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경매절차에서 단독주택을 낙찰받은 40대 여성이 법원기록을 위조해 법원의 매각허가결정을 취소하려다 들통나 실형을 선고 받았다.
임모(42)씨는 지난 5월 서울남부지법의 부동산임의경매사건에서 단독주택을 낙찰받기 위해 입찰보증금 4037여만원을 납부하고 입찰가격 5억3000만원에 응찰해 최고가매수신고인으로 해당 주택을 낙찰받았다. 그러나 임씨는 이후 낙찰가격이 시세보다 별로 싸지 않다는 생각에 주택을 구매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이미 납부한 4000여만원이 문제였다. 법원 경매절차에서 낙찰받은 후 잔금을 납부하지 않으면 이미 납부한 입찰보증금은 돌려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임씨는 아예 매각허가결정 자체를 취소시켜 주택도 구입하지 않고 보증금도 돌려받을 방안을 모색했다.
임씨는 민사집행법 제121조 7호상 '경매절차에 그 밖의 중대한 잘못이 있는 때'에는 매각불허가 결정이 난다는 것을 알고 이를 이용하기로 했다. 임씨는 법원에 경매기록 열람복사신청을 해 기록을 대출받은 다음 기록복사를 하는 척하면서 직원 몰래 기일입찰표의 입찰가격 '530,000,000원' 중 백만원 단위에 기재된 숫자 '0' 사이에 '1'을 슬쩍 적어 넣었다. 그런 다음 태연하게 기록을 반환한 임씨는 며칠 후 기일입찰표가 잘못됐다며 매각불허가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그러나 임씨가 간과한 것이 하나 있었다. 법원이 전자소송으로 진행된 해당사건의 스캔 사본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담당경매계 김한 계장은 임씨가 갑자기 수정된 기일입찰표를 이유로 매각불허가신청을 낸 것을 수상히 여겨 임씨가 낸 서류와 보관 기록을 대조해 기록이 수정된 사실을 발견했다. 김 계장은 바로 경매계 사무실 입구폐쇄회로(CC)TV를 확인해 기록을 수정하는 듯한 임씨의 모습을 확인한 다음 서울남부지검에 수사를 의뢰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5단독 윤원묵 판사는 24일 공문서변조 등의 혐의로 기소된 임씨에게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2016고단3953).
윤 판사는 "공문서를 변조해 입찰보증금을 반환받으려 한 수법 등이 매우 불량하고, 경매절차의 공정성과 사법기관과 사법절차에 대한 신뢰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법원 관계자는 "경매절차의 신뢰를 직접적으로 침해했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높은 사건"이라며 "전국 법원에서 유사한 시도가 있을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남부지법은 이번 사건을 적발한 공로를 인정해 다음달 김 계장에게 법원장 표창을 수여할 예정이다.