강권이 포함돼 있지만, 해당 문구로 바로 의무휴업일이 대형마트 근로자들의 법정휴일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형마트와 준대규모점포 근로자들에게만 매월 이틀의 추가 법정휴일을 주고, 농수산물 마트나 중소형마트 근로자들에게는 그러한 법정휴일을 주지 않는 것은 불균형하고 부당하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한 "이마트와 전사 근로자대표가 한 휴일대체 합의가 근로기준법 제55조 제2항 단서의 '사용자가 근로자대표와 서면으로 한 휴일대체 합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마트 근로자들은 자주적으로 사업장 근로자위원을, 사업장 근로자위원은 사업장 근로자대표를, 사업장 근로자대표는 전사 근로자대표를 각각 선출하므로 전사 근로자대표는 민주적 정당성을 갖췄다"며 "전사 근로자대표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대표로 보지 않으면 이마트로서는 탄력적 근로시간제, 선택적 근로시간제, 연장 근로의 제한, 보상 휴가제, 근로시간 및 휴게시간의 특례, 야간근로와 휴일근로의 제한 등 근로기준법이 정한 각 사항을 협의할 상대방이 없게 된다"고 판시했다.
휴일근로수당
법정휴일
의무휴업일
대형마트
이용경 기자
2024-02-06
노동·근로
행정사건
[대법원이 주목한 판결] 면접에서 직무와 관련 없는 장애에 관해 물어도 “장애인차별금지법상 ‘차별’ 행위”
[대법원 판결] 면접 시험에서 직무와 무관한 장애에 관한 질문을 해 장애인 응시자를 불리하게 대한 경우, 차별행위가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이 아니라거나 특정 직무나 사업 수행의 성질상 불가피한 경우라는 등의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는 점을 사용자가 증명하지 못한다면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장애인차별금지법)’상 차별행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단. 대법원 특별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 2023두50127(2023년 12월 28일 판결) [판결 결과] A 씨(소송대리인 김재왕, 김인희, 전정환, 박현서, 이정민, 이수연 변호사 및 법무법인 에셀 김승혜, 배정호, 오재욱, 이상민, 이성훈, 이정훈, 장영재 변호사 및 법무법인 이공 정제형, 허진민 변호사 및 법무법인 원곡 서치원 변호사)가 화성시인사위원회를 상대로 불합격처분취소소송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 [쟁점] 면접시험에서 면접위원이 원고에게 장애와 관련된 질문들을 한 행위가 장애인차별금지법에서 금지하는 ‘차별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사실관계와 1, 2심] 정신장애 3급의 장애를 가진 A 씨는 화성시 9급 일반행정 장애인 구분모집 전형에 지원했다. A 씨는 2020년 6월 필기시험을 치렀고, 경기도인사위원회 위원장은 두달여 뒤 A 씨를 해당 전형의 유일한 필기시험 합격자로 결정하는 공고를 했다. A 씨는 2020년 9월 1일 면접시험을 봤고, 추가 면접시험 대상자로 분류돼 약 일주일 뒤 다시 면접시험을 봤다. A 씨는 첫 번째 면접에서 직무 관련 질문과 함께 장애의 유형, 장애 등록 여부, 약 복용 여부 등 장애와 관련된 다수의 질문을 받았다. 그런데 각 면접위원들로부터 ‘창의력·의지력 및 발전 가능성’ 항목에서 ‘하’ 평정을 받아 ‘미흡’ 등급을 받았다. A 씨는 추가 면접시험에서는 장애와는 무관한 질문을 받았지만, ‘미흡’ 등급을 받아 최종적으로 화성시인사위원회 위원장으로부터 불합격 처분을 받았다. 이에 A 씨는 화성시인사위원회를 상대로 처분 취소를 청구하고, 화성시를 상대로는 장애인차별금지법과 국가배상법에 따른 위자료 500만 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대법원 판단(요지)] “장애인차별금지법 제1장 ‘총칙’ 편의 제4조 제1항은 금지하는 차별행위의 유형으로 ‘장애인을 장애를 사유로 정당한 사유 없이 제한·배제·분리·거부 등에 의하여 불리하게 대하는 경우(제1호)’ 등을 규정하고 있다. 제2장 ‘차별금지’ 편의 제10조 제1항은 ‘사용자는 모집·채용, 임금 및 복리후생, 교육·배치·승진·전보, 정년·퇴직·해고에 있어 장애인을 차별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한다.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조 제3항 제2호는 ‘금지된 차별행위가 특정 직무나 사업 수행의 성질상 불가피한 경우에 해당하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차별로 보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제47조 제2항은 ‘차별행위가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이 아니라거나 차별로 보지 않는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는 점은 차별행위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자의 상대방이 증명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고용은 차별이 금지되어야 하는 핵심 영역으로, 고용 과정에서의 차별금지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의 공정한 참여 및 경쟁의 기반을 마련함으로써 평등한 기회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장애인을 채용하려는 사용자가 채용을 위한 면접시험에서 장애인 응시자에게 직무와 관련이 없는 장애에 관한 질문을 함으로써 장애인 응시자를 불리하게 대했다면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는 점을 사용자가 증명하지 못하는 이상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조 제1항 제1호의 차별행위에 해당한다.” [대법원 관계자] “고용 과정에서 직무와 무관한 장애에 관한 질문을 하는 것이 장애인차별금지법에서 금지하는 차별행위에 해당한다는 점을 최초로 명시적으로 설시한 판결이다.” [소송대리인] 승소를 이끈 김재왕(46·변시 1회)서울대 로스쿨 공익법률센터 변호사 “면접 과정에서 장애에 대해 묻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게 물어보는 것 자체로 차별에 해당한다는 것을 밝혔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장애 뿐 아니라 임신 계획, 연령 등 다른 것을 묻는 경우도 있는데, 직무와 무관한 질문을 한 것이 절차장 위법이라는 인식을 갖는 계기가 되는 판결이다.”
차별
면접
장애인
박수연 기자
2024-01-22
노동·근로
민사일반
[판결] 대법원, "부당해고자 복직 위한 일시 대기발령은 위법 아냐"
기업이 부당해고한 근로자를 원직으로 복직시키는 것이 원칙이지만, 이를 위해 일시적으로 대기발령 하는 것 자체는 위법하지 않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 판결에서 대법원은 부당해고된 근로자를 복직시키면서 일시적인 대기발령을 하는 경우 정당성 판단기준을 처음으로 제시했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4일 최병승 씨가 현대자동차를 상대로 낸 근로자 지위 확인 등 소송(2021다169)에서 "4억60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원심 일부를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최 씨는 2002년 현대차 울산공장의 사내 협력업체 A 사에 입사해 울산공장에서 자동차조립업무를 해왔다. 이후 최 씨는 정규직화 투쟁을 벌이다 2005년 2월 A 사로부터 해고를 당했고 현대차는 사업장 출입 금지를 통보했다. 최 씨는 부당해고를 주장하면서 현대차를 상대로 소송을 냈고 2010년 법원은 고용 간주 효과를 인정했다. 이에 현대차는 2013년 1월 최 씨를 복직시키면서 배치대기발령을 했지만 최 씨는 불응했다. 이어 927일간 결근했다가 해고됐다. 최 씨는 현대차를 상대로 해고 이후 기간에 대한 임금과 징계가산금(평균임금의 2배)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1,2심은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다만 2심은 해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한뒤 임금은 지급하되 가산금을 지급할 의무는 없다고 판단했다. 2심은 현대차에 총 4억6000여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가산금 지급 의무가 없다고 판단하면서도, 대기발령 기간의 정당성을 인정한뒤 결근한 기간에 대한 임금 지급 의무가 없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배치 대기 인사 발령은 최 씨를 현실적으로 고용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직무교육 등으로 현대차 사업장 질서에 맞게 받아들이며 그 과정에서 최 씨에게 합당한 보직을 부여하기 위한 임시적 조치"라고 판단했다. 이어 "배치 대기 인사 발령의 필요성과 상당성이 인정되고 이로 인해 최 씨가 받게 되는 생활상 불이익이 있다거나 그 불이익이 크다고 볼 수 없다"며 "최 씨 측과 성실한 협의 절차도 거쳤다고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 씨는 해고 시점부터 7년 이상 지난 뒤 복직하는 것이라 현대차로서는 그사이에 이뤄진 작업방식 변화, 최 씨의 업무수행 능력, 각 공정의 배치 수요를 살펴 합당한 보직을 부여할 필요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 가산금과 관련해서도 "현대차가 2005년 2월 사업장 출입을 금지함으로써 최 씨를 해고한 행위는 징계권 행사나 징벌적 조치로 보기 어렵다"며 "최 씨는 가산금 조항에 따른 가산금 청구를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사용자가 부당해고된 근로자를 복직시키는 경우 원직복귀가 원칙임을 명시하면서도 이미 이뤄진 인사질서, 사용주의 경영상 필요, 작업환경 변화 등을 고려해 합당한 일을 시켰다면 정당한 복직으로 볼 수 있다는 법리를 재확인한 판결"이라며 "이를 기초로 부당해고된 근로자를 복직시키면서 일시적인 대기발령을 하는 경우의 그 정당성 판단기준을 처음으로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부당해고된 근로자를 복직시키면서 대기발령을 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적법하다는 취지가 아니다"라며 "대기발령의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요건을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대법원 특별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은 이날 최 씨의 판결과 같은 취지에서 현대차 아산공장 사내 하청업체에서 일하던 오지환 씨의 부당해고구제 재심 판정 취소 소송은 상고 기각으로 원고 패소를 확정했다(2019두34807).
부당해고자
복직
대기발령
현대자동차
박수연 기자
2024-01-04
노동·근로
형사일반
[판결] 대법 "택시기사 '사납금 미달액' 임금서 공제하는 노사 합의는 무효"
노사 간 합의로 택시기사의 사납금 미달액을 임금에서 공제하도록 정했더라도 이는 사납금제의 병폐를 시정하기 위한 개정 여객자동차법상 강행규정에 비춰 무효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12월 7일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 중 일부를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남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3도2318). 택시업체 대표 A 씨는 2020년 11~12월 퇴직한 택시기사 3명의 퇴직금 중 각각 99만 원, 460만 원, 106만 원을 퇴직일로부터 14일 안에 지급하지 않은 혐의를 받았다. 1심은 A 씨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고 벌금 130만 원을 선고했다. 당초 A 씨 측은 "이들 택시기사들은 사납금 기준액을 회사에 납입하지 않아 미수금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해 퇴직금 채권과 상계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하지만 1심은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에 따르면,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해야 하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해 상계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이고, 이는 경제적, 사회적 종속관계에 있는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근로자가 받을 퇴직금도 임금의 성질을 가지고 있어 마찬가지이며, 설령 회사가 근로자들에 대해 미납금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근로자들과 상계에 대한 합의가 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그 채권으로 이들에 대한 퇴직금 채권과 상계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반면 2심은 "이 회사의 단체협약 및 취업규칙에서 실제 운송수입금 납부액이 기준 운송수입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 그 미달액을 임금에서 공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 같이 정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가능하다"며 "A 씨가 운송수입금액 미달액을 퇴직금에서도 공제할 수 있다고 믿고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어 A 씨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 같은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여객자동차법이 2019년 8월 개정됨에 따라 '운송사업자는 일정 금액의 운송수입금 기준액을 정해 수납하지 말고 운수종사자는 이를 납부하지 말 것'을 명시적으로 규정한 조항이 신설돼 2020년 1월부터 시행됐는데, 이는 강행법규로서 이에 반하는 노사 간 합의가 있었더라도 무효라는 판단에서다. 재판부는 "일정 금액의 운송수입금 기준액을 정해 수수하는 행위가 금지됨을 명확히 해 사납금제의 병폐를 시정하겠다는 (여객자동차법 조항)신설 경위와 취지 등에 비춰 보면, 각 규정은 강행법규로 봄이 타당하므로 설령 이에 반하는 내용으로 노사 간 합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합의는 무효라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용자인 A 씨는 사법상 효력이 없는 근로계약이나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을 내세워 근로자들에게 지급할 퇴직금 중 1일 최저운송수입금 기준 금액 미달 부분의 지급을 거절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므로 A 씨가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한편 대법원은 이날 A 씨가 월 3일 이상 무단결근한 또 다른 택시기사에게 근로기간 1년을 채우지 못하고 당연퇴직 처리됐다고 판단, 퇴직금을 주지 않은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했다. 재판부는 "이 회사의 취업규칙이 월 3일 이상 무단결근을 당연퇴직 사유로 정한 것은 근로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사용자 측에서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으로서 성질상 해고에 해당한다"며 "A 씨가 택시기사를 당연퇴직 처리하고 퇴직금 미지급 사유로 삼기 위해서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따른 해고의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고 징계절차를 거쳤다는 사정이 인정돼야 하지만, 기록상 해당 택시기사에게 해고의 정당한 이유가 있다거나, A 씨나 회사가 그러한 절차를 거쳤다고 볼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퇴직금
택시기사
운송수입금
이용경 기자
2023-12-29
노동·근로
행정사건
[판결] "'타다' 운전기사, 근로자 맞다" 항소심서 뒤집혀
<사진=연합뉴스> 차량 호출 서비스 '타다'의 운전기사(드라이버)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봐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1심은 '타다 기사가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했는데, 항소심 재판부가 이를 뒤집었다. 서울고법 행정7부(재판장 김대웅 부장판사, 김상철·배상원 고법판사)는 21일 타다 운영사 VCNC의 모회사였던 쏘카가 부당해고 구제 재심 판정을 취소해달라며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 패소 판결했다(2022누56601). 재판부는 2019년 VCNC로부터 계약을 해지당한 타다 기사 A 씨에 대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며 A 씨의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받아들인 중앙노동위원회 결정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 씨의 업무 내용은 기본적으로 타다 서비스 운영자가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만들어 놓은 틀 안에서 정해졌고 A 씨가 그런 틀을 벗어나 자신의 업무 내용을 스스로 정할 수 있는 부분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프리랜서 드라이버를 위한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았지만 각종 교육자료, 기본 업무매뉴얼, 근무규정이 제공·배포됐다"며 "A 씨는 업무 수행 방식, 근태 관리, 복장, 고객 응대, 근무실적 평가 등 업무 관련 사항 대부분에 대해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매주 운행시간과 운행조가 특정된 배차표를 배부받은 점, 프리랜서 드라이버 계약서에 운행시간이 명시됐던 점 등을 고려할 때 A 씨가 근무 수락 여부와 근무 시간을 결정할 선택권이 사실상 없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원고(쏘카)는 A 씨의 실질적인 사용자인데, 인원 감축 통보로 해고하면서 해고 사유와 해고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아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했다"며 "인원 감축 통보가 부당 해고임을 인정하고 해고 기간 임금 상당액의 지급을 명한 중앙노동위원회의 판정은 적법하다"고 판시했다. 2019년 7월 운전기사들과 프리랜서 계약을 맺고 타다를 운영하던 VCNC는 차량 감축이 불가피하다는 이유로 A 씨를 비롯한 기사 70여 명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에 A 씨는 VCNC에게 실질적인 지휘와 감독을 받고 일하는 근로자였으나 일방적으로 해고를 당했다며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를 신청했다. 중앙노동위원회가 쏘카를 사용자로 인정하고 계약 해지를 부당해고로 판정하며 A 씨의 신청을 받아들이자 쏘카 측은 불복해 행정소송을 냈다. 지난해 7월 1심은 "출발지와 목적지, 경유지 등 운전기사의 구체적인 업무 내용은 이용자의 호출에 의해 결정됐고, 운전기사는 배차를 수락할지 결정권을 갖고 있었다. 종속적인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했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쏘카 측 손을 들어줬다.
타다
운전기사
근로자
부당해고
홍윤지 기자
2023-12-22
조세·부담금
행정사건
[판결] 법원 "코레일 '복지포인트' 근로소득으로 볼 수 없어"
공기업 직원들에게 지급되는 복지포인트는 소득세법상 과세대상이 되는 근로소득에 해당하지 않아 근로소득세를 뗄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전고법 행정1부(재판장 이준명 부장판사)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동인 김형연, 김종욱 변호사, 보조자 홍기현 세무사, 법무법인 태평양 장성두, 빈은솔 변호사)가 대전세무서를 상대로 제기한 근로소득세경정청구 거부처분취소소송(2022누13617)에서 원고패소한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승소 판결했다. 코레일은 2007년 11월부터 소속 임직원이 각자에게 배정된 복지포인트 한도 내에서 사전에 설계된 다양한 복리혜택 중 개인의 선호와 필요에 따라 복지항목 및 수혜수준을 선택해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선택적 복지제도를 실시했다. 이에 따라 소속 임직원들에게 매년 일정하게 포인트 1점당 1000원에 상응하는 복지포인트를 부여했다. 코레일은 정규직 전환자 및 기간제 근로자, 수습 중인 직원을 포함한 소속 임직원에 대해선 전년도 말일 기준으로 당해 연도 1월 1일에 일률적으로 복지포인트를 배정했고, 신규 입사자나 중도 퇴직자 등 복지포인트 배정사유가 발생, 중단 또는 소멸하는 사유가 발생할 경우 당해 연도 근무기간에 따라 월할 계산방식에 의해 배정했다. 코레일은 소속 직원들에 대한 2015년 귀속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면서 기본항목 포인트는 과세대상 급여에서 제외해 이를 원천징수하지 않았고, 복지포인트에 대해선 과세대상인 근로소득으로 보고 이를 원천징수해 근로소득세로 합계 909억 원을 납부했다. 2019년 8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공무원과 공기업 직원들에게 지급되는 복지포인트는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결을 내놨다. 해당 사건에서는 복지포인트가 근로기준법이 정한 임금 및 통상임금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 됐는데, 대법원은 "여행, 건강관리, 문화생활 등 사용 용도가 제한되고 1년 내 사용하지 않으면 소멸되며, 양도 가능성이 없어 임금이라 보기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이후 코레일은 2021년 3월 대전세무서에 "코레일 직원들에게 부여한 복지포인트는 소득세법상 과세대상이 되는 근로소득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이미 원천징수해 납부한 근로소득세액 28억여 원에 대한 환급을 구하는 경정청구를 했다. 하지만 대전세무서는 "해당 복지포인트는 과세대상인 근로소득에 해당한다"며 경정청구를 거부했고, 이 처분에 불복한 코레일은 조세심판청구를 했으나 재차 기각되자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코레일의 복지포인트가 근로소득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면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코레일 측은 항소하면서 복지포인트의 배정은 근로의 대가에 해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근로를 전제로 밀접하게 관련된 근로조건의 내용을 이뤄 지급되는 것이라고 볼 수 없어 근로소득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코레일의 선택적 복지제도의 도입 경위, 복지포인트의 성격 등을 고려하면 기존에 코레일이 지급하던 각종 복지수당(복리후생적 성격의 급여 등)과는 구분되는 새로운 기업복지에 해당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사용자의 복지포인트 배정이라는 사실행위로 인해 근로자가 현실적 이익을 얻는 것도 아니고 사용자가 비용을 지출하게 되는 것도 아니어서 복지포인트 배정이 이뤄졌다고 해서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금품 지급이 이뤄졌다고 평가할 순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복지포인트 제도에선 사용자가 정한 사용 용도와 사용 방법에 따라 근로자가 물품 등을 구매해야만 배정된 포인트가 차감되고 그에 상응하는 돈을 사용자 등으로부터 보전받을 수 있는 구조"라며 "이 같이 채무를 인정하는 행위에 불과한 복지포인트 배정 행위를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금품의 지급으로 평가하는 것은 아직 지급하지도 않은 금품을 이미 지급된 것처럼 간주하는 것에 다름 아니어서 타당하지 않고, 민사법적으로 보더라도 근거를 찾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전세무서의 주장대로 복지포인트에 대한 근로소득세 부과가 반드시 필요하다면, 조세법률주의 원칙에 따라 입법을 통해 과세요건을 명확하게 규정해야 할 것"이라며 "코레일 복지포인트의 배정은 근로의 대가에 해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근로를 전제로 그와 밀접히 관련돼 근로조건의 내용을 이뤄 지급되는 것이라고 볼 수 없어 세무서의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코레일 측을 대리한 김형연(57·사법연수원 29기)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는 "그동안 복지포인트 제도를 시행하는 기업들은 과세관청 의견에 따라 이를 근로소득에 포함해 해당 원천세를 임직원으로부터 징수해 신고·납부해 오던 위법한 관행에 대해 처음으로 이의 시정을 시도한 판결"이라며 "복지포인트의 근로소득 해당 여부에 대한 논란에 대해 납세자 입장에서 최초로 합법적인 판단을 내렸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이 사건은 대전세무서 측이 상고하면서 대법원에서 심리 중이다.
복지포인트
공기업
근로소득
한수현 기자
2023-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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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임대차 3법의 "임차인 계약갱신 요구권 규정한 주택임대차보호법 조항은 합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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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클라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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