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대장에 지목이 도로로 기재된 토지는 국유재산에 해당하므로 점유자는 취득시효완성으로 인한 소유권이전등기 청구를 할 수 없다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박시환 대법관)는 안성시 '칠장사(寺)'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소유권이전등기 청구소송 상고심(2010다58957)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최근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일제하 토지조사사업 관계법령에 의하면 당시 지목이 도로로 조사됐으나 지번이 부여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소유권조사가 이뤄져 토지조사부에 등재되거나 토지대장에 등록되지 않았던 토지는 도로로 이용되고 있던 국유의 공용재산이었고 1945년 이전에 조선총독부 소관으로 있던 국유재산은 대한민국 정부수립과 동시에 당연히 국유가 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안성시 죽산면 토지는 일제 토지조사사업 당시 소유권신고나 조사가 이뤄져 토지조사부에 등재되거나 토지대장에 등록되지도 않은 채 미등록, 미등기 상태로 있었고 당시의 지적원도에 이 사건 토지는 지목이 도로로 표시돼 있고 그 주변의 다른 토지들과 달리 지번이 부여되지 않았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재판부는 "이 사건 토지는 일제하의 임야조사사업 당시는 물론 1997년12월 공용폐지되기 전까지는 국유의 공용재산으로서 시효취득의 대상이 되지 않는 행정재산으로 봐야 한다"며 "원심이 이 사건 토지를 일반재산으로 보고 취득시효가 완성됐다고 판단한 것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칠장사는 고려시대에 건립돼 1912년 안성시 죽산면 인근 토지를 받아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그런데 사찰내의 일부 토지에 소유권이전등기가 돼 있지 않아 칠장사 측은 지난해 국가를 상대로 "취득시효에 의한 소유권이전등기를 해달라"며 소송을 냈다.
1·2심은 모두 "이 사건 토지는 행정재산이 아닌 잡종재산에 불과해 국가는 칠장사 측에 취득시효완성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해줘야 한다"며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