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전남 순천에서 발생한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기소된 부녀에게 중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김능환 대법관)는 15일 청산가리를 넣은 막걸리를 아내인 최모(당시 59세)씨에게 마시도록 해 살해하고, 함께 마신 B씨 등 3명을 중태에 빠지게 한 혐의(존속살해 등)로 기소된 백모(62)씨와 딸(28)에 대한 상고심(2011도16091)에서 무기징역과 징역 20년을 각각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들의 성관계가 피해자 최씨에게 발각돼 부부간의 불화가 심화됐고, 모녀 사이에서도 문란한 성생활과 게으른 생활 태도 등을 문제 삼아 잦은 꾸지람과 반감이 팽배해 온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최씨와 오랫동안 갈등을 겪어 온 백씨 등이 최씨가 없어져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충분히 살인 범행의 동기를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백씨 등이 막걸리와 청산가리의 구매경위등 역할분담 내용을 구체적으로 진술한 점, 청산가리와 막걸리를 혼합하면 시간의 경과에 따라 막걸리의 색이 점차 갈색으로 변하는데, 백씨가 가져다준 막걸리에 청산가리를 탄 후 냉장고에 보관해뒀다가 범행장소에 가져다 놓았다는 딸의 진술은 그 보관 방법과 피해자들의 막걸리 음용 시간 등을 고려할 때 실험결과에 대체로 부합하는 등을 종합하면 범행을 공모했음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백씨와 딸은 성관계를 맺어오다 2009년 7월 딸이 평소 성관계가 문란함을 어머니에게 질책당한 것을 계기로 공모해 최씨를 죽이기로 결심하고 범행을 저지른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공모시기와 범행 동기 등에 대한 백씨 부녀의 자백이 일관성이 없어 자백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으나, 2심은 "범행 내용에 대한 진술이 동일하고 정신감정 및 지적능력 등을 고려할 때 자백 진술에 대한 임의성과 합리성이 인정된다"며 유죄를 인정하고 중형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