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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여자는 해제 주장 할 수 없다<br> 대법원 첫 판결
[대법원이 주목하는 판결](단독) 부담부 증여에서 수증자가 이미 부담 이행 완료했다면
[대법원 판결] 증여의 의사가 서면으로 표시되지 않은 경우 부담부증여 계약도 부담 없는 증여 계약과 마찬가지로 민법 제555조에 따라 해제할 수 있지만, 수증자가 부담 이행을 완료한 후라면 민법 제555조에 따른 해제권을 주장할 수 없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 2021다299976 및 2021다299983 (2022년 9월 29일 판결) [판결 결과] A 씨가 B 마을회를 상대로 제기한 토지인도(본소), 소유권이전등기(반소) 소송에서 본소 청구를 기각하고 반소 청구를 인용(본소의 원고패소)한 원심을 확정. [쟁점] △부담부증여에도 민법 제555조(구두증여는 일반적인 해제사유 없이도 해제할 수 있다는 조항)가 적용되는지 △부담부증여에 민법 제555조가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부담이 먼저 이행된 경우에까지 민법 제555조에 따른 해제가 가능한지. [사실관계와 1,2심] A 씨는 B 마을회에 2016년 7월 마을회관 부지 부분을 증여하고, B 마을회는 이에 따라 그 부근에서 농사를 짓지 못하게 된 A 씨의 숙모에게 300만 원을 지급하는 부담을 이행하기로 하는 부담부증여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 체결 당시 A 씨의 증여의사가 서면에 의해 표시되지는 않았고, A 씨가 증여계약 이행을 완료하지 않은 상태지만 B 마을회는 A 씨의 숙모에게 3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하는 부담을 모두 이행했다. A 씨는 본소로 B 마을회에 토지사용대차계약 해지에 따른 원상회복으로 토지 인도 및 건물 철거를 청구했다. B 마을회는 이에 대해 부담부증여를 받았다고 주장하며 반소로 토지에 관한 증여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했다. A 씨는 부담부증여라 하더라도 증여의 의사가 서면으로 표시되지 않았다면서 민법 제555조에 따른 해제를 주장했다. 1,2심은 반소의 청구를 인용했다. [대법원 판단 요지] "민법 제555조는 '증여의 의사가 서면으로 표시되지 아니한 경우에는 각 당사자는 이를 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민법 제561조는 '상대부담있는 증여에 대하여는 본절의 규정외에 쌍무계약에 관한 규정을 적용한다'고 규정해, 부담부증여에도 민법 제554조부터 제562조까지 증여에 관한 일반 조항들이 그대로 적용되므로 증여의 의사가 서면으로 표시되지 않은 경우 각 당사자는 원칙적으로 민법 제555조에 따라 부담부증여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그러나 부담부증여계약에서 증여자의 증여 이행이 완료되지 않았더라도 수증자가 부담의 이행을 완료한 경우에는 그러한 부담이 의례적·명목적인 것에 그치거나 그 이행에 특별한 노력과 비용이 필요하지 않는 등 실질적으로는 부담 없는 증여가 이루어지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각 당사자가 서면에 의하지 않은 증여임을 이유로 증여계약의 전부 또는 일부를 해제할 수는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부담부증여에서 수증자의 채무불이행이나 각 당사자의 사정변경이 없고 오히려 수증자가 증여자의 증여 의사를 신뢰하여 계약 본지에 따른 부담 이행을 완료한 상태임에도 증여자가 민법 제555조에 따른 특수한 철회를 통해 손쉽게 계약의 구속력에서 벗어나게 할 경우 법적 안정성을 해치게 된다. 민법 제555조에서 서면에 의하지 아니한 증여를 해제할 수 있도록 정한 것은 증여자가 경솔하게 증여하는 것을 방지함과 동시에 증여자의 의사를 명확하게 하여 후일에 분쟁이 생기는 것을 피하려는 데 있는데, 부담부증여의 경우 부담 없는 증여와 달리 증여자의 재산의 수여뿐 아니라 수증자의 부담 이행까지 의사표시의 내용이 되므로 증여자가 경솔하게 증여하거나 증여 의사가 불분명할 가능성이 많지 않고 수증자가 부담의 이행을 완료한 상황이라면 더욱 그렇다." [대법원 관계자] "비서면 증여계약 해제를 정한 민법 제555조의 해제의 본질은 철회에 해당하고 부담부증여계약의 경우도 증여에 관한 해제조항은 적용되지만, 부담의 이행이 완료된 이후에는 증여자가 민법 제555조에 의한 해제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것을 명시한 첫 판결이다."
서면
부담부증여
민법제555조
박수연 기자
2022-11-05
부동산·건축
[판결](단독) 땅주인 아닌 제3자와 임대차… 지상물매수청구는
땅 주인의 아버지 등 실제 토지 소유자가 아닌 제3자로부터 토지를 임차한 사람은 토지 소유자를 상대로 지상물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A씨(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정도)가 B씨를 상대로 낸 토지인도 청구소송(2014다72449)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최근 원고승소 취지로 사건을 대전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02년 4월 충남 공주시 계룡면의 한 토지를 아버지로부터 넘겨 받은 뒤 소유권이전 등기를 완료했다. B씨는 이보다 앞선 2000년부터 A씨의 아버지와 이 땅에 대해 연 사용료 20만원에 기간을 정하지 않는 내용으로 임대차계약을 맺고 이곳에 건물을 짓고 살고 있었다. A씨에게 땅 소유권이 넘어간 뒤에도 임대차계약은 그대로 존속됐고, A씨도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그러다 2009년 5월 A씨는 B씨에게 임대차계약 해지를 통보한 뒤 건물을 철거하고 토지를 인도하라고 소송을 냈다. 이에 B씨는 "실제 땅 소유자로 알고 있던 A씨의 아버지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했고, 소유자인 A씨는 표현대리 또는 무권대리의 추인 법리에 따라 임대차계약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하는데 A씨의 임대차계약 갱신 거절로 임대차계약이 종료됐으므로 A씨는 내가 지은 건물을 사들이고 그 가액으로 6720만원을 지급하라"며 지상물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반소를 냈다. 대법원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건물 등의 소유를 목적으로 하는 토지 임대차에서 임대차 기간이 만료되거나 기간을 정하지 않은 임대차의 해지통고로 임차권이 소멸한 경우 임차인은 민법 제643조에 따라 임대인에게 상당한 가액으로 건물 등의 매수를 청구할 수 있다"며 "임차인의 지상물매수청구권은 국민경제적 관점에서 지상 건물의 잔존 가치를 보존하고 토지 소유자의 배타적 소유권 행사로부터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원칙적으로 임차권 소멸 당시에 토지 소유권을 가진 임대인을 상대로 행사할 수 있지만 토지 소유자가 아닌 제3자가 임대행위를 한 때에는 달리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토지 소유자가 아닌 제3자가 토지 임대행위를 한 때에는 그 제3자가 토지 소유자를 적법하게 대리하거나 토지 소유자가 그 제3자의 무권대리행위를 추인하는 등으로 임대차계약의 효과가 토지 소유자에게 귀속된 경우에 한해 토지 소유자가 임대인으로서 지상물매수청구권의 상대방이 된다"며 "이처럼 토지 소유자가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임대인이 아닌 토지 소유자는 직접 지상물매수청구권의 상대방이 될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표현대리 또는 무권대리 추인의 법리는 A씨의 아버지가 A씨의 대리인의 지위에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을 때에 적용될 수 있는 법리라고 할 것인데, B씨 주장 자체로 임대차계약의 상대방은 A씨가 아닌 A씨의 아버지임이 분명하다"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2심은 "부자(父子)관계에서 이 토지에 대한 권한 행사를 A씨의 아버지가 하기로 한 것으로 봐야 하고, A씨의 아버지는 B씨에게 토지를 연 사용료 20만원에 기간을 정하지 않고 건물의 소유를 목적으로 임대했다고 봄이 상당하며 이 점은 A씨에게도 유효하다"면서 "따라서 B씨는 A씨를 상대로 지상물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으므로, A씨는 B씨에게 672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지상물매수청구권
토지 임차인
신지민 기자
2017-06-12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임차인에게 부당이득 반환 청구는 가능<br> 임차인에게 무상사용 등 반사이익은 허용 안돼
농지임대차는 무효라 차임지급 청구는 못해도
농지의 임대를 금지하고 있는 농지법 제23조는 강행규정이어서 이를 위반한 임대차계약은 무효이므로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차임 지급을 청구할 수는 없지만, 농지를 부당하게 점용하는 임차인에게 부당이득반환이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은 가능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임대인이 땅투기 후 비용회수를 하려는 경우 등을 제외하면 농지 임대계약이 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는 아니므로 농지임대를 불법원인급여로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충북 진천군에 있는 농지를 상속받은 A씨는 2011년 4월 이 땅을 B씨에게 빌려주면서 1년 임차료 450만원을 선불로 받았다. 2012년 4월 임대계약 기간이 끝났지만 B씨는 다음해 3월까지 땅을 무단 점유했다. 그러자 A씨는 무단 점유기간 동안 입은 임차료 상당의 손해를 배상하라고 소송을 냈다. B씨도 "농지 임대는 농지법에 위반해 무효이며 따라서 A씨가 받아간 450만원의 임차료도 부당이득이므로 돌려달라"며 맞소송을 냈다. 이에 A씨는 "농지 임대계약이 무효라면 B씨는 내 땅을 권원없이 점유·사용한 것이므로 이로 인한 임차료 상당의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으니 받은 임차료와 상계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농지의 합리적인 이용 등 위한 규제 대상이지만 1심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B씨에게 "무단점유 기간 동안의 임료 상당 손해 4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심은 1심과 같이 B씨에게 무단점유 기간의 손해를 배상하라고 했지만, A씨에게도 B씨로부터 받은 임차료 450만원을 돌려주라고 판결했다. 2심은 "A씨가 강행규정인 농지법 제23조를 위반해 농지를 임대한 것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배되는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한다"면서 "따라서 B씨가 임대계약 기간 동안 농지를 점유·사용한 것을 두고 A씨가 B씨에게 그 임료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이나 손해배상을 구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A씨의 상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대법원 민사3부(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A씨가 B씨를 상대로 낸 토지인도 등 소송(2013다79887)에서 원고일부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청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민법 제746조는 '불법의 원인으로 인하여 재산을 급여하거나 노무를 제공한 때에는 그 이익의 반환을 청구하지 못한다'고 규정해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면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면서 "여기서 말하는 '불법'이 있다고 하려면, 급부의 원인이 된 행위가 그 내용이나 성격 또는 목적이나 연유 등으로 볼 때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될 뿐 아니라 반사회성·반윤리성·반도덕성이 현저하거나, 급부가 강행법규를 위반해 이뤄졌지만 이를 반환하게 하는 것이 오히려 규범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경우 등에 해당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반적인 부동산 임대차와 본질적 차이는 없고 이어 "농지 임대차는 그 대상이 농지라는 특수성이 있지만, 목적물을 사용·수익하게 하고 차임을 지급받기로 하는 약정이라는 점에서는 일반적인 부동산 임대차와 본질적인 차이가 없고, 과거 소작의 경우 지주가 통상적인 토지 임대료 수준을 넘어 경작이익의 상당부분까지 소작료 명목으로 받아가거나 심지어 신분적 예속관계까지 형성했던 것과는 현저히 다르다"며 "경자유전(耕者有田) 원칙과 농지의 합리적인 이용 등을 위해 규제의 대상이 돼 있기는 하지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계약 내용이나 성격 자체로 반윤리성·반도덕성·반사회성이 현저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또 "농지 임대계약을 근거로 약정 차임을 청구하는 등 계약내용의 적극적 실현을 구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지만, 여기서 더 나아가 임대기간 동안 임차인이 해당 농지를 사용·수익함으로써 얻은 토지사용료 상당의 점용이익에 대해 임대인이 부당이득반환이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마저 배척해 임차인으로 하여금 사실상 무상사용을 하게 하는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만 농지법의 규범 목적이 달성된다고 볼 수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임대 목적이 농지로 보전되기 어려운 용도에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서 농지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게 하는 경우라거나 △임대인이 자경할 의사가 전혀 없이 오로지 투기의 대상으로 취득한 농지를 투하자본 회수의 일환으로 임대하는 경우 등 헌법 제121조 2항이 농지 임대의 정당한 목적으로 규정한 농업생산성의 제고 및 농지의 합리적 이용과 전혀 관련성이 없고 농지법의 이념에 정면으로 배치돼 반사회성이 현저하다고 볼 수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농지 임대인이 임대기간 동안 임차인의 권원 없는 점용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데 대해 임차인이 불법원인급여의 법리를 이유로 그 반환을 거부할 수는 없다"며 "원심은 이 같은 불법원인급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A씨의 상계 항변을 배척해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계약 자체가 반사회성이 현격하다고 단정 못해 이번 판결에 대해 이계정(45·사법연수원 31기) 서울대 로스쿨 교수는 "경자유전의 원칙이 우리 사법이 보호해야 하는 핵심적 가치인지에 관해 대법원이 시대적 상황을 반영해 탄력적으로 해석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대형로펌의 한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농지임대는 무효이기 때문에 임대인은 적극적으로 임료를 청구할 수 없지만, 투기 자본 회수 등의 부당한 목적이 아닌 한 임차인에게 부당점용을 이유로 손해배상이나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는 있다는 결론"이라며 "임료와 부당점용에 따른 손해는 액수가 거의 동일하기 때문에 무효인 농지임대차 계약을 한 임대인도 계약이 유효한 것을 전제로 한 것과 비슷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반사적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신지민·강한 기자>
농지법
임대차계약
차임청구
농지임대
경자유전
신지민 기자
2017-04-06
국가배상
부동산·건축
[판결] 前 소유자가 도로로 무상제공 했어도
전(前) 소유자가 땅을 도로부지로 지방자치단체에 무상제공 했더라도 사용·수익권을 영구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았다면 소유자가 이의를 제기할 때 땅을 돌려주고 사용료 등의 부당이득도 반환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5부(재판장 최성배 부장판사)는 서초구 관할 도로의 일부인 반포동 158㎡의 토지 소유자 H사(대리인 법무법인 태안)가 서초구를 상대로 "땅 사용료 등으로 7250만원을 주고 땅도 인도하라"며 낸 토지인도 및 부당이득금반환 청구소송(2014가합572333)에서 "서초구는 4150만원을 지급하고 땅을 인도하라. 만약 땅을 인도하지 않을 경우에는 인도시까지 월 72만원을 지급하라"며 지난달 29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소유자가 토지를 도로부지로 무상제공했더라도 사용·수익권을 영구적으로 포기한다는 명시적 의사를 표시하지 않았다면 사용·수익권을 포기했다고 단정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토지구획정리사업이 진행되던 당시 토지 소유자였던 A씨는 묵시적으로 토지의 채권적 사용·수익권을 포기했던 것으로 보이지만 이후 경매를 통해 토지를 소유하게 된 H사의 직전 소유자 B씨는 2004년 서초구에 '몇 년 전부터 토지 보상문제에 관해 여러 번 문의했지만 답이 없어 그동안의 토지사용료와 보상을 청구한다'는 취지의 진정서를 제출했는데 이는 토지에 관한 사용·수익권 포기약정을 해지하는 의사표시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도로가 개설된 지 30여년이 지났는데 그동안 서초구가 토지 소유자에게 어떠한 대가도 지급했다고 볼 자료가 없다"며 "현재 도로가 확장돼 있어 토지를 소유자에게 인도하더라도 사람과 차량 통행에 방해가 생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H사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은 지자체에 대한 채권이어서 지방재정법 제82조 2항에 따라 소멸시효 5년이 적용된다"며 "서초구는 소제기시부터 5년을 역산한 2009년 7월 이후의 부당이득만 반환하라"고 판시했다. 서초구는 1960~1970년대 토지구획정리사업으로 A씨 소유 토지에 도로를 놨다. 이후 2000년 경매로 B씨가 토지 소유권을 취득했고, H사는 2004년 12월 B씨로부터 4000만원에 이 땅을 사들였다. H사는 이후 "서초구가 정당한 권원없이 토지를 점유·사용하고 있다"며 소송을 냈다. 법원 관계자는 "과거 급속한 도시개발 과정에서 수용 등 절차를 거쳤다고 볼 증거가 없어 점유권이 의심스러운 토지를 지자체가 대가를 지급하지 않고 영구히 점유·사용할 수는 없다는 취지의 판결"이라고 말했다.
명시적의사
토지사용수익권
지방재정법
점유권
부당이득반환
안대용 기자
2015-08-10
부동산·건축
건물의 토지 자유점유 추정 번복 안돼<br> 중앙지법 시효취득 인정
[판결] 前점유자, 소유자에 돈 건넨 적 있다고…
남의 토지에 세워진 건물의 전 소유자가 토지 소유자에게 돈을 건넨 적이 있다고 해서 자주점유(自主占有)의 추정이 번복되는 것은 아니므로, 건물의 현 소유자와 전 소유자가 합쳐서 20년간 토지를 점유했다면 민법 제245조1항의 점유취득시효 완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자주점유는 소유의 의사로 점유하는 것을 뜻하며, 민법 제245조가 규정하는 점유취득시효의 요건이 된다. 이 조항 1항은 '2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공연하게 부동산을 점유하는 자는 등기함으로써 그 소유권을 취득한다'며 이른바 부동산 점유취득시효를 규정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5단독 허윤 판사는 토지 소유자 고모씨가 토지 위 건물을 소유한 한국맥도날드를 상대로 "해당 건물을 철거하고 토지를 인도하며, 토지 사용료 1920만원을 지급하라"며 낸 토지인도 청구소송(2014가단5089716)에서 12일 원고패소 판결했다. 허 판사는 "피고의 직전 건물주인 박모씨가 원고에게 돈을 준 적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자주점유의 추정이 깨지지 않으므로 피고와 박씨는 합쳐서 20년 이상 소유의 의사로 평온·공연하게 토지를 점유했다고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가 박씨에게 건물을 매수해 토지를 점유했다고 주장하는 2010년 8월 1일부터 거꾸로 20년 동안 토지 소유자는 원고였고, 소유자가 변동된 적이 없으므로 피고가 2010년 8월 1일 시효완성으로 건물이 점유하는 토지의 소유권을 취득했다"고 설명했다. 허 판사는 "원고의 건물철거와 토지인도, 부당이득 반환청구는 인정되지 않으며 되레 피고가 반소로 제기한 토지 소유권 이전등기 청구를 원고가 이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원고는 인천광역시 중구의 한 토지를 소유했고, 피고는 원고의 토지에 지어진 건물의 소유자다. 신모씨가 1965년 이 땅에 4층 건물을 신축해 소유권보존등기를 한 후 여러 사람에게 소유권이 이전되다가 1978년 박씨, 2000년 피고에게 순차적으로 매도됐다. 한편 원고는 1983년 이모씨로부터 토지를 매수해 계속 소유했다. 원고는 피고가 자신의 토지를 권원없이 점유하고 있으므로 건물을 철거하고 점유했던 토지를 인도하면서 토지를 무단으로 사용한 대가를 지불하라며 소송을 냈다. 이에 피고는 점유취득시효가 완성됐으니 토지소유권 이전등기 절차를 이행하라며 반소를 제기했다.
자주점유
점유취득시효
민법제245조
토지소유권취득
자주점유추정
안대용 기자
2015-06-23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행정사건
지자체에 철거·보상금 요구 못해<BR> 창원지법 "독점적·배타적 사용수익권 포기했다고 봐야"
수도관 매설된 토지 소유자, 40여년 동안 이의제기 않았다면
지방자치단체가 수도관 등을 매설했는데도 땅 주인이 40여년 동안 이의를 제기하거나 보상금 등을 요구하지 않았다면, 사용수익권을 포기한 것으로 봐 철거를 요구하거나 토지 이용 보상금을 청구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진주시는 진주시 망경동의 토지 지하에 1969년과 1980년 각각 수도관과 하수관을 매설했다. 1970년에 토지를 취득한 정모(84)씨는 2010년 수도관 등이 매설된 토지의 분할 및 지목변경을 신청했고, 분할된 토지는 도로로 지목이 변경됐다. 진주시는 2011년에도 오수배수를 위한 배수설비연결관을 매설했다. 그러자 정씨는 "진주시는 땅에 매설된 상수도관, 하수도관 등을 철거하라"며 토지인도 소송을 제기했고 1심은 정씨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창원지법 민사2부(재판장 명재권 부장판사)는 지난달 14일 항소심(2013나31711)에서 원심을 취소하고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진주시는 토지 지하에 수도관 등을 매설하고 그 위에 도로포장을 함으로써 토지를 사실상 지배주체로서 점유하고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수도관 등을 철거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정씨가 토지를 취득한 1970년 이후 진주시에게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거나 보상금 등을 요구하지 않은 점, 자발적으로 분할 전 토지 중 사건 토지 부분을 도로로 지목변경을 신청한 점 등으로 볼 때 토지에 대한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사용수익권을 포기했다고 봐야 하므로 진주시에 철거를 요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수도관매설
이의제기
사용수익권포기
사실상지배
진주시
이장호
2014-09-15
기업법무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상사일반
채무자 소유이면 견련관계 없이도 유치권 주장할 수 있는 물건에 포함<BR> 대법원, 원고승소 원심파기… 상인 간 거래에 채권자 두텁게 보호
부동산도 상사유치권의 대상 된다
부동산도 상사유치권의 대상이 되는 '물건'에 포함된다는 첫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채권이 유치되는 물건에 관한 것이어야 한다는 '견련관계(牽連關係)'를 요구하는 민사유치권과는 달리 상사유치권은 채무자 소유의 물건이기만 하면 견련관계 없이도 채권자가 유치권을 주장할 수 있어 상인간의 거래에서는 채권자 보호가 보다 두텁게 이뤄질 전망이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지난달 24일 상도134지역주택조합이 ㈜대명종합건설을 상대로 낸 토지인도 청구소송 상고심(2012다39769)에서 원고승소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상사유치권은 민사유치권의 성립요건을 변경·완화해 채권자보호를 강화함으로써 계속적 신용거래를 원활하고 안전하게 하기 위해 인정되는 법정담보물권으로, 민사유치권과 달리 목적물과 피담보채권 사이의 개별적인 견련관계를 요구하지 않는 대신 유치권의 대상이 되는 물건을 '채무자 소유의 물건'으로 한정하고 있어 이러한 제한이 없는 민사유치권과는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상법 제58조는 민사유치권과 마찬가지로 그 목적물을 동산에 한정하지 않고 '물건 또는 유가증권'으로 규정하고 있는 점에 비춰보면 상사유치권의 대상이 되는 물건에는 부동산도 포함된다고 봐야 한다"며 "상사유치권의 목적물인 물건에 부동산이 포함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피고의 상사유치권 항변을 살피지 않고 배척한 원심은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 동작구 상도동의 8만여㎡ 부지에 공동주택을 건설·분양할 목적으로 설립된 상도134지역주택조합은 2007년 10월 대명종합건설과 아파트 22개동과 복리시설을 신축하는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했다. 조합은 2008년 5월 입주자모집공고 승인을 받고 분양을 시작했으나, 분양실적이 저조해 사업자금을 확보하는 데 차질이 생겼고 대명종합건설은 같은해 12월 공사를 중단했다. 2009년 3월 조합은 아파트 공동주택 공사계약을 해제하고 신규 시공사를 선정하기로 하는 내용의 임시총회를 개최하고 안건을 통과시킨 뒤 대명종합건설을 상대로 토지를 인도해달라고 요구했으나, 거부당하자 소송을 냈다. 1심은 "조합이 사업을 시행하기 위해 공사계약을 맺은 것은 상행위이고, 대명종합건설은 상행위로 인해 발생한 채권을 피담보채권으로 해 토지에 관해 상사유치권을 주장할 수 있다"고 판결했으나, 2심은 "민사유치권과는 달리 피담보채권과 목적물의 견련성을 요건으로 하지 않는 상사유치권을 부동산에도 인정하게 되면 부동산 거래의 안전을 훼손하고 부동산 공시제도의 근간을 뒤흔들게 되므로 상사유치권의 목적물인 물건에는 부동산이 포함되지 않는다"며 원고승소판결했다. 부동산 전문인 정원(38·사법연수원 30기) 법무법인 지평지성 변호사는 "부동산이 상사유치권의 대상이 되는지에 대해 하급심의 의견이 엇갈려왔지만, 대체적으로 소극적인 경향을 보여왔다"며 "그동안 건물 신축공사에서 독립된 건물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공사가 진행되지 않으면 건물에 대한 채권으로 토지에 대해 유치권을 행사할 수 없었는데, 이번 판결로 이런 경우 상사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는 등 상거래에서 채권자 보호가 두터워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공사계약
피담보채권
채권자보호
대명종합건설
상도134지역
상인간거래
상사유치권
좌영길 기자
2013-06-10
부동산·건축
경락시 아닌 가압류시 기준 판단해야<br> 대법원 판례변경, "가압류 기초 이해관계 형성… 관련자들 예측 못할 손해 방지"
강제 경매로 인한 관습상 법정지상권 성립여부는
강제경매로 인한 법정지상권의 성립 여부는 강제경매의 원인이 되는 가압류시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관습상 법정지상권이란 동일인에게 속했던 토지와 건물이 강제경매나 공매 등으로 인해 소유자가 다르게 되더라도 건물 소유자가 토지를 계속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이번 판결로 건물 매수인이 대금을 완납한 때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기존 판례(71다1631 등)는 변경됐다. 가압류가 이뤄지면 가압류에 기초한 이해관계가 형성되므로, 이후에 법정지상권이 생겨 토지소유자 기타 이해관계인들이 예측못한 손해를 입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다. 과거에는 강제경매절차에서 건물 매수인은 매수 당시에 건물과 토지가 동일인에게 속했는지만을 확인하면 됐지만, 이번 판결로 가압류시의 건물과 토지가 동일인 소유인지를 확인하지 않으면 건물을 매수하고도 건물이 철거되는 손해를 입을 수도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양창수 대법관)는 18일 토지 소유권 등기명의자 유모씨가 "토지를 부당하게 사용하고 있으니 건물을 철거해 달라"며 건물 소유자 신모씨를 상대로 낸 토지인도 청구소송 상고심(☞2010다52140)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광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부동산 강제경매절차에서 목적물을 매수한 사람의 법적 지위는 그 절차상 압류의 효력이 발생하는 때를 기준으로 정해진다"며 "강제경매의 목적이 된 토지 또는 그 지상 건물의 소유권이 강제경매로 인해 매수인에게 이전된 경우에 건물의 소유를 위한 관습상 법정지상권이 성립하는가 하는 문제는 그 매수인이 소유권을 취득하는 매각대금의 완납시가 아니라 압류의 효력이 발생하는 때를 기준으로 토지와 지상 건물이 동일인에게 속했는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강제경매개시 결정 이전에 가압류가 있는 경우에는 그 가압류가 강제경매로 인해 본압류로 이행돼 가압류집행이 본집행에 포섭됨으로써 당초 본집행이 있었던 것과 같은 효력이 있다"며 "따라서 경매의 목적이 된 부동산에 대해 가압류가 있고 그것이 본압류로 이행돼 경매절차가 진행된 경우에는 애초 가압류가 효력을 발생하는 때를 기준으로 토지와 그 지상 건물이 동일인에게 속했는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신씨가 매각대금을 완납한 시점을 기준으로 동일인이 이 사건 토지와 지상 건물을 소유했는지 여부를 따져서 건물에 대해 관습상 법정지상권이 성립한다고 판단한 원심은 관습상 법정지상권의 성립시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지적했다. 유씨는 2005년 6월 전남 해남군의 토지 391㎡를 사들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는데, 토지에는 박모씨 소유의 건물이 있었다. 이 건물은 2003년 10월 박씨의 채권자인 황산노업협동조합이 가압류등기를 해 2004년 9월 가압류에 기한 강제경매가 진행됐다. 유씨는 강제경매절차가 진행중이던 2005년 11월 박씨로부터 건물을 사들여 소유권이전등기를 했으나, 2006년 6월 강제경매로 인해 신씨에게 건물이 매각됐고 유씨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는 말소됐다. 유씨는 신씨가 권한없이 자신의 토지를 점유하고 있다며 건물의 철거와 토지 인도를 하라며 소송을 냈으나 신씨는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을 취득했으므로 토지를 점유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1심은 원고승소판결했으나, 2심은 "건물 소유자가 관습상의 법정지상권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강제경매를 위한 압류가 있은 때로부터 계속해서 토지와 건물이 동일 소유자에게 속하는 것을 요하지는 않고, 경락 당시에 동일한 소유자에게 속하면 된다"며 신씨가 건물을 경락받을 당시 유씨가 토지와 건물에 대한 소유권을 모두 가지고 있었으므로 법정지상권이 성립한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강제경매
법정지상권
강제경매절차
관습상법정지상권의성립시기
가압류
좌영길 기자
2012-10-22
부동산·건축
김천지원 "임차인에 불리하다고 볼 수 없는 사정에 해당"
쉽게 철거 할 수 있고 재활용도 가능한 건물, 지상물매수청구권 행사 제한 가능
쉽게 철거할 수 있고 재활용도 가능해 사회경제적으로 큰 손실을 초래하지 않는 건물에 대해선 임차인의 지상물매수청구권을 제한할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김천지원 민사2단독 양진수 판사는 최근 땅주인 A모씨가 "건물을 철거하고 토지를 인도하라"며 임차인 B씨를 상대로 낸 토지인도 등 청구소송(☞2010가단5003)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양 판사는 "임차인의 매수청구권에 관한 민법 제643조는 강행규정이지만 계약체결 경위와 제반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실질적으로 임차인에게 불리하다고 볼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을 인정할 수 있을 때에는 강행규정에 저촉되지 않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며 "A씨와 B씨의 건물철거약정이 실질적으로 B씨에게 불리하다고 볼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B씨의 지상물매수청구권 행사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양 판사는 "B씨의 건물은 쉽게 철거할 수 있는, 불과 4일 만에 건축된 조립식 건물이며, 건물의 소유를 목적으로 한 임대차계약도 아니어서 건물의 철거가 사회경제적으로 큰 손실을 초래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당해 지상물이 임대인이 예상할 수 없을 정도의 고가의 것이면 지상물매수청구권 행사가 제한된다는 대법원 판결(93다34589)에 따라, 건축물대장에 단층창고라고 기재되어 있는 것과는 달리 실질적으로 2층 건물의 형태를 띠고 있는 B씨의 건물은 A씨가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당시 예상할 수 없었을 정도의 고가의 지상물로 보이므로 B씨는 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B씨는 2000년 2월 LPG 충전소용으로 토지를 매수하면서 인근에 있던 A씨의 아버지 소유의 토지도 임대해 그 위에 창고를 신축했다. A씨와 B씨는 기존의 임대차 계약이 만료되자 2005년 4월 다시 계약을 체결하며 '계약만료 30일 이내에 건물을 철거하지 않으면 임대인이 임의로 철거한다'는 내용을 약정했다. 지난해 4월 임대차 계약이 또 만료하자 A씨는 건물의 철거를 요구했고, B씨는 지상물매수청구권을 행사하겠다며 A씨에게 건물 시가 2600여만원을 청구했다.
지상물매수청구권
민법
계약만료
건물철거
임대차계약
2011-11-02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대법원 "상대방에 손해 입히려는 데 목적있다고 볼 수 없어"… 원고 일부승소 원심파기
정당한 권리행사였다면 권리남용 해당안돼
사실상 완공을 눈앞에 둔 해운대의 9층짜리 상가건물이 대법원의 판결로 철거될 처지에 놓였다. 건물에 들어간 공사비가 무려 85억원이 넘지만, 대법원은 권리행사로 인해 상대방이 입게 될 피해액이 훨씬 크더라도 정당한 권리행사를 했다면 권리남용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김능환 대법관)는 송모씨가 J건설사를 상대로 낸 토지인도 청구소송 상고심(☞2009다58173)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전부승소 취지로 최근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권리행사가 권리남용에 해당하려면 주관적으로 그 목적이 상대방에게 고통을 주고 손해를 입히려는 데 있고 본인에겐 아무런 이익이 없어야 하며, 객관적으로는 사회질서에 위반된다고 볼 수 있어야 한다"며 "이에 해당하지 않는 한 비록 권리행사자가 얻는 이익보다 상대방이 잃는 손해가 현저히 크더라도 권리남용이라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피고가 건물에 관한 권리를 S건설사로부터 인수할 당시 토지는 경매 진행 중이었거나 타사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된 후로 피고는 건물이 철거될 수도 있음을 알았고, 위치가 해운대해수욕장 쪽으로 투자가치가 있어 원고가 피고에게 이 토지를 고가에 매각하기 위해 경락받은 것이라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원고가 고도제한으로 건물을 철거하고 지을 수 있는 건물이 지상 6층 이하에 불과하더라도 결코 원고에게 아무런 이익이 없는 경우라고 보기도 어렵고, 원고의 건물철거 등 청구가 오직 피고에게 손해를 입히려는 것으로 보기 힘든 점 등에 비춰 원고의 청구를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J건설은 70억원을 들여 전체 공정의 95%가 완료됐지만 자금난으로 공사가 중단된 부산 해운대구 중동의 9층짜리 상가건물을 2001년12월 인수했다. 이후 J사는 건물에 15억원을 추가로 투입해 마무리작업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그러나 송씨가 건물과 별도로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던 2,215㎡ 규모의 건물부지를 15억원에 낙찰받자 J사는 조정신청을 냈지만 송씨가 제시한 액수는 지나치게 높았다. 이후 송씨는 J사에 건물철거 및 토지인도 청구소송을 냈다. 그러나 1·2심은 "이미 85억여원을 들여 건물 전체공정의 95%가 완료된 상태고, 건물 내 상당수 점포가 이미 분양상태이므로 철거로 많은 분양자들이 손해를 보게되며, 원고가 토지를 경락받을 당시 건물의 존재 및 새로운 건물의 신축이 사실상 불가능함을 알면서 경락받은 점 등을 종합할 때 원고의 청구는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다만 피고는 부동산 점유사용으로 인한 이득액 8,370여만원 및 원고가 피고에게 토지를 인도할 때까지 매달 64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권리남용
완공
해운대
피해액
토지인도
류인하 기자
2010-03-05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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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받은 판결큐레이션
1
[판결] 현대제철 사내하청 근로자 일부 ‘파견 근로’ 인정
판결기사
2024-03-12 18:05
태그 클라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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