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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활동에 현저한 지장 초래할 고도의 개연성 없다면 원칙적으로 공개해야
[판결](단독) “국회의원 연구용역 보고서 비공개는 위법”
국회의원이 국가 예산으로 발간한 연구용역 보고서와 정책자료집을 공개하지 않는 것은 위법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이들 보고서 등이 공개될 경우 의정활동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만한 고도의 개연성 등이 없다면 원칙적으로 공개해야 한다는 취지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재판장 안종화 부장판사)는 A씨가 국회 사무총장을 상대로 낸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소송(2018구합78015)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방송사 기자 A씨는 2018년 8월 국회 사무총장에게 제19대, 제20대 국회의원이 2018년 7월까지 발간한 의원별 정책자료집 발간 내역과 소규모 연구용역보고서, 정책자료집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하지만 국회 사무총장은 연구용역보고서는 '입법 및 정책개발을 위한 의사결정 또는 내부검토를 위한 자료로서 공개될 경우 공정한 업무수행에 차질을 초래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정보'라며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상 비공개 대상 정보에 해당한다면서 거부했다. 국회는 2015년 1월부터 2018년 7월까지 소규모 연구용역 보고서 890건과 정책자료집 916건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에 반발한 A씨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연구용역 보고서는 입법 및 정책개발을 위해 관련 분야의 주요 과제 등을 분석하고 개선사항 등을 조사·연구한 것으로서, 그 내용이 그대로 입법 및 정책개발에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보고서가 공개될 경우 장차 국회의원들이 의정활동을 공정하게 수행함에 있어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만한 고도의 개연성이 존재하는 사항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서울행정법원 판결 이어 "정책자료집은 이미 세미나 혹은 국정감사 등에서 활용됐으므로 의사 결정 과정이나 내부검토 과정에 있는 사항을 포함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고, 그 내용이 이미 직·간접적으로 노출됐을 것으로 보인다"며 "정책자료집 역시 국회의원들의 의정활동을 공정하게 수행함에 있어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만한 고도의 개연성이 존재하는 사항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이 정보들을 공개함으로써 입법 및 정책개발비 집행의 투명성이 제고되고 이를 둘러싼 불필요한 오해와 논란을 방지하게 되므로 국민의 신뢰를 높일 수 있으며 그 같은 결과는 예산 낭비나 부패 근절이라는 공익적 목적에 부합한다"며 "국회 사무총장이 이 사건 연구용역보고서와 정책자료집 공개를 전부 거부한 것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정보공개
국회의원
국가예산
박미영 기자
2020-07-09
전문직직무
법률신문, 서울소재 130명 대상 설문조사<br>"쉽게 쓸 수 있는데 어렵게 쓰여지고 있어" 90% 넘어 <br>70%가 "이해 어려운 원인은 지나치게 긴 문장 작성" 꼽아<br>"어려운 판결문은 결국 사법부에 대한 불신으로"
로스쿨생들도 이해 못하는 '판결문' 많다
지난 1월1일부터 법원은 개정 형사소송법에 따라 형사사건 판결문과 형사 합의부 사건의 증거·기록 목록을 모두 공개하고 있다. 2015년부터는 민사판결문도 모두 공개돼 누구나 전국 법원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접속해 볼 수 있게 된다.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올해 1월1일부터 5월31일까지 공개된 판결문 건수는 8만2093건이다. 하지만 판결문이 너무 어렵게 쓰여져 판결문을 공개하는 취지가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법률신문이 최근 서울 소재 한 로스쿨의 학생 13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48%인 62명이 '판결문을 읽다가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일이 자주 있다'고 응답했다. '가끔 어려움을 느낀다'는 49%인 64명이었으며, '별다른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다'는 3%인 4명에 불과했다. ◇서울시내 로스쿨생 92%, "판결문 쉽게 쓸 수 있는데도 어렵게 쓰여져"= 판결문을 비교적 자주 접하는 로스쿨 학생들의 92%는 '판결문이 쉽게 쓰여질 수 있는데도 어렵게 쓰여지고 있다'고 응답했다. 학생들이 판결문을 읽고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는 점은 사실상 규범력을 갖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읽게 한 뒤 이해도를 묻는 항목에서도 비슷한 응답이 나왔다. 부가가치세가 잘못 산정된 경우 납세자는 부가가치세 취소소송을 내면서 다시 산정해달라는 감액경정도 함께 청구할 수 있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2010두11733)의 핵심 내용과 결론을 발췌해 읽게 하고 이해도를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30%가 '매우 어려워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답했고, '이해는 되지만 어렵다'는 응답이 43%였다. '보통이다'라는 응답과 '쉽게 이해된다'는 응답은 각각 25%와 2%에 그쳤다. 로스쿨생들은 다양한 조언을 쏟아냈다. 설문에 참여한 한 로스쿨생은 "법이 전문가의 전유물이라는 사고 아래서 어려운 문장만을 고집하는 것은 성경을 라틴어에서 영어로 번역하는 것을 반대했던 교부들의 태도와 유사한 것 아니냐"며 "이해하기 어려운 판결문은 결국 사법부에 대한 불신을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로스쿨생도 "지금 판결문은 읽는 사람이 아닌 쓰는 사람 중심의 글"이라며 "국민이 온라인을 통해 판결문을 접하기 쉬워진 만큼 사법부가 판결문을 쉽게 쓰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나치게 긴 문장, 복문 사용이 이해도 떨어트려= 응답자의 70%는 판결문이 이해하기 어려운 원인으로 '지나치게 긴 문장 사용'을 꼽았다. 문장이 길어지다보니 복문이 생겨 정확한 의미가 전달이 안 돼 여러번 반복해서 읽어야 이해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위치상표'를 상표의 한 가지로 인정한 첫 판결(2010허364)을 내리면서 "현재 우리나라에서 상표의 출원 및 그 심사의 과정에서 출원인이 위치상표라는 취지를 별도로 밝히는 상표설명서를 제출하는 절차 또는 위 지정상품의 형상 표시는 상표권이 행사되지 아니하는 부분임을 미리 밝히는 권리불요구절차 등에 관한 규정이 마련되어 있지 아니하다는 사유는 위와 같은 위치상표의 인정에 방해가 되지 아니한다"고 판시했다. 한 문장이 170자가 넘어가는 긴 문장이면서 '아니하는', '불요구절차', '마련돼 있지 않다', '방해가 되지 않는다'는 등의 부정어를 4중으로 사용하면서 의미전달을 어렵게 하고 있다. 올해부터 일반에 공개된 하급심 판결문들조차 '~라는 점, ~하는 바' 등의 연결어를 사용하면서 한 문장을 몇 쪽에 걸쳐 쓰는 경우도 허다하다. 서울지역의 한 판사는 "일본에서 판결문을 작성할 때 문장을 끊어 쓰지 않는 관행이 있는데, 일제 강점기에 우리나라에 이런 관행이 정착된 게 원인"이라며 "판결문을 이해하기 어렵게 만드는 측면에서도 고쳐야 할 부분이지만, 일제 잔재를 우리 법원이 청산한다는 차원에서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생활과 동떨어진 현학적 용어 사용'이 판결문 이해를 어렵게 한다는 응답은 20%를 차지하며 뒤를 이었다. 그 밖에 '비문 사용'과 '불필요하게 일상에서 접할 수 없는 한자어 사용'을 꼽은 학생들도 있었다. ◇개개인 아닌 사법부 차원 노력 뒷받침돼야= 판결문의 목적은 법률과 달리 당사자를 승복시키는 데 1차적인 목표가 있기 때문에 쉽게 쓰기보다는 정확성에 비중을 둬야 한다는 일부 법조인들의 의견도 있다. 그러나 현직 법관을 포함한 다수의 법조인들은 판례가 가지는 규범적 성질을 고려할 때 쉬운 판결문쓰기를 위한 노력은 필수적인 것이라고 지적한다. 전직 고법 부장 출신의 법조인은 "특히 규범적 성격이 강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문은 모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씌여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법연수원 교수 출신의 한 부장판사는 △짧은 문장 사용하기 △쟁점별로 번호와 소제목 넣어 쓰기 △결론을 앞에 내세우는 두괄식 문장 쓰기 △도표와 수식, 각주 등 적절히 활용하기 등을 활용하면 일반인들이 훨씬 이해하기 쉬운 판결문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법원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법원도서관은 지난 3월 7년만에 '법원 맞춤법 자료집' 전면 개정판을 발간하고 일선 법관들에게 배부했다. '쉬운 판결문 쓰기'를 위해 실제 작성된 판결서를 분석하고 기획 단계에서부터 국립국어원과 국어국문학을 전공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발간한 책이다. 서울중앙지법도 올해부터 형사 확정 판결문이 공개됨에 따라 지난 4월 형사합의부장들을 주축으로 토론회를 열고 다투지 않는 기초사실을 판결문에서 제외하는 방식으로 간결하고 압축된 판결문 쓸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서울중앙지법은 형사합의23부와 29부를 시범 재판부로 정해 판결문 작성 과정의 구체적 문제와 개선점 등을 정리해 올 7월 대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진현민(39·사법연수원 28기) 공보판사는 "이번 판결문 간이화 노력이 서울중앙지법 차원에서 실시되는 것이기는 하지만, 서울중앙지법이 워낙 큰 규모이기 때문에 전국에 미치는 파급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법관 연수를 담당하고 있는 사법연수원에서의 교육이 더 강화되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사법연수원에서는 '바르고 자연스러운 문장으로 판결문 쓰기', '간결한 형사판결문 작성을 위한 제언' 등의 강의가 진행되고 있다.
형사소송법
로스쿨생
판결문
복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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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화
좌영길 기자
2013-06-11
민사소송·집행
민사일반
복잡한 사건 쟁점 집중 정리… 예측 못한 부분서 패소 없게<br> 대법원, 재판진행 노하우 등 수렴… '민사재판 리포트' 발간
[민사재판 바뀐다] 1심 '불의타' 줄여 재판 승복률 높인다
법원이 1심 재판에서 변호사들이 예상치 못한 쟁점 때문에 패소하는 이른바 '불의타'를 줄이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복잡하고 당사자 다툼이 심한 사건은 사건의 쟁점을 정리하는 기일을 충분히 운영해 예측하지 못한 부분에서 패소하는 사건을 줄여 재판 결과에 대한 승복률을 높이겠다는 방안이다. 이 때문에 앞으로 1심의 변론준비기일은 좀 더 길어지고, 변론기일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대법원은 최근 1심 민사재판에 관한 다양한 쟁점들을 다룬 업무자료집인 '민사재판 리포트 2013'을 발간해 법관들에게 배포했다. 보고서는 법관들이 재판을 진행하면서 느낀 문제점을 나열하고, 경험에서 얻은 노하우를 개선 방안으로 제시했다. 또 변호사와 법관을 그룹별로 인터뷰한 결과와 함께 증거의 신청과 채택 여부, 증인신문, 심증 교류의 활성화, 판결서 작성 방식 등 1심 집중과 관련한 여러 쟁점을 정리했다. 재판의 독립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대법원이 자료집을 통해 제시한 개선 방안은 법관에게 강제력을 가지지는 않지만, 일선 법관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작성한 만큼 많은 법관들이 적극적으로 참고하다 보면 재판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법관들과 변호사들은 1심 재판에 대한 승복률을 높이려면 쟁점화되지 않은 부분 때문에 승패가 갈리는 사건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그룹인터뷰에 참가한 한 중견 변호사는 "변호사 입장에서 제일 아픈 게 불의타다. 싸웠는데 졌으면 할 수 없지만, 싸운 일도 없는 부분에서 패소하는 경우에는 불합리하므로 1심 집중 방안을 통해 그런 일이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법원은 재판의 승복률을 높이기 위해 쟁점을 정리하고 절차를 협의하는 기일을 적극 운영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당사자의 주장과 증거를 상세히 파악했어도 변론종결 전에 쟁점화하지 않고 변론종결 이후에 재판장이 독자적으로 주장과 증거를 비교해 결론을 낼 경우에는 설령 그 과정을 판결서에 적는다고 해도 당사자는 이를 불의타로 여길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동안 재판 절차에 대한 협의 과정은 압축적인 절차 진행과 집중심리를 위해 증거제출 기회를 시기적으로 제한하려는 데 중점이 있었다. 그러나 보고서는 "충실한 심리를 위해서는 절차협의를 통해 가능한 모든 증거 방법을 찾아내고 계획적으로 심리를 진행해 새로운 증거 제출을 위한 항소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절차 협의에 대한 인식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가급적이면 변론기일을 곧바로 진행하기보다 변론준비절차에 회부해 변론준비기일부터 진행할 것을 권고했다. 다만, 쟁점이 복잡하지 않거나 합의부 전원이 당사자를 대면한 상태에서 심리방향을 설정할 필요가 있는 사건 등은 곧바로 변론기일을 잡는 방식이 적합하다고 조언했다. 대여금, 건물인도, 임대차보증금 반환 등 심리 방향의 예측이 어렵지 않은 전형적인 사건이 여기에 포함된다. 반대로 증거가 많고 사안이 복잡해 입증 계획 등을 사전에 협의할 필요가 있는 전문재판부의 사건이나 심리 방향을 예측하기 어려운 비전형 사건 등은 미리 시간을 두고 서면이 오가는 변론준비기일을 먼저 진행하는 것을 권유했다. 보고서는 변론 종결 후에도 '불의타'가 예상되는 경우에는 변론을 재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대법원은 판례(2010다20532)를 통해 "변론 중에 쟁점화되지 않았거나 부수적으로 취급된 사항이 변론 종결후 기록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판결에 영향을 미칠 만한 주요한 사항으로 판단된 경우에는 변론을 재개해 이를 쟁점화하고 그에 관한 변론과 증명의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시한 바 있다. 대법원 관계자는 "1심 재판의 실질화를 위해 새로운 제도를 시행하는 것은 아니지만, 재판부가 사건의 종류에 따라 변론기일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것이기 때문에 사건을 맡은 변호사들도 이에 대비해 쟁점 정리에 충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민사재판
승복률
민사재판리포트
자료집
독립성
좌영길 기자
2013-04-15
형사일반
한청·범민련·서총련 등 재야 단체에 잇따라 利敵性 인정
대법원, 친북활동 이적행위 판단
대법원이 친북활동단체에 대해 이적성을 인정하는 판결을 잇달아 내놓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박일환 대법관)는 지난달 30일 40여개의 재야 청년운동단체연합인 ‘한국청년단체협의회(한청)’는 이적단체에 해당한다고 명시하고 국가보안법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의장 전상봉(44)씨에 대한 상고심(2008도9163)에서 징역 3년에 자격정지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또 정대일(40) 전 사무처장과 이승호(39) 조국통일위원장에 대해서도 각각 징역 1년6월에 자격정지 1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그대로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범민련남측본부는 반국가단체인 북한이나 그 구성원 또는 지령을 받은 자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 또는 이에 동조하는 행위를 목적으로 삼았고 실제 활동 또한 국가의 존립·안전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끼칠 위험성을 가지고 있는 이적단체에 해당한다”며 “한청 의장 전상봉은 범민련남측본부 부의장을 맡고 있고 결성 당시부터 반국가단체인 북한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등과 지속적인 접촉과 연락을 취해왔으며, 홈페이지에 대남방송인 ‘구국의소리’소식 등을 게시하고 반미투쟁을 위해 불법적으로 미상공회의소까지 점거하는 등의 활동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따라서 “한청은 이적단체이며, 의장 전상봉의 범민련 북측인사 회합행위는 국가보안법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앞서 대법원 형사3부(주심 안대희 대법관)는 국가보안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범민련 남측본부 회원 강모(69)씨에 대해서도 일부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전부유죄 취지로 지난달 15일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2007도8376). 지난 94년부터 국가보안법위반으로 4년여의 옥살이를 해온 강씨는 출소 후에도 대남공작원과 접촉해 ‘통일로 가는 길 25·26호’, ‘의정부 여중생 장갑차사고 관련 사진’, ‘한총련 관련 정치수배 해제자료집’, ‘우리민족연방제통일연구회 심의위원 주소록’ 등을 공작원에게 넘겨주고 북한관련 자료를 배포한 혐의로 기소됐다. 1·2심은 대남공작원과 접촉해 정보를 전달한 부분에 대해서 유죄를 인정하되 ‘피바다’, ‘우리민족끼리’, ‘조국의 광복을 위하여’ 등의 비디오테이프 배포부분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해 1심은 징역 1년6월에 자격정지 1년6월을, 2심은 징역 1년에 자격정지 1년을 각각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기밀이 사소한 것이더라도 누설될 경우 반국가단체에는 이익이 되고 대한민국에는 불이익을 초래할 위험성이 명백하다면 국가보안법위반에 해당한다”며 “‘제3차 보안관찰 진술요구에 대한 거부서’, ‘심의의원 주소록’ 등의 사실은 일반인에게 널리 알려진 공지의 사실이 아닐 뿐만 아니라 각 문건은 북한에 누설될 경우 북한의 통일전선전술을 통한 대남적화전략에 악용되거나 선전·선동 자료로 삼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어 “‘피바다’ 등 테이프들의 전체적인 내용, 제작동기, 표현행위 자체의 태양 및 표현행위 당시 정황 등을 종합해 볼 때 대한민국의 안전과 자유민주주의체제를 위협하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표현에 해당한다고 보기 충분하다”고 판단, 전부유죄 취지로 원심을 파기했다. 또 대법원 형사2부(주심 박일환 대법관)는 국가보안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 서총련 중앙집행위원장인 최희정(37) 한국민권연구소 연구위원에 대해서도 징역 2년에 자격정지 2년을 선고한 원심을 지난해 말 확정했다(2007도11264). 지난 96년부터 서총련 활동을 해온 최씨는 북한의 체제에 동조하며 주로 인터넷을 통해 친북활동을 해왔다. 최씨는 특히 인터넷사이트 ‘구국전선(ndfsk.dyndns. org)’을 통해 김일성·김정일을 찬양하고 주체사상을 강조하는가하면, 북한체제 및 사상을 인터넷에 끊임없이 게시하거나 메일로 발송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해온 혐의로 기소돼 1·2심에서 모두 징역 2년에 자격정지 2년을 선고받았다. 대법원 또한 “양심의 자유, 언론·출판의 자유 등은 우리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적인 권리이지만 아무런 제한이 없는 것은 아니며, 국가의 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해서는 제한할 수 있다”며 “국가보안법의 입법목적과 적용한계를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는 이를 제한할 수 있다고 해석하는 것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양우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지난 10년전까지만 해도 남북화해모드를 유지해오면서 이들 단체들에 대해 법적 잣대를 대기 전에 먼저 설득작업을 거쳐 자제하도록 하는 경향이 많았는데 현 정부 들어서는 설득 이전에 법적 제재를 먼저 가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며 “정부의 현재 대북접근방식이 사법부의 판단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서울지역의 한 북한학 교수도 “대법원의 판단이 보수정권이 들어선 것과 무관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국보법이 폐지되지 않고 현존하는 이상 이들 단체를 이적단체로 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친북활동
한국청년단체협의회
이적단체
전상봉
범민련
서총련
류인하 기자
2009-02-05
기업법무
지식재산권
타인의 저명상표·상품 연상되는 상표에 해당<BR> 특허법원, 원고승소 판결
'WINTEL'은 'INTEL'과 혼동될 수 있다
‘WINTEL SYSTEM’은 ‘INTEL’과 혼동을 일으키는 상표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특허법원 제1부(재판장 성기문 수석부장판사)는 최근 인텔 코오퍼레이션이 현장 통신·전기공사 시설업체 윈텔시스템 대표 김모씨를 상대로 낸 등록무효소송(2007허11883)에서 두 상표가 동일·유사하지 않다며 인텔의 청구를 기각한 특허심판원의 심결을 취소하고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10호는 수요자에게 널리 알려져 있을 뿐 아니라 그 상품이 갖는 품질의 우수성 때문에 일반 대중에게까지 양질감을 획득하고 있어 상품의 출처뿐만 아니라 그 영업주체를 표시하는 힘까지 갖게 된 이른바 ‘저명상표’를 보호하기 위한 규정”이라며 “상표 자체로서는 유사상표라 할 수 없는 상표라도 저명상표와의 사이에 구성이나 관념 등을 비교해 타인의 저명상표 또는 상품 등이 용이하게 연상되거나 타인의 상표 또는 상품 등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인정돼 상품의 출처에 오인, 혼동을 일으키는 상표는 이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마이크로소프트사와 인텔이 전략적 제휴를 맺고 두 회사의 핵심제품인 MS 운영체계와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중앙전산망에 통합했고 이에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와 인텔을 아울러 이르는 컴퓨터 산업용어로 ‘윈텔(Wintel)’이 사용되기 시작해 국립국어원 발간 신어자료집 등에 등재됐다”며 “브랜드 인지도 등을 종합해 보면 INTEL 등 비교대상 상표들은 등록서비스표 WINTEL SYSTEM의 등록출원 당시 세계적으로는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저명한 정도에 이르렀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따라서 이 사건 등록서비스표와 비교대상 상표 등은 그 구성이나 모티브 등에서 상당한 정도의 연관성이 있고 상품 또는 서비스업의 출처에 혼동을 일으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WINTEL
INTEL
윈텔시스템
인텔코오퍼레이션
등록서비스표
여태경 기자
2008-05-16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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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받은 판결큐레이션
1
[판결] “사법경찰관 위법 없다면 영장발부나 체포·구속 자체는 위법 아니다”
판결기사
2024-04-07 10:10
태그 클라우드
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사기노동
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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