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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기사
판결요지
판례해설
판례평석
판결전문
군사·병역
[판결] "대통령·정부 정책·성과 옹호 글 게시는 군형법상 금지되는 정치적 의견 공표"
현직 대통령 또는 정부의 특정 정책이나 성과를 지지·옹호하는 글을 게시하는 것은 특정 정치인인 대통령 또는 여당에 대한 지지행위로서 군형법이 금지하는 정치적 의견 공표행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2012년 제18대 대통령 선거 때 국군사이버사령부 소속 군인들을 동원해 당시 여당 후보였던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거나 야당 후보·의원들을 비방하는 내용의 인터넷 댓글을 작성해 게시하도록 한 혐의(군형법상 정치관여 등)로 기소된 이태하(65) 전 국군사이버사령부 심리전단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2017도2741). 국군사이버사령부 소속 530단장으로 복무하던 이 전 단장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직접 또는 부대원들로 하여금 1만2000여 차례에 걸쳐 인터넷 사이트나 SNS에 특정 후보 편향적인 댓글을 게재하는 등 정치적 의견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전 단장은 군 사이버사 댓글 공작 의혹이 불거지자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에 대비해 부대원들에게 노트북 초기화 등을 지시해 증거를 인멸하도록 한 혐의도 받았다. 1심은 공소사실을 전부 유죄로 판단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2심은 이 전 단장의 정치관여 혐의 가운데 일부 댓글 내용이 정치적 중립성을 해하는 의견으로 보기에 명백하지 않다는 등의 이유로 관련 게시글 부분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해 감형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현직 대통령에 대한 지지 의견을 공표하는 것은 그 자체로 특정 정치인에 대한 지지로 구 군형법 제94조에서 금지하는 정치적 의견 공표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게시글의 내용 자체는 객관적인 상황을 설명한 것이라도 그 설명하는 사실관계의 성격, 글의 게시 목적과 동기, 전체적인 맥락 등에 비춰 그 주된 취지가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에 대한 지지 또는 반대라는 정치적 의견을 표현한 것이라면 정치적 의견을 공표하는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심은 각 게시글이 현직 대통령이나 정부의 특정 정책이나 성과를 지지·옹호하는 내용으로 볼만한 사정이 있는지,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을 비판 또는 반대하는 글로 볼만한 사정이 있는지 등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며 "2심이 무죄로 판단한 부분을 파기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군형법이 금지하는 정치적 의견 공표행위의 기준을 제시한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정치적의견공표행위
군사이버사령부
군형법
박수연 기자
2018-06-28
군사·병역
형사일반
[판결](단독) 부대 동료들과 회식하다 폭행당한 뒤 사망했더라도
부사관이 부대 동료들과 회식을 하다 폭행사건으로 사망했다면 직무수행 중 생긴 사고가 아니므로 보훈보상대상자로 인정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소속 부대장이 아닌 부사관 상급자가 주재한 회식은 부대장 또는 소속기관장이 지휘·관리한 행사나 회식이 아니라 사적인 친목도모 모임으로 봐야 한다는 취지다. 육군 모 포병대대 포반장으로 근무하던 부사관 심모씨는 2012년 3월 부사관 민모씨 등 상급자 2명 등 5명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러 갔다. 이 자리에는 민씨의 아내와 자녀도 참석했다. 일행은 저녁식사를 마치고 오후 9시께 당구장에 가서 노래방 비용 내기 당구를 쳤다. 이후 오후 10시 30분께 근처 노래방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들은 술을 마시며 노래를 불렀다. 그러다 사고가 발생했다. 이튿날 오전 0시 10분께 민씨는 심씨를 노래방 밖으로 데리고 나와 업무 관련 이야기를 하다 심씨가 "해 준 것이 뭐가 있느냐"고 반발하자 격분해 주먹으로 심씨의 얼굴을 한대 때렸다. 이 일이 있고 10분쯤 뒤 일행은 자리를 파했고 심씨는 민씨와 다른 상급자 한 명과 집으로 걸어가다 길에서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됐다. 심씨는 같은 날 뇌출혈로 사망했다. 민씨는 상해치사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심씨의 부인 박모씨는 2013년 4월 "남편이 부대 회식에서 사망했다"며 국가유공자 및 보훈보상대상자 등록신청을 했다. 그러나 보훈처는 "직무수행중 사망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거부했다. 박씨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박씨는 2015년 12월 보훈지청에 보훈보상대상자 재등록 신청을 냈고, 비해당 결정을 받자 다시 소송을 냈다. 1심은 박씨의 손을 들어줬다. 1심은 "심씨가 참가한 회식은 상급자의 제의로 최상급자인 민씨와 간부 전원이 참석한 상태에서 이뤄졌고 민씨가 운전해 식당으로 이동하고 그의 제의로 술을 마셨으며, 노래방에서 업무 등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 폭행하기에 이른 점 등을 살펴보면 회식의 전반적인 과정이 최상급자인 민씨의 지휘를 받는 상태에 있었다고 봐야 한다"며 "심씨는 소속 부대장 또는 소속기관장의 지휘·지배·관리하의 사기진작 또는 직장행사 중 사고나 재해로 사망한 사람으로서 보훈보상대상자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2심은 이를 뒤집었다. 2심 재판부는 "민씨는 최선임자이긴 하지만 심씨 소속 부대의 부서장이 아니고 민씨가 부서장으로부터 저녁회식과 당구장 및 노래방 모임에 관한 지휘·관리를 위임받았다는 점을 인정할 자료도 없다"면서 "저녁회식은 부서장에게 보고되지 않은 사적인 친목도모 모임으로 보이고 직무수행 중인 상태라고 보기 어렵다"며 박씨에게 패소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의 판단도 같았다. 대법원 특별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박씨가 전북동부보훈지청장을 상대로 낸 보훈보상대상자 비해당결정 취소소송(2017두65074)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재판부는 "군인 등이 소속 부대의 상관이 주재하거나 지휘·관리한 행사나 회식 중 사망했다 하더라도 그 상관이 '부대장 또는 소속기관장'에 해당한다거나 또는 그로부터 위임을 받아 지휘·지배· 관리한 행사가 아닌 경우에는 보훈보상자법 시행령의 재해사망군경 요건에 해당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저녁회식 및 이어진 당구장과 노래방 모임은 부사관들 사이에 이루어진 직무수행과 관련이 없는 사적인 친목 도모 모임이므로 심씨가 보훈보상자법 시행령에서 정한 직무수행 중 사고나 재해로 사망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상해치사
보훈보상대상
직무수행
폭행
부대
이세현 기자
2018-04-02
군사·병역
민사소송·집행
[판결] '퇴학' 육군3사관생도, "징계절차에 변호사 참여 못해 무효" 주장했지만
동료들에게 폭언을 했다는 등의 이유로 퇴학을 당한 육군3사관학교 생도가 징계절차에 자신의 변호사가 출석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무효를 주장했지만 패소가 확정됐다. 국방부 군인·군무원 징계업무처리 훈령은 징계심의대상자가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생도에게는 육군3사관학교 설치법과 그 시행령이 우선으로 적용된다는 취지다. 대법원 특별3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조모씨가 육군3사관학교장을 상대로 낸 퇴교처분취소소송(2016두33339)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2014년 2월 육군3사관학교에 입학한 조씨는 그해 4월부터 8월까지 동료 생도들과 그 여자친구들에 대해 각종 폭언과 인격모독행위 등을 했다는 이유로 징계절차에 회부돼 2014년 8월 퇴학처분을 받았다. 조씨는 이에 불복해 취소소송을 냈고 법원은 2015년 3월 "징계처분서를 교부하지 않은 하자가 있다"며 "퇴학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육군3사관학교는 절차상 흠결을 보완하기위해 2015년 4월 생도대 훈육위원회 심의를 열었는데 이 회의에 조씨 본인만 참석하고 조씨의 변호사는 출입이 거부됐다. 이후 2015년 5월 학교는 조씨에 대해 다시 퇴학처분을 했고 조씨는 다시 취소소송을 냈다. 1,2심은 "국방부 군인·군무원 징계업무처리 훈령은 징계심의대상자가 변호사 등 대리인을 선임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사관생도에게는육군3사관학교 설치법과 같은 법 시행령, 육군3사관학교 학칙, 사관생도 행정예규 등이 군인사법 및 군인징계령에 앞서 적용된다"며 "이 사건 처분은 군인사법 및 군인징계령에 의한 징계가 아니어서 국방부 군인·군무원 징계업무처리 훈령 제14조가 적용될 여지가 없다"며 조씨에게 패소 판결했다. 대법원이 이번에 조씨의 상고를 기각하면서 판결은 확정됐다.
육군사관학교
변호사
징계
국방부
군인사법
이세현 기자
2018-03-26
군사·병역
행정사건
[판결] '불온서적 지정은 위헌' 헌법소원 낸 법무관 강제전역은 위법
이명박정부 시절 국방부의 '불온서적 지정'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냈다가 강제전역을 당한 전직 군법무관이 대법원 판결을 통해 구제받을 길이 열렸다. 군인이라도 법원이나 헌법재판소 등 사법기관에 법적 판단을 구하는 재판청구권을 당연히 행사할 수 있으며 이를 복종의무 위반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22일 전직 군법무관 지모씨가 국방부 장관과 육군참모총장을 상대로 낸 전역처분 취소소송(2012두26401)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군인복무규율 등이 규정하고 있는 사전 건의 제도의 취지는 위법 또는 오류의 의심이 있는 명령을 받은 부하가 명령 이행 전에 상관에게 명령권자의 과오나 오류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명령의 적법성과 타당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것일 뿐 그것이 군인의 재판청구권 행사에 앞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군내 사전절차로서의 의미를 갖는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상명하복에 의한 지휘통솔 체계의 확립이 필수적인 군의 특수성에 비춰 군인은 상관의 명령에 복종해야 할 복종의무가 있다"며 "따라서 상관의 지시나 명령에 대해 재판청구권을 행사하는 경우 이것이 외견상 복종의무와 충돌하는 모습으로 나타날 수도 있지만, 상관의 지시나 명령 그 자체를 따르지 않는 행위와 상관의 지시나 명령은 준수하면서도 그것이 위법·위헌이라는 이유로 재판청구권을 행사하는 것은 구별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군인이 상관의 지시나 명령에 대해 재판청구권을 행사하는 경우 그것이 위법·위헌인 지시와 명령을 시정하려는데 목적이 있을뿐 군 내부의 상명하복 관계를 파괴하고 명령 불복종 수단으로서 재판청구권의 외형만을 빌리거나 그밖에 다른 불순한 의도가 있지 않다면 정당한 기본권의 행사라 할 것이므로 군인의 복종의무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판결문 보기 그러면서 "이 사건 불온서적 지정 지시는 정신적 자유의 핵심인 학문과 사상의 자유의 기초가 되는 책 읽을 자유를 제한하는 것으로 그 지시의 위헌성에 대한 의심을 가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지씨가 복종의무를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법원이나 헌재에 법적 판단을 구하는 것 자체만으로는 상관의 지시나 명령에 직접 위반되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을뿐만 아니라 종국적으로 사법적 판단에 의해 위법·위헌 여부가 결정되므로 재판청구권 행사가 곧바로 군에 심각한 위해나 혼란을 야기하지도 않는다"면서 "지씨 등 군법무관들이 이 사건 헌법소원을 청구하게 된 경위와 당시의 상황에 비추어 볼 때 이들이 군 복무에 관한 기강을 저해하거나 그 본분에 배치되는 등 군무의 본질을 해치는 특정목적을 위한 집단행위를 한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고 했다. 이같은 다수의견에 대해 고영한·조희대·박상옥·이기택 대법관은 "지씨 등 군법무관들은 이 사건 헌법소원 이전에도 군법무관의 보수와 처우에 관한 다수의 헌법소원을 제기했지만 이에 대해 아무런 사전적·사후적 제재가 없었다"며 "이 사건 징계처분은 군 내부적인 시정노력을 충분히 기울이지 않은 채 다른 법무관들을 규합해 집단으로 지시에 불복종하려는 수단으로 헌법소원 제도를 이용한 것을 징계사유로 삼은 것이므로 정당하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 대법관들은 또 "다수의견과 같이 이 사건 징계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한다면, 앞으로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집단을 이룬 군인들이 재판청구권의 행사라는 명목을 빌려 불순한 의도의 군무 외 집단행위를 하더라도 이를 제재하기 어려워져 국가 안전보장에 위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군인의 재판청구권 행사가 복종의무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기준을 제시했다"며 "또 법령의 규정에 없는 사전건의 절차를 거치치 않은 행위가 징계사유가 될 수 없다고 판단함으로써, 군인이라 하더라도 기본권을 제한하기 위해서는 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른 법률유보원칙이 준수돼야 함을 확인했다"며 판결의 의의를 설명했다. 이 사건은 국방부가 2008년 7월 북한 찬양, 반정부·반미, 반자본주의 서적이라며 장하준 교수의 '나쁜 사마리아인들' 등 23권을 불온서적으로 지정하면서 불거졌다. 이에 지씨 등 군법무관 7명은 같은 해 10월 이 조치가 장병의 행복추구권 등을 침해했다며 헌재에 헌법소원을 냈다. 육군참모총장은 2009년 3월 지씨를 "지휘계통을 통한 건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헌법소원을 냈다"는 등의 이유로 파면했지만, 지씨가 불복해 소송을 냈다. 1·2심은 모두 "파면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그러자 육군참모총장은 2011년 10월 다시 정직 1개월 처분을 내렸고, 국방부는 이 징계를 근거로 2012년 1월 지씨를 강제 전역시켰다. 여기에 불복해 지씨는 두번째 소송을 2012년에 냈다. 헌법소원을 냈다고 해서 군 지휘계통이나 기강을 문란하게 했다고 볼 수 없고, 의견과 주장을 직접 대외에 공표해 군인복무규율을 위반한 사실도 없으므로 부당하다는 취지였다. 1,2심은 "지씨가 상관의 지시,명령에 다른 의견이 있더라도 지휘계통을 통해 건의하는 등 군 내부절차를 거쳐야했는데도, 곧바로 군 외부인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해 군기 및 건의제도에 관한 군인복무규율을 위반했으므로 징계가 정당하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이번 전원합의체 판결문은 대법원 홈페이지(http://www.scourt.go.kr/sjudge/1521699770617_152250.pdf)에서도 전문을 확인할 수 있다.
군인
불온서적
명령
복종의무
이세현 기자
2018-03-22
군사·병역
행정사건
[판결] 군 부대 앞서 1개월간 '장송곡 시위'… "장병에 대한 '폭행' 해당"
군부대 이전에 반발해 부대 앞에서 한달 가까이 장송곡을 시끄럽게 틀어 장병들에게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준 혐의로 기소된 주민들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법원은 의사전달 수단으로서 합리적 범위를 넘어 상대방에게 고통을 줄 의도로 음향을 이용했다면 폭행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관공서 인근 등에서 소음시위를 한 시위대에 상해 혐의를 인정한 판결은 있었지만, 군부대의 경우는 이번 사례가 처음이다. 전주지법 형사4단독 노종찬 부장판사는 최근 공무집행방해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상해 혐의 등으로 기소된 오모(64)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같은 혐의로 기소된 서모(68)씨 등 3명에게는 징역 6~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2014고단770). '35사단 임실 이전 반대투쟁위원회' 관계자인 오씨 등은 육군 제35사단이 전주에서 임실로 이전한 것에 반발해 부대 이전을 시작한 2013년 12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부대 앞에서 44∼74db(데시벨)로 장송곡을 틀어 업무와 훈련을 방해하고 군인 4명에게 스트레스 반응과 이명 등 상해를 입힌 혐의룰 받고 있다. 당시 오씨 등은 2000명이 묵는 막사를 향해 매일 장송곡을 틀었고 부대가 방음벽을 설치하자 확성기를 방음벽 위에 재설치하고 장송곡을 계속 튼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또 2011년 3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6기까지 임실군청 출입문 30m 앞에서 화물차량에 설치된 고성능 확성기를 이용해 72∼81db의 음량으로 반복적으로 장송곡을 틀어 공무를 방해한 혐의도 받고 있다. 재판과정에서 군 측은 "밤낮을 가리지 않는 장송곡 소리에 많은 장병이 잠을 못 이뤘고 일부는 환청에 시달렸다"며 "사격 등 고도의 집중을 요하는 훈련에도 지장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오씨 등은 "소음 기준을 지킨 합법 시위"라며 무죄를 주장했다. 노 부장판사는 "장기간에 걸쳐 고성능 확성기로 장송곡을 튼 행위는 상대방의 청각기관을 직접 자극해 육체·정신적 고통을 주는 유형력의 행사로서 폭행에 해당한다"며 "장병 등이 겪은 급성 스트레스와 이명 등의 질병은 소음 시위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들이 반복적인 소음에 노출된 기간과 시간이 길었다면 급성 스트레스 반응과 이명증상을 발생시키기에 충분해 보인다"며 "집시법상 소음기준을 준수했더라도 일체의 민형사상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고 공무집행방해죄의 성립 여부도 집시법 규제와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위가 합리적 의사전달 행위를 넘어선 점, 발생시킨 소음이 상대방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생각은 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등을 고려하면 공무집행방해와 상해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며 "야간에도 확성기를 통해 주로 장송곡(상여소리)을 반복재생했고 공무집행방해 기간이 길며 이로인해 급성 스트레스 등 피해자들의 정서적 불안이나 정신적 고통이 가중돼 죄질이 좋지 않다"고 판시했다.
공무집행방해
공무집행방해와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공동상해
시위
강한 기자
2018-03-12
군사·병역
형사일반
[판결] 동성(同性) 군인 간 합의된 성관계, 첫 '무죄' 판결
동성(同性) 군인끼리 서로 합의하에 성관계를 가졌다면 처벌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군인간 동성애에 대해 무죄 판결이 내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군형법 제92조의6은 합의 여부에 관계없이 군인이나 군무원 등이 동성간 성교를 한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9단독 양상윤 판사는 22일 다른 부대 소속 장교 B씨와 동성 간 성행위를 한 예비역 중위 A(27)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2017고단3010). 양 판사는 "군형법 조항의 보호법익은 '군이라는 공동사회의 건전한 생활과 군기'라는 사회적 법익"이라며 "이 법률조항을 해석함에 있어서는 이를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당사자들의 자발적 합의에 의한 구강성교, 항문성교 등의 성적 만족 행위는 이같은 보호법익에 위해를 가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특히 군인 사이의 성적 만족 행위가 당사자들의 합의에 의해 은밀하게 행해져 타인의 혐오감을 직접 야기하지 않아 군기나 전투력 보전에 직접적인 위해를 발생할 위험이 없다"고 판시했다. A씨는 2016년 9월~2017년 2월 강원도 철원에 있는 B씨의 독신자 숙소(BOQ) 등에서 구강과 항문을 이용해 여러차례 성행위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가 지난해 6월 만기 전역하면서 사건은 서울북부지법으로 이첩됐다. B씨에 대한 재판은 군사법원에서 진행중이다. 군인권센터(소장 임태훈)는 이날 논평을 내고 "1948년 국방경비대법 등에 계간(鷄姦·동성애)죄가 제정된 이래 동성 군인의 합의된 성관계에 대해 무죄 판결이 나온 것은 처음"이라며 "이번 판결은 피해자에게 단비같은 소식이며 사법정의를 바로세운 역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군형법
동성
군인권센터
왕성민 기자
2018-02-23
군사·병역
행정사건
[판결](단독) “상관비리 제보 이유 징계는 위법”
대대장의 비리를 국민신문고에 제보했다는 이유로 군 당국이 강등과 정직의 징계처분을 내린 것은 위법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재판장 김용철 부장판사)는 강등 처분을 받은 육군 부사관 김모씨와 정직 3개월 처분을 받은 부사관 이모씨 등 2명(소송대리인 이상영 변호사)이 수도방위사령관을 상대로 낸 징계처분 취소소송(2017구합73969)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수방사 화생방대대의 모 중대 행정보급관으로 근무하던 두 사람은 지난해 1월 상관음해 및 복종의무 위반 혐의로 각각 파면과 강등의 징계처분을 받았다. 두 사람이 대대장인 우모씨의 비위 혐의를 국민신문고에 제보한 것이 결정적인 이유였다. 또 두 사람이 전 대대장인 강모씨의 비위 혐의를 감찰에 제보하려했다는 점도 고려됐다. 이 밖에도 김씨는 20만원 상당의 바람막이 한벌과 38만원 상당의 손목시계 등을 받고, 이씨는 부사관들로부터 10만원 상당의 젖병소독기를 받은 혐의도 징계사유에 포함됐다. 김씨 등은 징계처분에 불복해 육군본부에 항고심사를 청구했다. 육군본부 항고심사위원회는 같은해 7월 우씨에 대한 비위사실이 대부분 사실이기 때문에 상관음해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며, 집단행위금지의무 위반과 법령준수의무 위반만 인정해 김씨에게는 강등, 이씨에게는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이에 두 사람은 소송을 냈다. 법원은 이들의 청구를 받아들여 '국민신문고에 상관의 비리를 제보한 행위는 집단행위금지의무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군인에게 금지되는 집단행위는 군무가 아닌 어떤 일을 위해 군인들이 하는 모든 집단행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는 헌법과 군인에게 요구되는 헌법상 의무 및 이를 구체화한 군인복무기본법의 취지, 성실의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금지되는 집단행위는 '공익에 반하는 목적을 위한 행위로서 직무전념의무를 해태하는 등의 영향을 가져오는 집단적 행위'라고 해석된다"고 밝혔다. 이어 "두 사람이 공모해 다른 간부에게 전 대대장의 비위행위를 감찰에 제보할 것을 제의하거나, 부하에게 지시해 우씨에 대한 자료수집 및 보고를 받고 국민권익위에 민원을 제기하는 행위는 군인복무기본법과 육군본부 병영생활규정에서 열거하고 있는 집단행위에 명시적으로 부합하지 않는다"며 "지휘권을 침해하거나 군의 기강을 문란하게 하고 군의 조직 및 단결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행위에 해당할 소지는 있으나, 이 또한 집단행위로서 집단으로 위세를 과시하는 방법으로 의사를 표현하거나 집단적 태업행위 등에 준할 정도의 행위로 집단성이 인정되는 경우여야 하는데, 여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징계 항고심사 결과도 우씨의 비위 혐의가 대부분 사실이거나 부대 내 다수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항을 국민신문고에 민원으로 제기했다는 것"이라며 "이런 행위는 군대 내 부조리 및 상급자의 비위행위 등을 시정하는 순기능을 가지고 있음에도 이를 집단행위로 봐 금지시키는 것은 원고들의 헌법상 청원권 등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선물 수수나 법령준수의무 위반 등의 징계사유는 인정했지만 "주된 징계사유인 집단행위금지의무 위반이 인정되지 않는 점 등을 볼 때 두 사람에 대한 징계 양정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났다"고 했다. 원고들을 대리한 이 변호사는 "군에서 다반사로 일어나는 공익제보자에 대한 보복성 처분이 계속되고, 나아가 동료들과 함께 부조리에 문제의식을 갖는 것을 집단행동의무위반 등으로 본다면 군 조직 내의 자정작용은 원천적으로 막힌다"며 "이것이야말로 군의 적폐라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익제보자
집단행위금지의무
육군
징계
군대
이장호 기자
2018-01-08
군사·병역
[판결] 교관 지적에 "아이씨" 방탄모 내던진 일병… '상관모욕 무죄' 이유보니
창원지법 형사2단독 김양훈 부장판사는 군 복무중 상관모욕 혐의로 기소된 이모(21·변호인 배동환 변호사)씨에게 최근 무죄를 선고했다(2017고단2578). 이씨는 육군 제53보병사단 일병으로 근무하던 지난 5월 사격훈련 도중 사격통제교관인 김모 대위를 모욕한 혐의로 전역 후 불구속 기소됐다. 이씨는 당시 사격장 통제탑에 있던 김 대위로부터 "똑바로 서 있으라"는 지적을 받자 "간부는 소리 질러도 됩니까"라고 큰소리로 대꾸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또 김 대위가 "사격장에서 내려가라"고 지시하자 다른 병사들이 보는 앞에서 "아이씨"라고 말하며 방탄헬멧을 바닥에 내던진 것으로 조사됐다. 군형법 제64조 1항은 상관을 그 면전에서 모욕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원은 이씨의 행동이 상관에 대한 결례 또는 불순한 행동으로는 볼 수 있지만 상관모욕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김 판사는 "군형법상 상관모욕죄의 '모욕'이란 형법상 모욕죄의 '모욕'과 마찬가지로 '사실을 적시하지 아니하고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어떠한 표현이 상대방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것이 아니라면 다소 무례하거나 저속한 방법으로 표시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모욕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상관모욕죄는 상관의 명예 등의 개인적 법익뿐만 아니라 군 조직의 위계질서 및 통수체계 유지도 보호법익으로 삼고 있지만 △교관의 지시에 큰소리로 대꾸한 행위 △교관의 지시를 받은 뒤 '아이씨'라고 말하며 자신의 헬멧을 바닥에 세개 던진 행위 등이 교관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씨는 교관의 면전이 아니라 자신의 화를 이기지 못한 나머지 사격장을 내려가던 중 통제탑 옆 부근에서 자신의 방탄헬멧을 던진 것으로 보이므로 당시 이씨에게 상관모욕의 범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판시했다.
군형법
상관모욕죄
군복무
강한 기자
2017-11-20
군사·병역
[판결] "양심적 병역거부자와 병역의무 이행자가 공존할 수 있는 제도 마련해야"
최근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무죄 선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병역의무를 거부한 혐의로 기소된 신도 2명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정부와 국회에 소수의 양심적 병역거부자와 다수의 병역의무 이행자가 공존할 수 있는 대체복무제 마련을 권고한 판결이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부산지법 형사9단독 이승훈 판사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여호와의 증인' 신도 주모(21)씨와 이모(21)씨에게 14일 각각 무죄를 선고했다(2016고단8059,2016고단7772). 이 판사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절대적이고 진지한 양심과 인격의 명령에 따라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각종 의무를 성실히 수행하지만 집총병역의무만은 도저히 이행할 수 없으니 다른 방법으로 국방의 의무를 이행할 방법을 마련해 달라고 간청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며 "국방의 의무는 총을 드는 병역의무에 한정되지 않고 민주공화국의 참된 가치와 이상을 위해 일정한 역할을 하는 것도 포함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행 병역법은 병역거부자에게 (대체복무제와 같은) 국가에 헌신할 최소한의 전제조건 없이 국가에 헌신할 것만 강요하고 있다"며 "병역법 제88조 1항 본문 중 '정당한 사유'에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포함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하는 한 이는 헌법 제1조 1항에서 정한 민주공화국 원리에 반해 헌법 위반"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절대적이고 진지한 양심과 인격의 명령에 따라 집총병역의무는 도저히 이행할 수 없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는 현재 입영하거나 형사처벌을 감수하는 선택만이 가능한데 어떤 선택 시에도 인간의 존엄성을 보호받지 못하는 결과가 초래된다"며 "총을 드는 병역의무는 이행할 수 없으나 다른 방법으로 국방의 의무를 이행할 의지를 밝힌 채 병역을 거부한 주씨 등은 병역법이 정한 병역 기피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이 판사는 또 양심적 병역거부자와 병역의무 이행자가 공존하는 대체복무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입법부와 행정부에 권고했다. 이 판사는 "대부분 나라에서 사법부를 선출직으로 하지 않는 중요한 이유는 다수결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소수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함"이라며 "사법부는 (단순히) 다수자의 권리를 확인하거나 다수자의 권리를 소수자의 권리와 대체하는 것을 넘어 법치의 혜택을 점점 넓혀가는 역할을 해야한다"고 밝혔다. 이어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위한 대체복무제를 도입하면서 군 복무 여건 개선이나 병역의무자에 대한 제대로 된 보상이 없다면 대한민국을 지키려고 죽음까지 불사하기로 한 다수의 양심적 병역의무 이행자는 상대적인 소외감을 느끼게 될 것"이라며 "반면 소수의 양심적 거부자들에게 대체복부를 허용하지 않고 이들을 형사처벌한다면 소수의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법치의 혜택에서 완전히 배제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입법부와 행정부는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를 마련할 때 △병역의무 이행과의 형평성 확보 △진정한 양심적 병역거부자와 그렇지 않은 자를 가려낼 방안 △대체복무로 인한 병력부족과 안보 악화 우려 해소를 위한 방안 △제대 후의 포괄적이고 합리적인 지원 방안 등에 중점을 두어 다수의 양심적 병역의무 이행자들과 소수의 양심적 병역거부자들 모두에게 법치의 혜탁을 점점 넓혀 가는 제도를 마련해주길 당부한다"고 했다. '여호와의 증인' 신도인 주씨는 2016년 10월 현역병 입영통지서를 수령하고도 입영일까지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같은 신도인 이씨도 지난 2016년 8월 자택에서 통지서를 수령했지만 입영일이 3일 지난 지난 10월 23일까지 입영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병역법 제88조 1항은 현역 입영 또는 소집 통지서를 받은 사람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하지 않거나 소집에 응하지 않으면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여호와의 증인 한국지부에 따르면 2015년부터 현재까지 1,2심 법원이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무죄를 선고한 사례는 52건이다. 이중 올해 무죄가 선고된 건수는 지난 14일 부산지법 판결 2건을 포함해 39건으로 지난해 7건에 비해 5.5배 증가했다.
병역법
여호와의증인
대체복무
병역의무
양심적병역거부
강한 기자
2017-11-15
군사·병역
[판결](단독) GOP근무 중 자살 군인… ‘보험금’ 엇갈린 판결
최전방 감시 초소인 GOP(일반전초)에서 근무 중 자살한 군인의 유족이 보험사를 상대로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내 1심에서 승소했지만 항소심에서 패소했다. '자살이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상태에서 이뤄졌는지'에 대한 판단이 엇갈렸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부(재판장 김현룡 부장판사)는 사망한 김모(당시 21세)씨의 부모가 동양생명보험(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세종)을 상대로 낸 보험금청구소송(2016나85257)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피보험자가 자살한 경우 그것이 정신질환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사망의 결과를 발생케 한 때에 해당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보험사는 면책된다"고 밝혔다. 이어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의 자살에 해당된다고 보기 위해서는 심한 스트레스나 절망적 심리 상태만이 아니라 의사결정 능력이 상실됐다고 할 정도의 정신의학적 상태에 이르렀음이 입증돼야만 한다"며 "연대장이 순찰을 올 것이라는 통보가 병사의 입장에서 경계근무에 관한 긴장의 정도를 높일 수는 있더라도 병사로 하여금 자유로운 의사결정 능력을 상실케하고 자살에 이르게 할 정도의 사유였다고 볼 만한 사정에 관한 입증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입대 전이나 이후에도 정신질환과 관련해 치료를 받거나 상담을 받은 자료가 없다"며 "김씨의 사망은 보험계약의 재해사망특약에 해당하는 보험사고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2012년 육군에 입대한 김씨는 강원도 철원 모 사단 GOP에서 근무하다 2013년 3월 머리 부분에 총상을 입고 숨졌다. 국방부 조사본부는 김씨의 사망을 자살로 결론 내렸다. 김씨의 부모는 2015년 3월 "아들이 선임병으로부터 가혹행위를 당해왔고 사망 당일 연대장 순찰을 앞두고 철책 근무에 대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만큼 '재해'에 해당한다"며 보험금 지급을 청구했다. 하지만, 동양생명보험은 "재해사망 보험금 지급 사유에 해당하려면 우발적인 외래 사고로 사망한 경우여야 한다"며 거부했다. 앞서 1심은 지난해 12월 "1억원을 지급하라"며 유족 측의 손을 들어줬다(2015가단5064592). 당시 재판부는 "김씨는 열악한 환경에서 GOP 경계근무를 했고 그 과정에서 간부와 선임병들로부터 20여 차례에 걸쳐 질책과 폭언, 욕설, 강요행위를 당했다"며 "김씨의 자살은 선임병들의 욕설 등에 따른 외래적 요인이 직접적 원인이 되어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일어난 우발적인 사고로 '재해'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또 "김씨가 근무장소에서 산비탈로 이동한 것은 평소 지속적 심리 위축 상태에서 연대장 순찰이라는 더욱 긴장되는 근무일정을 앞두고 극도의 스트레스 상황에 빠지면서 방해받지 않고 자해할 수 있는 장소로 자연스럽게 옮겨간 것으로 봐야 한다"며 "극심한 스트레스 상태의 연장선상 속에서 한 일련의 행위였다"고 판단했다.
군인 재해
자살
GOP
이순규 기자
2017-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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