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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결기사 수원지방법원 여주지원 2019가합11905

    택시회사가 임금협정 따라 소정 근로시간 개별선택하게 한 경우

    사납금 감소 등 근로자에 유리한 결과 있다면 ‘유효’

    한수현 기자 shhan@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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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택시회사가 임금 협정에 따라 기사들의 소정근로시간을 개별 선택하게 한 경우 그 선택이 사납금 감소 등 근로자에게 유리한 결과를 가져오는 측면이 있다면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수원지법 여주지원 민사1부(재판장 박준석 부장판사)는 A씨 등 택시기사 20명이 택시회사인 B사(소송대리인 이창훈 법무법인 신광 변호사)를 상대로 낸 임금청구소송(2019가합11905)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A씨 등은 2005년 3월부터 현재까지 B사 기사로 일하고 있거나 퇴직한 사람들로, 이들은 운송수입금 중 일정액의 사납금을 회사에 납입하고 나머지 초과운송 수입금은 자신들이 가지며 회사로부터 일정한 고정급을 지급받는 이른바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받아왔다.


    최저임금법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것으로 못 봐


    B사는 2014년 2월 전국택시산업노동조합 경기지역본부 B사분회와 2014년 임금협정을 체결했다. 이 협정에 따르면 1일 근로시간은 배차시간 중 표준근로시간 10시간을 고정시간으로 하고, 노사 간에 합의한 임금협정서에 따른 개별소정시간에서 정한 임금의 어떠한 경우라도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도록 했다. 이후 노조와 B사 사이에 체결된 2016~2019년의 각 임금협정도 표준근로시간만 8시간(2016년)으로 하거나 개별근로계약서(2017년), 근로기준법(2018·2019년)에 준하는 것으로 정했고 나머지는 비슷한 내용으로 구성됐다.

    그런데 A씨 등은 "2.5시간부터 8시간 사이의 소정근로시간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해왔는데, 이는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B사가 근로자들에게 지급할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켜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해 형식적으로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면서 정한 것에 불과해 무효"라며 소송을 냈다.

    최저임금법 제6조 5항은 일반택시운송사업에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는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하도록 하고 있다. 이 조항에 따라 택시회사는 오직 고정급만으로 최저임금 이상의 금액을 기사들에게 지급해야 한다.

    대법원은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택시회사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택시기사들의 소정근로시간만 단축하기로 합의하는 것은 무효로 봐야 한다"고 판시(2016다2451)한 바 있다.


    여주지원

    기사들 패소 판결


    이번 재판부는 "B사는 매년 A씨 등과 근로계약서를 새로 작성하면서 그 연도에 적용될 소정근로시간을 개별적으로 정해왔던 것으로 보이고, 그 과정에서 일률적인 지침이나 지시 등을 통해 A씨 등의 소정근로시간 선택을 실질적으로 강제해 왔다거나 근로자들이 선택한 소정근로시간을 거부했다는 등의 사정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B사 택시운전 근로자들의 소정근로시간 선택권은 실질적으로 보장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2014~2016년에도 3~7명 정도가 소정근로시간을 1일 7시간 혹은 8시간으로 선택한 것에 비춰보면 노조와 B사간의 합의가 최저임금법 적용을 잠탈하기 위해 소정근로시간을 형식적으로 단축하면서 이뤄진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정근로시간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사납금의 감소 등 근로자들에게 오히려 유리한 결과를 가져오는 측면이 있어 보인다"며 "B사가 근로자들의 소정근로시간 선택에 존중해온 것으로 보이는 점 등 제반사정에 비춰 볼 때 B사가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해 노조와 합의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