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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회생
“채무자회생법 따라 채권자가 회생담보권 조사확정재판 신청할 수 있다”
[대법원이 주목하는 판결] 피담보채권에 대해서만 집행권원을 가진 채권자가 회생담보권으로 신고한 경우…
[대법원 판결] 담보권 아닌 피담보채권에 대해서만 집행력 있는 집행권원을 가진 채권자가 회생담보권으로 신고하고 그 회생담보권에 관한 이의가 있는 경우,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70조 제1항에 따라 채권자가 회생담보권 조사확정재판을 신청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 대법원 민사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 2021다234528(2023년 8월 31일 판결) [판결 결과] A 씨가 B 의료법인을 상대로 낸 채권조사확정재판에 대한 이의의 소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 [쟁점] 담보권이아닌 피담보채권에 대하여만 집행력 있는 집행권원을 가진 채권자가 회생담보권으로 신고하고 그 회생담보권에 관한 이의가 있는 경우,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채무자회생법) 제170조 제1항에 따라 채권자가 회생담보권 조사확정재판을 신청할 수 있는지 여부 [사실관계와 1,2심] C 씨는 2015년 4월 B 의료법인에 3억2000만 원을 투자·대여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B 의료법인이 소유한 유체동산에 관한 양도담보계약도 체결했다. 같은 해 8월 B 의료법인은 C 씨에게 대여금 채무의 불이행 시 강제집행을 수락하는 공정증서를 작성했다. 2017년 7월 B 의료법인에 대한 회생절차가 개시돼, C 씨는 회생담보권을 신고한 후 B 의료법인 관리인의 이의에 대해 회생담보권 조사확정재판을 신청했다. 이후 A 씨는 C 씨로부터 대여금 등 반환채권과 이 사건 양도담보권을 모두 양수한 후 조사확정재판에 승계참가를 하였고, C 씨는 재판절차에서 탈퇴했다. 1심은 A 씨의 회생담보권 조사확정재판 신청을 각하했다. 하지만 2심은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이에 A 씨 측은 상고했다. [대법원 판단(요지)] "이의가 있는 회생담보권의 피담보채권에 관하여만 집행력 있는 집행권원 또는 종국판결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그 권리자가 회생담보권 확정절차에서 다른 회생담보권자보다 유리한 절차적 지위를 갖는다고 볼 수 없어 채무자회생법 제174조 제1항이 적용되지 않음. 회생담보권은 회생채권 중에서 유치권 등의 담보권에 의해 담보된 범위의 채권을 의미하므로, 회생담보권으로 확정하기 위해서는 피담보채권의 존부 및 범위뿐만 아니라 담보권의 존부 등에 대하여도 심리·판단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공정증서의 효력은 대여금 채권에 관하여만 미칠 뿐이어서 이의가 제기된 원고의 회생담보권에 집행력 있는 집행권원이 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채무자회생법 제174조 제1항이 적용되지 않고, 회생담보권을 보유한 권리자인 원고가 회생담보권 조사확정재판을 신청한 것은 적법하다." [참고 조항] -채무자회생법 제174조 제1항: 이의채권중 집행력있는 집행권원 또는 종국판결이 있는 것에 대하여는 이의자는 채무자가 할 수 있는 소송절차에 의하여서만 이의를 주장할 수 있다. [대법원 관계자] "담보권이 아닌 피담보채권에 대하여만 집행력 있는 집행권원을 가진 채권자가 회생담보권으로 신고한 경우 회생담보권 확정방법을 처음으로 설시한 판결이다."
피담보채권
회생담보권
조사확정재판
박수연 기자
2023-10-10
민사소송·집행
민사일반
[판결] 대법원, "채권자가 채무자 대신 소멸시효 다투는 경우에도 '배당이의의 소' 제기해야"
채권자가 다른 채권자와 경매 재산의 배당액을 다툴 때 채무자를 대신해 다른 채권자의 채권의 소멸 시효 완성을 주장하는 경우 그 다른 채권자가 집행력 있는 집행권원의 정본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에 상관없이 '배당이의의 소'를 제기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8월 18일 A 사(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명천 최종원 변호사)가 농업협동조합중앙회를 상대로 낸 배당이의 소송(2023다234102)에서 각하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전주지법으로 사건을 돌려보냈다. 농협은 A 사를 상대로 구상금 지급을 구하는 내용의 지급명령을 신청했고, 법원은 2017년 3월 지급명령을 발령해 다음 달 확정됐다. 이후 농협은 해당 지급명령을 집행권원으로 해 A 사 소유의 군산시 340㎡ 등 부동산에 관해 부동산 강제경매를 신청했고, 법원은 2019년 7월 강제 경매개시결정을 해 부동산 강제경매 절차가 개시됐다. 이에 해당 경매 절차의 채무자 겸 소유자인 A 사는 농협의 배당액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다가, 배당기일에 출석해 농협의 배당액 중 일부인 1940만 원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2021년 12월 소송을 제기했다. 이 사건에서는 '채권자가 집행권원을 가진 다른 채권자의 채권이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주장하면서 배당이의를 한 후 다른 채권자를 상대로 제기해야 하는 소의 형태'가 쟁점이 됐다. 민사집행법에 따라 채무자가 채권자의 배당에 대해 다투는 방법은 △집행력 있는 집행권원 정본을 가지지 않은 채권자에 대해서는 '배당이의의 소'로, 집행력 있는 집행권원 정본을 가진 채권자에 대해서는 '청구이의의 소'로 구분된다. '배당이의의 소'는 배당표에 배당을 받는 것으로 기재된 사람의 배당액을 줄여 자신에게 배당이 되도록 하기 위하여 배당표의 변경 또는 새로운 배당표의 작성을 구하는 소송을 뜻한다. 배당기일에서 제기된 이의에 대해 소송절차인 판결절차로 그 정당·부당 여부를 가리게 하는 취지에서 인정되는 소송이다. '청구이의의 소'는 확정판결이나 가집행 선고가 내려진 재판 등 그 밖의 유효한 집행권원에 표시된 청구권에 대해서 실체상의 사유를 주장해 집행권원의 집행력 배제를 청구하는 소송이다. 재판부는 "채무자는 집행력 있는 집행권원의 정본을 가지지 아니한 채권자에 대하여는 배당이의의 소를, 집행력 있는 집행권원의 정본을 가진 채권자에 대하여는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하여야 한다"며 "그러나 채무자가 아니라 채권자가 다른 채권자에 대한 배당에 대하여 이의를 한 경우에는 그 다른 채권자가 집행력 있는 집행권원의 정본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에 상관없이 배당이의의 소를 제기해야 하고, 이는 채권자가 배당이의를 하면서 배당이의 사유로 채무자를 대위하여 집행권원의 정본을 가진 다른 채권자의 채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는 등의 주장을 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판시했다. 이어 "소멸시효가 완성된 경우 채무자에 대한 일반 채권자는 채권자의 지위에서 독자적으로 소멸시효의 주장을 할 수는 없지만 자기의 채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필요한 한도 내에서 채무자를 대위해 소멸시효 주장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A 는 배당요구 채권자로서 자기의 이해에 관계되는 범위 안에서는 독자적으로 다른 채권자인 농협을 상대로 배당이의를 하면서 채무자를 대위해 농협 채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됐다는 것을 배당이의 사유로 내세울 수 있다"며 "그 후 농협이 집행력 있는 집행권원의 정본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에 상관없이 농협을 상대로 배당이의의 소를 제기하고 그 소송의 공격방어방법으로서 채무자를 대위해 농협 채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됐다는 등의 주장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1,2심은 "채권자가 채무자를 대위해 소멸시효 완성 주장을 하면서 배당액을 다투는 경우, 채무자가 집행권원 있는 채권자를 상대로 배당액을 다툴 때 제기해야 하는 소와 동일한 청구이의의 소에 의해야 한다"며 소를 각하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채권자가 채무자를 대위해 집행권원에 기초한 다른 채권자의 채권이 시효로 소멸했다고 배당이의를 하는 경우에도 제기해야 할 소의 형태는 배당이의의 소라는 점을 최초로 설시한 판결"이라고 말했다.
배당이의
민사집행
청구이의
박수연 기자
2023-09-10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판결] 한국 회사 땅 침범한 몽골대사관에 "금전지급 청구 가능"
외국 공관이 한국 내 사유지 일부를 침범해 점유하고 있는 경우 해당 국가를 상대로 공관 철거나 토지 인도를 요구할 수는 없지만, 재판을 통해 토지 사용료 지급은 청구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지난달 27일 A 사가 몽골을 상대로 낸 건물등철거 소송(2019다247903)에서 각하 판단한 원심 일부를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서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문제가 된 땅은 서울 용산구 주한몽골대사관 부지다. 몽골은 1998년 땅을 매입해 사용해왔다. A 사는 2015년 대사관 옆에 있는 땅을 매입했는데 소유한 땅의 일부를 몽골대사관이 공관 건물과 부속 창고 등의 용도로 사용 중인 것을 알게 됐다. A 사는 건물을 철거하고 해당 토지를 돌려달라며 2017년 2월 소송을 냈다. 또 무단 점유의 대가로 임차료에 상당하는 부당 이득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1,2심은 A 사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각하했다. 공관지역으로서 해당 건물과 계쟁토지를 이용하는 행위는 외교공관의 직무 수행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쳐서 주권적 활동과 관련성이 있으므로 한국 법원의 재판권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2심은 '소유권이라도 확인해달라'는 A사의 예비적 청구는 받아들였다. 계쟁토지에 관해 소유권 확인판결을 받더라도 집행력이 인정되지 않아 그 자체로 몽골의 외교 관련 주권적 활동에 대해 부당한 간섭이 될 수 없다는 취지다. 그러나 대법원은 A 사의 청구 중 사용료 지급에 관한 부분은 다시 심리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부동산은 영토주권의 주체로, 외국이라는 이유만으로 부동산 소재지 국가 법원의 재판권에서 당연히 면제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외국이 국내 부동산을 점유하는 것을 두고 반드시 주권적 활동에 속하거나 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법적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부당이득 반환을 구하는 판결절차는 그 자체로 외국의 공관 점유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외교 공관의 직무 수행과 직접 관련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따라서 외교공관의 직무 수행을 방해할 우려가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 다만 "외국이 부동산을 공관지역으로 점유하는 것은 주권적 활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뿐만 아니라, 국제법상 외국의 공관지역은 원칙적으로 불가침이고 접수국은 이를 보호할 의무가 있다"며 철거·토지인도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외국이 공관 지역으로 점유하는 부동산과 관련해 금전 지급 청구에 관해서는 우리나라 법원의 재판권이 인정될 수 있음을 최초로 설시한 판결"이라고 말했다.
사유지
무단점유
외국공관
박수연 기자
2023-05-12
민사일반
"다액 산정한 공동담보가액에서 반환 가액 공제 초과한 범위에서만 집행력 배제 청구할 수 있어"
[판결] 다수 가액배상 판결 받은 수익자, 한 채권자에게만 가액배상금 변제했다면
다수의 사해행위취소 및 가액배상 판결을 받은 수익자가 한 채권자에게만 가액배상금을 변제한 뒤 다른 취소채권자를 상대로 가액배상 판결의 집행력 배제를 구할 경우 가장 다액으로 산정한 공동담보가액에서 반환한 가액을 공제한 금액의 초과 범위에서만 그 집행권원의 집행력 배제를 구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지난달 11일 A 씨가 중소기업은행(소송대리인 현인혁, 조지윤, 이정훈 변호사)을 상대로 제기한 청구이의 소송(2018다202774)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B 씨의 채권자인 신용보증기금은 A 씨를 상대로 B 씨와 A 씨 사이에 부동산 매매계약이 사해행위라고 주장하면서 취소 및 원상회복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에서 법원은 2016년 5월 해당 부동산의 공동담보가액을 9500만 원으로 산정한 다음, 신용보증기금의 채권액보다 적은 9500만 원 범위 내에서 해당 매매계약을 취소하고 A 씨는 신용보증기금에 가액배상으로 95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선고했다. 이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중소기업은행 또한 B 씨의 채권자로서 A 씨를 상대로 해당 계약을 사해행위로 취소하고 원상회복을 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에서 법원은 이 사건 부동산의 공동담보가액을 5500만 원으로 산정하고, 중소기업은행의 채권액보다 적은 5500만 원 범위 내에서 해당 매매계약을 취소하고 A 씨는 중소기업은행에게 가액배상으로 55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했다. 이 판결은 2016년 9월 그대로 확정됐다. 한편, A 씨는 2016년 8월 신용보증기금에 6000만 원을 지급했고, 신용보증기금은 A 씨에 대해 더 이상 선행판결을 집행권원으로 한 강제집행을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이에 A 씨는 신용보증기금에게 6000만 원을 지급함으로써 중소기업은행의 A 씨에 대한 가액배상금채권 5500만 원이 변제로 인해 모두 소멸됐다고 주장하면서, 중소기업은행과의 판결에 대한 집행력 배제를 구하는 청구이의 소송을 냈다. 1,2심은 "경합된 취소채권자가 갖는 각 가액배상채권은 본질적으로 동일하거나 중첩된 불가분적 권리로서, 그중 1인에 대한 변제로 다른 채권자가 가액배상 판결에 기해 수익자에 대해 갖는 채권 역시 소멸하게 된다"며 "A 씨가 신용보증기금에게 지급한 6000만 원은 중소기업은행과의 판결에 기한 가액배상금 5500만 원을 초과하므로 가액배상금채권은 변제로 모두 소멸했기에 해당 판결의 집행력은 배제돼야 한다"며 A 씨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여러 개의 사해행위 취소소송에서 각 가액배상을 명하는 판결이 선고돼 확정된 경우, 각 채권자의 피보전채권액을 합한 금액이 사해행위 목적물의 공동담보가액을 초과한다면 수익자가 채권자들에게 반환해야 할 가액은 공동담보가액이 될 것"이라며 "그럼에도 수익자가 공동담보가액을 초과해 반환의무를 부담하게 되는 경우에는 그 공동담보가액 초과분에 대해선 이중적으로 가액을 반환하게 될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때 각 사해행위취소 판결에서 산정한 공동담보가액의 액수가 서로 달라 수익자에게 이중지급의 위험이 발생하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는 공동담보가액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다액에 해당하는 금액이라고 보는 것이 채권자취소권의 취지 및 채권자취소소송에서의 변론주의 원칙 등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익자는 어느 채권자에게 자신이 배상할 가액의 일부 또는 전부를 반환한 때에는 다른 채권자에 대해 각 사해행위취소 판결에서 가장 다액으로 산정한 공동담보가액에서 자신이 반환한 가액을 공제한 금액까지는 지급을 거절할 수 없고, 이를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서만 이중지급의 위험을 이유로 청구이의의 방법으로 그 집행권원의 집행력의 배제를 구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A 씨는 최대금액 9500만 원 중 6000만 원만 지급한 셈이므로, 신용보증기금이 아닌 중소기업은행 등 다른 취소채권자들에 대해선 3500만 원을 미지급한 상태로 취급되고 5500만 원의 채권을 가진 취소채권자인 중소기업은행은 A 씨에 대해 3500만 원이 미지급된 상태임을 주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A 씨가 중소기업은행의 취소채권 5500만 원 중 6000만 원의 변제로 채무소멸을 주장할 수 있는 금액은 2000만 원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 판결은 어느 한 취소채권자에게 가액배상금 전부 또는 일부를 변제한 사해행위의 수익자가 다른 취소채권자를 상대로 청구이의의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범위에 관해 최초로 설시한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배상금
사해행위
집행력배제
한수현 기자
2022-09-07
민사소송·집행
민사일반
파산·회생
채무이행 선고 확정됐더라도 청구이의 소 인용해야
[판결] 면책이 청구이의 사유라면 변론 종결 전 면책이 확정된 경우
개인채무자가 면책 결정을 확정 받았지만 이후 파산채권자가 채무 이행을 요구하며 낸 소송에서 사실심 변론종결 시까지 이같은 면책 사실을 주장하지 못해 패소 판결이 확정됐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개인채무자는 면책된 사실을 내세워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면책이 청구이의 사유인 경우에는 변론종결 후에 면책된 경우뿐만 아니라 변론종결 전에 면책된 경우에도 예외적으로 청구이의의 소를 인용해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지난달 28일 A 씨가 B 씨를 상대로 낸 청구이의 소송(2017다286492)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남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면책 사유 발생은 변론종결 전·후 관계없이 청구사유 인정해야 대법원 원고패소 원심파기 A 씨는 B 씨의 아버지가 2006년 제기한 대여금 청구 소송에서 패소해 500만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B 씨는 이 채권을 자신이 양수했다며 2014년 3월 A 씨를 상대로 양수금 청구 소송을 냈다. 그런데 이 소송에서 A 씨에게 송달이 이뤄지지 않아 법원은 공시송달로 사건을 진행해 A 씨의 변론이 없는 상태로 2014년 12월 B 씨의 손을 들어줬고, 이 판결은 확정됐다. 그러나 사실 A 씨는 2011년 3월 이미 파산 결정을 받아 그해 12월 파산에 따른 면책결정을 확정 받은 상태였다. 결국 A 씨는 B 씨가 낸 양수금 청구 소송에 참여하지 못해 면책 주장을 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후 양수금 청구 소송의 확정 판결을 기초로 B 씨가 강제집행을 하려고 하자, A 씨는 2016년 6월 B 씨를 상대로 "2011년 받은 면책결정에 의해 B 씨에 대한 채무가 면책됐다"며 "양수금 소송에 참여하지 못해 판결이 났을 뿐이니 구제해달라"며 청구이의 소송을 제기했다. 1,2심은 "이미 확정된 판결에 기초한 강제집행을 막기 위한 채무자의 청구이의의 소는 확정판결의 변론종결 시 이후에 발생한 사유로만 제기할 수 있는데, A 씨가 주장하는 사유는 양수금 확정판결의 변론종결 시점인 2014년 12월 이전의 면책이어서 A 씨의 청구이의의 소를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이를 받아들이는 것은 기판력에 저촉되는 것"이라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원칙적으로 확정판결의 변론종결 전에 발생한 사유를 이유로 확정판결의 집행을 막는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할 수 없지만 '변론종결 후' 면책된 경우라면 청구이의 사유로 허용된다. 이 사건 상고심에서는 청구이의의 소에서 청구이의 사유는 실체적 채권의 소멸, 감소 사유를 예정한 것이지만 면책결정은 실체적 채권의 소멸, 감소사유가 아니라 책임의 소멸이라는 측면에서 다른 청구이의 사유와 달리 변론종결 전후에 발생했는지와 관계 없이 청구이의사유로 인정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가 쟁점이 됐다. 재판부는 "파산선고 후 면책결정이 확정되면 개인채무자의 파산채권자에 대한 채무는 그대로 존속하지만 책임은 소멸하므로 개인채무자의 파산채권자에 대한 책임은 파산선고 당시에 개인채무자가 가진 재산 한도로 한정된다"며 "채무는 존속하지만 책임만 이러한 범위로 제한돼 개인채무자는 파산선고 이후에 취득하는 재산으로 변제할 책임은 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파산채권자가 개인채무자를 상대로 채무 이행을 청구하는 소송에서 면책결정에 따라 발생한 책임 소멸은 소송물인 채무의 존부나 범위 확정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면서 "개인채무자가 면책 사실을 주장하지 않는 경우에는 책임 범위나 집행력 문제가 현실적인 심판대상으로 등장하지도 않아 주문이나 이유에서 그에 관한 아무런 판단이 없게 된다. 이런 경우 면책결정으로 인한 책임 소멸에 관해서는 기판력이 미치지 않으므로, 개인채무자에 대한 면책결정이 확정됐는데도 파산채권자가 제기한 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 시까지 그 사실을 주장하지 않는 바람에 면책된 채무 이행을 명하는 판결이 선고돼 확정된 경우에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개인채무자는 그 후 면책된 사실을 내세워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면책결정이 확정됐는데도 면책된 채무 이행을 명하는 판결이 확정된 경우 개인채무자가 확정판결에 관한 소송에서 단지 면책 주장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청구이의의 소를 통해 면책된 채무에 관한 확정판결의 집행력을 배제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부당한 결과를 초래한다"면서 "이미 면책결정을 통해 강제집행 위험에서 벗어난 개인채무자로 하여금 그 집행을 다시 수인하도록 하는 것은 면책제도의 취지에 반하고 확정된 면책결정의 효력을 잠탈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확정판결에 관한 소송에서 개인채무자의 면책 주장 여부에 따라 개인채무자가 일부 파산채권자에 대해서만 파산절차에 의한 배당 외에 추가로 책임을 부담하게 된다면 파산채권자들 사이의 형평을 해치게 돼 집단적, 포괄적으로 채무를 처리하면서 개인채무자의 재기를 지원하는 개인파산 및 면책제도의 취지에도 반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대법원 관계자는 "어떤 판결에 대해 강제집행해서는 안된다고 청구하는 청구이의의 소는 그 사유가 변론종결 이후에 발생한 사유여야만 허용되는 게 원칙이지만, 예외적으로 청구이의사유가 면책결정인 경우에는 그 면책결정이 변론종결 전에 발생한 경우에도 청구이의가 허용된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파산
면책결정
강제집행
박수연 기자
2022-08-22
민사일반
‘민사소송 등 인지규칙’ 유추 적용해 산정해야
[판결](단독) 중재판정 집행 사건에서 소송비용에 산입될 변호사 보수는
중재판정 집행 신청사건에서 소송비용에 산입될 변호사보수를 산정할 때에도 '민사소송 등 인지규칙' 제16조 1호 가목이 정하고 있는 중재판정 집행판결 소가 계산방법을 유추적용할 수 있다는 대법원 결정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자산운용회사인 A사가 B씨와 C씨를 상대로 낸 소송비용액확정 사건 재상고심(2020마7667)에서 일부인용 결정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B씨 등은 A사와 A사가 운용하는 펀드의 대출금 회수 문제에 관해 합의했다. B씨 등은 합의를 토대로 A사를 상대로 중재를 신청해 2016년 10월 중재판정을 받았다. B씨 등은 A사를 상대로 2016년 12월 중재판정에 기한 강제집행의 허가를 구하는 집행판결의 소를 제기했고, A사는 이에 맞서 B씨 등을 상대로 2017년 2월 중재판정 취소를 구하는 반소를 제기했다. 1심을 맡은 서울서부지법은 본소와 반소에 대해 2차례 변론기일을 진행해 변론을 종결하고 선고기일을 지정했다가 선고기일 전에 반소를 분리하는 결정을 했다. 본소는 집행결정을 구하는 신청사건으로 재배당됐고, 반소인 중재판정 취소사건의 1심은 2017년 8월 신청인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이 선고돼 2018년 12월 확정됐다. 집행 신청사건의 1심은 2017년 8월 B씨 등의 신청을 각하하고 신청비용을 B씨 등이 부담하도록 결정했다. B씨 등이 항고했지만, 항고심은 2018년 1월 항고를 기각하고 항고비용을 B씨 등이 부담하도록 결정했고 이 결정은 재항고 없이 확정됐다. 이에 A사는 B씨 등을 상대로 법원에 집행 신청사건의 소송비용액 확정을 구하는 신청을 냈다. 한편, A사는 본안사건과 중재판정 취소 사건에서 동일한 소송대리인을 선임했는데, 소송대리인이 A사에 발행한 각 착수금 1100만원의 2017년 2월과 10월 전자세금계산서 비고란에는 본안사건과 중재판정취소사건의 각 1,2심의 사건번호와 사건명이 함께 기재되어 있었다. 정액인지 첨부 이유만으로 소가 산정 할 수 없거나 변호사 보수를 산입해서는 안 된다고 볼 수는 없어 대법원은 "중재법의 개정 취지와 목적, 규정 체계와 내용 등에 비춰 볼 때 중재판정에 대한 집행 신청사건의 경우에도 민사소송 등 인지규칙 제16조 1호 가목을 유추적용해 중재판정에서 인정된 권리 가액의 2분의 1을 기준으로 소가를 계산하고, 그에 따라 소송비용에 산입될 변호사보수를 산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민사소송 등 인지규칙 제16조 1호 가목은 '집행판결을 구하는 소에서는 중재판정에서 인정된 권리의 가액의 2분의 1'을 소가로 정하고 있다. 인지규칙은 중재판정의 집행판결을 구하는 소의 소가만 정하고 있고 개정된 중재법에 따라 중재판정의 집행을 신청하는 사건의 소가에 대해서는 별다른 규정을 두고 있지 있다. 대법원은 "소가는 소로 주장하는 이익을 기준으로 계산해야 하고(민사소송법 제26조), 원고가 청구취지로써 구하는 범위에서 원고의 입장에서 보아 전부 승소할 경우에 직접 받게 될 경제적 이익을 객관적으로 평가하여 금액으로 정함을 원칙으로 한다(인지규칙 제6조)"며 "집행판결이나 집행결정은 모두 중재판정에 집행력을 부여하는 데 그 목적이 있으므로 당사자가 집행을 구하는 신청에서 승소할 경우 받게 될 경제적 이익은 집행판결을 구하는 소에서 승소할 경우와 같다"고 밝혔다. 이어 "법원은 집행 신청사건에서 변론기일 또는 당사자 쌍방이 참여할 수 있는 심문기일을 정해 당사자에게 통지해야 하며(개정 중재법 제37조 제4항), 개정 중재법 제38조는 국내 중재판정의 집행거부 사유를 종전과 같이 중재판정의 취소사유로 정하면서 일정한 사유를 추가했고, 외국 중재판정의 집행을 정한 중재법 제39조는 개정되지 않았다"며 "이와 같이 중재판정의 집행에 관한 심사기준은 개정 전후로 큰 차이가 없고 당사자들은 종전과 같이 변론기일이나 적어도 심문기일에서 주장과 증명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재판정의 집행 신청에 관해 정액의 인지를 붙여야 한다는 사정만으로 집행 신청사건에서 소가를 산정할 수 없거나 변호사보수를 소송비용으로 산입해서는 안 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상고심서 원심 확정 앞서 1심은 같은 취지로 집행판결 사건의 결정에 의해 B씨 등이 A사에 상환해야 할 소송비용액이 각 1100여만원이라고 산정했다. 2심은 B씨 등이 A사에 상환해야 할 소송비용액을 각 370여만원으로 낮췄다. 2심은 "A사는 각 전자세금계산서의 착수금이 모두 본안사건에 관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B씨 등은 모두 중재판정 취소 사건에 관한 것이라고 주장하는데, 각 전자세금계산서의 비고란에는 본안사건 뿐 아니라 중재판정 취소 사건도 함께 기재되어 있고, 각 발행일은 중재판정 취소 사건의 소와 항소 제기일 이후"라며 "A사의 소송대리인이 실제로 중재판정 취소 사건에 관한 소송수행을 했는데 소송대리인이 무료로 소송대리를 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는 점 등을 종합했을 때 A사가 지급한 심급별 변호사보수에는 본안사건의 소송행위 뿐 아니라 중재판정 취소 사건의 소송행위도 포함되어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심급별 변호사보수 중 각 사건별 보수액에 관한 구분이 기록상 명백하지 않기 때문에 A사가 본안사건에 대해 지출한 변호사보수는 심급별 변호사보수를 두 사건의 전체 소송목적의 값에서 본안사건의 소송목적의 값이 차지하는 비율에 따라 안분해 계산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소송비용
인지규칙
변호사보수
민사소송
중재판정
박수연 기자
2021-11-11
형사일반
즉시항고 이용, 보석취소결정 불복 등 사례 차단
[판결] 보석취소 결정에 불복해 항고해도 1·2심 모두 집행정지 효력 인정 안 된다
법원의 보석취소결정에 불복해 제기하는 항고는 1심이든 2심이든 집행정지 효력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첫 결정이 나왔다. '즉시항고'가 집행정지 효력이 있다는 점을 이용해 항소심 보석취소결정에 불복하는 등의 사례를 차단한 것이다. 형사소송법 제415조와 410조는 '항고법원 또는 고등법원의 결정에 대하여는 재판에 영향을 미친 헌법·법률·명령 또는 규칙의 위반이 있음을 이유로 하는 때에 한하여 대법원에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면서 '즉시항고의 제기기간 내와 그 제기가 있는 때에는 재판의 집행은 정지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지난달 29일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이 낸 항소심 보석취소결정에 대한 재항고를 기각했다(2020모633).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대통령은 2018년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구속 수감됐다. 이후 항소심 재판 중 보석을 청구했고,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정준영 부장판사)는 지난해 3월 이 전 대통령의 보석을 조건부로 허가했다. 당시 재판부는 보석 조건으로 보증금 10억원과 주거·접견·통신 제한 등 조건을 달았다. 그리고 1년여 뒤 심리 끝에 이 전 대통령에게 징역 17년을 선고하면서 보석 취소 결정을 내렸다. 이에 반발한 이 전 대통령 측은 대법원에 항소심 재판부의 보석 취소 결정에 대해 재항고했다. 항고는 법원 판결이 아닌 결정·명령에 불복하는 것으로, 일정한 기간 내에서만 제기할 수 있는 '즉시항고'와 기간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든 제기할 수 있는 '보통항고'로 나뉜다. 1심 법원의 보석취소결정에 대해서는 보통항고만 가능해 원칙적으로 집행정지의 효력이 없다. 그런데 형사소송법 제415조에 따르면 고법의 보석취소결정에 대한 재항고는 '즉시항고'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으므로 집행정지 효력을 가진다고 볼 수도 있다. ‘보석취소결정 재항고’ 집행정지 효력 최초 판시 항소심 재판부는 고심 끝에 "항소심 보석취소 결정에 대한 재항고가 있는 때 집행정지 효력이 있는지 견해가 대립되므로, 보석취소 결정에 대한 대법원 재항고 결정 때까지 이 전 대통령의 구속집행을 정지한다"며 이 전 대통령을 석방했다. 대법원은 지난 3월 재항고 사건을 접수하고 7개월여간의 검토 끝에 이 전 대통령의 재항고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고등법원이 한 보석취소 결정에 대해서는 집행정지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면서 "고등법원이 보석취소결정을 고지하면서 재항고 관련 사항을 고지해야 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는 항소심의 보석취소결정에 재항고와 관련한 집행정지의 효력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 대법원이 최초로 판시한 것이다. 이어 "1심의 보석취소결정에 대해 불복이 있으면 보통항고를 할 수 있고, 보통항고에는 재판의 집행을 정지하는 효력이 없는데, 이는 결정과 동시에 집행력을 인정함으로써 석방되었던 피고인의 신병을 신속히 확보하려는 것"이라며 "보석결정이 1심에서 이뤄지는지 2심에서 이뤄지는지 여부에 따라 취지가 달라진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보통항고의 경우에도 법원의 결정으로 집행정지가 가능한 점을 고려하면 집행정지의 효력이 즉시항고의 본질적인 속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만약 고등법원의 결정에 대한 재항고에 일률적으로 집행정지의 효력을 인정하면 보석허가, 구속집행정지 등 1심 법원이 결정했다면 신속한 집행이 이뤄질 사안에서 고등법원이 결정했다는 이유만으로 피고인을 신속히 석방하지 못하게 되는 등 부당한 결과가 발생하게 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같은 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이날 이주영 부영그룹 회장의 재항고도 같은 취지로 기각했다(2020모1845). 이 회장은 항소심에서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보석이 취소되자, 검찰의 구금 처분이 위법하다며 준항고를 제기했다. 이 회장 측은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서울고법의 석방 결정을 확인하고 구속 상태를 벗어나기 위한 방안으로 준항고를 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보석결정에 대한 재항고에 집행정지 효력까지 있다고 볼 수 없다"면서 이 회장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이에 반발한 이 회장 측은 대법원에 재항고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대법원은 보석취소결정 뿐만 아니라 고등법원이 한 최초 결정이 1심 법원이 하였더라면 보통항고가 인정되는 결정인 경우에는 이에 대한 재항고와 관련한 집행정지의 효력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최초로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항소심소석취소
이명박
형사소송법
손현수 기자
2020-11-04
형사일반
대법원 첫 결정
[판결] "보석취소 결정에 대한 항고, 1심이든 2심이든 집행정지 효력 없다"
법원의 보석취소결정에 대한 항고에 대해서는 1심이든 2심이든 집행정지 효력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첫 결정이 나왔다. '즉시항고'가 집행정지 효력이 있다는 점을 이용해 항소심 보석취소결정에 불복하는 등의 사례를 차단한 것이다. 형사소송법 제415조와 410조는 '항고법원 또는 고등법원의 결정에 대하여는 재판에 영향을 미친 헌법·법률·명령 또는 규칙의 위반이 있음을 이유로 하는 때에 한하여 대법원에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면서 '즉시항고의 제기기간 내와 그 제기가 있는 때에는 재판의 집행은 정지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29일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이 낸 항소심 보석취소결정 재항고를 기각했다(2020모633). 대법원 같은 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이날 이주영 부영그룹 회장의 재항고도 같은 취지로 기각했다(2020모1845).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대통령은 올해 2월 항소심에서 징역 17년을 선고받으면서 보석이 취소됐고 1년 만에 재구속됐다. 이에 이 전 대통령은 보석취소 결정에 불복, 대법원에 재항고했고 재구속 엿새 만에 구속집행이 정지돼 풀려났다. 항고는 법원 판결이 아닌 결정·명령에 불복하는 것으로, 일정한 기간 내에서만 제기할 수 있는 '즉시항고'와 기간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든 제기할 수 있는 '보통항고'로 나뉜다. 1심 법원의 보석취소결정에 대해서는 보통항고만 가능해 원칙적으로 집행정지의 효력이 없다. 그런데 고법 결정에 대한 재항고는 '즉시항고’에 해당돼 재판의 집행이 정지된다. 결국 재판에서는 1심에서 보석취소에 대해 불복할 경우 집행정지 효력이 발생하지 않지만, 2심에서 보석취소에 대해 불복할 경우 집행정지 효력이 발생하는지 여부가 문제가 됐다. 이에 2심은 "항소심 보석취소 결정에 대한 재항고가 있는 때 집행정지 효력이 있는지 견해가 대립되므로, 보석취소 결정에 대한 재항고 결정 때까지 구속집행을 정지한다"며 이 전 대통령을 석방했다. 대법원은 지난 3월 재항고 사건을 접수하고 7개월여간의 검토끝에 이 전 대통령의 재항고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고등법원이 한 보석취소 결정에 대해서는 집행정지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면서 "고등법원이 보석취소결정을 고지하면서 재항고 관련 사항을 고지해야 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는 항소심의 보석취소결정에 재항고와 관련한 집행정지의 효력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 대법원이 최초로 판시한 것이다. 이어 "1심의 보석취소결정에 대해 불복이 있으면 보통항고를 할 수 있고, 보통항고에는 재판의 집행을 정지하는 효력이 없는데, 이는 결정과 동시에 집행력을 인정함으로써 석방되었던 피고인의 신병을 신속히 확보하려는 것"이라며 "보석결정이 1심에서 이뤄지는지 2심에서 이뤄지는지 여부에 따라 취지가 달라진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보통항고의 경우에도 법원의 결정으로 집행정지가 가능한 점을 고려하면 집행정지의 효력이 즉시항고의 본질적인 속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만약 고등법원의 결정에 대한 재항고에 일률적으로 집행정지의 효력을 인정하면 보석허가, 구속집행정지 등 1심 법원이 결정했다면 신속한 집행이 이뤄질 사안에서 고등법원이 결정했다는 이유만으로 피고인을 신속히 석방하지 못하게 되는 등 부당한 결과가 발생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측이 신청한 재항고도 이날 같은 취지로 기각됐다. 앞서 이 회장은 항소심에서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보석이 취소되자, 검찰의 구금처분이 위법하다며 준항고를 제기했다. 이 회장 측은 이 전 대통령의 석방 결정을 확인하고 구속 상태를 벗어나기 위한 방안으로 준항고를 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재판부는 "보석결정에 대한 재항고에 집행정지 효력까지 있다고 볼 수 없다"면서 이 회장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이에 반발한 이 회장 측은 대법원에 재항고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대법원은 보석취소결정 뿐만 아니라 고등법원이 한 최초 결정이 1심 법원이 하였더라면 보통항고가 인정되는 결정인 경우에는 이에 대한 재항고와 관련한 집행정지의 효력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최초로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보석취소
집행정지
이명박
손현수 기자
2020-10-29
민사일반
기존의 회생절차 밟았던 법원
[판결](단독) 회생절차 종결 후 채권자의 강제집행 이의제기 소송 관할법원은
회생절차 종결 후 채권자의 강제집행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려면 회생 절차를 밟았던 법원에 소송을 내야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예컨대 서울회생법원에서 회생절차를 밟았다면, 이후 이의제기도 이 법원에 내야한다는 것이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A사가 B사를 상대로 낸 청구이의소송(2019다238305)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직권으로 서울회생법원으로 이송했다. A사는 2012년 6월 서울중앙지법에 회생신청을 해 12월 회생개시결정을 받았다. 이후 2013년 회생계획안을 인가받고 2016년 회생절차가 종결됐다. B사는 A사의 회생계획안에 따라 400여만원을 변제받기로 했다. 하지만 A사가 회생절차 종결 이후에도 회생계획안에 따른 변제를 하지 않자, B사는 집행력이 있는 회생채권자표정본을 토대로 'A사가 성남시에 대한 공사대금채권 400여만원 채권'에 대한 압류·추심명령을 법원으로부터 받았다. 이에 A사는 "회생에 따른 신용도 하락에 따라 예상했던 영업이익을 얻지 못해 변제를 하지 못했을 뿐이고, B사의 강제집행은 다른 채권자들과 형평에 어긋난다"며 B사를 상대로 성남지원에 청구이의소송을 냈다. 대법원, 원고패소 원심파기 1,2심은 A사의 청구를 기각했다. 상고심에서는 회생절차가 종결된 후 A씨가 제기한 소송의 관할법원이 어디인지가 문제가 됐다. 대법원은 "회생채권자표에 대한 청구이의의 소는 회생 계속법원의 전속관할에 속한다"며 "A사에 대한 회생절차는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계속되었으나, 이후 회생법원이 새로 설치됨에 따라 그 관할법원인 회생계속법원은 서울회생법원"이라고 밝혔다. 이어 "원심은 청구이의의 소에 관한 본안판단을 한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사건을 관할법원인 회생계속법원에 이송했어야 했다"고 판시했다.
회생절차
강제집행
서울회생법원
회생신청
회생
손현수 기자
2019-11-28
금융·보험
[판결](단독) 채권자가 “연 30%약정이자 지급” 주장했다면…
채권자가 원금과 함께 법률상 인정될 수 없는 연 30%에 달하는 고이율의 이자 지급을 청구하며 담보물에 대한 경매를 신청했다고 하더라도, 채권자의 청구취지 속에는 법정이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는 취지는 포함돼 있으므로 적어도 이에 대해서는 집행력을 인정해줘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최모씨는 2012년 12월 김모씨로부터 보증금 5000만원을 받고 경남 진주시의 한 가게를 임대했다. 김씨는 이듬해 4월 변제기를 두달 후인 같은해 6월로 하고 사채업자인 조모씨로부터 3000만원을 빌리면서 가게 보증금을 갖고 있는 최씨를 연대보증인으로 내세웠다. 최씨와 김씨는 이날 조씨에게 차용금액이 3000만원으로 기재된 차용증과 공정증서 작성에 필요한 일체의 권한을 위임하는 위임장을 건넸다. 그런데 조씨는 약속과 달리 실제로는 김씨에게 1200만원만 빌려줬다. 그리고는 공증사무실에 찾아가 본인을 채권자로 하고 김씨를 채무자, 최씨를 연대보증인으로 해 '채무금 3000만원, 보증인의 보증채무최고액 4000만원, 이자 연 30%'로 기재된 공정증서를 작성받았다. 조씨는 이후 김씨가 돈을 제때 갚지 못하자 이 공정증서를 근거로 법원에서 최씨의 건물에 대한 강제경매 개시결정을 받았다. 이에 최씨는 "위임장에 이자 및 보증채무최고액을 공란으로 뒀었는데 조씨가 높은 이자와 보증채무최고액을 허위로 기재했다"면서 "조씨가 김씨에게 빌려준 돈은 약정한 3000만원이 아닌 1200만원 뿐이므로 집행금액은 1200만원을 넘을 수 없다"며 소송을 냈다. 1심은 "조씨가 임의로 공정증서를 작성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그러나 2심은 "김씨와 조씨는 위임장 작성 당시까지 이자율에 관해 합의를 하지 못했었는데 공정증서 작성 위임장에만 연 30%라는 고리의 이자를 기재하는 것은 이례적일뿐만 아니라 최씨 등은 위임인란 외에 금액 부분에도 각자 인장을 날인했는데 이자 및 보증채무최고액 부분에는 최씨의 인장이 없다"면서 "실제 대여한 원금 1200만원을 초과하는 강제집행은 허용될 수 없다"며 1심을 뒤집었다. 하지만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최씨가 "1200만원을 초과하는 부분의 강제집행을 불허해달라"며 조씨를 상대로 낸 청구이의소송(2017다22407)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창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당사자 일방이 금전소비대차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약정이율에 따른 이자의 지급을 구하는 경우, 대여금채권의 변제기 이후의 기간에 대해서는 약정이율에 따른 지연손해금을 구하는 것으로 봐야 하고 만약 약정이율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법정이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구하는 취지가 포함돼있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채업을 하는 조씨가 별다른 친분이 없는 김씨에게 적지않은 돈을 빌려주면서 이자에 관해 아무런 약정을 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고, 김씨에 대해 임차보증금 반환채무가 있는 최씨가 차용금 채무를 연대보증하는 것이 이례적으로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감안할 때, 김씨는 차용금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기로 약정했고 최씨도 이를 알고 연대보증을 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씨는 금전소비대차계약에 기한 대여금과 연 30%의 약정이율에 따른 이자를 주장했는데, 여기에는 만약 약정이율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법정이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이 인정돼야 한다는 취지가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면서 "원심은 소비대차계약 당시 이자의 약정 내용과 보충권의 범위 등에 관해 구체적으로 심리·확정하지 않은 채 공정증서 중 이자에 관한 부분을 무효로 봐 대여원금 1200만원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한 집행력을 배제했는데, 이러한 원심이 판단에는 백지보충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지연손해금에 관한 판단을 누락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법정최고금리
금전소비대차계약
지연손해금
이자약정
백지보충권
이세현 기자
2017-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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