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이 상관의 지시에 불만을 나타내며 욕설이 담긴 뒷담화를 했다면 군형법상 상관모욕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상관모욕 혐의로 기소된 윤모씨에게 금고 4개월의 선고를 유예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20도6537). 선고유예란 경미한 범죄를 저지른 범인에 대해 형의 선고를 유예하고, 2년간 특정한 사고 없이 경과하면 면소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다.
상병이던 윤씨는 2018년 6월 원사 A씨와 일병 B씨가 듣고 있는 가운데 B씨와 대화를 하다 자신의 진급 누락 및 병영생활에 불만을 품고 본부근무대장 C씨와 행정보급관 D씨에 대해 "왜 맨날 우리한테만 지랄이야", "○○ 짜증나네 XX" 등 비속어가 담긴 욕설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에서는 윤씨의 언행이 상관모욕죄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1심은 "윤씨의 말은 상관인 피해자들의 조치에 대한 불만이나 분노의 감정을 저속하게 표현한 것에 불과할 뿐, 피해자들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표현을 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윤씨의 발언은 C씨와 D씨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리는 경멸적 감정을 표현한 것이어서 모욕에 해당한다"며 "그의 발언은 피해자들의 명령이나 조치가 부당하거나 불합리한 조치로서 '지랄'에 해당한다고 평가한 것으로, 이는 군 조직의 질서 및 통수체계 유지에 반하는 발언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금고 4개월의 선고를 유예했다.
대법원도 윤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