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범일 경우 강도상해죄가 살인죄보다 무거운 형량을 받도록 돼 있는 법률조항은 위헌이라는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26일 부산고법 등이 특정강력범죄의처벌에관한특례법 제3조에 대해 낸 위헌제청사건(2007헌가10, 16)에서 재판관 6:3의 의견으로 위헌결정을 내렸다. 이번 헌재 결정은 특별형법이나 누범규정에 의해 가중처벌하는 경우에도 형벌의 비례를 요구하는 평등원칙 등에 위배돼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법률조항은 강도상해죄 등의 누범자로부터 사회를 방위하고자 하는 동일한 목적을 위해 하나의 범죄행위에 대한 형을 거듭 가중하는 것으로 위 법률조항에 의해 형식적인 누범요건이 존재하기만 하면 특강법 제3조까지 적용해 형법이 정한 7년 이상의 유기징역보다 3배 가까이 가중된 20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할 수 있게 된다”며 “이는 사실상 그 형의 하한이 형법상 유기징역형의 원칙적 상한인 징역15년보다도 더 높게 되는 결과가 돼 형벌 본래의 기능과 목적을 달성함에 있어 필요한 정도를 현저히 일탈해 형벌체계상 지나치게 과중한 형벌을 부과한 것으로 책임과 형벌의 비례를 요구하는 책임원칙에 반한다고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강국·김희옥·이동흡 재판관은 “반인륜적이고 반사회적인 흉악범죄인 특정강력범죄에 대한 가중처벌을 통해 국민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을 보장하는 데 그 입법목적이 있고, 단순한 누범이 아니라 이전의 특정강력범죄로 유죄판결을 받고도 죄질이 중한 같은 특정강력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만 가중처벌을 하고 있다”며 “그와 같은 경우 비난가능성 및 책임이 더 클 뿐만 아니라 범죄예방을 위한 특별한 수단이 요구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법률조항이 지나치게 과중한 형벌을 규정해 위헌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반대의견을 냈다.
특강법은 반인륜적이고 반사회적인 흉악범죄를 처단하기 위해 살인, 납치, 인신매매, 존속살해, 강도상해, 준강도치상, 준강도강간 등의 재범시 그 죄에 정한 형의 배를 선고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90년 제정됐다. 지난해 4월 부산고법은 강도상해죄 등으로 징역3년6월을 선고받고 출소한 뒤 1년만에 야간에 또다시 부녀자를 상대로 한 강도행각을 벌이다 구속돼 1심에서 징역10년을 선고받고 항소한 김모(38)씨 사건에서 특강법 제3조의 내용 중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이하 특가법) 제5조의5, 형법 제377조(강도상해·치상) 관련 부분에 위헌성이 있다며 직권으로 위헌심판을 제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