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새벽을 제외한 좋은 시간대에는 부킹이 되지 않는 등 예약기회가 제대로 제공되지 않았다고 불만을 터뜨리며 계약해지를 통보한 골프장 선불 회원에게 선불이용권을 환불해줘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이 같은 회원의 주장이 계약자체를 해지할 사유는 아니지만 중도 탈회사유에는 해당하기 때문에 선불회원권의 전체가격이 아닌 위약금 등을 제외한 금액에 대해서만 환불하라고 판단했다.
서울고법 민사32부(재판장 유상재 부장판사)는 골프장 예약대행업체인 A·B사가 골프장 회원권 모집 및 거래를 알선하는 C사를 상대로 낸 선불회원권 입회금 반환 청구소송(2019나2007400)에서 "C사는 A사에 8658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사와 B사는 2016년 C사가 판매하는 골프장 선불회원카드를 구매했다. C사는 일정금액의 입회비를 납부받고, 자사가 직접 운영하거나 제휴한 골프장을 할인된 비용으로 이용하게 한 후 이용에 따른 비용은 미리 납부한 입회비에서 공제하는 방식으로 선불회원카드를 운영했다. A사는 입회비가 2200만원인 선불회원카드 15구좌를, B사는 5구좌를 구매하고 각각 3억6300만원, 1억2100만원을 C사에 지불했다.
문제는 C사가 중개하는 골프장의 예약이 어려웠다는 점이다. A사를 대행해 예약업무를 처리한 B사는 통상 골프장 예약이 가능한 첫날 오전 9시께 C사의 예약실에 전화해 골프장 예약을 시도했음에도 이른 새벽시간대밖에 자리가 없거나 예약가능한 골프장이 없다는 이유로 제대로 예약을 할 수 없었다. 이때문에 A사는 2017년 7월부터 같은해 9월까지 총 이용 가능횟수 360회 중 절반에 그치는 183회만 골프장을 이용할 수 있었다.
서울고법
“위약금 공제한 8658만원 환불하라”
A사는 C사에 시정을 요청했지만 아무런 변화가 없자 2017년 11월 C사에 입회계약의 해지를 통보하는 내용증명우편을 보냈다. 이어 지난 2월 A·B사는 C사가 불충분한 이용횟수를 제공했고 선불회원카드를 구입할 경우 15곳의 골프장을 이용할 수 있다고 허위광고를 했다는 등의 이유로 입회계약 해지 당시 선불회원권의 잔액을 반환해달라고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C사 약관은 '부득이한 사정으로 중도 탈회 요청 시 총액 기준 10% 위약금 등을 공제 후 환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A사의 2017년 11월 해지통보에는 이 같은 부득이한 사정으로 인한 중도 탈회 요청이 포함돼 있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C사도 가정적이기는 하지만 A사에게 8658만원을 반환해야한다고 인정하는 등 A사의 부득이한 사정으로 인한 사정으로 인한 중도 탈회를 인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C사가 A·B사에 일반적으로 선호하는 골프장 및 이용시간대의 골프장 이용기회를 항상 보장해줘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고, C사가 제공하는 골프장 이용기회 중 일반적으로 선호하는 골프장 및 이용시간대의 비율이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르러야 하는지 특정하기도 쉽지 않아 불충분한 이용횟수를 제공했다는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A·B사는 (C사의 광고처럼) 15곳의 골프장을 이용했기 때문에 허위과장광고를 했다고 보기도 어렵다"면서 A사에 대해서만 위약금을 공제한 8658만원을 환불하라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