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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대출 대가로 주식 취득 권리… 대부업법상 이자 해당"
금융기관이 대출 과정에서 차주(借主) 또는 차주의 특수관계인으로부터 대출에 대한 대가로 주식매매예약완결권을 취득하기로 약정했다면 이는 대부업법상 이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으므로, 다른 이자와 합산해 대부업법상 최고 이자율(연 24%)을 초과한다면 초과 부분의 주식매매예약완결권 취득 약정은 무효라는 판결이 나왔다. 일부 금융기관이 PF 자금 등을 대출해주면서 대부업법상 최고이자율 제한을 회피하기 위해 차주인 대주주로부터 회사 주식을 저가로 취득할 수 있는 권리를 챙기는 관행에 제동을 건 것이다. 서울고법 민사16부(재판장 차문호 부장판사)는 지난달 31일 미래에셋증권이 A사 등을 상대로 낸 위약벌 소송(2021나2030519)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1심을 뒤집고 원고패소 판결했다. A사는 물류창고 신축사업을 추진하면서 부지 매입과 사업 추진을 위해 필요한 자금을 대출 받다가 2019년 자금 압박에 시달리자 기존 금융권 대출금 및 사채대금 상환 등을 위한 비용 마련을 위해 추가 차입을 추진했다. 이후 A사는 B금융기관으로부터 90억원을 연 7% 이자로 대출받기로 한 상황에서 미래에셋증권으로부터 추가 필요자금 20억원을 8개월간 대출 받았다. 미래에셋증권은 A사에 대한 대출 과정에서 이자를 10%로 약정한 것 외에도 △대출취급 수수료로 1억원 수령 △금융자문계약 수수료로 1억원 수령 △A사 실질 사주인 C씨로부터 A사 주식의 약 20% 또는 80억원을 우선 배당받을 수 있는 우선주를 200만원 가량에 매수할 수 있는 예약완결권을 취득하기로 약정했다. 변제기인 2020년 7월이 도래하자 미래에셋증권은 A사에 대출원리금 상환을 요구하면서 80억원을 우선 배당받을 수 있는 우선주를 200만원 가량에 매수할 수 있도록 정한 주식매매예약완결권을 행사하고자 대출금 상환일로부터 5영업일 이내에 이 우선주를 매도할 것을 통지했다. 이에 A사는 B금융기관 등 4개사로부터 120억원을 대출받아 B금융기관의 채권원리금을 변제하고, 이와 함께 미래에셋증권에 대출원리금 변제 명목으로 22억여원(원금+이자+금융자문수수료)을 지급했다. 그러나 A사 등은 "주식매매예약완결권 부여는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상 제한이자인 연 24%를 초과한 것으로 무효"라는 등의 이유로 미래에셋증권의 예약완결권 행사를 거부했다. 그러자 미래에셋증권은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위약벌 80억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대부업법 제15조 1항이 여신금융기관으로 하여금 법령이 정한 이자율을 초과한 이자의 수령을 금지하는 것은 금융이용자를 보호하고 국민의 경제생활 안정에 이바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대부와 관련해 대부업자가 받는 것을 모두 이자로 보는 이유는 사례금이나 수수료 등 이자가 아닌 명칭을 사용해 금전을 징수함으로써 대부업법이 정한 이자 제한을 잠탈하는 탈법행위를 하는 것을 방지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나아가 금전 형태로 제공되는 것 외에 '금전적 가치가 있는 각종 경제적 이익'도 포함되고, 금전대차와 관련한 대가라면 그 제공 명의자가 차주가 아닌 제3자의 형식을 취하고 있더라도 대부업법에서 말하는 이자에 포함된다"며 "주식매매예약완결권은 대출에 대한 대로 지급된 것으로서 금전적 가치가 있는 경제적 이익이기 때문에 이자로 간주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래에셋이 수령한 이자와 대출취급수수료, 금융자문수수료만으로도 대부업법상 최고 이자율을 초과하므로 주식매매예약완결권을 받기로 한 약정은 대부업법을 위반해 무효"라며 "그 의무 위반을 이유로 한 위약벌은 청구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주식매매예약완결권
위약벌
대출
한수현 기자
2022-04-05
금융·보험
행정사건
[판결] '2000억대 피해' 고섬 거래정지 사태, 국내 상장주관사에 과징금 처분 "정당"
지난 2011년 투자자들에게 2000억원대 손실을 안긴 중국 섬유회사 고섬의 국내 증권시장 거래정지 사태와 관련해 금융위가 국내 상장주관사에 수십억원의 과징금 부과 처분을 내린 것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3부(재판장 함상훈 부장판사)는 대우증권(현 미래에셋증권)이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낸 과징금 부과처분 취소소송(2020누40923)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고섬은 2010년 5월 당시 대우증권과 국내 유가증권시장 상장에 관한 대표주관계약을 체결했고, 이 계약에 따라 대우증권은 고섬이 대한민국에서 발행하는 증권의 60%를 인수한 대표주관회사가 됐다. 이후 고섬은 2011년 1월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으나 두 달만에 거래가 정지됐고, 2013년 10월 상장폐지됐다. 당시 고섬은 국내 증시에서 주당 모집가액 7000원에 3000만 주가 공모돼 2100억원의 공모 자금을 취득했다. 한편, 상장 당일 주가는 시가(始價) 6300원, 종가(終價) 5900원이었고, 고섬의 상장으로 대우증권은 116억원의 수수료를 받았다. 그런데 금융위원회 조사 결과, 2010년 9월말 기준 총자산의 31.6%에 해당하는 고섬의 중요 자산항목이자 주요 투자위험요소인 현금 및 현금성자산에 대한 확인절차(예금통장, 예금조회서 등 증빙서류 확인)를 수행하지 않는 등 대표주관회사로서 현저히 부실한 실사를 함으로써 금융위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상 중요사항의 거짓 기재를 방지하지 않았다는 사실 등이 드러났다. 이에 금융위는 고섬 사태에 대한 대우증권의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보고 2013년 10월 과징금 20억원을 부과했다. 이에 반발한 대우증권은 "인수인이 발행인의 거짓 기재 또는 기재 누락을 방지하지 못한 것에 대해선 과징금부과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며 소송을 냈다. 1,2심은 "여러 사정들에 비춰보면 대우증권이 현금 및 현금성자산 기재가 허위라는 점을 알지 못한 것 등에 관해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금융위의 과징금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상장주관사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대법원은 2020년 5월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았다"며 원고승소 취지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당시 "대표주관회사에게 합리적으로 기대되는 직무를 수행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상당한 주의를 다했다고 인정하기 어려워 보이고, 상당한 주의를 다했더라도 허위기재 사실을 알 수 없었다는 사정이 존재한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대우증권이 이례적으로 실무규정을 간과하고 고섬의 증권 상장을 서둘렀음에도 원심은 그 이유가 무엇인지에 관해 별다른 심리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번 파기환송심 재판부도 대법원 판결과 같은 취지로 금융위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고섬은 2010년 9월말 기준으로 총자산의 31.6%를 현금 및 현금성자산으로 보유해 통상의 상장회사에 비해 그 비중이 비정상적으로 과다한 상황이었다"며 "만일 이러한 자산 구성이 사실이라면 대한민국에서 추가로 거액의 자금을 모집할 이유가 있었는지 합리적으로 의심할 필요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우증권은 2010년 12월 고섬 IPO 총액인수 심사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재무 리스크 요인으로 '중국 기업의 상장이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으나, 회계제도나 기업투명성 및 지배구조 측면에서 이를 우려하는 시작이 존재함'이라고 분석했다"며 "대우증권은 고섬이 제시한 자금의 용도나 규모, 보유하고 있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타당한지에 관한 위험신호를 감지하지 않은 채 그 실재 여부에 관해 은행에 조회 또는 예금통장 사본을 확인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우증권에게는 위반행위에 대한 고의가 없다는 이유로 기본부과율을 감경 받은 점 등에 비춰 볼 때, 더 이상 과징금의 감경사유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위의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해 위법하게 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한편, 대우증권과 공동으로 상장 주관을 맡았던 한화투자증권 역시 금융위를 상대로 별도 소송을 제기해 현재 서울고법에서 파기환송심이 진행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도 1·2심에서 승소했으나 대법원은 2020년 2월 원고패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고섬
미래에셋
증권
상장폐지
한수현 기자
2022-04-04
금융·보험
민사일반
[판결](단독) ‘허위·과장 입원치료’ 보험사기 부부
병원에 장기입원하는 방식으로 보험사기를 친 부부가 보험사에 민사상 손해배상금도 물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68단독 박진수 부장판사는 A보험사가 B씨 부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1가단5013106)에서 최근 "B씨는 900여만원, 남편 C씨는 1600여만원을 흥국생명보험에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보험사기 피해 따른 손배청구권은 상사 아닌 민사소멸시효 10년 적용 B씨 부부는 2006~2009년까지 자신들을 피보험자로 하여 A보험사 등 여러 보험회사의 보장성 보험에 가입했다. 이후 B씨 부부는 2008~2013년까지 각종 디스크 질환 증세를 이유로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A보험사에서 각각 1400여만원과 2700여만원을 보험금으로 지급받았다. 하지만 이들은 통원치료로 충분한 데도 장기간 입원치료를 받고, 마치 적정한 입원치료를 받은 것처럼 보험사들을 속여 보험금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됐고, 2020년 11월 각각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수사기관에 따르면, B씨의 적정입원 일수는 48일, C씨는 107일로 나타났지만, 각각 402일과 734일간 입원치료를 받은 것처럼 보험금을 청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A보험사는 소송을 냈다. B씨 부부는 "원고의 청구권은 상법 제64조의 유추적용에 따라 5년의 상사시효가 적용된다"며 "이 사건 보험금은 이미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맞섰다. 서울중앙지법 보험사 승소판결 박 부장판사는 "부정취득 목적으로 체결된 보험계약이 선량한 풍속 또는 사회질서에 반하는 행위로서 무효인 경우, 보험자의 보험금에 대한 부당이득반환 청구권에 대해서는 상법 제64조의 유추적용으로 5년의 상사시효가 적용되지만, 해당 법리가 보험사기에 따른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권에 대해서도 적용된다고 볼 수는 없다"며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에 대해서는 민법 제766조에서 정한 소멸시효 기간이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또 "원고가 피고들의 불법행위일로부터 10년이 지나 청구를 했다거나 그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이 지나 청구를 했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고, 오히려 피고들은 2014년 8월 보험사기를 이유로 기소됐다"며 "원고는 이듬해 5월 해당 형사사건에서 피고들을 상대로 배상명령 신청을 했다가 손해범위 불분명 등을 이유로 각하됐고, 그 직후 이 사건 소를 제기해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고들이 허위 또는 과장입원에 따른 입원의료비를 청구해 원고로부터 적정입원 일수를 초과해 입원의료비를 지급받은 것은 고의에 따른 기망적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며 "피고들은 원고에게 해당 보험금으로 지급받은 금액 중 적정입원 일수를 초과하는 범위에 대한 보험금 상당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보험사기
소멸시효
보험금
이용경 기자
2022-04-04
금융·보험
형사일반
[판결] '배당오류 유령주식' 팔아치운 삼성증권 직원들, 집유·벌금형 확정
'삼성증권 배당오류 사태' 당시 잘못 입고된 '유령주식'을 팔아치워 시장에 혼란을 끼쳤던 삼성증권 전 직원들에게 집행유예와 벌금형이 선고됐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31일 자본시장법 위반, 컴퓨터 등 사용 사기, 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된 구모씨 등 삼성증권 전·현직 직원 8명에게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0도11566). 삼성증권은 2018년 4월 6일 우리사주 소유자들에게 주당 1000원의 현금배당 대신 1000주를 잘못 배당해 실제 발행되지 않은 주식 총 28억주(株)를 직원들 계좌로 입고했다. 당시 삼성증권 직원 16명은 자신들 계좌로 잘못 배당된 주식 501만 주를 시장에서 매도해 '모럴해저드(Moral Hazard)'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또 다른 직원 5명도 주식을 매도하려 시도했지만 실제 거래가 이뤄지진 않았다. 금융감독원은 이러한 '유령주식'을 팔거나 주문을 낸 삼성증권 직원 21명을 인지해 배임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전 삼성증권 과장인 구씨 등 3명을 구속기소 하고, 이모 주임 등 5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구씨 등 구속기소된 3명은 적게는 205억원, 많게는 511억원 상당의 주식을 2∼14차례에 걸쳐 분할 매도한 혐의를 받았다. 이들은 변동성 완화장치(VI)가 발동됐음에도 추가로 주식을 팔아치우는 등 고의성이 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구씨와 같은 팀 직원 4명은 회의실에 모여 서로 정보를 공유하며 주식을 매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구속 기소된 5명도 적게는 3억에서 많게는 279억원 상당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이들은 1∼2회에 걸쳐 시장가로 주식을 처분했으며 메신저 대화 내용을 분석한 결과 주식이 잘못 입고된 사실을 알고도 이런 행동을 저질렀던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구씨와 최모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지모씨와 이모씨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정모씨 등 4명에게는 벌금 1000~2000만원이 선고됐다. 2심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받은 4명에 대해 1심 형량을 유지하되 각 1000만~2000만원의 벌금형을 추가했다. 나머지 피고인 4명에 대해선 1000만~2000만원의 벌금형을 내린 원심을 유지했다. 대법원도 이같은 원심을 확정했다.
삼성증권
배임
배당오류
박수연 기자
2022-03-31
금융·보험
형사일반
[판결] 돈 빌리면서 담보로 제공했던 주식 제3자에게 양도했더라도…
채무자가 상환기일까지 원금을 갖지 못한 상태에서 담보로 제공한 주식을 다른 채권자에게 양도했더라도 이를 곧바로 사기로 볼 수는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최근 배임(인정된 죄명 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1도4477). A씨는 2016년 2월 B씨로부터 5000만원을 빌리면서 자신이 소유하고 있던 모 주식회사의 주식 1만2500주를 B씨에게 담보로 제공했다. A씨는 원리금을 상환기일까지 변제하지 못하면 주식 소유권을 B씨에게 넘기기로 하는 금전소비대차 및 주식담보계약도 체결했다. 그런데 A씨는 상환기일까지 원금을 갚지 못했음에도 2016년 7월 주식을 다른 채권자에게 양도하고 명의개서까지 마쳐 B씨에게 손해를 끼친 혐의(주위적 공소사실 배임)로 기소됐다. 아울러 A씨는 갚을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B씨로부터 돈을 빌린 혐의(예비적 공소사실 사기)도 받았다. 1심은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담보권자인 피해자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지 않으므로 형법상 배임죄를 구성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A씨가 돈을 빌릴 당시 충분한 담보를 제공한 것으로 봄이 상당해 돈을 갚을 의사나 능력이 없다는 점이 합리적으로 의심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입증됐다고 보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검찰은 예비적 공소사실인 사기 혐의에 대해 1심이 무죄로 판단한 부분에 불복해 항소했고, 2심은 사기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2심은 "A씨가 피해자에게 담보 목적으로 주식 1만2500주를 양도했더라도 회사에 그 양도사실을 통지하는 등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오히려 제3자에게 이중양도했기에 충분한 담보를 제공했다고 볼 수 없다"면서 "피해자로부터 돈을 빌릴 당시 A씨는 이미 채무초과 상태로 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며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차용 당시 A씨에게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원심을 파기했다. 재판부는 "A씨가 5000만원을 차용하기 전에 회계법인이 해당 주식의 가치를 평가한 결과에 의하면 A씨가 양도담보로 제공한 1만2500주의 가액 합계가 차용금 5000만원을 초과하고, 피해자도 해당 주식의 담보가치를 인정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여, 차용 당시 1만2500주의 가액 합계가 차용금 채무 5000만원을 담보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 이외의 제3자에 대해 주권발행 전 주식의 양도사실을 대항하기 위해서는 지명채권 양도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확정일자 있는 증서에 의한 양도통지 또는 회사의 승낙 요건을 갖춰야 하지만, 회사 성립 후 또는 신주 납입기간 후 6개월이 지나도록 주권이 발행되지 않아 주권 없이 채권담보를 목적으로 체결된 주식양도계약은 바로 주식양도담보의 효력이 생기고 양도담보권자가 대외적으로 주식의 소유자가 된다"면서 "따라서 A씨가 피해자에게 주식을 유효하게 양도담보로 제공한 이상 회사에 양도사실을 통지하는 등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거나 사후적으로 제3자에게 이중양도했다는 사정만으로 충분한 담보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심 판결 중 예비적 공소사실 부분은 파기돼야 하는데, 파기 부분과 동일체 관계에 있는 주위적 공소사실도 함께 파기돼야 하므로, 결국 원심 판결 전부가 파기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담보
주식
양도
박수연 기자
2022-03-25
금융·보험
민사일반
[판결](단독) 보험계약 무효 됐다면 수익자가 받은 보험금도 반환해야
보험계약이 무효가 됐다면 계약자로서 받은 돈 뿐만 아니라 수익자 지위에서 받은 보험금도 모두 보험사에 돌려줘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KB손해보험이 이모씨를 상대로 낸 계약무효확인소송(2016다255125)에서 원고일부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최근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보험계약자가 다수의 보험계약을 통해 보험금을 부정취득할 목적으로 보험계약을 체결한 경우, 보험계약을 악용해 부정한 이득을 얻고자 하는 사행심을 조장함으로써 사회적 상당성을 일탈하게 될 뿐만 아니라, 합리적인 위험의 분산이라는 보험제도의 목적을 해치고 위험발생의 우발성을 파괴하며 다수의 선량한 보험가입자들의 희생을 초래하여 보험제도의 근간을 해치게 되므로 이 같은 보험계약은 민법 제103조 소정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해 무효"라며 "보험계약자가 그 보험금을 부정취득할 목적으로 다수의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는지에 관해서는 이를 직접적으로 인정할 증거가 없더라도, 보험계약자의 직업 및 재산상태, 다수의 보험계약의 체결 경위, 보험계약의 규모, 보험계약 체결 후의 정황 등 제반 사정에 기해 그와 같은 목적을 추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보험계약자가 타인의 생활상의 부양이나 경제적 지원을 목적으로 보험자와 사이에 타인을 보험수익자로 하는 생명보험이나 상해보험 계약을 체결해 보험수익자가 보험금 청구권을 취득한 경우, 보험자의 보험수익자에 대한 급부는 보험수익자에 대한 보험자 자신의 고유한 채무를 이행한 것"이라며 "따라서 보험자는 보험계약이 무효이거나 해제됐다는 것을 이유로 보험수익자를 상대로 급부 반환을 구할 수 있고, 이는 타인을 위한 생명보험이나 상해보험이 제3자를 위한 계약의 성질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달리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험사는 이씨가 보험수익자의 지위에서 받은 222만원에 대해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없다고 본 원심 판단에는 타인을 위한 보험계약이 무효가 된 경우의 부당이득반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원고 일부패소 원심 파기 이씨와 이씨의 가족들은 2010년 2월부터 1년간 간병보험 등 보장내용이 유사한 47개의 보험에 가입했다. 이씨는 2010년 4월 허리뼈 염좌 등으로 15일 입원한 것을 시작으로 2010년 4월부터 2014년 5월까지 수차례 입원치료를 받으며 KB손해보험으로부터 총 1037만원의 보험금을 받았다. KB손해보험은 "이씨가 다수의 보험계약을 통해 보험금을 부정취득하기 위해 보험을 체결했으므로 보험계약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해 무효"라면서 보험계약 무효와 이미 지급한 1037만원의 반환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1심은 원고승소 판결했다. 2심도 보험계약이 무효라고 판단했지만 "보험계약자와 보험수익자가 다른 타인을 위한 보험계약은 제3자를 위한 계약의 일종이므로, 계약 무효로 인한 부당이득을 원인으로 제3자를 상대로 그 반환을 구할 수 없다"면서 "보험계약자가 이씨의 배우자에서 이씨로 변경된 일부 보험의 경우, 이중 이씨가 계약자가 아닌 수익자로서 받은 보험금 222만원은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할 수 없다"며 1037만원에서 222만원을 뺀 815만원만 돌려주라고 판결했다.
보험계약
수익자
보험금
보험사
계약자
계약무효확인소송
이세현 기자
2018-10-22
금융·보험
민사일반
[판결] 신용불량 아들, '카카오뱅크 비대면인증' 통해 아버지 몰래 대출 받았다면
신용불량자 아들이 아버지의 명의로 된 휴대전화를 이용해 아버지 몰래 아버지 이름으로 인터넷 전문은행인 한국카카오은행(카카오뱅크)에서 대출을 받았더라도 법령이 규정한 본인확인조치를 다했다면 카카오뱅크 측에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따라서 대출명의인인 부친이 돈을 갚아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6단독 김상근 판사는 A씨가 카카오뱅크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확인소송(2017가단112162)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A씨는 신용불량자인 아들 B씨(26)를 위해 자신의 명의로 휴대전화를 개통해 사용하게 해줬다. 그런데 아들 B씨는 아버지 명의로 된 휴대전화를 이용해 지난해 9월 카카오은행에 비대면 방식으로 아버지 명의로 회원가입과 요구불 예금계좌 개설을 한 다음 200만원을 대출받았다. 카카오뱅크는 △본인 명의 휴대전화 △신분증 사진 촬영 및 전자적 방법에 의한 촬영된 신분증 사본의 제출 △일정기간 이전에 고객 명의로 개설된 다른 은행 예금계좌를 통한 확인 등 3가지 본인 확인 수단을 거쳐 거래를 승인하고 있다. B씨는 자신의 휴대폰이 아버지 A씨의 명의로 되어 있던 점과 A씨의 주민등록증 원본을 촬영한 사진 파일을 전송하는 방식으로 두가지 절차를 통과했다. 이후 다른 은행 기존계좌를 확인하는 절차도 아버지에게 용도를 숨기고 A씨의 다른 은행 계좌로 1원이 입금되면서 표시된 인증단어가 무엇인지 물어 확인한 다음 이를 입력하는 방법으로 통과했다. 뒤늦게 아들의 대출 사실을 알게 된 A씨는 "비대면 방식의 전자금융거래를 하는 경우에는 제3자에 의한 악용의 여지가 있기에 금융거래 명의자 본인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기 위해 본인확인을 할 의무가 있다"며 "카카오뱅크는 영상통화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 다른 은행 기존 계좌를 통한 본인 확인 방법을 사용해 비대면 실명확인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기에 대출약정으로 인한 채무를 부담할 수 없다"며 지난해 소송을 냈다. 그러나 법원은 카카오은행의 손을 들어줬다. 김 판사는 "전자문서 및 전자금융거래를 규율하는 관련 법률의 규정 내용과 입법취지와 목적, 피해자 보호의 필요성 등을 고려하면 비대면 방식의 전자금융거래를 하려는 전자금융업자로서는 관련 법령에서 규정하고 있는 방식에 따라 본인확인조치를 다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전자문서법에 따라 '수신된 전자문서가 작성자 또는 그 대리인의 의사에 기한 것이라고 믿을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는 자에 의해 송신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하고 이때 전자문서에 의한 거래에 따른 법률효과는 명의인에게 유효하게 귀속된다"고 밝혔다. 이어 "카카오뱅크로서는 비대면 전자금융거래에서 전자금융업자가 취해야 할 실명확인방식 중 세 가지를 사용했으므로 본인 확인조치 의무를 다 이행했다"며 "오히려 다른 금융기관에 개설된 기존계좌를 이용한 본인 확인 방식과 관련해 A씨는 아들에게 중요한 본인 확인 수단인 '접근 매체'에 해당하는 인증단어를 확인하고 알려줌으로써 '접근 매체'에 대한 정보를 스스로 유출해 대출약정 거래가 이뤄지도록 한 잘못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카카오뱅크는 관련 법령에 의해 규정된 본인 확인 절차를 거쳐 이 사건 대출약정 거래신청서에 된 의사표시를 A씨의 것으로 신뢰해 이를 승낙하고 대출계약을 체결한 이상 그 법률효과는 계약 명의자인 A씨에게 미친다"고 판시했다.
명의
대출
카카오뱅크
신용불량자
채무부존재확인소송
박수연 기자
2018-08-20
금융·보험
민사일반
[판결](단독) 유증에 따른 생명보험 상품 계약자 변경은…
약관상 보험사의 승낙이 있어야만 보험계약자를 변경할 수 있는 생명보험상품의 경우 보험계약자가 보험사의 승낙 없이 일방적인 의사표시로 보험계약상 지위를 이전할 수 없고 이는 유증에 의한 경우라도 마찬가지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A,B씨의 아버지 C씨는 2012년 11월 AIA생명과 연금보험계약 2개를 체결하면서 보험료 6억9400만원과 4억9600만원을 일시불로 납부했다. 두 연금보험은 각각의 상품 피보험자인 A씨가 만 50세, B씨가 만 49세까지 생존하면 C씨가 매월 일정액의 연금을 받고, 만약 피보험자가 사망할 경우 법정상속인에게 5000만~7000만원 및 사망당시 연금계약 책임준비금을 지급하는 내용이었다. 이 상품 약관에는 계약자 지위 변경의 경우 보험사의 승낙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있었다. 그런데 C씨가 2014년 2월 사망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C씨가 남긴 유언공정증서에는 각 연금보험금을 자녀인 A씨와 B씨에게 유증한다는 내용과 함께 보험이름과 보험증권번호 등이 적혀 있었다. 이에 A씨 등은 AIA 측에 연금보험 계약자를 자신들로 바꿔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AIA는 이를 거부하고 두 사람에게 매월 연금보험금만 지급했다. 이에 반발한 A씨 등은 계약자를 바꿔달라며 소송을 냈다. 1심은 "C씨가 보험금이 아닌 연금보험 자체를 이전하려는 의사를 가지고 있었다고 봐야 한다"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그러나 2심은 "유증의 자유나 재산처분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일반적인 계약인수와 달리 유증에 의한 경우에만 보험계약의 상대방인 보험자의 동의나 승낙이 필요하지 않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면서 1심을 취소하고 보험사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A씨 등 2명이 "연금보험의 계약자 지위를 확인해달라"며 AIA를 상대로 낸 보험금청구소송(2017다235647)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재판부는 "보험계약자의 지위 변경은 피보험자, 보험수익자 사이의 이해관계나 보험사고 위험의 재평가, 보험계약의 유지 여부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따라서 생명보험계약에서 보험계약자의 지위를 변경하는데 보험자의 승낙이 필요하다고 정하고 있는 경우, 보험계약자가 보험자의 승낙이 없는데도 일방적인 의사표시만으로 보험계약상의 지위를 이전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유증은 유언으로 수증자에게 일정한 재산을 무상으로 주기로 하는 단독행위이지만, 유증에 따라 보험계약자의 지위를 이전하는 데에는 보험자의 승낙이 필요하다고 보아야 한다"며 "보험계약자가 보험계약에 따른 보험료를 전액 지급해 보험료 지급이 문제되지 않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유언공정증서에는 유증의 대상이 '무배당 AIA 즉시 연금보험금'이라고 기재돼 있는데, '연금보험금'과 '보험계약자의 지위' 자체는 엄연히 구분되는 것이어서 연금보험금을 연금보험계약의 계약자 지위로 해석하는 것은 문언에 반할 수 있다"면서 "유언공정증서를 통해 A씨 등에게 유증한 재산은 두 연금보험에 기초한 연금보험금청구권이지, 연금보험상의 계약자 지위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보험금청구소송
연금보험
유증재산
생명보험
이세현 기자
2018-08-20
금융·보험
형사일반
[판결] 가상계좌 입금된 돈 포인트로 전환해 타인에게 이전했다면
가상계좌에 입금된 돈을 포인트로 전환한 뒤 이를 이용자의 요구에 따라 쇼핑몰이나 다른 사람에게 이전해주는 것도 전자금융거래법상 '전자지급결제대행업'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금융위원회에 등록하지 않은 채 이 같은 영업을 무단으로 했다면 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모(54)씨에게 징역 1년 6개월과 추징금 2억9600여만원을, 같은 혐의로 기소된 홍모(39)씨에게 징역 1년 2개월 및 추징금 10억2100여만원을 각각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16도2649). 이씨는 금융위에 등록하지 않은 채 전산시스템을 구축해 직접 또는 제휴회사를 통해 캐시카드를, 홍씨는 이씨의 회사와 제휴해 캐시카드를 발행했다. 이 캐시카드들은 카드마다 은행 가상계좌번호가 부여돼 있고 캐시카드를 받은 이용자가 이씨 등이 운영하는 업체에 카드 비밀번호와 예금주를 지정하고 회원등록을 하면 가상계좌를 사용할 수 있는 형태였는데, 이용자들이 가상계좌에 현금을 입금하면 그 금액만큼 포인트가 자동으로 충전되고 이 포인트를 다른 사람에게 이전해 줄 수도 있었다. 금융위에 등록하지 않은 채 전산시스템 구축 이 시스템을 이용해 이씨는 1조원, 홍씨는 78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수신해 이용자들 계정에 충전해주고 스마트폰 앱을 통해 인터넷 쇼핑몰 또는 가맹점 이용대금을 결제하거나 이용자들 간 자금을 이체하고 출금하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씨 등은 가맹점에서 일정비율의 수수료를 받는 방법으로 이씨는 3억9000만원, 홍씨는 11억6000여만원의 수익을 얻었다가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이씨 등은 재판과정에서 "전자지급결제대행업은 반드시 신용카드와 같은 기존 결제수단이 있어야 하므로, 기존 결제수단 없이도 재화의 구입 또는 용역의 이용 대가에 대한 정산 대행 또는 매개가 가능하도록 한 것은 전자지급결제대행업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1조 이상 자금 수신… 가맹점 이용대금 결제 재판부는 "전자지급결제대행은 전자적 방법으로 재화의 구입 또는 용역의 이용에 있어 지급결제정보를 송신하거나 수신하는 것 또는 그 대가의 정산을 대행하거나 매개하는 것을 말한다"며 "이러한 법규정의 문언에 따르면 재화를 구입하거나 용역을 이용하는데 그 대가의 정산을 대행하거나 매개하는 전자지급결제대행업은 그 대가의 정산을 대행하거나 매개하는 행위만 전자적 방법으로 이뤄지면 충분하다고 봐야 하고, 다른 전자지급수단이 존재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씨 등의 시스템은 포인트 이전의 방법으로 재화를 구입하거나 용역을 이용하는 대가의 정산이나 매개가 가능하므로 전자지급결제대행업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앞서 1,2심도 "무등록 전자금융업을 영위하면서 가상계좌를 통해 1조원이 넘는 막대한 자금을 입금 또는 출금되도록 하는 등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이씨 등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전자금융거래법
가상계좌
포인트
전자지급결제대행업
이세현 기자
2018-08-13
금융·보험
민사일반
[판결] 카트서 성급히 내리던 고객 부상… “골프장 측 배상책임 없다”
골프장 고객이 그늘집 앞에 카트가 완전히 정차하기 전에 성급히 내리다 다친 때에는 골프장 측에 책임이 없다는 항소심 판결이 나왔다. A씨는 2016년 9월 경기도 파주시 B골프장에서 라운딩을 했다. 그는 캐디 C씨가 운전하는 전동카트를 동반자들과 함께 타고 가다 6번홀 부근 그늘집 근처에 이르러 카트에서 내리던 중 넘어져 팔 부위 등을 다쳤다. A씨는 당시 현대해상화재보험의 자동차종합보험계약에 가입한 상태였는데 무보험 자동차 상해담보특약에 따라 치료비 등을 보험금으로 받았다. 현대해상이 A씨의 과실을 30%로 판단한 다음 전체 손해액 3880여만원 가운데 2700여만원을 지급한 것이다. 이후 현대해상은 B골프장을 상대로 구상에 나섰다. 현대해상은 "A씨가 카트에서 내리려고 하는데 캐디가 카트를 다시 출발해 사고가 발생했으니 캐디의 과실이 70%"라며 "B골프장 측은 카트 소유자로서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에 따라 운행자로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A씨와 골프장이용계약을 체결한 B골프장은 A씨가 카트를 타고 이동할 때 A씨가 상해를 입지 않도록 보호해야 할 계약상 안전배려의무를 지는데, 이를 소홀히 해 사고가 발생했다"면서 "B골프장 측은 우리가 A씨에게 지급한 보험금에 해당하는 금원을 지급하라"고 했다. 이에 대해 B골프장 측은 "A씨가 라운딩 시작 때부터 계속 '술을 마시고 싶다', '그늘집은 언제 가야 나오느냐'며 카트에 제대로 앉아 있지 않아 캐디가 수차례 주의를 줬고, A씨가 그늘집에 이르러서도 카트가 완전 정차하기 전에 뛰어내려 발을 헛디뎌 넘어져 다친 것이니 사고는 전적으로 A씨의 과실에 의해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맞섰다. 1심은 A씨의 과실을 70%로 판단해 "11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그러나 항소심인 서울중앙지법 민사9부(재판장 최석문 부장판사)는 현대해상이 B골프장을 상대로 낸 구상금소송(2018나7961)에서 최근 1심을 취소하고 "골프장 측의 책임이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중앙지법, 보험사 패소판결 재판부는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는 '자기를 위해 자동차를 운행하는 자는 그 운행으로 다른 사람을 사망하게 하거나 부상하게 한 때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사고 발생 장소가 골프장 내 그늘집 부근으로 그늘집에서 정차가 예정돼 있어 과속할 상황이 아니었고 캐디 역시 차량 정차를 위해 서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A씨 외 카트 동승자들이 하차를 시도했다고 볼 증거가 없는 점 등을 감안할 때 C씨가 그늘집 앞에서 카트를 정차하려고 속도를 줄여가며 진행하던 와중에 A씨가 갑자기 카트 밖으로 뛰어내리며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사고와 캐디의 카트 운행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어 이를 전제로 한 B골프장의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상 책임은 인정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카트는 안전벨트가 설치돼 있지 않고 승하차문이 없이 개방돼 있어 고객이 사고를 당할 위험이 있더라도 캐디 입장에서는 이용객이 갑자기 하차를 시도할 것이라고 예측할 수 없기에 속도를 서서히 줄이는 등의 방법으로 계약상 안전배려의무를 다할 수 밖에 없다"며 "특히 캐디 C씨가 'A씨가 골프라운딩 시작부터 술을 찾으며 불안정한 상태에 있고 자신이 A씨의 옷이나 팔을 수차례 잡아끌면서 주의를 줬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으로 보아 C씨에게 A씨에 대한 안전배려의무 등 골프장이용계약상 주의의무 위반이 있다고 볼 수 없어 이를 전제로 한 B골프장의 채무불이행책임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구상금
골프장
보험
박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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