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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사건
정경심 재판 증인 측 헌소 각하
"수사 받는 피의자가 증인 출석시 변호인 조력 필요"…헌법소원 각하
한인섭 교수 수사기관의 수사를 받는 피의자가 다른 사람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할 때 변호인과 함께 증인석에 오를 수 있어야 한다며 청구된 헌법소원이 각하됐다. 이러한 경우에 대한 법률 조항이 없어 개별 재판부가 변호인의 동석 여부를 허가하게 되는데, 헌법재판소는 법관의 소송 절차 진행은 헌법소원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3월 28일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공판에 증인으로 소환됐던 한인섭 서울대 로스쿨 교수의 변호인 양홍석 법무법인 이공 변호사가 청구한 헌법소원 사건(2020헌마1272)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각하했다. 각하란 청구요건을 갖추지 못했을 경우 본안 판단을 내리지 않고 사건을 종결하는 것을 뜻한다. 현행법상 형사재판에 넘겨진 피고인은 '변호인의 증인신문 조력'을 보장받지만, 재판에 넘겨지지 않은 채 수사를 받는 중인 피의자에 대해선 규정이 없다. 즉 피의자가 다른 사람의 형사 재판에 증인으로 나갈 경우, 증인석에 오를 때 변호인이 동석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이 없는 것이다. 한 교수는 2020년 7월 정 전 교수의 '입시 비리' 의혹 1심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검찰이 한 교수가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장 재직 시절인 2009년 정 전 교수의 딸 조민씨에게 허위 인턴 증명서를 발급해 준 의혹을 묻기 위해 그를 증인으로 불렀다. 당시 한 교수는 허위 인턴 의혹 등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지만, 검찰이 8개월째 기소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상태였다. 한 교수는 재판부에 "나처럼 피의자이자 증인일 때 법정이 검찰 조사실의 연장처럼 느껴질 수 있다"며 변호인의 조력을 받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관련 형사소송법 또는 형사소송규칙 조항이 없다"며 한 교수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 교수는 변호인 동석이 불발되자 증언 전체를 거부했다. 그러자 정 전 교수 측이 당초 입장을 바꿔 검찰이 한 교수의 참고인 진술 조서를 증거로 채택하는 데 동의했고, 이에 따라 검찰 측도 증인신청을 취하하며 결국 재판부가 한 교수의 증인채택 결정을 취소했다. 한 교수 측 양홍석 변호사는 2020년 9월 재판장이 변호인의 동석을 거절한 결정과 증인신문절차에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규정은 두지 아니한 입법부작위가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그러나 헌재는 재판장의 변호인 동석 거절은 헌법소원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봤다. 헌재는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따르면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해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는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는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며 "'법원의 재판'이라 함은 법원이 행하는 공권적 법률판단 또는 의사 표현을 지칭하는 것으로 판결 외에도 소송절차의 부수적 사안에 대한 공권적 판단도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사건 거부행위는 재판장으로서 소송절차에 내린 공권적 판단이므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이 말하는 법원의 재판에 해당하므로 법원의 재판을 그 대상으로 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부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헌재는 양 변호사가 헌법 소원 청구 자격인 '기본권 침해의 직접 당사자(자기 관련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헌재는 "한 교수에 대한 증인채택 결정은 이 사건 공판기일에 취소됐고, 그 이후 정경심 사건이 종결될때까지 해당 사건에서 증인으로 신문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한 교수가 더 이상 정경심 사건의 증인이 아니게 된 때부터 청구인 역시 '피의자 증인의 변호인' 지위를 가지지 않는 바 청구인의 조력할 권리가 침해된다고 볼수 없게 되므로 기본권 침해의 자기 관련성이 인정된다고 볼수 없다"고 설명했다.
헌법소원
증인
변호인조력권
박수연 기자
2024-04-07
헌법사건
헌재, 이정섭 검사 탄핵심판에서 '처남 마약사건 수사기록' 증거로 채택
이정섭 검사 <사진=연합뉴스> 헌법재판소가 이정섭(53·사법연수원 32기) 대전고검 검사의 탄핵 심판에서 '처남 마약 사건' 수사 기록을 증거로 채택했다. 이 검사가 처남의 마약 사건 수사를 무마했는지에 대한 의혹을 두고 국회 측과 이 검사 측의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경찰 수사기록을 헌재가 판단을 위한 기초 자료로 받아들인 것이다. 이날 준비기일을 마무리한 헌재는 곧 정식 재판을 시작한다. 헌재는 25일 열린 이 검사의 탄핵 사건(2023헌나4) 3차 변론준비기일에서 이 같이 결정했다. 이 검사의 처남 조모 씨를 수사한 수서경찰서는 이날 변론기일에 앞서 수사 기록을 헌재에 제출했다. 청구인인 국회 측의 신청에 따른 것이다. 수서경찰서는 지난해 2월 조 씨의 배우자 강미정 씨의 고소장을 접수했으나 4개월 후 불송치 결정했다. 강 씨는 이 검사가 지위를 이용해 조 씨의 수사를 무마해줬다고 주장해왔다. 이날 기일에서 국회 측은 "배우자의 신고가 있었고 진술 조서가 있었는데도 수사가 진행되지 않고 담당 수사관이 세 차례 변경됐다"며 "일반적인 마약 사건 수사와 다르게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 검사 측 대리인은 "제3자의 수사와 관련된 내용"이라며 "피청구인(이 검사)이 관여했다는 증거가 전혀 될 수 없다"고 맞섰다. 국회 측은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에도 수사 기록을 송부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자료를 받지 못했다. 검찰은 수사 및 감찰이 진행 중인 사안으로, 사건 관계인의 명예나 사생활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며 헌재에 제출 거부 의사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문형배(59·18기) 재판관은 "탄핵소추 의결이 국회법상 일사부재의 원칙을 위반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별도의) 권한쟁의 사건의 결론을 참조할 것"이라며 "(사건이) 곧 선고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검사는 탄핵소추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은 관련 사건 세 건이 있어서 같이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헌재는 이날 준비 절차를 종결하고 향후 정식 변론을 열기로 했다. 국회는 지난해 12월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이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켰다. 민주당은 같은 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이 검사에 대한 비위 의혹을 처음 제기됐다. 이 검사가 2020년 12월 엘리시안강촌 리조트에서 한 대기업 임원으로부터 접대를 받았으며, 처남의 마약 사건에 영향력을 행사해 수사를 무마했다는 게 의혹의 골자다. 또 타인의 전과기록을 무단으로 열람하고 위장전입을 했다는 의혹도 있다. 이 검사는 위장전입을 제외한 나머지 의혹은 모두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 검사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연루된 쌍방울그룹 대북 송금 사건, 이 대표 부부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의 수사를 지휘해왔다.
이정섭
검사
탄핵
탄핵소추
홍윤지 기자
2024-03-25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판결] “상호명의신탁 해지 했어도 등기 없이 제3자에게 소유권 주장 못 해”
상호명의신탁이 합의로 해지된 상황이어서 실질적인 소유자가 따로 있더라도, 등기 이전 없이는 명의신탁자가 명의수탁자로부터 소유권을 승계 취득한 제3자에게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지난달 28일 A 씨(소송대리인 이시훈 변호사)가 B 씨 등을 상대로 제기한 토지지료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패소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3다260972). B 씨의 부모는 1970년경 서울시 성북구 일대의 토지 중 일부를 취득한 후 건물을 신축하고 1984년 10월경 공유지분 절반씩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쳤다. 이 토지는 분할 전 B 씨의 부모를 비롯한 공유자 여러 명의 공유로 등기돼 있었으나 내부적으로는 각 공유자가 분할 전 토지 중 특정 부분을 소유하는 구분 소유적 공유관계에 있었다. 1998년경 공유자들은 구분소유적 공유관계를 해소하기로 하고 각 소유 부분에 관해 분필등기를 바친 후 2000년 1월 각 소유 부분에 관해 상호 명의신탁을 해지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해주는 내용의 재판상 화해를 했다. 공유자 중 한 명인 C 씨는 2000년 5월경 해당 토지의 일부에 관해 화해조서에 따라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으나, B 씨의 부모는 화해조서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지 않았다. 그 때문에 해당 토지는 여전히 공유자들의 공유로 등기가 된 상태로 있었다. C 씨는 그 토지의 일부에 관해 지분등기가 된 상태에서 사망해 그 상속인들이 협의분할 상속을 원인으로 해당 지분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는데, 상속인 중 일부의 지분을 A 씨가 2020년 11월 경매로 취득하고 소유권이전등기도 마쳤다. B 씨의 부모도 사망 이후 자녀들에게 5분의 1지분씩 상속했고, B 씨는 A 씨를 제외한 나머지 공유자들의 공유지분 전부에 관해 2000년 1월 명의신탁해지를 원인으로 소유권 이전등기를 마쳤다. A 씨는 “해당 토지의 일부 지분의 소유자인데, 토지상 이 건물의 소유자인 B 씨 등에 대해 법정지상권의 성립을 전제로 지료 혹은 건물 성립 시 토지와 건물의 소유자가 달랐으므로 법정지상권이 성립하지 않음을 전제로 지료 상당의 부당이득을 반환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법정지상권이란 토지와 건물 중 하나의 소유자가 바뀌었을 때, 토지 소유자의 의사에 상관없이 법률에 따라 건물을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권리다. 1심은 “등기부상 공유지분을 갖는다고 해도, 그 공유지분등기는 명의인이 아무런 권리를 가지지 않는 목적물에 관한 것으로서 효력이 없다”며 “이를 승계 취득한 A 씨 또한 그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며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도 “해당 토지에 관한 C 씨와 B 씨 등 사이의 구분 소유적 공유관계는 이미 해소됐다”며 “등기부상 C 씨 또는 그 상속인들 명의의 공유지분등기가 남아있어도 명의인이 아무런 권리를 가지지 않는 목적물에 관한 것으로서 효력이 없고, 이를 승계 취득한 A 씨 또한 그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며 A 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하지만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공유자들 사이에 상호명의신탁이 해지됐더라도 B 씨 등이 일부 지분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이전받지 않았으므로 외부 관계에서 해당 지분에 관한 소유권은 C 씨의 상속인들에게 있고 그 상속인으로부터 경매로 지분을 취득한 A 씨가 그 지분의 소유자”라고 밝혔다. 이어 “원심은 B 씨 등이 해당 지분의 소유자라고 판단했고, 이러한 원심 판단에는 명의신탁 해지의 효력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했다. A 씨를 대리한 이시훈(40·변호사시험 2회) 법무법인 슈가스퀘어 변호사는 “민법 제186조는 소유권의 변경에 대해 등기해야 효력이 생긴다는 원칙을 천명하고 있고, 민법 제187조에서는 ‘상속, 공용징수, 판결, 경매 기타 법률의 규정에 의한 부동산에 관한 물권의 취득’만을 등기 없이 물권변동이 일어나는 예외 사유로 삼고 있다”며 “이번 대법원 판결은 등기에 기초한 물권변동을 원칙으로 삼아야 한다는 법리를 다시금 널리 선언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호명의신탁이 해소되었다 하더라도 ‘명의신탁 법리’에 따라 대외적으로 소유권 변동이 있었던 것으로 봐서는 안 되고 대내적인 소유권 변동만 있었던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대법원에선 상호명의신탁에서만 등기에 기초한 물권변동 원칙의 예외를 인정할 필요가 없다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명의신탁
구분소유
공유
등기
한수현 기자
2024-01-24
형사일반
[판결] 프로그래머 구타 '파타야 살인사건' 주범 징역 17년 확정
태국 파타야에서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다가 프로그램 개발자를 살해해 재판에 넘겨진 일명 '파타야 살인사건'의 주범이 대법원에서 징역 17년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9일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기소된 조폭 조직원 김모(39) 씨에게 징역 17년과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3도6953).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살인의 고의, 사체유기죄의 성립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조폭 조직인 국제마피아파 행동대원 김 씨는 2015년 11월 태국 파타야에서 도박 사이트 프로그램 개발자인 피해자 임모(사망 당시 24세) 씨의 머리를 둔기로 내리쳐 사망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김 씨는 또 범행 후 파타야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리조트 주차장에 임 씨의 시체가 있는 차량을 두고 도주해 유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 직후 김 씨는 베트남으로 도주했고 경찰은 인터폴 적색수배와 공조수사 끝에 2018년 4월 김 씨를 국내로 송환했다. 피해자 임 씨는 당초 고수익 아르바이트 제안을 받고 태국 현지로 건너갔지만, 프로그램 개발이 늦다는 이유 등으로 김 씨로부터 상습적인 폭행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씨는 공범 윤모 씨와 함께 살인을 저질렀는데, 윤 씨는 2015년 태국 경찰에 자수해 살인 및 마약 판매·복용 혐의로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현지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1심은 김 씨에게 징역 17년을 선고하고 위치추적 전자장치 10년 부착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태국에서 이뤄진 범행 특성상 직접 증거가 많지 않다면서도 간접 증거를 토대로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2심도 김 씨가 임 씨의 머리 부위를 직접 폭행하진 않았지만 수차례 구타해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판단했다. 2심 재판부는 "차량 이동 과정에서 피해자를 둔기로 구타해 사망에 이르게 하고 방치했다"며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김 씨는 대법원에 상고하며 태국 법원 판사가 작성한 윤 씨의 증인 신문 조서를 유죄 증거로 삼은 것은 잘못이라고 했지만 대법원은 "증인 신문 조서 번역본을 제외한 나머지 증거들에 의해도 원심의 유죄 판단을 수긍할 수 있다"면서 "적법한 상고 이유가 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임 씨가 사망할 것을 예견하기 어려웠다는 김 씨의 주장도 대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살인
사체유기
간접증거
안재명 기자
2023-11-09
형사일반
[판결] 휴대전화에서 정보 추출하면서 피의자 참여권 미보장… 대법원, "증거능력 없다"
휴대전화 등 전자정보 저장매체에서 정보를 추출하면서 피의자의 참여권을 보장하지 않았다면 해당 정보는 물론 이를 기초로 작성된 수사기관의 피의자신문조서 역시 증거능력이 없다는 법리가 재확인됐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지난달 27일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마약·향정)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10개월과 벌금 15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지난달 27일 확정했다(2023도5700). A 씨는 2021∼2022년 마약과 향정신성의약품을 수수하거나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런데 경찰이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해 A 씨의 휴대전화에 담긴 전자정보(문자 기록)를 열람·추출하는 과정에서 A 씨와 변호인의 참여권을 보장하지 않은 게 문제가 됐다. 경찰은 영장에 기재되지 않은 범죄와 관련된 전자정보도 추가 확인했다. 1심은 "A 씨 등의 참여권을 보장하지 않아 적법한 절차를 준수하지 않았기 때문에 해당 전자정보는 위법수집증거로서 증거능력이 없고, 해당 전자정보를 기초로 작성된 검찰·경찰 피의자신문조서 등 2차 증거 역시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1심은 A 씨의 법정 자백과 공범들의 증언을 근거로 혐의는 인정할 수 있다고 보고 징역 1년과 벌금 1000만 원 등을 선고했다. 2심은 별도 사건을 병합해 진행됐다. 2심도 증거 능력과 관련해 대체로 1심과 같이 판단했다. 다만 2021년 5월의 범행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2심은 공범의 증언이 스스로의 기억보다는 수사기관에서 제시된 증거에 기초했는데, 이는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이기 때문에 해당 부분에 대해 증거능력이 없다고 봤다. 결국 공범의 진술 외에는 공소사실에 대해 A 씨의 자백이 유일한 증거로서 보강증거가 없으므로 해당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해 형사소송법에 따라 무죄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러한 원심을 확정했다.
피의자
참여권
전자정보
증거능력
마약
박수연 기자
2023-08-25
형사일반
[판결] 대법원, "압수조서 대신 피의자신문조서에 압수취지 적어도 유효"
사법경찰관이 증거물 등을 압수하면서 피의자신문조서 등에 그 경위와 취지를 적었다면 압수 조서가 없더라도 유죄의 증거로 쓰는 데 문제가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성폭력범죄처벌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하며 임의제출로 수집된 증거 관련 범죄사실에 대해 절차의 위법을 이유로 무죄판단한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의정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0도2550). A 씨는 2018년 9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여성들의 신체를 8차례 불법으로 촬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피해자는 고소인 B 씨를 포함한 3명이었다. 1심은 모든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6개월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그러나 2심은 형량을 똑같이 유지하면서도 B 씨에 대한 범죄만 유죄로 인정하고 나머지는 무죄로 판단을 뒤집었다. 관련 증거가 위법하게 수집됐다는 이유에서다. A 씨는 2019년 1월 서울 서대문경찰서에서 수사받으면서 경찰의 요청을 받고 휴대전화 사진첩을 보여줬다. 그 안에는 B 씨 외에 다른 피해자들이 찍힌 영상이 있었다. A 씨는 휴대전화 임의제출은 거부하고 사진·영상 파일만 경찰에 제출했다. 이후 이씨는 경찰·검찰 조사에서 범행을 전부 자백했다. 2심은 이 과정에서 사법경찰관이 압수조서를 작성하지 않아 부적법하다고 판단했다. 또 압수목록 미교부, 범죄 관련성 초과 압수, 제출의 임의성(자발성) 증명 부족도 문제 삼았다. 형사소송법 등에 따라 사법경찰관은 임의제출된 증거물을 압수한 경우 압수 경위 등을 구체적으로 기재한 압수조서를 작성해야 한다. 다만 경찰청 범죄수사규칙은 피의자신문조서, 진술조서 등에 압수 취지를 기재하면 압수조서를 대신할 수 있다고 정한다. 하지만 대법원은 판단을 뒤집었다. 재판부는 "사법경찰관에게 압수조서를 작성하도록 하는 것은 사후적으로 압수절차의 적법성을 심사·통제하기 위한 것"이라며 "피의자신문조서 등에 압수 취지를 기재해 갈음할 수 있도록 하더라도 압수절차의 적법성 심사 기능 등에 차이가 없다"고 판시했다. 이밖에 경찰이 촬영물을 제시하고 이씨가 촬영 일시 등을 구체적으로 진술한 점을 볼 때 "실질적으로 피고인에게 전자정보 압수목록이 교부된 것과 다름이 없다"며 "피고인의 절차상 권리가 실질적으로 침해됐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압수는 적법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불법 촬영 범죄의 특성상 다른 피해자에 대한 촬영물은 수사 대상 범행의 동기나 경위 등을 증명하기 위한 간접증거로 쓰일 수 있는 관련 전자정보로서 압수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압수조서
불법촬영
임의제출
증거능력
박수연 기자
2023-06-14
금융·보험
형사일반
[판결] “증인이 피고인일 경우 피고인으로서의 지위가 우선”
이른바 '남산 3억 원 사건'으로 알려진 재판에서 허위 증언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과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에게 2심에서도 무죄가 선고됐다. 1심은 공동피고인이 다른 공범에 대해 증인적격이 애초에 없다고 판단했지만, 2심은 대법원 판례에 기초해 증인적격이 인정되더라도 자신의 범죄와 관련된 질문에 대해선 피고인으로서의 지위가 증인으로서의 지위보다 우선되기 때문에 허위 증언을 했어도 위증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2부(김수경, 김형작, 임재훈 부장판사)는 25일 위증 혐의로 기소된 신 전 사장과 이 전 행장에 대한 항소심에서 각각 무죄를 선고했다(2021노2431). '남산 3억 원 사건'은 이 전 행장이 17대 대선 직후인 2008년 2월 당시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지시로 비자금을 조성한 뒤 서울 남산자유센터 주차장에서 이명박 정권의 실세로 추정되는 신원불상자에게 당선 축하금 명목으로 현금 3억 원을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은 사건이다. 이 사건과 관련해 신 전 사장은 2005∼2009년 이희건 당시 신한금융지주 명예회장과 매년 경영자문 계약을 맺은 것처럼 가장해 경영자문료 명목으로 총 15억6600만 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10년 12월 기소됐다. 이 전 행장도 신 전 사장과 공모해 신한은행 법인자금 2억6100만 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함께 기소됐다. 이후 신 전 사장은 2017년 3월 대법원에서 벌금 2000만 원을 확정받았다. 이 전 행장에게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그러나 신 전 사장과 이 전 행장은 변론이 분리된 형사 재판에서 각각 상대방에 대한 증인으로 출석해 현금 3억 원의 조성 및 전달 경위 등에 대해 허위 증언해 2019년 6월 또 다시 기소됐다. 1심은 2021년 9월 이들에게 각각 무죄를 선고했다(2019고단3431). 당시 재판에서는 공범인 공동피고인이 서로 증인이 될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1심은 "공범관계에 있는 공동피고인은 소송절차가 종국적으로 분리되지 않는 한 공동피고인의 지위를 상실하지 않고 다른 공동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에 관해 증인이 될 수 없다"며 "신 전 사장은 공범인 이 전 행장에 대한 공소사실에 관해, 이 전 행장은 공범인 신 전 사장에 대한 공소사실에 관해 증인적격이 없어 위증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항소하며 "공범인 공동피고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 등의 증거능력 부여, 공동피고인의 진술의 신빙성 확인 등을 위해 공범인 공동피고인을 증인으로 신문할 필요성이 있는 점, 공범을 각각 별개로 기소하거나 재판 중 공범인 공동피고인을 증인으로 신문하기 위해 변론을 종국적으로 분리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은 공범이 수십 명에 달하는 사건에서 사실상 불가능한 점 등을 고려하면, 소송절차가 분리된 공범인 공동피고인은 다른 공범인 공동피고인에 대해 증인적격이 인정되고 선서 후 허위증언을 했다면 위증죄가 성립한다"며 법리오해의 위법을 주장했다. 하지만 2심도 이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헌법 제12조 제2항은 '모든 국민은 형사상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해 진술거부권을 국민의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다"며 "형사소송법 제283조의2 제1항도 '피고인은 진술하지 아니하거나 개개의 질문에 대하여 진술을 거부할 수 있다'고 규정해 진술거부권을 구체적 권리로 인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헌법재판소에서 판시하고 있는 양심의 자유와 관련된 여러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해 조사된 증거 등을 고려할 때, 소송절차가 분리된 공범인 공동피고인은 다른 공범인 공동피고인의 공소사실에 관해 증인이 될 수 있지만, 증인이 되더라도 자신의 범죄사실에 관련한 질문에 대해서는 피고인의 지위는 여전히 계속된다"며 "그러한 지위는 증인의 지위보다 우선적이므로 피고인이 자신의 방어권 범위 내에서 허위 진술을 했더라도 이를 위증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심이 공범인 공동피고인은 다른 공범인 공동피고인에 대해 증인적격이 없다고 판단한 부분은 적절하지 않지만, 피고인들에게 위증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은 그 결론에 있어 정당하고, 검사가 주장하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이번 사건에서 재판부는 '소송절차가 분리돼 피고인의 지위에서 벗어나게 되면 공범인 공동피고인도 증인적격을 가진다'고 본 대법원 판례(2008도3300)와 달리, 공범인 공동피고인이 소송절차가 분리돼 증인적격을 갖게 되더라도 자기 범죄와 관련한 질문에 관해서는 피고인의 지위가 여전히 유지된다고 판단했다. 신 전 사장의 변호인 김종복 법무법인 LKB 변호사는 "기본적으로 대법원 판례는 형식적으로 변론만 분리시키면 공범인 공동피고인이라도 증인적격을 인정하고 위증죄를 인정해 오고 있다"며 "그러나 공범의 증인이더라도 자신이 행한 범죄에 대해 당해 재판에서 무죄를 다투는 지위에 있다면 증인의 입장에서 자신의 공소사실에 대한 입장과 다른 증언을 한다는 것은 기대할 수 없다. 이를 위증죄로 처벌한다는 것은 자기부죄금지를 천명한 근대 형사사법의 대원칙에 반할 소지가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판결은 이러한 취지에서 증인인 공동피고인의 피고인으로서의 우선적 지위를 인정하고 진술거부권과 양심의 자유를 강조했기 때문에 향후 공동피고인의 증인적격에 관해 대법원에서도 중요한 판단이 나올 것"이라 했다.
이용경 기자
2023-05-26
형사일반
[판결] '통일혁명당 재건 사건' 故 박기래 씨 재심 무죄 확정
<사진=연합뉴스> 박정희 정권 당시 이른바 '통일혁명당 재건 사건'에 연루돼 사형 선고를 받고 17년간 옥고를 치른 고(故) 박기래 씨가 재심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18일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박 씨에 대한 재심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2도13084). 통혁당 재건 사건은 1968년 8월 당시 박정희 정권 중앙정보부가 발표한 대규모 간첩단 사건으로, 북한 지령을 받은 인사들이 통혁당을 결성해 반정부 활동을 했다는 내용이다. 박 씨는 이 사건으로 기소돼 1975년 4월 사형 선고를 받았다. 이후 1983년 무기징역, 1990년 징역 20년으로 감형된 박 씨는 1991년 석가탄신일 특사로 가석방됐다. 17년의 수감 생활을 마친 박 씨는 통일운동가로 활동하다 2012년 별세했다. 박 씨의 유족들은 2018년 12월 재심을 청구했다. 법원은 2020년 5월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 검찰은 재심에서 이례적으로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하지만 재심 재판부는 "경찰과 검사가 작성한 박 씨와 공동피고인들의 피의자신문조서, 진술서 등에는 공소사실을 자백하는 내용이 담겼다"며 "(그 내용에 따르면) 불법체포, 구금된 상황에서 수사를 받았고 수사과정에서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볼 만한 상당한 개연성이 있기 때문에 임의성 없는 자백으로서 증거능력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박 씨의 1심과 재심 개시 전 원심에서의 법정진술은 공소사실 중 상당수의 사실관계를 인정하면서 일부 내용을 수정하거나 부연하고 있다"며 "하지만 보안사에서 불법구금, 고문 등 가혹행위를 당하며 한 진술은 임의성이 없고, 그러한 심리 상태는 원심과 재심 개시 전 원심 법정에서도 계속됐기 때문에 (법정진술 또한) 임의성 없는 자백으로서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또 "경찰이 작성한 압수 조서와 압수물은 형식적으로 박 씨가 수사기관에 임의 제출한 것으로 돼 있지만 실제로는 보안사 수사관들에 의해 불법구금된 상태에서 이뤄진 것이어서 실질은 불법수사 과정에서 얻어낸 진술에 기초해 강제로 수집된 증거"라며 "그럼에도 영장 없이 압수가 이뤄져 증거능력이 없고, 그 외의 증거들도 증거능력이 없거나 그 증거들만으로 공소사실이 증명되지 않는다"며 1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불복해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검찰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통일혁명당
재심무죄
박기래
이용경 기자
2023-05-18
형사일반
[판결] 무고 사건의 피고인이 재판에서 무고라고 자백… "형 감경해야"
범행을 자백한 피고인의 형량을 감경해 주면서 처단형의 범위는 그대로 둔 하급심 판결을 대법원이 파기환송했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무고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감경 없이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지난달 16일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2022도15197). A 씨는 2019년 11월 B 씨에 대한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공중밀집장소에서의추행) 피의사건 피해자로 출석해 진술하던 중, 수사 중인 사법경찰리 경장에게 B 씨에 대한 허위 사실을 진술하면서 진술조서 하단에 자필로 'B에 대한 강제추행 외에도 협박죄, 모욕죄, 명예훼손죄, 폭행죄를 추가 고소하니 처벌해달라'고 기재해 B 씨를 고소했다. A 씨는 앞서 지하철 2호선 교대역 승강장에서 B 씨로부터 추행을 당하고 이를 따지자 A 씨가 욕설을 하고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지만, 욕설을 듣거나 폭행 당한 사실이 없었다. A 씨는 B 씨가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원에 대하여 허위의 사실을 신고해 무고한 혐의로 기소됐다. A 씨가 무고한 사건의 피무고인인 B 씨에 대해서는 불기소처분이 내려져 재판절차가 개시되지 않았다. A 씨는 1심 2회 공판기일에서 자신의 무고 사실을 인정하고 자백했다. 형법 제157조·제153조는 무고죄를 범한 자가 신고한 사건의 재판 또는 징계처분이 확정되기 전에 자백 또는 자수한 때에는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한다고 하여 재판확정 전의 자백을 필요적 감경 또는 면제사유로 정하고 있다. 1,2심은 A 씨의 혐의에 대해 감경 없이 유죄로 판단해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자백의 절차에 관해서는 아무런 법령상 제한이 없으므로 그가 신고한 사건을 다루는 기관에 대한 고백이나 사건을 다루는 재판부에 증인으로 다시 출석하여 전에 한 신고가 허위의 사실이었음을 고백하는 것은 물론 무고 사건의 피고인 또는 피의자로서 법원이나 수사기관에서의 신문에 의한 고백 또한 자백의 개념에 포함된다"며 "형법 제153조에서 정한 '재판이 확정되기 전'에는 피고인의 고소사건 수사 결과 피고인의 무고 혐의가 밝혀져 피고인에 대한 공소가 제기되고 피고소인에 대해서는 불기소결정이 내려져 재판절차가 개시되지 않은 경우도 포함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A 씨의 경우에는 '피고인이 신고한 사건의 재판 또는 징계처분이 확정되기 전에 자백 또는 자수한 때'에 해당하므로, 1심으로서는 형법 제157조, 제153조에 따라 형의 필요적 감면조치를 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형법 제156조의 법정형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이므로, A 씨에 대해 벌금형을 선택한 이 사건에서 자백감경을 했다면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는 75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되지만, 1심은 법령의 적용 부분에 '자백감경' 및 형법 제157조, 제153조, 제55조 제1항 제6호를 각 기재하고도 양형의 이유 부분에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를 '벌금 1500만 원 이하'라고 기재했다"며 "이러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원심판결에는 잘못이 있다"고 판단했다.
무고죄
자백
자백감경
박수연 기자
2023-04-06
조세·부담금
행정사건
위법한 부과처분으로서 취소해야
[판결] 몇 차례 조사 진행해 과세처분하고 같은 기간 중복세무조사로 세금 부과했다면
조세당국이 세무조사를 통해 과세처분을 하고, 추후 다시 실시된 조사에서 별 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음에도 같은 기간 같은 대상에 대해 재차 중복세무조사를 통해 종합소득세 등 부과처분을 했다면 위법한 처분으로서 취소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1-2부(김종호·이승한·심준보 부장판사)는 7일 변호사인 A 씨가 반포세무서장과 서초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종합소득세 부과처분 등 취소소송(2021누37801)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원고승소 판결했다. A 씨는 공군 비행장 인근 주민들을 원고로 모집해 국가를 상대로 소음 피해로 인한 손해배상을 구하는 집단소송과 한국전력공사의 고압선 경유지 소유자들을 원고로 모집해 한국전력공사를 상대로 선하지(토지위에 고압선이 가설되어 있는 토지) 무단 점유에 따른 부당이득 반환 청구에 대한 집단소송을 수행했다. A 씨는 이들 소송 원고들에게 소송 결과에 따라 승소판결금을 자신의 계좌로 수령한 후, 변호사 보수 명목으로 지급받기로 한 금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원을 승소한 원고들에게 지급하는 방식으로 성공보수금을 지급받기로 약정했다. 이에 따라 소음소송 57건과 선하지소송 41건에 대한 승소판결금을 지급받았다. A 씨는 이 승소판결금 중 11%의 비율로 계산한 금액에 해당하는 성공보수금(부가가치세 포함)을 지급받은 것을 전제로 2011년 귀속 종합소득세 및 2011년 제1기 및 제2기 귀속 부가가치세를 신고·납부했다. 그런데 서울남부지검은 2017년 11월 서울지방국세청에 A 씨가 소음소송과 관련해 부가가치세 및 소득세를 포탈했다며 조세범처벌법 위반사범에 대한 고발을 의뢰했다. 이에 서울지방국세청은 2018년 1월 A 씨에 대해 2개월 가량의 기간을 두고 2011 사업연도에 대한 개인통합조사에 착수했다. 서울고검은 2018년 2월 서울지방국세청에 A 씨가 집단소송 관련 부가가치세 및 소득세를 포탈한 혐의가 있다며 추가 고발을 의뢰했다. 그러자 서울지방국세청은 당초 세무조사를 조세범칙조사로 전환했고 조사 결과 △A 씨가 소음소송의 성공보수를 승소판결금의 16.5%로, 선하지소송의 성공보수를 임차료의 33%와 지연손해금으로 약정했음에도 허위로 작성된 약정서 및 입금증 등을 근거로 집단소송에 대한 현금 매출의 신고를 누락하고 △허위세금계산서 수취 등을 통해 가공경비를 계상하는 등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로 2011년 귀속 종합소득세 50억여 원 및 부가가치세 13억여 원을 포탈했다는 혐의로 서울고검에 A 씨를 고발하고 해당 과세자료를 반포세무서와 세초세무서에 통보했다. 두 세무서는 과세자료를 통보받고 집단소송 관련 A 씨의 2011년 귀속 매출신고 누락액을 합계 126억여 원으로 산정해 총 136억여 원의 종합소득세 및 부가가치세를 부과처분했고, 이에 불복한 A 씨는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서울지방국세청은 2012년 7월에 A 씨에 대한 개인제세 통합조사(1차 조사)를 실시한 바 있으며, 서초세무서는 선하지소송 성공보수금과 관련해 탈세 제보를 받고 2014년 9월 원고의 부가가치세에 대한 적정신고 여부를 확인하고자 현장확인 조사(2차 조사)를 비롯해 이미 3차례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2012년 7월 조사에 대해서는 매출신고 일부를 누락했다며 2009년~2011년까지의 종합소득세 및 부가가치세에 대한 과세처분이 이뤄졌고, 2014년 9월 조사에 대해서는 A 씨가 수입금액 신고를 누락한 부분이 없다고 판단해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이후 세 번째 조사가 시작됐을 때 A 씨가 서울지방국세청에 “1·2차 조사와 동일한 세목 및 과세기간에대한 것이어서 중복조사금지원칙에 위반되므로 중단해달라”는 취지로 권리보호요청을 했고, 이것이 받아들여져 조사가 중단됐다. 이번 소송의 원인이 된 조사가 진행되자 A 씨는 재차 같은 취지로 중단해달라며 권리보호요청을 했으나 서울지방국세청 납세자보호위원회에서 기각 의결됐다. 재판부는 "국세기본법은 재조사가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고, 한정적으로 열거된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 같은 세목 및 같은 과세기간에 대한 재조사는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이러한 중복세무조사금지의 원칙을 위반한 때에는 과세처분의 효력을 부정하는 방법으로 통제할 수밖에 없는 중대한 절차적 하자가 존재한다"며 “A 씨에 대한 세무조사는 재조사가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고, 중복조사가 허용되는 다른 예외사유에도 해당하지 않아 중복세무조사금지의 원칙을 위반해 위법하다"고 밝혔다. 이어 "2차 조사 결과, A 씨의 수입금액 신고 누락 금액이 없다는 판단을 내렸고, 납세자보호담당관이 작성한 검토서에는 '조사청은 1차 및 2차 세무조사를 통해 A 씨에 대한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실시했음이 명백하다'라고 기재된 부분이 있다"며 "서울지방국세청은 늦어도 제3차 조사에 착수하기 이전엔 이미 상당한 양의 검찰 수사기록을 확보해 검토했음은 물론이고, 검찰 수사기록에 A 씨 직원들의 참고인 진술조서 등 A 씨가 약정서를 위조해 제출한 사실을 뒷받침하는 자료들이 포함돼 있다고 해서 이를 조세탈루 혐의를 인정할 만한 명백한 자료가 '새로 밝혀진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 씨에 대해 재조사가 허용되는 예외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경우, 과세관청으로 하여금 최초 세무조사를 부실하게 시행했더라도 이를 통해 확보한 자료에 기재된 내용과 동일한 사실에 관한 일부 자료만이라도 추후 보완된다면 재조사를 몇 번이고 얼마든지 시행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며 "이는 과세관청의 부실한 세무조사를 조장할 우려가 있고 재조사를 금지하는 입법 취지에도 반해 허용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중복
세무조사
조세
한수현 기자
2023-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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