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청은 건물 앞 도로가 건물주 소유로 되어 있어도 일반인의 통행에 제공되고 있다면 재산세를 부과 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재판장 김의환 부장판사)는 지난달 23일 "개인소유라도 일반인이 통행하는 도로에 재산세를 부과하면 안된다"며 서울 삼성동 소재 인터콘티넨탈호텔의 소유자인 (주)한무개발이 서울강남구청장을 상대로 낸 재산세등 부과처분 취소청구소송(☞2007구합17984)에서 원고 승소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지방세법 시행령상 재산세 비과세대상인 '사도'는 처음부터 일반인의 자유로운 통행에 공할 목적으로 개설한 사도는 물론 사도의 소유자가 당초 특정한 용도에 제공할 목적으로 설치한 사도라 하더라도 이용실태, 주위 택지상황 등 제반사정에 비춰 사도의 소유자가 일반인의 통행에 아무런 제약을 가하지 않고, 실제로도 널리 불특정 다수인의 통행에 이용됐다면 모두 재산세 비과세대상인 사도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호텔 앞 토지가 호텔의 진출입로 또는 호텔을 방문하는 고객들의 통행로로서 역할을 하고 있더라도 전체적으로 일반 불특정 다수인이 아무런 제한없이 자유롭게 통행에 이용했다"면서 "호텔 앞 통행로는 재산세 비과세 대상인 사도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지방세법에서 '대지안의 공지'를 비과세대상에서 제외한 취지는 건물의 개방감과 안정성을 확보하고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목적으로 계속하여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지배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면서 "대지소유자가 대지 주위에 일반인들이 통행할 수 있는 공적인 통행로가 없거나 부족하여 부득이하게 그 공지를 불특정 다수인의 통행로로 제공하게 된 결과 더이상 독점적·배타적으로 사용·수익할 가능성이 없는 경우에는 '대지 안의 공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소재 인터콘티넨탈 호텔 앞의 보행자 도로와 차도는 삼성역 방면에서 현대백화점 방면으로 통행하기 위한 필수적인 토지이다.
한무개발은 강남구청이 이 도로가 지방세법상 비과세대상인 '사도'에 해당하나, 건물을 안정감있게 보이게 하기 위한 '대지안의 공지'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재산세 등을 부과하자 소송을 냈다.
지방세법 시행령 137조 본문에 의하면 일반인의 자유로운 통행에 공여할 목적으로 개설한 '사도'는 비과세대상으로 규정하면서 단서에서 그 도로가 건축물을 안정감 있게 보이게 하기 위한 여백의 공간인 '대지 안의 공지'인 경우 그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