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교직원노동조합 조합원 명단을 공개한 정치인들과 언론이 조합원들에게 수억원의 손해를 배상하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4부(재판장 배호근 부장판사)는 4일 전교조가 조전혁 전 의원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1가합124405)에서 "조합원들에게 16억40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피고에는 조 전 의원, 김용태·정두언 새누리당 의원, 김효재·박준선·장제원·정태근·진수희·차명진 전 의원, 박광진 전 경기도의원 등 정치인과 동아일보사(동아닷컴)가 포함됐다.
재판부는 조 전 의원이 전교조 조합원 4584명에게 1인당 10만원씩 4억5000여만원을, 동아닷컴이 같은 수의 조합원에게 1인당 8만원씩 3억6000여만원을 각각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나머지 피고들은 조합원 8193명에게 1인당 10만원씩 총 8억1000여만원을 공동으로 배상하라고 했다.
재판부는 "전교조 가입현황을 공개한 것은 전교조와 소속 교원들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단결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며 "전교조의 활동이나 목적 등에 대한 일부의 비판적 시각이 있다고 해서 그 소속 교원들의 개인정보가 공적정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국민의 알 권리와 학습권이 우선한다는 피고 측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불법 행위의 주된 책임은 정보를 처음 공개한 조전혁 전 의원에게 있고, 조합원 일부가 자발적으로 자신의 정보를 공개한 경우도 있다"며 피고별로 손해배상액을 달리 산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조전혁 전 의원은 2010년 4월 자신의 홈페이지에 전교조 조합원 정보를 공개했고, 박광진 전 경기도의원 등 다른 피고인들도 각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정보를 게시했다.
당시 법원이 전교조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조 전 의원에게 정보공개를 금지하고 하루 3000만원의 간접강제를 명했으나 조 전 의원은 상당 기간 홈페이지에서 해당 정보를 삭제하지 않았다.
이에 전교조는 조합원 실명과 소속 학교 등을 일반에 공개한 것은 단결권과 사생활, 자기정보 관리 통제권을 침해한 행위라며 피고들을 상대로 2011년 11월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