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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연금
"가해자에게 구상권 행사는 못해"<br> 대법원, 원고일부승소 원심 파기
[판결] 직장 내 성범죄 피해 근로자 극단적 선택… 근로복지공단, 산재보험금 지급했어도
직장 내 성범죄 피해로 괴로워하다 극단적 선택을 한 근로자에게 산재보험금을 지급한 근로복지공단이 가해 근로자에게 보험금을 구상할 수 있을까? 대법원은 그럴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민사3부(당시 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근로복지공단이 A 씨를 상대로 낸 구상금 소송(2021다263748)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지난달 19일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 씨는 사망한 B 씨의 직속상사였다. A 씨는 B씨를 상대로 지속적으로 성희롱과 성추행을 했고 결국 피해자 B 씨는 2017년 9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A 씨는 B 씨의 혼전임신 여부나 성생활에 대해 여러 차례 부적절한 말을 하고,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A 씨는 강제추행죄로 벌금 1000만 원이 확정됐다. 근로복지공단은 B 씨의 사망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고, 유족에게 보험금 1억 5800여 만원을 지급한 뒤 A 씨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1,2심은 동료 근로자의 가해행위가 사회적 비난가능성이 매우 큰 경우에는 동료 근로자가 궁극적인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이 사회정의에 부합한다는 이유 등을 들어 A 씨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7조 제1항에서 정한 '제3자'에 포함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A 씨는 공단에 1억 4700여만 원을 지급하라"며 공단의 손을 들어줬다.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은 '공단은 제3자의 행위에 따른 재해로 보험급여를 지급한 경우에는 그 급여액의 한도 안에서 급여를 받은 사람의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代位)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대법원은 판단을 달리했다. 재판부는 "동료 근로자에 의한 가해행위로 다른 근로자가 재해를 입어 그 재해가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는 경우 그 가해행위는 사업장이 갖는 하나의 위험이라고 볼 수 있어 그 위험이 현실화해 발생한 업무상 재해에 대해서는 근로복지공단이 궁극적인 보상책임을 져야 한다고 보는 것이 산업재해보상보험의 사회보험적 또는 책임보험적 성격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감안하면 근로자가 동일한 사업주에 의해 고용된 동료 근로자의 행위로 인해 업무상의 재해를 입은 경우 그 동료 근로자는 보험가입자인 사업주와 함께 직·간접적으로 재해 근로자와 산업재해보상보험관계를 가지는 사람으로서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에서 정한 '제3자'에서 제외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 씨와 B 씨는 모두 동일 사업주에 의해 고용된 동로 근료자인데, A 씨의 직장 내 성희롱·성추행 등 불법행위로 B 씨가 자살했고 공단은 이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 그 유족에게 산재보험법에 따른 보험급여를 지급했다"며 "A 씨는 보험가입자인 사업주와 함께 직·간접적으로 재해 근로자인 B 씨와 산업재해보상보험관계를 갖는 사람으로서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에서 정한 '제3자'에서 제외돼 공단은 A 씨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 행사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구상금
산업재해보상보험법제87조
업무상재해
박수연 기자
2022-09-14
가사·상속
민사일반
유류분권리자가 한정승인한 경우 채무초과분을 유류분액에 가산하면 안돼<br> 대법원, 원고일부승소 원심 파기
[판결] "제3자 몫 된 사망보험금… 상속인은 1년 지나면 못 받아"
생명보험금 수익자가 상속권자가 아닌 제3자로 지정된 뒤 1년을 초과한 시점에 전체 재산 상속이 시작됐다면, 이 보험금은 상속권자의 몫이 아니라는 대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은 또 유류분권리자가 한정승인을 한 경우, 채무초과분(마이너스)을 유류분액에 가산해서는 안 되고 순상속분액을 '0'으로 보아 유류분 부족액을 산정해야 한다고 처음으로 제시했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지난달 11일 A 씨가 사망한 남편 B 씨의 동거인 C 씨를 상대로 낸 유류분반환소송(2020다247428)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 씨의 남편 B 씨는 C 씨와 내연관계에 있었다. B 씨는 A 씨를 상대로 이혼 소송을 제기했지만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라 기각됐다. B 씨는 2017년 1월 사망했는데, A 씨는 유일한 법정 상속이었다. B 씨는 숨지기 전 자신의 생명보험 수익자를 C 씨로 미리 변경해뒀기 때문에 사망 보험금 12억 8000만 원은 C씨의 몫이 됐다. 사망 당시 B 씨의 적극재산(은행 대출 등 채무를 반영하지 않은 재산)은 모두 12억 1400여만 원이 있었는데 여기에서 예금 등 2억 3000만 원은 A 씨가 상속받고, 사업 지분 환급금 9억 8400만 원은 C 씨가 사인증여 받았다. 그런데 A 씨에게는 B 씨의 채무 5억 7500만 원도 남겨졌기 때문에 A 씨는 사실상 3억 4400만 원의 빚만 넘겨받은 처지가 됐다. 이에 A 씨는 상속한정승인(상속 포기) 신고를 한 뒤 "C씨가 받은 사망 보험금 12억 8000만 원 또는 B 씨가 낸 보험료가 '유류분'을 산정하는 기초재산에 포함돼야 한다"며 소송을 냈다. 민법 제1114조에 따르면 증여가 유류분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재산에 포함되려면 상속이 개시되기 전 1년 동안 이뤄진 것이어야 한다. 다만 증여 당사자 쌍방(B 씨와 C 씨)이 유류분 권리자(A 씨)에게 손해를 입힐 것이라는 사실을 아는 상태에서 증여가 이뤄졌다면 상속 개시 1년 이전의 증여도 계산에 들어간다. 1심은 사망 보험금 12억 8000만 원을 유류분 계산에 넣을 수 없다고 봤다. B 씨가 보험 수익자를 C 씨로 변경한 날이 증여일인데, 이는 B 씨가 숨지기 1년 이내가 아닌데다가, B 씨와 C 씨에게 A 씨의 유류분을 침해하려는 악의가 있었다고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반면 2심은 두 사람이 A 씨의 유류분 침해 가능성을 알고 있었다고 보고 12억 8000만 원을 유류분 계산에 포함했다. A 씨의 순상속분이 얼마인지에 대해서도 판단이 갈렸다. 1심은 A 씨가 상속 포기를 했으니 순상속분액은 0원이라고 봤다. 하지만 2심은 유류분 계산을 다시 하려면 A씨의 순상속분액을 '-3억 4400만 원'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1심은 A 씨는 3억 1900여만 원을, 2심은 A 씨가 12억 6000여만 원을 C씨에게서 받을 수 있다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1심의 계산이 옳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B 씨와 C 씨가 A 씨의 장래 손해를 알고 보험 수익자 변경을 했어야 보험금을 유류분 산정의 기초재산에 넣을 수 있는데 정황상 이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또 상속분보다 상속채무가 더 많은 A 씨가 한정승인을 했으므로 '마이너스'분을 유류분액에 가산해서는 안 되고 '0원'으로 계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법원 관계자는 "△생명보험이 유증이나 사인증여와 비슷한 기능을 하는 실질을 고려해 유류분 산정의 기초재산에 포함되는 증여가 될 수 있지만 공동상속인이 아닌 제3자를 보험수익자로 지정하거나 변경하는 경우 그 지정 또는 변경일을 기준으로 민법 제1114조에 정한 제한이 적용된다는 점 △유류분권리자가 한정승인을 한 경우에는 그 채무초과분(마이너스)을 유류분액에 가산해서는 안 되고 순상속분액을 0으로 보아 유류분 부족액을 산정해야 한다는 점을 최초로 설시한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생명보험금
상속
유류분
박수연 기자
2022-09-12
교통사고
금융·보험
민사일반
[판결] 교통사고 후 스트레스 장애 등 치료받다 자살했다면…
교통사고를 겪은 운전자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등 심한 불안 증세를 겪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경우에도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교통사고와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지난달 11일 사망한 A 씨의 유족 B 씨가 현대해상을 상대로 낸 보험금 소송(2021다270555)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평소에 정신질환 없었고 주치의도 ‘사고로 우울장애’ 진단 대법원 "교통사고로 인한 장애가 원인" "보험금 지급해야" B 씨는 2016년 1월 자신의 어머니인 A 씨를 피보험자로 해 현대해상과 운전자보험계약을 체결했다. 이 보험계약에는 '피보험자가 교통사고로 발생한 상해의 직접 결과로 사망한 경우'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특약이 포함됐다. A 씨는 2017년 9월 오후 11시경 승용차를 운전하다 도로에 나타난 고양이를 피하던 중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았다. 당시 비가 내리고 있었는데 A 씨는 사고로 연기가 나는 차 안에서 구조될 때까지 갇혀 있었고, 이 사고로 뇌진탕, 경부 척수 손상, 추간판탈출증 등 상해를 입었다. 이후 A 씨는 2017년 11월부터 이듬해 3월경까지 병원에서 상세 불명의 우울병 에피소드, 상세불명의 불안장애 진단을 받고 치료받았다. 치료 과정에서 A 씨는 두통과 불안 증상을 계속 호소했고 연탄을 피우거나 처방 약을 과다복용하며 자살까지 시도했다. 2018년 4월 A 씨는 한 대학병원에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등으로 입원치료를 받았고 퇴원 후에도 내원해 '비오는 날 몸이 떨린다. 사고가 난 날 비가 왔다'고 말하고, 불안 증상과 수면 중 이상행동에 관한 증상을 호소했다. 그러다 A 씨는 같은 해 5월 교통사고를 당해 입원한 남편을 간병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B 씨는 현대해상에 보험금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 과정에서 A 씨의 주치의는 사실조회를 통해 "A 씨는 교통사고로 발병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등으로 치료받았고, 재발이나 악화 방지를 위해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한 상황에서 남편의 교통사고나 자살 당시의 비가 내린 날씨가 A 씨를 다시 자극해 생긴 정신병리에 따라 자살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소견을 밝혔다. 재판부는 "정신질환 등으로 자살한 경우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의 사망이었는지 여부는 나이와 신체, 정신적 심리 상황, 자살 시점의 구체적인 상태, 자살자를 에워싼 주위 상황, 자살의 시기와 동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하고, 사실심 법원은 주요우울장애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러 자살했다고 볼 의학적 견해가 증거로 제출됐다면 함부로 부정할 수 없다"면서 "만약 의학적 소견과 다르게 인과관계를 추단하려면 다른 의학적·전문적 자료를 근거로 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A 씨는 교통사고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주요우울장애를 앓게 됐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치료를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외상의 부정적 경험을 자극할 수 있는 외부적 상황들이 존재하는 가운데 자살했으며, 주치의도 자살과 관련성을 갖는 주요우울장애의 악화 가능성도 제시했다"며 "A 씨가 교통사고 이전에 정신질환을 겪었다거나 자살을 시도했었다는 아무런 증거가 없는 사정까지 보태어 보면 A 씨가 교통사고로 발생한 상해의 직접 결과로 사망했다고 보기 충분하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원고승소 판결했지만, 2심은 원고패소 판결했다. 원고를 대리한 권종무(45·사법연수원 38기) 법률사무소 권앤율 대표변호사는 "주요우울장애와 자살과의 관련성에 관해 주치의가 전문가로서 전문지식에 기초해 충분한 검토를 거쳐 밝힌 의학적, 과학적 견해인 주치의의 소견을 존중해야 한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라며 "합리적인 사유 없이 주치의의 의견을 배척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판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교통사고
보험금
자살
박수연 기자
2022-09-04
금융·보험
민사일반
채권자 대위권 행사 대상 안돼<BR> 대법원, 원고패소 원심 확정
[판결] "보험사, '맘모톰 시술 진료비 반환' 의사에게 직접 청구할 수 없다"
임의 비급여 대상인 '맘모톰 시술(진공장치와 회전칼이 부착된 바늘을 이용해 유방의 일부분을 절제해 조직을 채취하는 검사법)'과 관련해 실손보험금을 지급한 보험사가 환자를 대위해 의사에게 관련 진료비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이 실손보험금 지급 대상이 아닌 임의 비급여에 해당하는 시술과 관련한 유사한 사건에도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31일 현대해상이 의사 A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1다310286)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의사 A 씨는 환자들에게 맘모톰 시술을 해준 뒤 진료비를 받았다. 이 시술을 받은 환자들은 관련 진료내역서를 실손보험 가입사인 현대해상에 제출하고 실손보험금을 받았다. 현대해상은 이후 "맘모톰 시술은 국민건강보험법 제41조 등 관련 규정에 의한 요양급여 대상이나 법정 비급여 대상이 아닌 임의 비급여 대상에 해당하는데, A 씨가 해당 시술을 시행하고 피보험자들로부터 지급받은 진료비는 강행법규에 위반돼 무효인 진료계약에 의한 것"이라며 A 씨를 상대로 진료비 반환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1심은 현대해상 측의 채권자 대위권 행사에 보전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1심은 "채권자 대위권에서 말하는 '보전의 필요성'은 채권자의 소 제기 편의나 채권 회수의 편의를 의미하지 않는다"며 "현대해상 측이 다수의 피보험자들에게 개별적으로 부당이득 반환 청구권을 행사하는 것이 비현실적이고, 소송·강제집행절차에서 많은 비용이 들고, 피보험자들이 A 씨로부터 진료비를 환급받지 않는 한 A 씨에게 보험금 상당액을 반환할 리 없는데 피보험자들이 A 씨에게 이를 청구하는 것 역시 번거롭다는 등의 사정만으로는 그 보전의 필요성이 인정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어떠한 사고 또는 질병이 각 보험계약에서 정하는 보험사고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권한과 책임은 각 보험계약의 당사자인 현대해상 측에 있다"며 "각 보험계약을 둘러 싼 보험금 지급관계는 현대해상과 피보험자들 사이에 해결되는 것이 마땅하고 제3자인 A 씨에게 그 위험을 돌릴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했다. 1심은 또 A 씨가 피보험자들에게 법정 비급여 항목에 해당하지 않는 진료행위를 하면서 이를 비급여 항목으로 처리하고 진료비를 받은 후 보험금 청구 서류를 발급하는 불법행위를 저질러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현대해상 측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도 1심 판단을 유지했고, 대법원도 원심을 확정했다.
진료비
실손보험금
임의비급여
한수현 기자
2022-08-31
금융·보험
민사일반
밀접관련성 등 없어 채권자대위권 행사 요건 인정 안돼<BR> 보험사 일부승소 원심 파기… 소 각하 파기자판
[판결] 대법원 전합 "임의비급여 진료 실손보험금 지급한 보험사, 의사에 반환 청구 못해"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임의 비급여 시술에 대해 환자에게 실손보험금을 지급한 보험사는 환자를 대신해 의사에게 직접 보험금을 돌려달라고 청구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25일 A 보험사가 '트리암시놀른' 주사 치료를 한 의사 B 씨를 상대로 낸 실손보험금 반환 청구소송(2019다229202)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소를 각하하는 파기자판을 했다. B 씨는 환자들에게 트리암시놀른 주사 치료를 해준 뒤 진료비를 받았다. A 사는 이 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청구에 따라 실손보험금을 지급했다. 그런데 트리암시놀른은 임의 비급여 진료 행위에 해당해 실손의료보험 대상이 아니었다. '임의 비급여'는 안전성과 유효성 검증이 끝나지 않은 시술을 적용해 치료나 처치를 받은 환자가 부담하는 의료비로, 건강보험에서 지원하지 않아 환자가 의료비 전액을 부담한다. 이에 A 사는 "B 씨가 환자들에게 행한 임의 비급여 진료행위는 무효이므로 환자들이 수령한 보험금은 법률상 원인 없이 지급된 것"이라며 환자들에 대한 보험금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피보전채권으로 환자들을 대위해 진료비 상당의 부당이득 반환을 요구하는 채권자대위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B 씨는 약 3800만 원을 A 사에 반환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2심도 "B 씨가 2700만 원을 지급하라"며 A 사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대법원은 "피보전채권과 대위권리 사이에 밀접관련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피보험자의 자유로운 재산관리행위에 대한 부당한 간섭에 해당한다"며 원심을 파기했다. 재판부는 먼저 피보전채권이 금전채권인 경우, 채권자대위권의 행사에 있어서 보전의 필요성을 판단하는 원칙적인 기준은 채무자의 자력 유무이고, 채무자가 무자력임에도 채권자대위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2018다879)에서 판시한 적극적 요건으로 채무자의 권리를 대위해 행사하는 것이 채권의 현실적 이행을 유효·적절하게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어야 할 뿐만 아니라 소극적 요건으로 채권자대위권의 행사가 채무자의 자유로운 재산관리행위에 대한 부당한 간섭이 된다는 사정이 없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확인했다. 이어 "이 사건에서 피보전채권인 보험자의 피보험자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채권과 대위채권인 피보험자의 요양기관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채권 사이에는 피보전채권의 실현 또는 만족을 위해 대위권리의 행사가 긴밀하게 필요하다는 등의 밀접한 관련성을 인정할 수 없다"며 "보험자가 요양기관의 위법한 임의 비급여 진료행위가 무효라는 이유로 자력이 있는 피보험자의 요양기관에 대한 권리를 대위해 행사하는 것은 피보험자의 자유로운 재산관리행위에 대한 부당한 간섭이 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이에 대해 김재형, 박정화, 안철상, 이동원, 이흥구 대법관은 "이 사건 피보전채권과 대위권리 사이에 밀접관련성이 인정되고, 피보험자의 자유로운 재산관리행위에 부당한 간섭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보험금을 잘못 지급한 보험사가 피보험자의 일반채권자보다 우선해 보험금을 반환받게 돼 보험자에게 사실상 담보권을 부여하게 되는 결과에 이르게 되는 부당함과 채권자평등주의 원칙에 기반을 둔 현행 민사집행법 체계와 조화를 이루지 못하게 됨을 방지하고, 보험자의 채권자대위권 행사가 수진자인 환자의 재산관리행위에 부당한 간섭이 될 수 있다고 판시해 채권자대위권의 존재 의의와 행사 범위를 분명히 밝힌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채권자대위권
임의비급여
실손보험
박수연 기자
2022-08-25
금융·보험
민사일반
서울중앙지법 판결
[판결] 숙박시설 원인 미상 화재… 투숙객에 손배 책임 없다
숙박시설에서 발생한 원인 미상의 화재와 관련해 투숙객은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숙박 계약 시 투숙객이 원인 미상의 화재 책임을 면하기 위해 선관주의 의무를 다했음을 입증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0단독 염우영 부장판사는 지난 11일 현대해상화재보험이 A 씨와 한화손해보험(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세창 이명현 변호사)을 상대로 낸 구상금청구소송(2021가단5321821)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A 씨는 2021년 4월 인천에 있는 한 모텔에 투숙했는데 저녁 8시께 객실 안 노래방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하지만 출동한 소방서는 화재를 원인 미상으로 판단했다. A 씨가 화재 발생 전 음주와 흡연을 했다고 답변했고 바닥에서 소주병과 담배꽁초 등이 다수 발견돼 A 씨의 부주의로 인한 화재를 추정할 수는 있었지만, 담배꽁초 발견 위치와 발화 지점 사이에 간격이 있었고 발화 요인을 추정할 수 있는 증거물 등이 발화 지점 인근에서 감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찰도 A 씨에 대해 불입건 결정했다. 이후 현대해상은 같은 해 8월 보험계약을 맺은 모텔업주 B 씨에게 보험금 5800여만 원을 지급한 뒤 A 씨와 A 씨가 가입한 한화손해보험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현대해상 측은 "A 씨는 B 씨와 모텔 객실에 관해 일시 사용 임대차 계약을 맺고 투숙했다"며 "임차한 객실이 소훼된 경우 화재 발생 원인이 불명일 때에는 임차인이 그 책임을 면하려면 임차 건물의 보존에 관해 선관주의 의무를 다했음을 입증해야 하는데 A 씨는 이를 입증하지 못해 임차물 반환채무 이행불능으로 인한 책임을 부담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염 부장판사는 "숙박업 경영자가 투숙객과 체결하는 숙박 계약에서 현대해상의 주장과 같이 임차인이 그 책임을 면하려면 임차 건물의 보존에 관해 선관주의 의무를 다했음을 입증해야 하는 것이 아니고 숙박업자가 고객에게 위험이 없는 안전하고 편안한 객실과 관련 시설을 제공함으로써 고객의 안전을 배려해야 할 보호 의무를 부담하는 것"이라며 "전제가 다른 현대해상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화재는 원인 미상이고 A 씨가 핀 담배꽁초가 발견된 바닥은 떨어진 잔해물 외에는 형상이 온전하며 발화 지점 인근인 소파 우측 부위에선 담배꽁초가 발견되지 않았다"며 "A 씨가 버린 담배꽁초로 인해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 씨는 초기에 손으로 불을 끄려고 했고 불이 꺼지지 않자 객실 화장실에서 수건에 물을 적셔서 불을 끄려고 노래방 문을 연 것"이라며 "화재 탈출을 위해선 노래방 문을 열 수 밖에 없어서 화재가 확대된 결과만으로 A 씨가 즉각적인 진화 조치를 취하지 않아 화재가 확대됐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화재
숙박시설
투숙객
이용경 기자
2022-08-22
금융·보험
민사일반
가해 학생 책임보험사에 전액 구상할 수 없다
[판결] 학교안전공제회가 학교배상 책임공제 따라 피해자에 공제금 지급한 경우
학교안전공제중앙회가 학교배상책임공제에 따라 피해자에게 지급한 공제금은 가해학생의 책임보험자인 보험사에 전액을 구상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지난달 26일 학교안전공제중앙회가 DB손해보험과 KB손해보험을 상대로 낸 구상금소송(2020다301186)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경기도 소재 중학교 1학년이던 A씨는 2015년 11월 축구 동아리 활동을 위해 동료 학생 26명과 공원 축구장으로 이동하던 중 반대편 인도에서 걸어오던 B씨를 발견하지 못해 왼쪽 어깨로 부딪쳤다. B씨는 충격으로 넘어지면서 바닥에 머리를 부딪쳐 20주간 치료가 필요한 외상성 뇌주막하 출혈, 뇌경색 등 상해를 입고 치료를 받던 중 사망했다. 학교안전공제중앙회는 B씨 측에 공제금 1억원을 지급하고 A씨(원고의 배상책임공제계약상 피공제자)와 일상생활배상책임보험계약을 체결한 DB손해보험과 KB손해보험을 상대로 공제금 전액에 상당하는 보험금을 약관에 정한 비율로 분담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은 학생이 교육 활동 중 입은 피해를 보장하는 학교안전공제제도를 정하면서 의무가입 대상으로 정하고 있는데, 대법원은 학교안전공제에 따라 학교안전공제중앙회가 지급한 공제금에 대해 가해자의 책임보험자에게 그 전액을 구상할 수 있다고 판단해왔다(2018다287010). 이 사건에서는 학교안전공제에 따라 지급한 공제금이 아니라 '학교배상책임공제'에 따라 지급한 공제금에 대해서도 학교안전공제금과 마찬가지로 가해자의 책임보험자에게 지급한 공제금 전액을 구상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됐다. 1,2심은 "보험사는 학교안전공제중앙회에 공제금 전액에 상당하는 보험금을 약관에서 정한 비율로 분담해 지급할 의무가 있다"며 "DB손해보험은 6666만여원을, KB손해보험은 3333만여원을 지급하라"고 원고승소 판결했다. 학교배상책임공제는 상법상 ‘공제’ 상법의 보험편 규정 준용 책임보험사의 부담 부분에 한 해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어 대법원 공제회 승소 원심파기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학교배상책임공제는 학교안전법에서 직접 창설·규율하는 학교안전공제와는 법적 성격이 다른 점, 관련 법령의 규정 취지, 학교배상책임공제 사업의 근거와 내용, 공제계약 체결의 과정, 공제급여의 대상 등을 고려했을 때 학교배상책임공제는 상법 제664조에 규정된 '공제'로서 상법의 보험편 규정이 준용된다"고 밝혔다. 이어 "원고는 학교배상책임공제에 따라 피해자에게 공제금을 지급한 경우 학교안전법에 따라 수급권자를 대위할 수 있는 학교안전공제회와 달리 가해자인 피공제자의 책임보험자에게 피해자의 보험금 직접청구권을 대위행사할 수 없고, 책임보험자와 중복보험의 보험자 관계에서 자기의 부담 부분을 넘어 피해자에게 공제금을 지급하였을 때에 책임보험자의 부담 부분에 한해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고가 공제금 전액에 대해 피해자를 대위해 피공제자의 책임보험자인 피고들에게 보험금 직접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판단한 원심은 학교배상책임공제 제도와 변제자대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학교배상책임공제
학교안전공제
보험금
박수연
2022-06-22
헌법사건
5·24 조치로 남북경제협력사업 재산 피해… 헌재 "보상입법 의무 없다"
이명박정부 시절인 2010년 5월 24일 통일부장관이 발표한 북한 신규투자 불허·투자확대 금지 대북조치로 인해 개성공업지구의 토지이용권을 사용·수익할 수 없게 돼 재산상 손실을 입은 경제협력사업자가 보상입법을 마련하지 않은 입법부작위에 대해 헌법소원을 청구했지만 각하됐다. 남북경제협력 중단 조치에 따른 손실보상법을 마련할 구체적 입법의무는 인정되지 않는다는 첫 헌재 결정이다. 헌법재판소는 A사가 낸 헌법소원(2016헌마95)을 5월 26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각하했다. A사는 개성공업지구에서 부동산 개발사업을 하기 위해 2007년 6월 한국토지주택공사로부터 개성공업지구 상업업무용지의 토지이용권을 분양받아 등록하고, 사업부지 지상 근린생활 시설 신축 건축허가를 받고 설계비를 지급했다. 그런데 2010년 3월 천안함 사건이 발생하자 통일부장관은 같은 해 5월 24일 '천안함 사태 관련 대북조치'를 발표했고, 이로 인해 A사는 더 이상 사업을 진행할 수 없게 됐다. A사는 정부의 대북조치로 재산상 손실을 입었다며 손해배상 또는 손실보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지만 패소가 확정되자, 2016년 2월 손실에 대한 보상법률을 제정하지 않은 입법부작위는 재산권을 침해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냈다. 한편 A사는 한국수출입은행과 사업 관련 경제협력사업 보험계약을 체결했었고, 대북조치 이후 한국수출입은행을 상대로 보험금 지급청구소송을 제기해 일부승소 확정판결을 받았다. 헌재는 "진정입법부작위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청구는 '헌법에서 기본권 보장을 위해 법률에 명시적으로 입법위임을 했음에도 입법자가 이행하지 않은 경우' 또는 '헌법 해석상 특정인에게 구체적인 기본권이 생겨 이를 보장하기 위한 국가의 행위의무나 보호의무가 발생했음에도 입법자가 아무런 입법조치를 취하지 않은 경우'에 한해 허용된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대북조치는 헌법 제23조 3항의 공용제한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대북조치로 인한 토지이용권의 제한은 헌법 제23조 1,2항에 따라 재산권의 내용과 한계를 정한 것인 동시에 재산권의 사회적 제약을 구체화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이 조항은 '모든 국민의 재산권은 보장된다. 그 내용과 한계는 법률로 정한다. 재산권의 행사는 공공복리에 적합하도록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이고, 이 사건 대북조치로 인한 재산권 제한에 대해 보상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률을 제정해야 할 명시적이고 구체적인 입법의무를 부여하고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렇다면 헌법 해석상으로 보상입법의무가 도출되는 경우인지가 문제되는데, 북한에 대한 투자는 남북관계에 따라 불측의 손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사업을 하고자 하는 자가 이를 감안해 사업여부를 결정했을 것이기에 재산상 손실의 위험성이 이미 예상된 상황에서 발생한 재산상 손실에 대해 헌법 해석상으로 어떠한 보상입법의 의무가 도출된다고까지 보기는 어렵다"며 "나아가 정부는 남북협력기금을 재원으로 교역 및 경제 분야 협력사업 추진 중 경영 외적인 사유로 발생하는 손실을 보상하기 위한 보험제도를 운영해 예기치 못한 정치적 상황 변동으로 경제협력사업자에게 손실이 발생한 경우 그 손실을 보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사정 등을 종합하면 헌법 해석상으로도 청구인의 재산상 손실에 대하여 보상입법을 마련할 의무가 도출된다고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헌재 관계자는 "2010년 5월 24일자 대북조치로 인해 경제협력사업자가 입은 재산상 손실에 대한 보상입법을 마련해야 할 헌법적 의무가 발생하는지 여부에 대한 최초 판단"이라고 말했다.
남북경제협력
손실보상
개성공단
북한
박수연 기자
2022-05-31
금융·보험
민사일반
[판결] 여러 생명보험 가입 후 2년 면책기간 만료 직후 극단적 선택 했어도
여러 개의 생명보험에 가입한 사람이 자살 면책 기간 만료 직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더라도 당초 부정한 목적으로 보험에 가입했다는 점이 명확하게 입증되지 않았다면 보험사는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사망한 A씨의 유족이 신한생명 등 보험사 3곳을 상대로 낸 보험금소송(2021다231406)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중국에서 사업을 하던 A씨는 경제 사정이 어려워지자 2015년 9월 귀국했다. 2010년 생명보험에 가입해 매월 271만원을 납부하던 그는 2015년 1월부터 3월까지 10건의 생명보험에 추가로 가입했다. A씨는 보험계약의 자살(극단 선택) 면책 기간 만료시점인 2017년 3월 6일에서 하루가 지난 7일 집을 나선 뒤 연락이 두절됐고, 이틀 뒤 주차장에서 목을 매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이후 A씨의 유족은 B사 등 3개 보험사를 상대로 보험금 소송을 냈다. 1심은 자살 면책 기간 경과 후 자살한 경우 보험사 측의 보험금 지급 의무와 관련해 "보험계약상 '유효한 보험계약이 체결된 것을 전제로 일정 기간이 지난 뒤 자살하더라도 보험금 지급 의무가 있다'는 취지일 뿐, 처음부터 보험금 부정취득을 목적으로 체결해 보험계약이 무효가 되는 경우까지도 보험금 지급 의무가 발생한다는 취지가 아니다"라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2심은 A씨가 정확히 2년 뒤 자살한 점에 비춰봤을 때 처음부터 보험금을 부정하게 취득할 생각이었다고 의심되기는 하지만, 보험금 부정 취득을 노린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해 "보험사들은 A씨 유족에게 각 2억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2심은 "A씨는 국내외 아파트와 외제차 등 8억 5350만원 상당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었고 이 밖에도 상당한 액수의 주식투자를 하고 있었으며 그의 아내 또한 억대의 예금채권과 6000만원의 중국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며 "2015년 10건의 보험 추가가입에 매달 76만여원을 부담해야 했지만 이미 271만원의 보험료를 내고 있었으며 당시 재산상태를 보면 추가 보험료가 과다하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A씨가 보험계약 체결 이후인 2016년 1월 새롭게 중국 아파트를 매수하고 새로운 상표를 출원하기도 한 것을 보면 자살을 결심하고 있는 사람의 행동으로 보기 어려워, 보험사들이 제출한 증거나 석연치 않은 사정만으로 A씨에게 보험 체결 당시 자살에 의한 보험금 부정 취득의 목적이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A씨의 보험 가입이 민법상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해 무효라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대법원도 이 같은 원심을 확정했다.
보험금
자살
보험계약
박수연
2022-05-23
금융·보험
민사일반
3억대 보험금 받았다면 보험계약은 무효
[판결] 1년 남짓 단기간에 보장성 보험 다수 가입 후 5년간 입·퇴원 반복
1년 남짓한 단기간에 여러 보장성 보험을 계약해 이후 4년 9개월간 입·퇴원을 반복하며 3억여원에 달하는 보험금을 받았다면 이 같은 보험가입은 민법 제103조에 위반돼 무효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따라서 보험금도 부당이득에 해당해 모두 반환해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최근 A보험사가 B씨를 상대로 낸 보험에관한소송(2019다286441)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보험계약 악용한 부당이득 모두 반환해야 B씨는 2007~2008년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총 8건의 보험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4년 9개월간 입·퇴원을 반복하면서 합계 2억9297만원의 보험금을 수령했다. B씨와 2008년 2월 보험계약을 체결한 A사는 B씨의 보험계약이 보험금을 부정 취득할 목적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무효라고 주장하며 A씨를 상대로 보험계약의 해지 확인 및 부당이득금 반환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1심은 B씨가 경제적 사정에 비춰 과다하게 보험계약을 체결한 점과 단기간 내 다수의 동종 보험계약의 체결 및 보험금을 수령한 점, B씨의 입원과 수술치료의 원인이 된 병들이 통상적으로 여러 차례 수술을 받고 장기간 입원해야 하는 질병으로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이유로 해당 보험계약은 민법 제103조가 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해 무효라며, B씨는 법률상 원인 없이 지급받은 보험금 상당의 이득을 얻고 A사에에 같은 금액 상당의 손해를 가했다고 판단해 A사의 손을 들어줬다. 보험사 일부승소 원심 확정 2심도 1심 판단을 기본적으로 유지했다. 다만 A사가 B씨에게 지급한 보험금 가운데 소 제기일로부터 역산해 상사 소멸시효기간인 5년 이전에 지급한 보험금 8800여만원에 대한 부당이득금 반환 채권은 소멸시효가 완성됐다면서 이 부분에 대한 A사의 반환 청구는 기각했다. 대법원도 "보험계약자가 다수의 보험계약을 통해 보험금을 부정 취득할 목적으로 보험계약을 체결한 경우 보험금을 지급하게 하는 것은 보험계약을 악용해 부정한 이득을 얻고자 하는 사행심을 조장해 사회적 상당성을 일탈하게 될 뿐 아니라 합리적인 위험의 분산이라는 보험제도의 목적을 해치고 다수의 선량한 보험가입자들의 희생을 초래해 보험제도의 근간을 해치게 되므로 이러한 보험계약은 민법 제103조에서 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여 무효"라고 밝혔다. 이어 "보험계약자가 보험금을 부정 취득할 목적으로 다수의 보험계약을 체결했는지에 대해서는 이를 직접적으로 인정할 증거가 없더라도 보험계약자의 직업 및 재산상태, 다수의 보험계약의 체결 경위, 보험계약의 규모, 보험계약 체결 후의 정황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해 그러한 목적을 추인할 수 있다"면서 원심을 확정했다.
보험금
부당이득
보험계약
박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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