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한 회사가 사업 폐지를 위해 근로자를 해고했다면 이는 정리해고가 아니라 통상해고에 해당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따라서 단체협약에 정리해고때 노조와 협의하고 3개월분의 해고수당을 주도록 돼 있더라도 이에 구속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법원 제2부(주심 李揆弘 대법관)는 파산자인 동아건설산업(주)에서 해고된 유모씨 등 9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등 청구소송 상고심(☞2003다7005)에서 회사측의 상고를 받아들여 원고승소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되돌려 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파산관재인이 사업의 폐지를 위해 행하는 해고는 정리해고가 아니라 통상해고"라며 "단체협약에 정리해고에 관해 노동조합과 협의하도록 정해져 있다 하더라도 파산관재인은 이에 구속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기업이 파산선고를 받아 사업폐지를 위해 청산과정에서 근로자를 해고하는 것은 위장폐업이 아닌 한 기업경영의 자유에 속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유씨 등은 회사가 파산선고를 받은 후인 재작년 5월 1개월분의 해고예고수당을 받고 해고되자 단체협약에 "회사가 경영상 또는 불가항력적인 사유로 조합원 감축을 수반하는 제반행위를 할 때는 해당 근로자에게 해고 30일 이전에 통보하고 해고수당으로 평균임금의 3개월분을 지급하며 인원정리방법에 관하여는 노조와 합의하여 시행한다"는 단체협약의 규정에 따라 해고수당 등을 더 받아야 한다며 소송을 내 1·2심에서 승소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