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면허 없이 혼자서 터득한 의술로 진료행위를 하면서 '현대판 화타'로 불린 장병두(96) 옹이 대법원에서 유죄가 최종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김능환 대법관)는 5일 무면허 진료를 해 10억여원의 수익을 올린 혐의(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로 기소된 장 옹에 대한 상고심(2007도8924)에서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한 나라의 의료제도는 국민건강의 보호증진을 목적으로 해 합목적적으로 체계화된 것이므로 국가로부터 의료에 관한 지식과 기술의 검증을 받은 사람으로 하여금 의료행위를 하게 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고 안전하다"며 "사람의 생명과 신체를 대상으로 하는 의료행위의 특성상 어떤 시술 방법에 의해 질병을 고칠 수 있었다고 하더라도 국가에 의해 확인되고 검증되지 않은 의료행위는 항상 국민 보건에 위해를 발생하게 할 우려가 있으므로 전체 국민의 보건을 책임지고 있는 국가는 이러한 위험발생을 미리 막기 위해 법으로 규제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무면허 의료행위자 중에서 부작용 없이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갖춘 사람이 있을 수 있으나 실제로 일반인들이 그러한 의료행위자를 식별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일정한 형태의 자격인증을 하는 방법 외에 부작용 없이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의료행위자를 식별할 수 있는 다른 대안은 없다"고 덧붙였다.
장 옹은 2003~2006년 군산에 있는 문모씨의 집에서 한의사 면허 없이 환자들을 진료하고 처방전을 작성해주는 등의 대가로 1인당 50만원씩을 받고 총 2600여차례에 걸쳐 10억여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장 옹은 불치병을 치료한 사례가 전해지면서 '현대판 화타'라고 불렸으며, 기소된 뒤에는 처벌을 하지 말아달라는 지지자들의 탄원서가 접수돼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