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교 국정 역사교과서의 집필 기준을 공개하지 않은 교육부의 처분은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재판장 강석규 부장판사)는 24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조영선(50·사법연수원 31기) 변호사가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낸 정보비공개처분 취소소송(2016구합71133)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교육부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편찬기준 정보가 공개되더라도 국정교과서 집필·심의 업무의 공정한 수행이 객관적으로 현저하게 지장을 받을 것이라는 고도의 개연성이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더구나 변론종결일 현재 국정교과서 집필이 거의 완료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오히려 정보공개를 통해 국정교과서 집필·심의 업무의 수행에 관한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고 업무의 투명성과 공정성 등을 확보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조 변호사는 국정 역사교과서 집필 기준을 공개하라고 교육부에 청구했지만, 교육부는 "역사교과서 집필 기준이 공개되면 업무의 공정한 수행이나 연구·개발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며 비공개 결정을 내렸다. 이에 반발한 조 변호사는 지난 8월 소송을 냈다.
지난 9월 같은 재판부는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집필진을 공개하라고 청구한 사안에서는 "국정교과서 집필진 등의 정보는 정보공개법에 따른 비공개 대상 정보"라고 판결했다.
한편 교육부는 28일 역사교과서 완성본 전 의견 수렴을 위해 제작한 현장검토본과 함께 편찬 기준 및 집필진 명단을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