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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전문
민사일반
산재·연금
[판결] 직장 내 성범죄 피해 근로자 극단적 선택… 근로복지공단, 산재보험금 지급했어도
직장 내 성범죄 피해로 괴로워하다 극단적 선택을 한 근로자에게 산재보험금을 지급한 근로복지공단이 가해 근로자에게 보험금을 구상할 수 있을까? 대법원은 그럴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민사3부(당시 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근로복지공단이 A 씨를 상대로 낸 구상금 소송(2021다263748)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지난달 19일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 씨는 사망한 B 씨의 직속상사였다. A 씨는 B씨를 상대로 지속적으로 성희롱과 성추행을 했고 결국 피해자 B 씨는 2017년 9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A 씨는 B 씨의 혼전임신 여부나 성생활에 대해 여러 차례 부적절한 말을 하고,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A 씨는 강제추행죄로 벌금 1000만 원이 확정됐다. 근로복지공단은 B 씨의 사망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고, 유족에게 보험금 1억 5800여 만원을 지급한 뒤 A 씨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1,2심은 동료 근로자의 가해행위가 사회적 비난가능성이 매우 큰 경우에는 동료 근로자가 궁극적인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이 사회정의에 부합한다는 이유 등을 들어 A 씨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7조 제1항에서 정한 '제3자'에 포함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A 씨는 공단에 1억 4700여만 원을 지급하라"며 공단의 손을 들어줬다.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은 '공단은 제3자의 행위에 따른 재해로 보험급여를 지급한 경우에는 그 급여액의 한도 안에서 급여를 받은 사람의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代位)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대법원은 판단을 달리했다. 재판부는 "동료 근로자에 의한 가해행위로 다른 근로자가 재해를 입어 그 재해가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는 경우 그 가해행위는 사업장이 갖는 하나의 위험이라고 볼 수 있어 그 위험이 현실화해 발생한 업무상 재해에 대해서는 근로복지공단이 궁극적인 보상책임을 져야 한다고 보는 것이 산업재해보상보험의 사회보험적 또는 책임보험적 성격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감안하면 근로자가 동일한 사업주에 의해 고용된 동료 근로자의 행위로 인해 업무상의 재해를 입은 경우 그 동료 근로자는 보험가입자인 사업주와 함께 직·간접적으로 재해 근로자와 산업재해보상보험관계를 가지는 사람으로서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에서 정한 '제3자'에서 제외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 씨와 B 씨는 모두 동일 사업주에 의해 고용된 동로 근료자인데, A 씨의 직장 내 성희롱·성추행 등 불법행위로 B 씨가 자살했고 공단은 이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 그 유족에게 산재보험법에 따른 보험급여를 지급했다"며 "A 씨는 보험가입자인 사업주와 함께 직·간접적으로 재해 근로자인 B 씨와 산업재해보상보험관계를 갖는 사람으로서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에서 정한 '제3자'에서 제외돼 공단은 A 씨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 행사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구상금
산업재해보상보험법제87조
업무상재해
박수연 기자
2022-09-14
산재·연금
헌법사건
'사실혼 포함 재혼할 경우 공무원 유족연금 수급권 상실' 공무연연금법은 "합헌"
공무원 유족연금을 받던 배우자가 사실혼을 포함해 재혼한 경우 일률적으로 연금 수급 자격을 상실케 하는 공무원연금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지난달 31일 서울고법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옛 공무원연금법 제59조 제1항에 대해 제청한 위헌법률심판 사건(2019헌가31)에서 재판관 5(합헌)대 4(헌법불합치)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A 씨는 군무원인 배우자 B 씨가 사망하자 1992년 4월부터 매달 유족연금을 지급받아오다 2014년 10월부터 다른 사람과 사실혼 관계가 됐다. 이후 공무원연금공단은 2017년 A 씨에게 2014년 10월 이후 수령한 유족연금액 3800여만원을 환수하겠다고 고지했다. A 씨는 공단을 상대로 취소소송을 제기했으나 1심에서 패소했다. 이 사건 2심을 맡은 서울고법은 A씨의 신청을 받아들여 헌재에 2019년 12월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구 공무원연금법 제59조 1항 2호는 '유족연금이나 순직유족연금을 받을 권리가 있는 자가 재혼한 때(사실상 혼인관계에 있는 경우 포함)에는 그 권리를 상실한다'고 규정한다. 헌재는 "유족연금은 본래 생계를 책임진 자의 사망으로 생활의 곤란을 겪는 가족의 생계 보호를 위해 도입된 것이므로 유족연금 수급권 인정 여부가 반드시 기여금에 대한 공동 부담 여부에 좌우돼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유족연금은 유족연금 수급권 상실사유가 발생하면 다른 유족에게 그 수급권이 이전되는데, 재혼 상대방 배우자의 사망이나 이혼 등의 경제적 사정에 따라 유족연금수급권이 회복될 경우 이미 수급권을 이전받은 다른 유족에게 손해를 입히거나 별도의 복잡한 법률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석태, 이은애, 이종석, 김기영 헌법재판관은 헌법불합치 선고를 해야 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 재판관은 "배우자는 혼인 기간 내내 공무원의 성실한 근무를 조력하고 경제적 생활공동체를 함께 구성하면서 연금 형성에 기여한 사람"이라며 "이런 기여를 정당히 고려하지 않고 유족 지위를 상실했다는 이유만으로 수급권 전부를 영구히 박탈하는 것은 합리적 입법이라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이 조항은 실제 재혼으로 부양을 받을 수 있는지 등 구체적인 생활 보장의 측면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법률상 재혼 관계에 비해 불안정한 사실상 혼인 관계의 경우조차 아무런 보호조치 없이 영구히 수급권을 박탈하는 것은 유족연금의 사회보장적 성격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헌재 관계자는 "재혼을 유족연금수급권 상실사유로 규정한 구 공무원연금법 조항에 대한 헌재의 첫 결정"이라고 말했다.
공무원유족연금
재혼
공무원연금법제59조
박수연 기자
2022-09-05
산재·연금
행정사건
[판결] "공무원 퇴직 후 범죄로 징역형… 퇴직수당·연금 환수 안돼"
공무원이 퇴직 후 직무와 연관된 범죄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더라도 퇴직 이후 성립한 범죄라면 퇴직수당 및 퇴직연금 환수는 위법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재판장 이주영 부장판사)는 지난 7월 22일 A 씨(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동인 박홍래, 이지윤 변호사)가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낸 퇴직수당 및 퇴직연금 환수 처분 취소소송(2021구합64740)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모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으로 재직하다 2012년 6월 명예퇴직한 A 씨는 공직에서 퇴직하기 직전인 2012년 5월경 지역 내 한 회사 대표로부터 퇴직 후 부회장으로 일해달라는 제안을 받고 승낙했다. A 씨는 담당 공무원들을 상대로 해당 회사가 보유한 특허공법을 습지 개선공사 등에 반영해 달라는 취지로 청탁해 관급자재를 납품하게 됐고, 알선의 대가로 2012년 7월경부터 2017년 5월경까지 급여 및 상여금 등으로 3억 1000여 만원을 받았다. 이후 A 씨는 2018년 1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알선수재 등의 혐의로 기소됐고, 2018년 10월 징역 2년 6개월 형이 확정됐다. 이에 공무원연금공단은 공무원연금법 제65조 제1항 제1호에서 정한 '재직 중의 사유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경우'에 해당한다며 2021년 3월 A 씨에 대해 기존에 지급한 퇴직수당 및 퇴직연금 중 6700여만 원의 환수와 퇴직연금을 절반으로 제한한다는 처분을 내렸다. 공무원연금법 제65조 제1항은 공무원이거나 공무원이었던 자가 재직 중 사유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거나 탄핵 또는 징계에 의해 파면된 경우 등에 대해 퇴직급여 및 퇴직수당의 일부를 줄여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다. A 씨는 "공직에서 퇴임한 이후에 성립한 범죄"라며 공단의 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관련 형사판결의 범죄사실 서두에 공직에서 퇴직하기 전에 2012년 5월경 회사 대표를 만나 영입제안을 승낙했다는 기재가 있기는 하나, A 씨가 영입제안을 승낙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구체적인 알선수재죄가 이뤄졌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알선수재죄는 A 씨가 공직에서 퇴직한 후 구체적인 영업 청탁을 대가로 금품을 수수하기 시작한 2012년 7월경 이후 성립한 범죄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관련 형사판결의 각 범죄사실은 모두 A 씨의 퇴직 이후 성립된 범죄로 보는 것이 타당하므로, A 씨가 공무원연금법 제65조 제1항 제1호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공단의 처분은 위법해 취소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공무원
퇴직연금
공무원연금법제65조
한수현 기자
2022-09-05
산재·연금
행정사건
[판결] "상사와 단둘이 회식하다 귀가중 뇌출혈… 업무상 재해"
직장 상사와 둘이서 회식을 한 뒤 귀가 중에 넘어져 사망했더라도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재판장 이정희 부장판사)는 지난 6월 28일 사망한 A 씨의 유족 B 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 취소소송(2021구합73607)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A 씨는 2019년 1월 C공사에 업무직(청소경비)으로 입사해 시설관리부 시설안전팀 소속으로 청소업무를 담당했다. A 씨는 2020년 10월 상사인 시설관리부장과 회식을 한 후 귀가 중 자택 빌라 1층 현관문 앞에서 비밀번호를 누르다 술에 취한 상태로 뒤로 넘어졌다. 이 사고로 A 씨는 외상성 대뇌출혈 등을 진단받아 치료를 받던 중 2021년 3월 사망했다. A 씨의 배우자인 B 씨는 A 씨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며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다. 그러나 공단은 "사업주가 주관하거나 사업주의 지시를 따라 참여한 회식이 아니다"라며 거부했고, 이에 불복한 B 씨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시설관리부장과 A 씨 사이에는 개인적인 친분도 없었으므로, 이 사건 회식이 단순히 친목을 도모하기 위한 사적인 관계에서 이뤄진 회식 자리였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많다"며 "회식 당시에도 A 씨와 시설관리부장이 나눴던 대화에는 청소 장비 구매 건이나 청소구역별 업무수행 건 등 동료직원들의 업무적인 불편사항에 관한 얘기가 포함돼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회식 장소가 A 씨의 집에서 가까운 곳이기는 하나, 시설관리부장 입장에선 A 씨를 배려해 A 씨의 집 근처에서 회식을 할 동기가 있었다"며 "해당 장소는 일터에서 9분 거리이고 시설관리부장의 집과는 차로 20분 거리로, 그 거리가 과도하게 멀다고 보긴 어려워 A 씨의 집 근처라는 사정만으로 사업주의 지배·관리가 배제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 씨는 해당 회식에서의 과음으로 인해 집에 귀가하는 도중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과음에 따른 통상적인 위험 범위를 벗어나 비정상적인 경로에 의해 사고가 일어났음을 인정할 만한 사정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업무상재해
회식
사망
한수현 기자
2022-08-07
산재·연금
행정사건
[판결] "배달기사가 산재보험료 절반 부담… 차별로 볼 수 없다"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인 배달기사들에게 일반근로자와 다르게 산업재해보상보험료를 납부하게 하더라도 차별로 볼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재판장 이상훈 부장판사)는 지난 5월 19일 배달기사 A씨 등 3명이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낸 산업재해보상보험료 부과처분 취소소송(2020구합53613)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A씨 등은 배달대행업체에 소속된 배달기사들로, 특수형태근로종사자다. 공단은 2019년 8월부터 2020년 3월까지 이들에게 각각 산재보험료를 부과하는 고지서를 발송했다. A씨 등은 "일반근로자가 산재보험료를 부담하지 않는 것과 달리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제49조의3 제2항 본문이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해 산재보험료의 2분의 1을 부담시키는 것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특수형태근로종사자를 불리하게 대우하는 것으로서 부당한 차별"이라며 소송을 냈다. 하지만 재판부는 "해당 법률조항으로 A씨 등 원고들의 평등권이 침해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산재보험법상 산재보험수급권은 법률에 의해 구체적으로 형성되는 권리로서 국가가 전체적인 사회보장 수준과 경제수준 등을 고려해 그 내용과 범위를 정하는 광범위한 입법형성권이 인정되고, 산재보험법상 산재보험료 부담에 관해 헌법에서 특별히 평등을 요구하고 있다고도 볼 수 없다"며 "외국의 입법례를 보면 많은 나라에서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한 보호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그 보호의 방법과 정도는 달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산재보험법 제125조 제1항 각호에 해당하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는 사업주에 대한 전속성이나 보수의존성 정도가 높고, 노무를 제공할 때 타인을 사용하지 않으므로 독립된 사업자로서의 징표가 약하다고 볼 수 있으나, 이 경우에도 특수형태근로종사자가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부담하는 등으로 사업자로서의 특징이 나타난다는 점에서 근로자와 다르고, 사업주와 유사한 측면이 있다"며 "해당 법률조항이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게 산재보험료의 2분의 1을 부담하게 하는 것이 합리적 근거 없이 자의적으로 특수형태근로종사자를 차별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헌법상 평등원칙은 국가가 언제 어디서 어떤 계층을 대상으로 기본권에 관한 상황이나 제도의 개선을 시작할 것인지를 선택하는 것을 방해하는 것은 아니고, 국가는 합리적 기준에 따라 능력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법적 가치의 상향적인 구현을 위한 단계적 개선을 추진하는 길을 선택할 수 있다"며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해 2분의 1의 산재보험료를 부담시킴으로 인해 발생하는, 원고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불합리는 국가예산이나 재정, 전체적인 사회보장의 수준 등을 고려해 단계적인 입법 등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타당한 방안"이라 판시했다.
배달기사
특수형태근로
산재보험
이용경 기자
2022-07-11
산재·연금
헌법사건
"군인연금법상 복무기간에 사관학교 교육기간 비산입… 합헌"
현역병의 복무기간과 달리 사관생도의 사관학교 교육기간을 군인연금법상 복무기간에 산입하지 않는 군인연금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사망한 김모씨의 유족이 이같은 내용을 담은 옛 군인연금법 제16조 5항이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9헌마150)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이 조항은 '이 법의 적용을 받는 군인으로 임용되기 전의 병역법에 따른 현역병 또는 지원에 의하지 않고 임용된 부사관의 복무기간(방위소집·상근예비역소집 또는 보충역소집에 따라 복무한 기간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복무기간을 포함한다)은 본인이 원하는 바에 따라 1항의 복무기간에 산입할 수 있다. 이 경우 복무기간을 산입하려는 사람은 복무기간 산입신청서를 국방부장관에게 제출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개정 군인연금법 제5조 4항 역시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헌재는 "이 조항은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징집 또는 소집돼 열악한 환경에서 일정 기간 국토방위 등 직무를 수행한 현역병 등의 공로를 복무기간 산입이라는 제도를 통해 보상하려는 목적을 가진다"며 "사관생도는 이와 달리 자발적으로 직업으로서 군인이 되기를 선택한 사람들로, 지위와 역할, 근무환경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역병 등은 열악한 근무환경에서 적은 보수를 지급받으며 1년 6개월~3년간 의무복무를 하지만, 사관생도는 지원에 의해 선발될 뿐 아니라 사관학교 재학 중에는 본인 의사에 따라 퇴교할 수 있고 교육에 필요한 비용을 국가가 부담하는 등 다양한 경제적 혜택을 받는다"며 "군인연금법상 군 복무기간 산입 제도의 목적과 취지, 현역병 등과 사관생도의 신분, 역할, 근무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사관학교 교육기간을 군인연금법상 복무기간으로 산입하도록 규정하지 않은 해당 조항은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1997년 1월 해군사관학교에 입학해 2001년 3월 소위로 임관한 뒤 2013년 1월 소령으로 진급한 A씨는 2018년 8월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A씨의 유족은 유족연금을 청구하려고 했지만 A씨의 군 복무기간이 20년이 되지 않아 유족연금이 아닌 유족일시금만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자 "현역병 등의 복무기간과는 달리 사관생도의 사관학교 교육기간을 연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복무기간에 산입할 수 있도록 규정하지 않아 평등권을 침해 당했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군인연금
복무기간
사관생도
박수연 기자
2022-07-08
산재·연금
행정사건
[판결] 교장의 지속적 폭언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한 직원… "업무상 재해"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면서 교장의 지속적인 폭언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직원에 대해 업무상 재해를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재판장 이정희 부장판사)는 지난달 26일 사망한 A씨의 유족 B씨(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대륙아주 이승택·김보훈 변호사)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 취소소송(2021구합65439)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2017년 9월부터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직원으로 근무하던 A씨는 2018년 7월 극단적 선택을 한 채 발견돼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망했다. A씨는 학교장인 C씨로부터 별다른 이유 없이 욕설·폭언을 들었고, 휴가 사용을 제한받는 등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불면증, 우울증 등이 발병해 지인들에게 고통을 호소했고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상담을 받았으나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A씨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면서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으나, 공단은 "A씨가 기저질환인 뇌전증으로 조울증, 우울증 등을 앓았고 경제적 요인 등으로 가족 간 갈등도 있었던 점을 볼 때 업무상 요인으로 사망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거부했다. 이에 B씨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A씨는 C씨로부터 상당한 꾸중과 질책을 당했고, 이로 인한 고충을 이전 직장 동료들과 대학 동창들에게도 털어놓고 C씨와 만나지 않으려고 출근시간을 조정할 정도로 심한 업무상 스트레스를 받았다"며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해 약물을 처방받아 복용한 뒤에도 C씨로부터 업무상 질책을 받으면서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비록 C씨가 A씨에게 한 업무상 지시의 내용 자체가 위법하거나 부당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A씨는 업무상의 일 외에도 C씨의 업무상 지시 태도 때문에 자괴감을 느끼는 등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A씨가 받은 스트레스 수준은 통상적인 직장 내 갈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일반적 스트레스의 수준을 초과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제적 문제로 인한 스트레스, 기저질환으로 인한 개인적 취약성도 A씨가 극단적 선택을 결의하게 된 데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지만, 사망에 이르게 된 주된 원인은 업무상 스트레스로 판단된다"고 판시했다.
업무상재해
폭언
자살
한수현 기자
2022-07-07
산재·연금
행정사건
[판결] 야근 뒤 관사 승강기서 돌연사한 검사… 국가유공자로 볼 수는 없어
야근을 마치고 귀가길에 관사 엘리베이터에서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져 숨진 검사의 유족이 검사를 보훈보상대상자로만 지정하고 국가유공자로 인정하지 않은 보훈청의 결정에 불복해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재판장 이정희 부장판사)는 지난 4월 26일 사망한 A검사의 배우자인 B씨가 서울남부보훈지청장을 상대로 낸 국가유공자요건 비해당결정 취소소송(2020구합69571)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2015년 4월 검사로 임관한 A검사는 2018년 9월 야근을 하고 퇴근해 관사 엘리베이터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급성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 이에 B씨는 2019년 2월 서울남부보훈지청에 A검사가 직무상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한 급성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며 국가유공자 및 보훈보상대상자로 지정해달라고 신청했다. 보훈지청은 "A검사가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규정한 순직공무원에 해당하지 않지만, 과로와 직무상 스트레스로 급성심근경색이 발병해 사망에 이른 것으로 판단돼 보훈보상자 지원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보훈보상대상자에 해당된다"며 국가유공자 요건 비해당 결정 및 보훈보상대상자 요건 해당 결정을 했다. 국가유공자법 제4조 14호는 '순직공무원'을 국가유공자로 인정하는데, 순직공무원을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일상적으로 공무에 종사하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직원으로서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 중 사망한 사람(질병 사망 포함)으로 규정하고 있다. B씨는 "검사로서 수행한 업무는 국가유공자법 시행령 제3조 2호의 요건에 해당하는 직무로,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면서 순직공무원에 해당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한 보훈지청의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A검사가 수행한 업무가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관련돼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면서도 "A검사의 업무는 국가유공자법 시행령에서 정하는 천재지변 등에 준하는 위난상황에서 직무를 수행하다가 발생한 사고 또는 재해로 사망했다고 볼 만한 내용이 확인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A검사가 수행한 업무 중 긴급한 처리가 요구되는 사건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계속적으로 행해지는 업무의 연속선상에서 요구된 것일 뿐"이라며 "국가적인 차원에서 당면한 문제나 의안의 신속한 처리가 필요한 업무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순직
국가유공자
검사
한수현 기자
2022-06-13
교통사고
산재·연금
행정사건
[판결] 업무용 차량으로 근무지로 복귀하다 법규 위반 교통사고 내 사망했어도
출장을 마치고 업무용 차량을 운전해 근무지로 복귀하다 중앙선 침범 교통사고를 내고 사망했더라도 업무상 재해에 해당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교통법규 위반이 사망의 원인이라고 해서 무조건 산재 인정에서 제외되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법규 위반이 사망의 직접 원인이 된 경우가 아니라면 산재로 인정해야 한다고 판단해 근로자 보호 범위를 확대한 것이다. 교통법규 위반 사망 사고의 산재 인정 제외 기준을 제시한 판결이다. 대법원 특별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사망한 A씨의 부인 B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 취소소송(2022두30072)에서 지난달 26일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삼성디스플레이 1차 협력사 근로자였는데, 2019년 12월 업무용 차량을 운전해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시 캠퍼스에서 진행된 교육에 참석했다. 교육이 끝난 후 복귀하던 중 도로에서 중앙선을 침범해 맞은편 차량과 충돌했다. 사고로 A씨는 사망하자 B씨는 이듬해 2월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다. 하지만 공단은 "A씨가 중앙선 침범에 따른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범죄행위로 사망해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다"며 거부했다. 이에 반발한 B씨는 소송을 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2항은 '근로자의 고의·자해행위나 범죄행위 또는 그것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부상·질병·장해 또는 사망은 업무상 재해로 보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2항의 '근로자의 범죄행위가 원인이 되어 발생한 사망'은 근로자의 범죄행위가 사망 등의 직접 원인이 되는 경우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근로자가 업무수행을 위해 운전을 하던 중 발생한 교통사고로 인해 사망한 경우 해당 사고가 근로자의 업무수행을 위한 운전 과정에서 통상 수반되는 위험의 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 그 사고가 중앙선 침범으로 일어났다는 사정만으로 업무상 재해가 아니라고 섣불리 단정해선 안 되고 사고의 발생 경위와 양상, 운전자의 운전 능력 등과 같은 사고 발생 당시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의 중앙선 침범 이유가 무엇인지 규명되지 않았고 수사기관이 A씨 사고의 원인을 졸음운전으로 추정한 점 등을 고려하면 해당 사고는 근로자의 업무수행을 위한 운전 과정에서 통상 수반되는 위험의 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 볼 여지가 크다"고 판시했다. 1심은 A씨의 사망을 범죄행위로 인한 사망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해 원고승소 판결했지만, 2심은 "범죄행위가 원인이 되어 발생한 사망"이라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업무상재해
교통사고
산재
박수연 기자
2022-06-10
산재·연금
행정사건
[판결](단독) 기술팀으로 입사 후 예산팀으로 전보돼 간암 발생 근로자
한국석유공사에 기술직군으로 입사했지만 이후 공사 경영 악화로 갑자기 경험도 없는 예산팀에 배속돼 격무에 시달리다 간암이 발병해 사망한 근로자에게 산재를 인정한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재판장 이정희 부장판사)는 사망한 A씨의 부인 B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 취소소송(2019구합74972)에서 지난달 17일 원고승소 판결했다. 과중한 업무·심한 스트레스가 기존 질병 악화 영향 A씨는 대학에서 지구환경시스템공학과를 전공하고 2008년 2월 한국석유공사에 기술직군으로 입사한 뒤 2009년 11월 해외에 파견돼 예멘,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사무소 등에서 유전 시추 현장 엔지니어로 감독업무를 맡아 왔다. 그러던 중 2014년 말부터 국제유가가 급락하자 공사는 경영이 악화돼 재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비용 절감을 목표로 해외사무소를 폐쇄하고 A씨를 포함한 기술직군을 예산팀으로 발령시켜 자회사 예산을 편성·관리하도록 했다. A씨는 회계지식이나 재무지식이 전무한 상황에서 예산팀으로 옮겨 본사 및 자회사 시추현장 관련 예산을 모두 전담했다. 이후 원가관리시스템 구축 등의 업무가 더해지면서 야근이 잦아졌고, 같은 팀에 근무하던 C씨가 갑자기 퇴사하면서 A씨는 C씨의 업무까지 떠맡게 됐다. A씨는 2016년 12월 개최되는 이사회에서 예산안을 승인받아야 했는데, 같은 해 9월부터 12월 초까지 최종 12주간 총 638시간 15분을 근무하는 등 1주일 평균 53시간 이상을 근무했다. 같은 해 10월부터 직장동료들에게 "몸이 좋지 않고 복통이 있다"는 말을 여러번 했는데 예산안 작업을 마친 후 받은 병원 검사에서 간암 진단이 나왔다. A씨의 암은 이미 전이가 많아 수술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A씨는 2017년 6월 휴직 후 치료를 받던 중 만 34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서울행정법원 유족 승소 판결 A씨가 사망하자 B씨는 근로복지공단에 "전공 및 경력과 무관한 예산팀으로 전보돼 근무하면서 과로와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고 과중한 업무로 피로와 스트레스가 누적돼 간암이 발병해 사망에 이르렀다"면서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다. 그러나 공단은 B씨가 오래 전부터 B형 간염을 앓고 있었다며 거부했다. 이에 반발한 B씨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A씨는 예산업무에 필수적인 회계 및 재무지식이 전무한 데다, 자회사 시추현장 관련 예산편성 업무는 그 해 처음으로 예산팀 업무에 편입돼 참고할 과거 사례를 찾기 어려웠다"며 "A씨는 해외 자회사와 연락을 취하면서 시차로 새벽이나 한밤중에 근무하는 경우가 많았고, 예산을 삭감하려는 입장에서 담당자들의 항의를 받으며 갈등을 조율해야 하는 상황은 상당한 업무 부담과 스트레스로 작용했음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이어 "같은 팀의 C씨가 갑자기 퇴사했는데 회사에선 인사가 완료됐다는 이유로 A씨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인원 보충을 해주지 않았고, A씨는 예산팀에 속하게 된 지 불과 3개월 만에 재무회계 업무까지 혼자 수행해야 했다"며 "전보되기 전보다 간기능검사 수치 등이 정상기준을 초과했고, 이는 묵묵히 업무를 감내해 온 A씨가 인원 보충이 되지 않자 감내하기 어려운 정도의 업무를 부담하게 된 것과 관련이 있을 여지가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중한 업무와 피로 누적, 심한 스트레스는 A씨의 기존 질병인 B형 간염의 악화에 영향을 줘 단기간 내 중증 간암으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며 "A씨는 음주도 거의 하지 않았고, 자신의 건강을 오랫동안 잘 관리해 온 것으로 보여 업무상 요인 외 간암의 발병에 영향을 미쳤다고 추단할 만한 유의미한 요소를 찾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과로
업무상재해
B형간염
한수현 기자
2022-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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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사법경찰관 위법 없다면 영장발부나 체포·구속 자체는 위법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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