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회사가 근거가 되는 약관없이 신용카드 이용시 적립해주는 항공사 마일리지를 축소변경한 것은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14부(재판장 이광범 부장판사)는 26일 장진영 변호사가 전 LG카드(현 신한카드)를 상대로 낸 마일리지지급 청구소송 항소심(☞2007나1748)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총 41,530 마일리지를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번 판결은 카드회사가 마일리지 적립 등 부가서비스를 제시해 고객을 모으고 이후에는 그 내용을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축소변경하는 것에 제동을 건 것이다.
LG카드는 개인회원규약(약관) 제24조제3항에 '회원에게 제공되는 보너스 포인트 제공 등 카드관련 제반서비스나 기능은 변경 또는 중단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마일리지 기준변경이 적법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중 장 변호사는 "LG카드가 마일리지 기준을 축소하고 3개월 후 작성된 개인회원규약에 24조3항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LG카드가 약관상 권한도 없이 무작정 마일리지를 축소한 후 나중에 약관을 추가해 소비자와 법원을 속였다"고 주장했고, 이와관련 LG카드는 조항 신설시기 등에 대한 자료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제출을 거부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가 마일리지 적립기준변경의 근거로 제시하는 개인회원규약 제24조제3항은 원고가 신용카드 회원으로 가입계약을 할 당시 존재하지 않아 회원가입계약의 내용으로 될 수 없고, 계약체결 당시 항공마일리지 제공기준 변경가능성에 관해 이를 설명했다던가 이를 변경하고 적용하기에 앞서 원고에 대해 개인회원규약을 제시·설명하고 원고가 그 적용에 동의했다는 점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며 "신용카드 개인회원규약이 계약내용으로 볼 수 없고, 피고에게 이런 마일리지 제공기준 변경에 관한 권한이 미리 유보됐다고 볼 수 없으므로 당초 회원가입계약에 따라 신용카드 사용액 1,000원당 2마일로 계산한 항공마일리지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카드는 'LG트래블카드'를 발급하면서 1,000원당 2마일의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를 지급하기로 했으나 2005년 3월1일 항공사 마일리지 단가인상을 이유로 1,500원당 2마일을 적립하는 것으로 기준을 변경했다. 이에 원고는 당초의 계약내용을 이행하라며 소송을 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약관법은 약관에 포함된 중요내용에 대해 고객에게 쉽게 설명해야 한다"며 설명의무 위반을 들어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