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교사들이 낸 집단연차휴가를 일괄적으로 불허한 것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재판장 정종관 부장판사)는 일방적으로 연차휴가를 내고 근무시간에 집회에 참석했다가 견책처분을 받은 고등학교 교사 조모씨가 서울특별시교육감을 상대로 낸 견책처분취소 청구소송(2007구합344705)에서 지난 13일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비록 원고가 집회 참석 당시 교환수업을 통해 수업결손을 방지했고, 원고의 학교에서 원고만이 집회에 참석했다고 하더라도 다른 교원이 대강(代講)이나 수업시간의 변경을 통해 다른 교원의 수업준비·휴게 등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그로 인해 학생지도 등의 공무수행에 아무런 지장을 초래하지 않았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연가불허조치가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교원의 지위와 교육의 중요성 등에 비추어볼 때 피고 및 피고 산하 학교장들로서는 당시 전교조의 집단적인 연가를 통한 대규모 집회가 예정돼있는 상황에서 교사들의 집단적인 연가를 일괄적으로 불허할 수밖에 없었다”며 “원고의 연가신청 등을 불허한 학교장의 조치가 연가허가 등에 관한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했다고 할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비록 차별적인 대우를 하는 경우에도 그것이 합리적인 근거에 의한 때에는 평등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 아니다”며 “피고 및 학교장으로서는 전교조 소속 교사들의 집단적인 연가신청을 불허할 만한 사유가 있었으므로, 이를 교원들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교직자대회 등을 주최하는 경우와 동등하게 취급하지 않는다고 해서 형평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조씨는 서울의 한 고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면서 전교조 분회원으로 활동하던 중 2006년10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일방적으로 휴가를 내고 전교조가 주최하는 집회에 참가했다. 교육부의 연가불허방침에 따라 조씨가 신청한 휴가는 결국 수리되지 않아 무단조퇴 및 무단결근 처리됐다. 조씨는 무단결근 등을 이유로 서울시교육청이 견책처분을 하자 “미리 연가를 신청했음에도 연가를 불허한 것은 정당한 휴가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